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유감 - 현직 부장판사가 말하는 법과 사람 그리고 정의
문유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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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유석 판사의 개인주의자 선언을 괜찮게 읽어서 다른 책을 읽어보았다.
제목 그대로 판사업무를 수행하면서 느낀점들을 판사 커뮤니티에 개제했던 글들을 엮은 책이라고 한다.
때문에 개인주의자 선언에서 읽은 내용이 겹치기도 한다.

개인주의라는 한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했던 개인주의사 선언과 달리, 판사유감은 단편적인 글들을 모아놓은 책이라 일정한 주제를 가진 것 같지는 않다. 다만, 판사로서 느끼는 법과 법원, 판사와 사회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숨김없이 드러난 책이라 생각한다.

p.50 법원에서는 주로 잘못한 사람을 감옥에 보내거나, 누구보고 누구에게 빚을 갚으라고 하거나, 남의 집을 팔아 빚을 받아주거나 하는 일을 합니다. 하지만 개인파산, 개인회생사건 한건 한건은 한 사람을, 한 가정을, 한 아이를 되살리는 일입니다. 파산부는 회생부이기도 한 것입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그 중 인상깊었던 부분은 "법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저자의 시야가 나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었다.
나는 법률이란 "죄"를 단죄하고 범죄자를 사회와 분리하며, 처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회질서를 유지시키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저자는 파산부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법이 단순히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처벌만 하는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이 다시 살아갈 기회를 주는 역할을 하며,  특히나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기회를 준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법의 순기능이라서 굉장히 인상깊었던 부분이다.

또한 지성과 반지성에 대한 저자의 말은 나에게 많은 고민을 안겨주었다.
그동안 지성이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라고 간단히 생각해왔다. 그러나 판사가 수행하는 업무의 특성상, 그는 언제나 모든 지식과 사실관계와 인과관계를 명확하고 뿌리깊게 파악해야 했을 것이다. 때문에 그는 지성을 내가 뿌리부터 현재까지 완벽하게 아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그동안 나는 내가 지성인의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했는데, 저자의 기준에 의하면 과연 내가 제대로 알고있는 지식은 어떤게 있을까 하는 고민과 함께 도대체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저자가 던진 의문들 뿐 아니라, 이 책에는 아직 30대 젊은 청년판사의 열혈적인 면모도 볼 수 있었으며, 권위주의적인 법원 관행에 대한 의문제기도 담겨있다. 나에게 판사는 권위주의적이고, 전형적인 기득권 층으로만 느껴졌는데 사실 그들 또한 우리와 같이 시행착오를 거치고 열정을 가진 청년시절이 있었으며, 공정한 판결을 위해 야근을 거듭하는 열정적인 직원 중 한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판사라는 직업을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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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정상가족 -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
김희경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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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동 학대부터 시작해 가족주의가 만연한 우리나라의 현실, 우리와는 다른 스웨덴 상황과의 비교, 가족의 형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기자출신으로 현재는 세이브드칠드런에서 아동 인권 보호에 힘쓰고 있는 사람이다. 때문에 첫장은 아동 학대 방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학교 등 교육기관에서의 체벌은 금지하고 있으나, 가정에 대해서는 별반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잊을만하면 아동학대로 숨지는 아동들의 뉴스를 접할 수 있으니, 실제 사망하지 않고 폭력에 고스란히 노출된 학대 피해아동들은 훨씬 많을 것이다.
저자는 학대 근절을 위한 전면적인 체벌금지를 주장한다. 가정 내에서의 체벌을 금지한다고 법적으로 명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체벌 금지에 대한 주장이 대두되면 어느 나라나 반대되는 입장에서 내세우는 공통적인 감성이 있는데, 바로 '사랑의 매'이다. 사랑의 매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감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전세계 곳곳에 만연한 감성이라고 하며, 바로 이것이 체벌의 큰 위험성 중 하나라고 한다. 폭력을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위험성.
저자가 아동 인권 보호 및 아동학대 근절의 실례로 스웨덴을 제시하는데, 스웨덴에서 전면적 체벌금지 조항이 생기게 된 일화 중 하나가 굉장히 충격적이다(참고로 스웨덴은 아동체벌 금지를 세계최초로 법률화한 나라라고 한다)
한 어머니가 아이를 꾸중하기 위해 회초리로 쓸 나무막대를 찾아오라 하였는데, 아이가 울면서 들고온 것은 돌이었다. 아이는 돌을 엄마에게 건네며 회초리로 쓸만한 막대를 찾지 못했으니 이 돌을 자신에게 던지라 했다고 한다. 회초리가 훈육이 아니라 폭력이었고, 어차피 폭력을 가하는 일이라면 돌을 던지는 것이나 회초리를 맞는 것이나 아이에게는 다를바가 없었던 것이다. 나 또한 체별이 완전히 금지되면 통제 불가한 아이의 훈육은 어쩌지 라는 생각이 마음속에 있었는데 이 일화를 보고 체벌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폭력이 어린 아이에게 얼마나 가혹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어린 시절 나의 경우를 생각해보아도 체벌은 반성과 죄책감보다는 공포, 분노 등의 부정적 감정을 주로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
실제로 체벌이 금지된 이후로 스웨덴의 아동학대는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현재는 가정내 학대로 인한 아동의 사망건수가 0으로 수렴한다고 하니, 학대와 체벌이 무엇이 다른지 알 수가 없어진다.

