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노이드 파크 ㅣ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1
블레이크 넬슨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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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노이드 파크..


스토리와 사건은 단순하다. 가정 불화가 있던 방황하던 청소년. 그에게 유일한 낙은 남들처럼 이성교제도 아니고, 성적문제도 아니었으며 오직 스케이트보드! 그래서 소위 고수들의 집결지이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미지의 공간인 파라노이드 공원에 가려고 친구와 약속한다. 하지만 친구와의 약속은 순탄치 않고 우연히 만난 파라노이드 공원의 일행들과 어울리다가 사고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이로 인해 방황과 번민하는 심리묘사 과정이 디테일하게 담겨져 있다.


사고사가 분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라는 집단에서 오는 두려움, 이로 인해 부모 사이의 갈등이 심화될까봐, 그리고 대학진학을 못하게 될까봐 신고하지도 못하고 도망치는 주인공. 어린 나이인 만큼, 지나치게 예민하고 심각하고... 어쩌면 성장이라는 것은 사회 고난에 어느정도 무던해지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구분하는 것이 아닐까? 성장이라는 것은 결국 경험의 축적에서 레벨업 되는 것인데, 그 과정이 불분명하다. 첫사랑의 아픔에 가슴앓이 하다가 또다시 찾아온 사랑에 긴가민가 하면서 받아들였다가 또다시 상처받고... 그러다가 어느 정도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기대감과 무던해 지는 과정처럼 인생도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현재의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적합한가를 묻는다면 또 다른 차이가 있긴 하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청소년 시절 처음 읽었을 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면이 있다는 것 때문이다. 시대와 상황 국가의 차이도 있겠고, 이를 받아들이는 리액션도 다르다. 하지만 그 톤앤 매너만큼은 유사점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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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사랑 - 대한민국 심리학자 황상민의 짝과 결혼의 대중심리학
황상민 지음 / 들녘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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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사랑...

이 책은 인기리에 방영중인 SBS 프로그램 <짝>의 자문을 하고 있는 황상민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의 책이다.


이 책을 보면서 느낀 첫 느낌은 ‘동화 속 이야기의 해피엔딩! 즉, 그렇게 둘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그리고...’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이를 담아내는 항목과 분류는 굉장히 현실적이다. 실제 있었던(혹은 있음직한) 이야기를 토대로 항목을 나누어 분류를 하여 읽는이들로 하여금 자신이 어떤 무리군에 있냐는 것을 돌아보게 해준다. 이것은 환상이 아닌 현실인 결혼생활을 짚어주면서 한국사회이기에 있을 법한 일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주고 있다.


어릴 때는 나이가 들면 다들 짝을 맞추어 결혼을 하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결혼이라는 나이가 주위에서 발생하는 일들이 되어가면서, 그렇지 않고 싱글로 혹은 돌싱으로 사는 이들이 많아졌음을 알고, 한숨을 내쉬게 되었다. “정말 세상에 쉬운 건 하나도 없구나”하는 데서 오는 자조 섞인 한숨이었다면 과연 나만의 일이었을까?


영화 역시 <결혼은 미친 짓이다> 였다. 그 영화에서 배우 엄정화는 감성적으로 충족시켜주는 남자(감우성)와 경제적으로 충족시켜주는 남자 경계선을 넘나든다. 여기서 감성적으로 충족시켜주는 남자는 경제적으로 충족시켜주는 남자에게 가라고 한다. 왜? 라는 질문에 배우 감우성은 ‘넌 남에게 보이는 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여자이기 때문’이라도 답한다.


이 내용을 언급하는 이유는 이 책의 챕터 중 “당신을 알면, 당신의 짝이 보인다.”라는 챕터에서 드러난다. 저자는 물과 얼음이 똑같이 H20이지만 상황에 따라 그것이 다르듯 결혼생활 역시 ‘사람*상황’이라고 짚어준다. 즉 자신을 알고 배우자를 알고 상황을 반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조건(경제적 능력, 외모 등등)만 맞으면 잘 살 수 있을 거라면서 결혼한 이들이 이혼으로 종결되는 것을 보면서 사람을 보지 않았다는 것을 꼬집는다. 이 부분은 상당히 색다르게 느껴졌다. 누군가를 좋아할 때 외모에 끌릴 수도 있고, 능력에서 오는 매력에 끌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조건이지 그 사람이 아닌 것이다. 그 사람의 됨됨이와 그 사람과 자기와의 어울림 외에도 환경 변화 앞에서도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을만큼의 유대가 있느냐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래서 조강지처의 의미를 짚어준다. 함께 오래 산 짝이라는 게 그 핵심이라면서, 사랑과 조건 등등의 것들이 시작이 될 수는 없겠지만 결혼생활을 끌고 나가게 해주는 것은 이해와 노력이라는 것을 현실적으로 조목조목 짚어주는 저자의 글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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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왼팔
와다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들녘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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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승총...

처음 내 눈을 붙잡은 것은 바로 주인공의 무기가 바로 칼이 아닌 총이라는 점이었다. 일본하면 사무라이.. 검과 칼의 역사가 대부분인데 임진왜란 때 조총이 사용되어 전세가 조선에 불리했다는 구절이 새삼 떠올라 신선했다.


전체 내용은 기존의 무협지와 비슷했다. 천부적인 소질을 가진 자가 대세에 휘말려 악전고투하고 자신을 몰아넣은 회오리 속에서 찾으려 했던 것과 실제가 달랐다는 것!


그 시대의 명사수가 빌어먹을(?) 재주를 탐낸 도자와 가문의 한에몬 때문에 할아버지를 잃게 되고, 이로 인해 전쟁에 참전하게 되는 어린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칼로 흥하면 칼로 망한다”는 글귀의 원래 의미를 제쳐두고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 보면, 그 흥망을 본인이 자초한 것도 있지만 이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악용한 제 3자에 의한 것임을 부정할 수 없는 사례가 많다.


