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과 나는 할머니와 함께 침대에 누워 귀신과 호랑이가나오는 할머니 이야기를 듣곤 했다. 그럴 때면 우리의 세상은 마법으로 가득 찼다. 정말이지 우리 방 바깥에서 호랑이 소리가 나고, 날카로운 호랑이 발톱이 나무 바닥을 쓰르륵 쓰르륵 긁었다.
문 밑으로 호랑이 그림자가 스몄다.
그런 밤들에 나는 내가 알지도 못하는 앞 세대의 한국 여자들과 연결된 기분을 느꼈다. 그들의 이야기가 여전히 내 핏속에살고 있다는 기분을 말이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을 때만큼은나는 부분적인 백인도, 부분적인 아시아인도, 4분의 1 한국인도,
혼혈도 아니었다. 그저 완전한 나였다. 뼛속에서부터 그것을 느꼈다. (저자의 말 중에서) - P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