또한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다 보면, 이전에는 접해본 적 없는 개념을 접할 수 있다. 체벌을 금지하는 것은 부모 혹은 어른에게 '귀속'된 아동을 보호하기 위함이 아니라, 개별 개체로 존중받아 마땅한 아동의 인권을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처음에는 이 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차피 아동을 보호하는 조치인데 부모라는 보호자의 개념이 무슨 문제가 된다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저자가 제시한 비유가 기가 막히다.  남편으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하는 아내를 보호할 때, 아내가 한 명의 독립된 개체로써 폭력이라는 부당한 힘에 노출되지 않고 보호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지, 아내가 남편에게 혹은 가족에게 종속된 존재이기 때문에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아동폭력 또한 마찬가지이다. 아동이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이유는 부모에게 종속 혹은 귀속되어 보호받아야할 존재라서가 아니라, 한 명의 개체로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미성년의 아이란 무릇 부모나 성인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해왔던 나의 고정관념을 흔드는 동시에, 당연한 전제를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아이도 성인과 마찬가지로 한 명의 개인으로서 독립된 주체라고 인정받아야만 한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나라의 가족주의에 대해서도 분석하였는데, 최근 몇 년간 나도 고민했던 부분이라 관심이 더 갔던 부분이다.
저자는 우리나라가 경제발전을 최우선으로 지향하면서, 그에 따르는 책임을 국가나 사회가 아닌 개인에게 전가했기 때문에 가족주의가 강화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집에 거동이 불편하고 간호가 필요한 환자가 발생한 경우를 상상해보자. 가족들이 번갈아가면서 병구환을 하고 그로 인해 갈등이 생기는 장면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가족구성원이 독립된 개체로 가족으로부터 자립하기 위해서 국가는 이를 적극 보조해야할 의무가 있다. 흔히 말하는 국가의 복지 측면인데, 복지가 잘 갖추어진 사회에서는 개인들이 가족에 구애받지 않고 자립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사회복지가 잘 갖추어지지 못한 나라에서는 모든 책임과 의무를 가족이 떠안아야하기 때문에 개인은 가족에게 종속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저자는 이러한 가족주의적 성향이 나아가 나와는 다른집단인 외집단에 대한 배척과 혐오라는 현상으로 발전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2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데, 결국 저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이것이 아닌가 싶다. 개인은 독립된 주체로서 가족에게 종속되지 않고 홀로 바로서야 하며,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국가는 공공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 국가가 단순히 가치관을 전파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법률적 조치를 적극 취함으로써 이를 보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거운 주제일 수도 있지만 저자가 쉽게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으며, 살면서 한번 쯤 고민해보아야 하는 문제들을 잘 집어낸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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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알랭 드 보통 지음, 김한영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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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은 워낙 유명한 작가이지만, 최근 몇년간 소설을 별로 즐기지 않다보니 작가의 책을 한번도 읽어보지 못했다. 다만, 사랑을 주제로 다룬다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떄문에 나에게 이 작가는 운명적 만남과 로맨스의 설레임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아닐까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리고 그 선입견을 이 책을 읽고 아주 산산조각이 났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낭만적으로 만난 연인이 결혼을 하고 그 이후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에서 말하는 낭만주의는 흔히 우리들이 알고 있는 로맨스의 해피엔딩이다. 나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내 영혼과 공명하는 소울메이트를 만나 결혼하여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누구나 꿈꾸는 모습이지만 현실에서 이러한 낭만주의는 허황된 꿈에 불과하며, 우리는 철저하게 현실을 바라보고 결혼이라는 제도를 준비해야 한다.

