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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 타파 - 소심한 찌질이를 위한 유리 멘탈 박살 프로젝트
황진규 지음 / 팬덤북스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1219/pimg_7311611671798466.jpg)
나는 소심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이 생각없이 던진 말에 상처받고, 반대로 내가 생각없이 던진 말에 다른 사람이 상처받을까 전전긍긍한다. 어린시절부터 만들어진
성격인데 성인이 되고 여러 노력을 통해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소심한 내가 튀어나와 나를 괴롭게 할 때가 있다. 최근에도 사소한 실수로
우울함이 가시질 않아 무언가 도움이 될만한 책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발견한 책이다.
블로그 리뷰를 찾아보려 했으나 리뷰가 별로 없어서 사전지식
없이 읽게 되었는데, 결론은 도대체 이 책이 왜 직장인들에게 유명하지 않은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최근 유행하는
억지스러운 힐링에세이들보다 수십배는 힐링이 되는 책이다.
<p.5 소심함이 내향적인 기질, 소박함, 신중함, 섬세함으로 작용한다면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거칠게말해 소심함 때문에 인생의 방향이 흔들리거나 발목 잡힌다면 그것은 '병'이다>
소심함을 고쳐야 하느냐, 소심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질문에 저자는 답한다. 소심함 때문에 인생이 꼬이면 그건 극복해야하는 병이라고.
저자는 이전에 본인도 소심한 직장인이었으나 부단한 노력으로
소심함을 극복했다고 이야기한다.
사람은 타고난 기질이 있어 이는 바뀌지 않는다는데 굳이
노력까지 해가며 성격을 바꾸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나라가 소심한 사람에 대해 일방적인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에게 소심한 사람이라고 낙인을 찍고 평생 소심한 사람으로 남을 것을 강요한다는 점에 있다. 바로 뻔뻔한 이들에게 소심한 사람은
부려먹기 너무 좋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소심한 사람이라면 의견도 제대로 내밀지 못하고 뒤에
가서 후회하고 자책하며 본인을 괴롭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버리고 싶다고 수십번 생각했을 것이다.
<p.22 소심한 사람은 자신보다 남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소심한 사람은 도대체 왜 소심한
것일까?
소심한 사람은
원치 않는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한다. 거절하면 나에 대한 타인의 평가가 바닥을 칠까 너무 불안하다. 왜나하면 나는 못된 사람도, 건방진
사람도, 이기적인 사람도, 예의없는 사람도 되고 싶지 읺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고 싶다.
착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기는 싫어하면서 막상 나에게 나쁜
이미지가 씌이는건 불안하고 초조하다. 그렇게 나에게 나쁜 이미지가 생기면 후에 불이익을 받을까봐 너무 두렵다. 불이익이 생길지 아닐지도 확실치
않은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가치관이 자기중심적이 아니라 타인의존적이기 때문에
소심한 나는 불행하다. 누군가 내 욕을 할까 두려워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나에게 불이익이 올까봐 두려워 화를 내지
못한다.
이렇듯 초반부에
자세하게 분류된 소심한 사람의 특징을 보다보면 이게 바로 내 모습이라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이 책을 집어든 사람 중 많은 이들이 나처럼
소심한 자신을 고치고 싶어서 책을 집었을테니까.
때문에 저자는 소심한 사람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타인이라는 지옥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p.55 잊지 말자. 가장 본질적이고 치명적인 소심함은 나의 소심은 어쩔 수 없어, 나는
원래 소심한 사람이야라는 태도이다...우리 안의 뿌리 깊은 소심함에 끈덕지게 직면하여 의연하게 극복해야
한다>
저자는 소심함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반복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나도 성인이 된 이후로 줄곧 소심함을 없애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그 노력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특히나 상하
위계질서가 있는 직장이라는 조직에 속해 있는 막내라서인지 계속 주눅들고 타인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그리고 의연하게 소심함에 맞서다가도 한참동안
위축되어 소심한 모습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껌보다 더 끈끈하게 달라붙어 내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소심함을 타파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리라 다시 한번 다짐할 수 있었다.
<p.102 태어날 때부터 눈치를 본 사람은 없다. 당당하게 이야기했을 뿐인데 그로인해
받았던 크고 작은 불이익과 아픔, 상처의 경험들이 소심함의 원인이 된다>
나는 그동안 내 소심한 성향이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저자의 말대로 태어날때부터 눈치를 보는 사람은 없다. 내향적인 성향은 내가 타고난 것이지만, 소심한 성향은 내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겪은
경험의 축척에 의한 것이다.
나의 소심함의 원인이 된 과거 경험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나는 아마 어린시절 집안어른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비난받았던 상처가 쌓여 소심한 성향이 만들어 진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본다.
