멀리 갈 수 있는 배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윤희 옮김 / 살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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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의 저자 무라타 사야카의 신작이다.
편의점 인간도 무척이나 특이한 성향의 주인공이 나왔는데, <멀리 갈 수 있는 배> 또한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소설의 중심인물은 리호, 치카코, 츠바키 3명의 여성이고, 리호와 치카코가 주요 화자로 번갈아 나온다.

리호는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만 19세의 여성이다. 세 명의 중심인물 중 가장 어린 나이인 그녀는 남자들에게는 "여자가 아니다"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털털한 성격이다. 하지만 털털하고 쿨한 겉모습과 달리 그녀 안에는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가득하다. 그녀는 그동안 사귄 남자친구와의 성관계에서 제대로 된 교감을 느끼지 못해 본인의 성 정체성이 일반적인 여성과 다른 것이 아닌가 의심한다. 하지만 여성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거부감을 느껴 더욱 혼란에 빠진 사이, 치카코와 츠바키라는 성인 여성 2명과 만나게 되면서 더욱 큰 고민에 빠지게 된다.

츠바키는 세 인물 중 가장 여성성이 강한 인물이다. 뛰어난 외모를 가졌으며, 본인도 그것을 어릴때부터 자각해왔고, 그 미모를 지키기 위해 햇빛이 없는 한밤 중에도 선크림을 챙겨바를 정도로 "여성성"에 대한 강박감이 가장 심한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으로서의 성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리호과 가장 크게 부딪친다. 리호와는 가장 반대되는 성향에 있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치카코는 나머지 두 명과는 다른 관점에서 특이한 인물이다. 성 정체성과 관련하여 대립하는 리호, 츠바키와 달리, 치카코는 인간으로서의 정체성 자체를 고민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치카코는 스스로가 지구라는 커다란 별의 일부분일 뿐이라는 생각을 언제나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이 아등바등 일상을 살아가는 것에 큰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 저렇게 열심히 살아봤자 어차피 죽어서 자연으로 돌아갈 뿐인데.. 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인간의 삶을 소꿉놀이처럼 느낀다. 마치 진짜가 아닌 연기라도 하듯이 멀게 느끼기 때문에, 사랑마저 그녀에게는 큰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그런 그녀가 누구보다 여성으로서의 삶에 충실한 츠바키와 자신만의 성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리호를 보면서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호기심을 이끈다.

<편의점 인간>과 <멀리 갈 수 있는 배>는 전혀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여러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첫번째는, '평범'하지 못한 인물들의 속 사정이다. 편의점 인간에서는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인물이 등장했다면, 멀리 갈 수 있는 배에서는 남들과는 다른 정체성에 고민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두번째는, 모든 인물들이 사회의 일부분에 속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편의점 인간의 주인공은 보통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릴때부터 '무리'에서 눈의 띄는 존재였다. 그래서 사회라는 무리 속에 녹아들기 위해 메뉴얼대로의 삶을 살고자 한다. 멀리 갈 수 있는 배의 리호는 겉으로 보기엔 누구보다 평범해보인다. 그러나 실상 그녀는 사회속에 녹아들고 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사회속에 녹아드려는 시도를 해보지만 실패한다. 츠바키는 당연히 누구보다 사회속에 녹아들기위해 애쓰는 인물이며, 리호는 왜 자신이 사회속에 녹아들 수 있는 평범한 성 정체성을 가지지 못한것인지 괴로워한다.

사회속에 녹아들고 모난 돌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감. 저자의 책은 편의점 인간과 멀리 갈 수 있는 배, 2권 밖에 읽지 못했지만, 그녀가 작가로서 글을 쓰며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 이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타인의 눈치를 보며 폐를 끼치지 말아야하고 눈에 띄지 않아야 하고(평범해야 하고) 여성스러움이나 남성스러움에 대한 암묵적인 강요가 있는 일본사회에 살아가는 사람으로써 오랜 시간 고민해 온 문제를 글로 풀어낸 것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그녀가 써내려 갈 다른 이야기는 어떤 것이지 궁금해졌다.