오늘날 많은 재주과 재능있는 자가 시스템을 장악한 권력에 휩쓸려 나가떨어지는 모습은 여전하다. 그래서 인지 이 책의 결론에서 보여주는 무사의 정신이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조금은 진부하기도 하고 지긋지긋하기도 한 ‘도’를 언급하지만, 오히려 어느샌가 사라진 이 ‘도’가 그리워 지는 시대이기에 여운을 남겨준다.


또 한편으로 눈길이 가는 캐릭터는 한에몬이다. 군량미가 불태워져 할 수 없이 고타로를 전쟁에 불러 들이지만, 자책하고 고뇌하는 점에서 어쩌면 이 시대의 일반인과 더 닮지 않았나 싶기 때문이다. 천재와 이를 곁에 둔 이의 콤플렉스는 전쟁 뿐만 아니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등의 예술 분야에서도 동등하게 나타나 있기에 오히려 인간적인 고뇌를 잘 반영해서 그랬던 것 같다.


저자 와다 료의 ‘노보우의 성’이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이 책도 읽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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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 - 대한민국 최초 법의학자 문국진이 들려주는 사건 현장과 진실 규명
문국진 지음, 강창래 인터뷰어 / 알마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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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드라마 <싸인>을 워낙 재미있게 보았던 터라, 이 책의 서평단 신청은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또 우리나라의 법의학 역사가 길지 않고, 의사가 사짜 직업의 으뜸이라 꼽히는 세상에서 법의학이라는 외로운 길을 걷고 있는 이의 증언 역시 궁금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사명감이라는 게 하릴 없어 보이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 역시 없기 때문이다.


드라마 <싸인>과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구절에서 살짝 당황하기도 했다.

"드라마 싸인을 보고 처음에는 아주 화가 나더라고. 저런 엉터리가 어디 있나 싶었던 거요..." 법의학이라는 학문과 그 분야에 대해서 본질을 제대로 보려하지 않고 그저 재미만을 추구한 것은 아닐까 하는 반성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구절에서 이 때까지 보았던 드라마 <싸인>의 주요 갈등라인에 대해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점을 알게 만들어 주었다.

"결과가 마음에 들더라고. 결국 국과수가 권력으로부터, 누구로부터도 간섭 받지 않도록 독립되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을 보고는 마음이 다 풀렸어요. 그래야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지킬 수 있는 거디요."

즉, 법의학이라는 것은 철저히 죽은 자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일이면서도 사람들의 이권개입과 권력과의 또다른 싸움이 이종결합되어 있다는 현실적인 부분이 그 핵심이었던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한국 사회에서 법의학 태동시 척박함을 보여주는 부분. 법의학교실을 시작하기 전 6년 동안 국내와 외국을 넘나들며 미국식으로 할지 일본식으로 할지 고민했던 시절들. 이 역시 권력과 사법제도 하에 포함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 때문이었다는 슬픈 태생적 아킬레스건이 안타깝기도 했다. 거기다 보수도 낮고 사회적으로 부검을 '두벌죽음'이라고 생각해 부정적인 이미지와도 싸워야 했던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어떻게 외길을 걷는 인생에 위기가 없었을까 하는 데.. 이런 내용이 나온다.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려고 은사를 찾아갔을 때, 누구보다 제자가 법의학자가 되길 반대했던 스승이 그의 길을 지지해주고, 포기하지 말고 가던 길을 계속 가라 했다는 내용. 스승의 마음도 알겠고, 제자의 마음도 알겠는 그 구절에는 참으로 법의학자의 태두인 동시에 인간적인 냄새도 맡을 수 있었다.


알마에서 기획한 이 시리즈는 역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박웅현CD나 빗물연구소 소장 한무영 편처럼. 진짜에 대해 저술하고 있어, 다음 김용택 시인 편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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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전쟁
김이환 지음, 식스센스 기획 / 푸른여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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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작품이 발표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심 기대를 많이 했다. OSMU라는 것이 관례상 영화 기반의 콘텐츠를 진행하는데 반해, 이 작품은 그 반대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영화감독과 드라마 제작PD, 그리고 소설가라는 이종결합이 성사되었다는 점에 있어서도 기획자의 시도가 참신하게 느껴진다.


영화처럼 훅은 "만약 우리 동네에 외계인이 나타난다면?"을 스토리 컨셉으로 육체는 없고 정신만 지구에 내려온 외계인, 인간과 소통하기 위해 말을 하는 개와 고양이, 안개와 격리벽 때문에 외부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서울의 한 동네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이 판타지인 시점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시간, 지금의 공간을 무대로 한다.


반면 소시민들, 소수자들에 대한 성찰도 마다하지 않는다. 취업준비생, 트랜스젠더, 외국인 노동자들을 등장시켰고, 이들의 공통점은 생존과 권리를 위한 고분분투하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외계인 침공이라는 재난 속에서 역시나 고분분투하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형성된다. 여기서 나는 "미드"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어떤 영화 평론가가 그런 말을 했다. "미드"의 기본은 "재난"이라고. 다양한 인종들이 섞여 살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아무리 인종을 넘어선 화합을 이루어 낸다 하더라도 사건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재난을 집어 넣고, 이에 대해 다양하게 반응하며 생존과 평화를 위해 하나로 똘똘 뭉치는 미국사회를 그려낸다는 것이다. 분명 현재의 한국에 살고 있지만 취업 재수생, 트랜스젠더, 외국인 노동자는 어찌보면 한국형 미드의 캐릭터 작법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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