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초기, 우리는 방역을 핑계로 누군가의 동선과사생활을 속속들이 훔쳐보았다. 한 사람의 소중한 개인정보와 일상이 욕과 비난, 동정과 연민의 탈을 뒤집어쓰고 전시되었다. - P76
먹고 자고 싸고……사람에게는 이 세 가지가 너무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하면 사는 것이고 행복한 것이다. 그걸 못해서 죽을 것 같으니그 중요함을 알겠다. 인간이라면 적어도 이 세 가지를편안히 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하는 일이 바로 인권운동의 기본이라는생각이 들었다. - P87
코로나19 치료 기간 나는 바깥도 내다보기 힘든 음압병실에서 격리되어 있었다. 몸도 아팠지만, 무엇보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내 곁엔 아무도 없다는 압도적인 고립감에 시달렸다. 이 상황에서 마냥 밝고 긍정적인 생각만 할 수 없는게 당연하지 않겠는가. 다행스럽게도 퇴원하는 날까지 벽이먼저 내게 말을 걸거나 대꾸하는 일은 없었지만, 나는 입원기간 내내 흰 벽을 응시하고 천장을 올려다보며 계속 웅얼웅얼 말하곤 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건넬 줄 알고 소통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는 듯이. - P106
좋은 정책은 인간 본연의 욕망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공공선을 창출해낸다. 특정한 사람이 더 이기적이고 그 외의 사람들이 더 이타적인 것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인 동시에 이타적이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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