P.S. 책의 마지막에 해설이 나오는데, 책에 대해 본인의 감상을 다 소화할때까지 해설을 읽지 않는걸 추천한다. 너무 개인적인 사견이 많이 담긴 해설이라 자유로운 감상을 망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리뷰는 살림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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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속에 숨은 마법 시계
존 벨레어스 지음, 공민희 옮김 / 살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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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영화관에 갔다가, 영화 개봉예정 리스트 중에 잭 블랙이 나오는 판타지 영화 포스터를 보았다. 잭 블랙이 나오는 영화라 기억에 남았는데, 우연히도 살림출판사 서평을 통해 그 영화의 원작소설을 읽게 되었다.

주인공 루이스는 갑작스레 사고로 부모님을 잃게 되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삼촌과 함께 살게 된다. 삼촌과 삼촌의 이웃이자 친구인 짐머만 부인과 함께 포커를 치며 즐거운 첫 날을 보낸 루이스는 삼촌과 부인이 무척이나 맘에 든다. 그러나 두 사람을 좋아하게 된 것과는 상관없이, 루이스는 두 사람이 평범함 사람과는 다른 특이한 점이 있다는 생각에 두 사람을 살피게 되고, 마법사의 존재를 알게 된다. 마법사에 대해 알게 된 루이스가 새로운 도시에서 친구를 사귀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일화들이 초중반에 나오는데, 초등학생다운 고민과 허세가 귀엽게 느껴진다.
결국 친구와의 관계개선을 위해 루이스는 손을 대면 안되는 죽은자를 살리는 마법을 실행하게 되고, 아이작 부인이 되살아나 세상의 평화를 위협한다. 악당 아이작 부인의 흉괴를 저지하기 위해 벽 속에 숨은 시계를 추척하는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개요는 전형적인 아동 판타지소설의 궤도를 따르고 있다. 불행한 가족사를 겪고 특이한 가족과 살게되는 주인공, 새로운 가족과 친구의 수상쩍은 행동과 그에 대한 추척, 어린아이의 입장에서 미스테리에 손을 대다가 세상을 위협하는 일이 생기게 되고, 결국 용기를 가지고 악당을 저지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된다는 것까지.

분량은 200페이지 정도 되는 책으로, 가독성도 좋아 아이들이 읽기에도 좋다.
무엇보다 미스테리함과 긴장감이 책을 읽을수록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성인의 입장에서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정도였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주인공에 감정이입하여 충분한 긴장감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문체일 것이라 생각한다.
미스테리한 분위기가 마법이 나오는 소설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도, 영화를 보기 전 원작소설에 대해 궁금한 성인이 읽기에도 모두 좋은 책이다.

(이 리뷰는 살림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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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김은 이번 생에 과감히 포기한다 - 20대 암 환자의 인생 표류기
김태균 지음 / 페이퍼로드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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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리뷰의 제목에 여러가지 추천 문구를 다는데, 이 책은 추천 문구를 무엇으로 달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여러가지로 고민해 보았으나 결론이 나지 않아 그냥 간단히 에세이 추천이라고 적었다.
내가 그동안 흔히 접해온 에세이들은 대부분 일상 이야기, 소소한 행복, 인생이란 다 그런거지 정도의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동안 읽은 에세이들과는 좀 다르다.
우선 "20대 암환자가 쓴 자전적 에세이"라는 점에서 분야가 달라진 기분이 든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접한건 지난 겨울 네이버 출간 전 미리보기 페이지를 통해서였다.
본인을 암 환자, 그것도 예후가 좋지 않은 20대의 혈액암 환자라고 소개하면서, 의사나 간호사에게 시시한 농담을 던지는 사람.
담배피고 있는 의사에게 암 걸린다고 이야기했더니 불길해 하더란 일화도 있고, 초음파 검사를 하는 간호사에게 '우리 아이는 몇 주나 되었나요'라고 농담을 던졌으나 받아주지 않아 상처받았다는 이야기 등등. 암환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유쾌함이었다.
그래서 굉장히 인상깊고 충격적이었다. 이 책은 꼭 기다렸다가 도서관에서 빌리는게 아니라 사서 봐야지 라고 결심하게 만들었다.