나는 어린시절
초등학교 교사가 꿈이었다. 지금은 초등교사가 여자한테 최고의 직업 중 하나라며 대우받지만 IMF 이전의 공무원에 대한 인식은 돈 못버는 직업일
뿐이었다. 내 꿈을 말했던 집안 모임에서 어른들은 나에게 꿈도 뭐 그렇냐며 비난을 하였고(물론 매도당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어른들이 내 꿈을
듣고 비웃는 것은 초등학생 저학년의 어린아이에겐 큰 충격이었다) 그로도 모자라 동갑인 사촌의 연예인 장래희망과 비교하며 깍아내린 어른들의 태도는
나에게 굉장히 큰 상처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도 내 꿈을 듣고 폭소하던 어른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을
정도이니...
이 외에도
피아노학원을 다니는데 왜 어른들 앞에서 악보를 외어 즉석연주를 하지 못하느냐는 아빠의 엄청난 호통으로 나는 지금도 완벽한 준비가 없으면 절대
나서려고 하지 않는 행동양식을 보이고, 분명한 과학적 사실마저 '나는 평생 그런 말이라곤 들어본 적이 앖다'는 어른들의 고집은 내가 의견을
당당하게 피력하지 못하는데 일조하였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한번도 나의 소심한 성향의 원인이 된 과거 경험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을 읽고 과거를 되집어 보며 실체가 없던 소심함이라는 것의 실체를 보게 된 것 같다. 실체를 모르면 대응할 수 없지만
실체를 보기 시작했으니 '에이, 이까짓 것!'이라며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극복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용기를
얻었다.
<p.180 적어도 눈치 볼 필요가 없는 사람들의 눈치는 보지 않는다. 학교 선배라는 이유로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의 눈치는 보지 않는다. 야근를 강요하고 폭언을 일삼는 직장 상사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알량한 권력으로 내 위에서
군람하려는 사람의 눈치는 절대 보지 않는다.>
소심한 사람은 눈치를 너무 많이 보니 이런 행동 습관을
고쳐야한다. 그러나 함께사는 사회에서 눈치가 전혀 없는 것도 말이 안된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바로 눈치 볼 사람을 착각하지
말아야한다. 나를 언어적, 정신적 폭력으로 휘두르는 사람은 내 선 안의 사람이 아니다. 내 인생을 가치없는 사람에게 에너지를 쏟으며 보낼 필요가
전혀 없다. 그들이 아니라 나의 소중한 사람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 안색이 좋지 않으면 혹시 아프거나 나쁜일이 있는지 눈치를 살피고, 내가 어떤
행동과 말을 해야 그 사람이 행복해질지 눈치를 살펴야 한다. 내 소중한 사람에게 향하는 눈치, 배려이다.
그래도 어떻게 직장상사를 나몰라라 신경쓰지 않고 지낼 수
있느냐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뻔뻔해지는 연습, 어색한을 버티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나를 분노케하는 사람에게는 즉시 화를 내야 한다. 그러면 그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질까 걱정인가? 참으면 결국 그 사람과의 관계는 언젠가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다. 그 즉시 화를 내면 그 사람과의 관계는
어색해진다. 그러나 그 어색함을 참고 견뎌야한다. 비록 그와 친근한 관계는 되지 못하더라도 그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화를 삭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에게 부당한
요구를 하는 상사가 있다면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 그러면 상사는 예의가 없다며 화를 낼지도 모른다. 그럴때는 부당한 지시에 항거하는 것이
예의없는 짓이라면 나는 예의가 없는 사람이라며 뻔뻔해져야한다. 소심함을 탈피하지 못하면 그에게 내 행복이 저당잡힐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성공할 수는 없다. 강약을 조절하지 못해 실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계속 연습해야 적절한 방법을 알게 되고 소심함을 벗어나 내 행복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p.216 '그래서'하는 선택은 필연적으로 후회를 낳는다. 선택은 언제나 '그럼에도
불구하고'하는 것이어야 한다...병수는 직장을 그만두면서 직장의 모든 징점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급여, 복지, 소속감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직장을 그만두었다.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 막막함, 외로움과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앞으로 내가 선택의 기로에 샀을 때 꼭 염두해 둘 말이다.
선택이란 성공이나 후회를 낳는다. 후회에도 불구하고 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고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1219/pimg_7311611671798467.jpg)
최근에 서점가를
살펴보면 힐링 타이틀을 달고 있는 서적들이 많다. 그러나 이 책은 힐링타이틀을 단 여느 책보다 힐링에 가까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소심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사회에 갖은 경험으로 상처받고 고민하는 이들의 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힐링도서를 찾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으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