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달님만이
장아미 지음 / 황금가지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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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의 규율이라곤 통하지 않는 절대적인 어둠 속으로, 청룡의 울음이 그것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했고, 호랑이의 포효가 등줄기를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윽고 검은산에서 굉음이 울려 퍼지는가 싶더니 천지가 요동쳤다. 산 정상에서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노한 것처럼. 지상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그 행각을 도무지 두고 볼 수없다는 듯.
호랑이는 지친 기색도 없이 내달렸다. 그것의 뒤에 바짝따라붙어 모현이 화살을 쏘았다. 안타깝게도 살은 매번 아슬아슬하게 그것을 비껴갔다. 또 한 발의 살이 그것의 옆을 지나 무성하게 우거진 나뭇잎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 P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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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제안은 아닌 것 같구나. 네년의 명운에도 주어져있는 힘이니까. 하늘을, 바람을, 파도를, 그 어떤 물줄기를쥐고 흔들어댈 대단한 기운 말이지. 이런, 공교롭군, 자매가 같은 별 아래 태어나다니. 재미있어."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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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티피디아 - 고양이와 사람이 함께 사는 세상의 백과사전
박정윤 외 지음 / 어떤책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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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고양이와 동거를 결정할 때 이별할 것을 미리 영려하며 관계를 시작하는 사랑은거의 없어요. 물론 고양이의 평균 수명이 몇 살인지 정도는 대부분 알죠. 집고양이의 평균수명은 길어야 20년 정도라는 건 고양이와 함께 살지 않는 사랑도 알고 있는 상식이되었지요. 하지만 그 막연했던 지식은, 당장 내 고양이가 나이를 먹으며 움직임이 예전 같지않아지는 순간부터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북슬북슬한 털 뭉치였던 게 엊그제 같은데, 나는그대로인데 내 고양이는 보살핑이 필요한 어르신이 되어 버린 이 야속한 시간의 흐름이란. - P327

아기 고양이를 길에서 만난다면, 다들 어떻게 하실지 생각해 보셨나요? ‘냥줍‘이 구조가아니라 유괴가 될 수도 있다는 정을 꼭 기억해 주세요. 그리고, 작은 솜털 같은 아기 고양이를구조한다면 어떻게 해 줘야 하는지를 미리 알아 두면 멋질 거예요. - P512

저는 캣맘이 세상에서 가장 책임감도 크고 슬픈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무더운 여름날사료에 꼬이는 파리를 쫓고, 추운 겨울 꽁꽁 언 물을 깨부수고, 피곤한 퇴근길에도 밥 자리에들러야 하고, 근처 주민에게서 험한 말 듣고 험한 일도 당하고요. 비가 와도, 날이 더워져도, 추워져도 걱정, 휴가를 가면 누구에게 맡겨야 하나 고민, 그러다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친구도 생깁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슬프거나 혹은 좀 더 슬픈 일만 있는 캣망의 일상. 하지만피곤하고 힘들다가도 밥 먹는 아이가 나타나면 그저 반갑고, 이 한 끼를 줄 수 있어서고마워집니다. 왜 굳이 이 일을 하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생각하다가, 반대로 묻고 싶어졌습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을 외면하지 않는 일, 당연하지 않나요? 인간이라고 다른 종에게 폭력적으로 굴어도 되나요? 그리고 사회가 해야할 일을 개인이 하면 칭찬받아 마땅한 것 아닌가요? - P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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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붕어빵 작은도서관 40
최은옥 지음,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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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게 읽힌다. 하지만 아무리 따뜻하고 진심어려도 잔소리는 싫다. 변해야하는 건 아이가 아니라 부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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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태야, 그런데 네가 준 부적 정말 힘이 센가 봐. 소원을 한가지만 들어준 게 아니라 두 개나 들어줬거든."
진우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진우는 잘 웃는 것 같다.
나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고개를 끄떡거렸다. 부적이 할머니 말대로 이름값을 한 걸까.
진우는 뭐가 좋은지 집에 가는 내내 계속 웃었다. 나는 닭강정을 먹어서 그런 건지 진우가 활짝 웃어서 그런 건지 기분이좋았다. - P29

두꺼운 도화지에 하얀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앉아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눈이 있어야 할 부분이 비어 있었다. 섬뜩했지만 그림은 살아 있는 것처럼 생생하고 아름다웠다. 눈만 남겨 둔 채 누군가 그림을 완성하지 못했나 보다. 누가 그렸는지 궁금했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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