책은 200페이지 남짓한 짧은 분량이지만, 챕터마다 몇 페이지 되지 않는 짧은 이야기이지만, 한 문장 한 문장 생각에 잠기고 여운에 빠지게 하는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p.21 사람들이 내 얼굴을 바라보면서 "아이고, 얼굴을 봐. 얼마나 고생을 했으면" 혹은 "누군지 알아보지도 못하겠네"따위의 말을 내뱉는 건 왠지 부아가 치민다....볼트모트도 이런 느낌이었을까. 그의 삐뚤어진 성격이 이해가 된다...나는 악당에게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볼트모트는 영국 소설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악역이다. 얼굴이 뭉개지고 특히나 코가 없는 그의 모습을 많이들 접해봤으리라 생각한다. 저자는 코에 혈액암이 발병하여 코 뼈를 모두 긁어내고 수차례의 성형수술을 해야했다. 그런 그의 상황을 알고나서 이 문장을 멍한 머리로 여러번 읽어보았다. 과연 내가 그의 입장이었다면 어땠을까? 볼트모트가 이해가 가고 응원하게 된다는 유쾌한 말투.. 나는 도저히 그렇게 유쾌하게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저자가 07학번으로 대학교에 입학했었다고 했으니 나와 비슷한 또래일텐데 20대 초반에 암투병과 더불에 외모까지 잃고 나면 나는 과연 어떻게 대응했을까? 본래도 타인의 이목을 많이 신경쓰고, 남들과 다르게 튀는 것을 싫어하는 나는 굉장히 견디기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p.25 어차피 사람은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공감할 수는 없다... 징징이를 받아주는 세상은 없다. 그러니 입을 꾹 다물고 참는 수밖에.

결국 사람은 자기자신이 우선이고, 타인의 큰 아픔보다 내 작은 아픔이 더 크게 느껴진다는 말을 살면서 수도 없이 들었던 말이다. 그런데 이 문장을 읽고 내가 그동안 이 말을 글자만 이해했을 뿐 진짜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적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내 아픔은 내가 견디고 소화해내야지 타인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 어려운 상황에서 유쾌함을 잃지 않는 그의 문장은 어쩌면 이러한 깨달음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p. 27 매번 가리고 있으니까, 외면하고 있으니까 더욱 두려웠던 것이다. 아픔은 눈을 똑바로 뜨고 정면으로 냉철하게 마주 보면 생각보다 이겨내기 쉬워진다.

나는 평소 겁이 참 많은 사람이다. 생각이 많고 복잡한 편이라 일어날 수 있는 온갖 부정적 결과들을 모두 떠올리느라 시도하지 못하는 것들이 참 많다. 그런데 부정적 결과를 떠올리고 두려워하기 전에 우선 먼저 똑바로 마주하면 생각보다 쉽게 해낼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있다. 매번 행동해야지, 실천해야지 다짐하면서도 고민이 앞서 움직이지 않은 일이 많은데, 저자의 글을 읽고 다시 한번 우선 마주하고 도전해볼 것을 다짐하게 되었다.

p.103 인간은 태어나면서 양손 가득 금가루를 쥐고 태어난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고작 손을 꽉 움켜쥐어서 손틈 사이로 세차게 빠져나가는 금가루들의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애쓰는 것 뿐이다.

나는 일반 서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때문에 오래전부터 유행하는 흙수저 논란에 동의해왔었다. 그런데 이 문장을 읽고 내가 양손 가득 쥐고 태어난 것들에 대해 새삼스레 떠올리게 되었다. 특출난 건 아니지만 불행하지도 않은 가족관계, 사지 멀쩡한 몸, 그래도 노력한 만큼의 결과는 가져다 주는 머리, 예민하고 소심하지만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배려적인 성격. 내가 그동안 불평불만을 가져왔던 나의 평범함은 사실 내가 가지고 태어난 축복일지 모른다. 비교하는게 옳은 건 아니지만, 세상에는 분명히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에 비하면 나는 행복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욕심내기 전에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먼저 지킬 생각을 한다는 발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계속 잃는 것만 하는 인생을 먼저 깨달은 저자덕분에 나 또한 간접적으로나마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사실 리뷰에 복기한 문장 이외에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표시한 문장들이 굉장히 많다.
저자는 항암치료과정을 거치면서 써온 일기를 다듬어서 엮은 책일 뿐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책을 읽으면서 감동하기도 하고 반성하기도 하고, 저자의 생각에 놀라기도 하고, 그의 유쾌함에 같이 웃기도 하였다.
신기하게도 암이라는 무거운 소재가 담겨있는데 마냥 우울하지도 않고, 가볍기 그지없는 유쾌함도 아니다. 적당한 유쾌함을 두르고 있지만 본질은 놓치지 않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저자가 힘든 길을 걸어오며 적은 글인만큼 여러가지 가치로 빛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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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뭐라고 자꾸 신경이 쓰일까? - 자꾸만 예민해져서 삶이 피곤하게 느껴지는 이들을 위한 심리해부서
차희연 지음 / 팜파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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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성적이고 소심하면서 예민한 타입이라고 생각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도록 애를 쓰지만 내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 우리 사회는 보통 내성적이고 소극적이거나 예민한 사람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내 본모습을 받아들여야지라고 생각하면서도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최대한 활동적이고 밝고 명랑하게 보이려고 나도 모르게 노력하게 된다. 이런 괴리감 때문에 힘들어하던 와중에 제목에 이끌려 집어든 책이다.