주인공 라비와 커스틴은 둘 다 어린시절 한 쪽 부모의 상실이라는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대체적으로 평범하고 책임감 있는 성인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어린시절 상처로 인한 마음의 병이 있다. 그런데 사랑에 빠진 이들은 그들이 보이는 병세를 연민의 감정으로 감싸안고 내가 완벽하게 상대를 이해하고 사랑으로 포용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첫장은 이렇게 서로 비슷한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이 만나 어떠한 낭만주의적 연애관을 사랑을 키워가고 결혼이라는 '결실'을 맺는지 보여준다.

두번째 장에서는 이들의 결혼생활이 생각한것처럼 완벽한 파트너와의 생활이 아님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여기까지는 나에게 그다지 큰 충격을 주지 못했다. 20-30년을 서로 다른 생활방식과 사고관을 가지고 살아온 타인이 만났기에 흔히 말하는 신혼기간 동안 갈등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떄문이다.

세번째 장부터가 특히 나의 흥미를 끌었는데, 바로 육아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이는 부부에게 큰 축복이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행복을 준다고 하니 아직 미혼의 나는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다. 그런데 행복과 함께하는 단점도 많다.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철저한 희생이 요구된다. 부모는 커리어와 꿈, 여유를 버리고 생활전반의 모든 것을 아이에게 투자하게 된다. 여기서 아이에게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은 부부는 서로에게 투자할 에너지가 전혀 없이 모든걸 소진했다는 표현이 나오는데 내가 최근에 가장 고민하고 걱정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나는 지극히 나 자신을 사랑하는 현대의 청년이다. 아이를 적게 낳기 시작하면서 부모는 아이에게 많은 것을 충족해 주었고, 나는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아왔다. 그렇기 떄문에 내 생활이 전혀 없어지는 아이 양육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특히 최근 아이를 낳은 지인으로부터 내 생활이 없다, 하루만 나 자신을 위해 온전한 시간을 쏟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는지라 더욱 이 부분이 고민된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희생이 필요할지 모르고, 그렇기에 아이를 갖는건은 큰 용기와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며 '엄마, 아빠'가 된 부부의 성욕에 대한 작가의 표현도 신기한 부분이었다.
엄마와 아빠라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내가'가 아니라 '부모'라는 존재로 살아가며, 서로에게 성욕을 품고 표현하는데 일종의 거리낌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흔히 하는 가족끼리 스킨쉽하는거 아니야 라는 농담이 아무 의미없는 농담은 아니구나 싶었고,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라 충격적이었다.