저자는 감정조절과 관련된 심리상담을 했던 경험을 살려 예민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내었다.
초반에 저자가 한 이야기를 읽고 웃음이 나왔다.
바로, 예민함과 관련하여 상담을 하러온 이들은 하나같이 본인 스스로를 예민한 사람이라고 말한다는 점이다.
우리와 같이 예민한 사람은 스스로가 예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정확히 어떤 점에서 예민한지를 제대로 파악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말그대로 시각, 청각, 후각 등 오감이 예민한 사람, 대인관계에 예민한 사람 등등 예민함에도 유형이 있다.
나와 같은 예민한 사람은 가장 먼저 자신이 어떤 점에 예민하게 반응하는지를 살펴 정확하게 파악하는게 중요하다고 한다.

예민한 사람이 항상 피곤한 이유는 둔감한 사람보다 더 많은 정보를 빠르게 눈치챌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들은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고 지나가는 것을 캐치하고 곱씹고 고민하고 스트레스 받고...결국 피곤해져 혼자만 남고 싶은 우울함. 나와 같은 성향의 사람들은 충분히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 우선 생각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예민한 사람들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새로운 정보나 자극을 접하면 우선 멈춘다.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문제는 행동을 하지 않고 생각하는 동안 생각의 고리가 부정적인 연쇄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민한 사람은 거듭되는 부정적 생각의 고리를 의도적으로 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예민한 감각을 장점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나의 행복에 집중할 것"을 추천한다. 예민한 사람들은 대부분 생각이나 행동, 감정등이 "내"가 아니라 "타인"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내가 무엇을 해야 행복하고 편안한지 살펴보고 실천하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연인과 함께 하고 싶은 행복한 일들을 "나 자신"과 함께 해보라고 한다. 좋은 곳에서 멋진 경치를 보고 맛있는 것을 먹고 "나 자신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라고...

타인이 아니라 '내'가 행복한 시간을 보낼 것, 자신과 연애하는 듯한 삶을 살 것.
어찌보면 다른 책에서도 접할법한 조언들이 이 문장으로 나에게 정리된 느낌을 받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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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
제프 콕스·하워드 스티븐스 지음, 김영한·김형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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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교양과목으로 마케팅 원론을 들은적이 있지만, 교양과목이라 깊게 배우지도 못하였고, 시험을 위해 단순 암기만 했었기 때문에 마케팅의 기법에 대해 크게 알고 있는 것이 없었다. 애초에 나는 재경팀이라 영업과 직접적인 업무가 없기 때문에 마케팅을 공부해야 할 필요성도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이 책에 대한 지인의 소개를 듣고 호기심이 생겨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인부와 코끼리 등을 이용해 물건을 옮기던 환경에서 바퀴를 개발하여 판매하는 가상의 이야기를 통해 마케팅의 기초 기법을 이해하도록 돕는 책이다.
책을 추천하는 글을 보면 마케팅의 모든 이론을 아우르는 훌륭한 이야기라는 문구가 있는데, 나는 마케팅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기 때문에 이론적인 부분이 잘 반영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흥미를 유발하는 이야기를 통해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기본적으로 반복되는 마케팅의 기초는 바로 "고객이 누구인가"이다.
초반에 사업을 시작할 때 고객을 설정하는 것은 기초중에 기초이다. 그런데 이를 간과하고 그저 물건이 훌륭하면 잘 팔리겠지, 브랜드가 유명하면 당연히 장사가 잘 되겠지 라고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건 큰 착각이다. 처음부터 고객층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제품개발 및 영업방식을 선택하고 집중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고객층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여섯가지 기본 질문이 있다.