네번째 장은 내가 가장 충격적이었던 "외도"가 주제였다. 남편인 라비는 어느새 중년의 나이가 되었다. 다정함으로 아이를 키우리란 결심은 뜻과는 달리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가정의 행복은 어느새 짐이 되었다. 부부는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대화를 어느새 잃어버리고 서로가 더 많은 부담과 책임을 지고 있다며 싸우기 시작했다. 또한 그는 젊은시절에 상상했던 커리어에 비해 형편없는 성과밖에 이루지 못했다며 의기소침해 있다. 이런 와중에 출장지에서 만난 젊은 여성에게 취하듯이 빠져들고 외도를 저지르고 만다.
가정을 부수고 구성원에게 너무 큰 상처를 남기는 것이 간통이기에 나는 이에 대해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작가의 표현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현실의 어려움(경제적 문제 등)을 잊게 만드는 여성에게 빠져드는 라비의 심정이 공감가게 되어 너무 충격적이었다.
라비와 커스틴 가족의 모습은 평범한 우리네 가족의 일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부가 외도에 빠질수 있다는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것이 첫번째 충격이었고, 당연하고 정상적이라 생각했던 가정의 모습이 사실은 상처를 숨기고 병든 모습이었다는 것이 두번째 충격이었다.
바로 이 외도의 장에서 저자가 거듭 주장하는 낭만주의에 대한 사람들이 착각과 사랑에 기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사랑이란 당연히 그 감정을 느끼면 자연스레 실행할 수 있는 것이 생각했는데, 우리는 그동안 너무도 낙관적인 착각 속에 빠져 살아왔다. 사랑의 열병이 주는 색안경을 쓰고 현실을 외면해왔던 것 같다.
결혼이라는 제도는 절대 완벽하고 완전한 나의 영혼의 짝을 만나는 제도가 아님을 이해하고, 원만한 결혼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깨닫고 '사랑하는 가족을 상대하는 방법'을 공부해야 한다. 또한 영원에 대한 생각도 버려야 한다. 우리네 삶은 노력하는 만큼 행복하거나 성공하는게 아니기에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상상해온 사랑에 대한 완벽함에 대해 기대를 포기할 수 있을때 비로소 나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속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것이 아닐까.

이 책은 사랑의 설렘과 낭만을 깨부수는 책이다. 그래서 읽고나서 조금 우울하기도 했다. 결혼도 하기 전에 이런 비관적인 이야기를 읽어야 하나 회의가 들기도 했다. 그러나 한번쯤 현실의 결혼생활에 대해 의식할 필요가 있기에 누구나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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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 세계 편 (반양장) - 역사,경제,정치,사회,윤리 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채사장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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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부터 계속 베스트셀러란에서 눈에 띄는 <지대넓얕>을 드디어 읽었다. 계속 읽어야지 생각했지만 도서관에서는 예약이 한참 밀려 빌려보지 못했고 결국 구매하고 나서야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점은 역시나 작가가 책을 많이 읽고 많이 공부한 사람이구나 하는 것이었다.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간단히 설명하려면 그만큼 해당 이론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제목에 어울리게 "얕은" 지식이다. 이 책에서는 전문적인 수준의 깊이를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이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이론들을 쉽게 이해하고, 다양한 분야의 상식을 넓게 익히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걸맞는 책이다.

또한,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라는 다양한 분야를 한 책에 연속하여 서술하면서 쉽게 이해를 돕게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각 분야를 따로 설명했다면 정치, 사회, 윤리 등 부분으로 갈수록 앞에 읽었던 역사, 경제가 기억나지 않아 앞장을 되짚어봐야 했을텐데, 이 책은 5가지 분야 모두를 한가지 관점에서 서술함으로써 앞을 다시 되집어보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강조하고 싶은 이 책의 장점은 이야기 사이마다 중간점검, 최종정리 등 앞장의 내용을 간단하게 1~2페이지로 요약한 부분을 추가하여 전체적인 내용정리에 대한 수고를 덜어주고 복습을 유도함으로써 학습을 돕는다는 점이다.
왜 이 책이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였으며, 채사장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인지 알 수 있었다.