1.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2. 우리의 경쟁자는 누구인가?
3. 고객이 우리가 팔고 있는 물건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4. 고객이 우리의 제품을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5. 고객이 경쟁업체의 물건의 구매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6. 세일즈맨이 판매를 성사시키기 위해 고객에게 제공할 서비스로는 무엇이 있는가?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여섯가지 질문이 최초 사업을 시작할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초에는 "바퀴"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새롭고 획기적인 상품이다. 때문에 고객은 바퀴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고, 즉, 시장을 새롭게 개척해야 했다.
그런데 바퀴가 실용화 되면서 카피제품도 생겨나고 바퀴는 점점 흔해져서 성숙된 시장으로 발전한다. 그러면 바퀴는 시장상황에 따라 고객층을 다시 한 번 세부적으로 설정해야 하고, 이 때 다시 이 여섯질문을 적용하여 고객과 마케팅 방안을 수정해 나간다.
보통 최초 사업시작에만 고객이 누구인가를 고려하는데 시장의 변화에 따라 겨냥하는 고객층을 유연하게 반영해야 한다는 것을 이 야이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포화된 시장에서 적용하는 마케팅 기법들도 인상적이었다.
이미 바퀴를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는 포화된 시장에서, 이제 주인공 맥스는 고객의 신뢰, 표준화된 상품과 퀄리티 등을 고려해야 했다. 나는 이 책을 읽어가면서 스마트폰 시장을 떠올렸다. 스마트폰을 처음 접한건 내가 대학교에 입학한 뒤이다. 처음에 동기 중 한명이 스마트폰을 구매하여 구경했을 때, 나는 스마트폰의 필요성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당시에는 모바일인터넷 환경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사이트도 수두룩하였고, 인터넷 속도는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느렸으며, 어플환경도 지금과 달리 풍부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굳이 비싼 값을 치르고 스마트폰을 사야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친구들을 생각해보면, 스마트폰을 실제적으로 일상생활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얼리어답터처럼 새로운 제품을 사용해보려는 경향이 강했다. 그래서인지 초기 스마트폰 광고들은 대부분 앞서나가는 신기술을 강조했던 것 같다.
그 뒤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이 늘어난 뒤에는 혁신을 강조했다. 좀 더 다양한 기능, 빠른 속도, 좋은 사양 등을 강조함으로써 기존 사용자들이 계속하여 신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였다.
그러다 최근에는 그 양상이 많이 달라졌는데, 내 생각에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포화시장에 도달한 것 같다. 기존에 사용하는 핸드폰으로도 큰 문제없이 모든 스마트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기를 쓰고 최신폰을 구매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여기서 책의 내용처럼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선택을 하였다. 특정 기능에 집중하여 혁신을 거듭하는 애플과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일정수준으로 규격화된 품질의 제품으로 선택권을 늘려 포화시장속에서 계속하여 수익을 올리는 삼성처럼.

그리고 우리 회사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보게되었다. 이미 인터넷환경속에서 해외의 컨텐츠를 손쉽게 소비할 수 있는 세상에서 컨텐츠를 판매하는 우리회사도 포화시장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우리와 같은 컨텐츠를 내놓는 회사는 우리나라에 수없이 많다. 지금은 시장선도기업이었던 과거의 영광으로 수입을 유지하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이같은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그럼 우리회사가 나아갈 길은 어디에 있을까?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고 손쉽게 접하지 못하는 특수한 컨텐츠 영역을 개발하거나, 일정수준이 보장되는 다양한 고객층을 토대로한 라인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 책은 마케팅 이론 같은 이론이 명확하게 담겨있는 책은  아니지만, 마케팅이 어떠한 것인가 감을 잡을 수 있는 책이다.
마케팅을 공부해보고 싶은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입문서로 추천하고 싶을 정도록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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