단, 이 책은 역시 작가의 주관이 반영되어 있다. 개인주관을 좀 더 배제하고 객관적인 이야기로 구성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때문에 동일 저자가 쓴 시민의 교양이 더 개인 주관이 배제된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 항상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정확히 설명해내지는 못했던 지식들이 깔끔하게 정리되고, 도합 10년이 훌쩍 넘는 내 길고 긴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했음에도 나는 왜 상식이 부족한가 고민했던 부분들을 해소할 수 있다.
일상적 수준의 교양인이 되고 싶은 사람, 일반상식 정도는 충분히 파악하고 싶은 사람, 좀 더 깊이 공부하기 전에 입문서가 필요한 사람, 뉴스를 보면서 왜 누구는 비판하고 누구는 옹호하는지 그 개념을 알고 싶은 사람, 세상을 파악하는 눈을 좀 더 키우고 싶은 사람, 그리고 나처럼 남들 대화할 때 잘 몰라서 입다물고 있는게 아니라 자랑스럽게 내 의견을 한마디 보태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 만큼 적당한 책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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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온리 - 일상이 된 모바일 라이브, 미디어의 판을 뒤엎다
노가영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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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대는 활자의 시대에서 영상의 시대로 넘어간다는 이야기는 자주 들었지만 솔직히 실감한 적은 없었다. 나는 아직까지 "글"이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초중고생들은 아주 어린시절부터 미디어를 접해왔기 때문에 기존세대와는 사고 방식이 다르다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현재까지 미디어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기때문에, 미디어산업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변해왔는지 몸소 느끼고 체험한 사람이다.

<CHAPTER1. 미디어판의 키 플레이어>

첫번째 챕터에서 저자는 과연 모바일 미디어 시장이 TV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TV가 발명된 이후로 미디어산업이 발전하면서 오랜시간 TV가 큰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미디어 시장에 변화가 찾아왔음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매번 인기드라마나 예능의 본방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은데,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프로그램을 시청한 사람들로 인해 시청률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린다는 이야기는 언제부터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현상 중 하나이다.

저자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의 이야기를 통해 이렇게 시청률의 경향이 이전과는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특히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는 아기시절부터 스마트폰을 통해 모바일 미디어를 접해온 세대들에게 글자는 지루하고 정적인 수단에 불과하며, 그들에게 미디어는 생활의 일부임을 인식해야한다.

전에 지인으로부터 요즘 초등학생은 숙제를 위해 자료를 조사할 때, 네이버나 구글에 검색어를 입력하고 자료를 '읽어서' 찾았던 우리와는 달리 가장 먼저 유튜브에 검색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당시에 그 이야기에 놀라면서 한편으로는 "에이, 설마... 유튜브에는 정보의 절적인 측면에서 부족할텐데"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 유튜브는 다양한 사람들의 수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지만, 동시에 실속없이 조회수 올리기에 급급한 영상들도 아주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도 똑같은 이야기가 언급된다. 이토록 지금의 청소년들은 나와 이렇게나 다른 생활방식을 영위하고 있음에 충격적이었고, 모바일 미디어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변화를 가장 먼저 인지해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CHAPTER2. 뭐라구요? 유튜브가 돈을 못 벌었다고요?>

퇴근후에 지친 몸으로 그냥 잠들기는 아쉽고 30분 이상으로 이어지는 드라마나 예능 등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여력이 없을 때면 흔히 유튜브를 통해 짤막한 영상을 즐기곤 한다. 이 때 접한 유튜브의 조회수를 보면서 유튜브 광고수익은 참 어마어마하겠구나 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저자는 이러한 예상이 틀리다고 이야기한다. 구글이 정확한 수익성을 발표한 적이 없어 예상에 불과하지만 유튜브 광고수익이 최근에서야 본전치기 혹은 소소한 이익을 내는 정도일 것이라 예상한다고 한다. 요즘 유튜브를  실행하면 볼 수 있는 유튜브 레드를 보면 이를 예상할 수 있다. 무료영상에 대한 대가로 광고를 내보내고 수익을 얻기에는 수익성이 안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유료 콘텐츠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실 이용자의 급증이라는 현상과 달리 모바일 미디어 시장은 아직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 지못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모바일 미디어에 익숙한 세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함을 어필한다. 그들은 꼭 목적을 가지고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습관처럼 실생활 틈틈히 콘텐츠를 소비한다. 이렇게 미디어에 익숙한 10대가 추후 주류 소비층이 되었을때 TV방송과는 차별화, 최적화 된 대체광고 등 미래에 기대되는 수익을 생각하여 신규 콘텐츠 개발에 임해야 할 것이다.

<CHAPTER3. 라이브 스트리밍의 폭발적 성장>

최근의 모바일 미디어 시장을 살펴보면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장세가 가파름을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속도가 가파르고, 1인 뉴스 미디어와 같이 사회적인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프리카 TV를 생각하면 손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재 모바일 미디어 시장의 다양한 수익구조 중 충분한 수익을 내는건 라이브 스트리밍 밖에 없지 않나 싶다.

라이브 스트리밍은 댓글을 통해 시청자와 실시간을 소통할 수 있으며, 큰 자본 없이도 시작할 수 있고, 생방송의 생상함이 여타 콘텐츠와는 다른 차별성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이렇게 수이겅이 큰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어떻게 더 큰 수익으로 만들것이가를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CHAPTER4. 옥자가 넷플릭스의 오리지널이라구요?>

네번째 챕터에서는 모바일 미디어 기업들이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의 모바일 미디어 시장은 예상만큼의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인데 설상가상으로 치열한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이 상황에서 수익을 확보하려면 당연히 여타 서비스와는 다른 차별성을 지녀야하는데, 저자는 이 차별성이라는 문제를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로 해결하자 이야기한다.

사실 소비자의 입장에서만 생각해왔던 나는 당연히 손님을 모으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미디어채널과의 계약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했다. 그렇기에 오리지널 콘텐츠의 중요성을 처음 깨닫고 내 시야가 좁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키포인트는 바로 "유료 서비스"라는 점이다. 오리지널 콘텐츠가 인기를 얻게 되면, 이 콘텐츠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해당 미디어 플랫폼에 대가를 지불하야만 한다. 물론 이는 자연히 기업의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다.

<CHAPTER5. 한국 시장, 참 특이한 미디어판>

또한 해당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저자는 한국시장의 특수성을 집고 넘어간다. 한국의 모바일 시장은 독특한 특수성을 가지고 있기에 해외 기업들이 손쉽게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다. 해외에서 크게 성곡한 넷플릭스가 한국시장에 특화되지 못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가지고 들어왔다가 해외시장과는 달리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였다.
이 이야기는 동시에 고객들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며 국내 기업 또한 언제든 고전을 면치 못할 것임을 의미한다. 한국 모바일 미디어 시장에서 수익을 보기 위해서는 한국시장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타 모바일 서비스와의 융합이 필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흔히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모바일 서비스의 편리함에 대해 감탄하곤 하는데,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으 모바일 콘텐츠에 한해서는 매우 까다로운 고객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10점 만점에 7점 이상의 서비스를 누리는 사람이 5점이나 4점짜리 서비스가 눈에 찰리가 없이 않은가.
이는 반대로 7점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한국의 소비자들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해당 서비스를 누리고자 할 것이다.

<CHAPTER6. 모바일 미디어의 진화, 다음에는 또 무엇이 나올까?>
<CHAPTER7. 모바일 미디어의 확장>

마지막은 모바일 미디어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저자의 예상으로 마무리된다.
태어날때부터 스마트폰 유튜브로 자장가를 듣고, 걷기도 하기 전에 스스로 스마트폰을 조작하여 유튜브 미디어를 감상하는 현재 어린 세대를 알파 키즈라 칭하는데, 이들은 그 어느 세대보다 모바일 미디어에 익숙한 세대이다. 이 세대가 주류 소비층이 되었을때 모바일 미디어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가 첫번째로 생각해야 하는 미래 시장에 대한 전제이다.

두번째는 바로 빠른 기술발전이 모바일 미디어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다.
저자는 그 예로 자율주행차량을 들고 있는데, 자율주행으로 시간적 여유가 생긴 이들에게 최적화된 모바일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이처럼 기술발전으로 새로운 도구가 생겨날 경우 어떻게 모바일 미디어를 적용할지 상상함으로써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때는 부족한 콘텐츠 때문에 언제쯤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에 자리잡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 리뷰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작성하고 있을 정도로 모바일은 더이상 우리의 생활에서 떼어놓고는 생각할 수 업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때문에 이렇게 한 번 쯤 모바일 미디어 산업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알아보고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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