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에 빠진 인문학 - 애니메이션과 인문학, 삶을 상상하는 방법을 제안하다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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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웠다!

애니메이션을 볼 때, 개개인의 캐릭터 구성과 그들의 가치관과 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먼저 그 세팅을 보게 된다. 결국 실사가 아닌, 애초부터 판타지가 가미될 수 밖에 없는 애니메이션이라는 태생적 특성 상,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 세계관에서 나타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애니메이션, 그것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작가의 인문학적 시선으로 짚어본 글들은 영화 비평을 연상케 할 정도 였고, 이를 쉽게 소개하여 독자로 하여금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는 것 같아 고마웠다. 왜냐하면 영상이 비즈니스가 되고, 한류붐과 이 시대의 신성장동력인 듯한 분위기가 시작되면서부터 작품 자체의 의미에 대해 고찰하고자 하는 시선이 조금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척이나 반가웠고, 컨텐츠 기획 업무를 하는 나로서는 그런 시선이 결국 만듦새에 있어 영향을 주기에 고마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평을 한 마디로 한다면? 아쉽다!

물론 이 책은 인문학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현대인들을 위해 애니메이션을 그 예로 들며 잘 정리하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한번쯤은 생각해볼만한 것들을 친숙하게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이 모든 작품들이 일본 애니메이션, 즉 재패니메이션에 해당하는 사례였기 때문에 아쉬웠다.

아직까지 다행스럽게도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에서는 타깃이 조금 높게 형성되어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계층을 만들 수 있고, 유아물 청소년물 성인물의 애니메이션 제작이 가능케 되어 스펙트럼을 갖출 수 있게 하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한국은 다르다. 이미 성인, 청소년들은 한국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적고, 즐기지도 않는다. 90년대 ‘슬램덩크’라는 작품이 학생들을 강타했을 때와 지금은 또 다른 이야기이다. 시장이라고 해봤자 결국 유아물 4-6세 시장이 전부인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유아물 애니메이션을 사례로 다룸으로서 한국 사회의 아이들이 어떠한 상황인지 소위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접근하고자 하는지 다루었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그것이 바로 한국 애니메이션을 넘어, 한국의 현대인에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인문학적 고찰이 아니었는가 싶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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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로 대박 만들기 - 실화소설을 읽으며 가치투자를 배운다
김건 지음 / 가나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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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의 빛과 그림자를 조망하는 이 책은 꽤 인상 깊었다. 이 책은 주식투자를 돕는 보통의 투자해설서와는 달리 주식차트도 보이지 않고, 실화를 읽으며 가치투자를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패했을 때 딸아이의 저금통을 깨야했던 가장의 서글픔, 채무자로 돌아선 동료들, 그리고 실패하지 않기 위해 잠을 줄여가며 재테크 및 자기계발을 하는 직장인들의 애환... 그리고 가치투자!

 

편집에 있어 가독성이 떨어지게 되어 있다는 점이 눈에 거슬렸지만, 어느 정도 지나면 그러한 편집 방식에도 나름 익숙해져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징검다리 투자노트라고 하여 투자의 원칙을 알려주고 있는데, 마치 야구경기가 마치고 전문가들의 해설이 바로 이어지는 듯 하기도 하고, 초 그리고 말 공수전환 같이 환기해주는 듯한 느낌이어서 인상적이었다.

 

내용은 다음고 같다. 주인공은 은행에서 대리로 근무하지만, 미래는 그닥 밝은 편이 아니다. 좌충우돌하며 비전을 찾지 못하고 헤매인다. 그러다 박두호 과장과 함께 연대보증을 서며 은행에서 대출 받아 주식투자를 하다가 엄청난 빚에 몰려 명예퇴직을 하고 숨어살게 된다. 하지만 남은 빚은 여전히 남게 되고 퇴직금을 모두 털어도 빚은 여전히 남는다. 추강민이 빚을 남기고 잠적하자 박과장 역시 어쩔 수 없이 명예퇴직을 하고 실업자가 되는데, 그의 동생이 추강민을 찾아 상환을 독촉하며 괴롭히게 된다.

그리고 다시 재기하는 듯 하지만, 끝내 성공하지 못한 채 ‘어차피 모든 걸 다 가질 수 없는 게 인생이라면 과욕을 버리고 현실에 만족해야 했었다. 하루 빨리 떼돈을 벌어 부와 명예를 한 손에 움켜쥐려는 충동에 휩쓸려 살아온 세월이 저주스러웠다.’는 결론으로 대장정을 마친다.

 

이와 유사한 내용의 영화가 있다. 하지만 가치투자를 익혀 성공하는 결론이지만, 어쩌면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쓸쓸히 실패의 길로 접어드는 수 많은 개미투자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보다 현실적이지 않나 싶다. 그래서 책을 덮은 후 입안이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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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울 땐 카메라를 들어라 -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으로 소통하다
백승휴 지음 / 끌리는책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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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의학의 눈부신 발달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아프다. 풍족해진 오늘 날에도 굶어죽는 사람이 있다. 나눌 게 더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주의는 극심해지고, 저마다의 방식과 논리로 미래를 예측하며 리스크와 기회비용을 셈하지만, 외로움의 깊이는 깊어져만 간다.

그러고 보면 예술은 바로 거기에 있는 것 같다. 뭔가 사무치는 바로 그 때! 소용돌이 치는 사회 속에서 자신을 찾고자, 이미 안 것을 망각하지 않고자 하는 와중에 남긴 낙서가 일기가 되고 그림이 되는 게 아닐까?

 

“누구나 속마음을 찍는다”

이런 생각을 전제로 책을 펼쳐 보았다. 책의 저자도 내 생각에 동의하는 듯 다음 문장을 적어 놓았다. 그리고 담아 놓은 예들은 같은 피사체를 두고 다르게 찍은 사진을 비교하면서, 그리고 사진 자체에는 의미가 없지만, 제목과 의도를 부여함으로서 달라지는 사진을 이야기해준다.

오디션 프로에 여전히 언론이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참여하는 가운데 심사위원들이 발견하려는 보석은 저마다의 감정을 저마다의 개성으로 표현해 내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본다면 결국 이는 모두 자기 자신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에 달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의도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가장 내가 주의 깊게 본 내용이다. 약간의 의미에 있어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오래 전 <카메라 루시다>라는 책을 본 적이 있다. ‘풍크틈’이라는 개념을 이 있는 데 사진이란, 결국 찍는 사람의 것이면서도. 동시에 보는 이의 것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카메라를 통한. 세상에 대한 해석, 그리고 재해석이 바로 소통의 지점이라는 나의 깨달음이 무척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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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살인자가 되는가 - 인간심리를 통해 본 파괴적 본능의 진실
요제프 빌플링 지음, 김세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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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시 유스케의 소설 <악의 교전>을 읽으면서, 그리고 영화화된 작품을 보면서 꽤나 충격적이었다. 뭐랄까?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약의 효능이 있다고 설명은 들었지만 복용하고 바로 그 효능을 느꼈을 때에 실감하게 되는 싸한 감정이랄까? 싸이코패스가 감정을 거세하고,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데 거침이 없다는 논리적인 설명 이상이었고,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꼭 만나고 싶었다. 이 책!

책의 제목과 표지..

고맙게도 인상적이기 까지 했다. 꼭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을 정도로.

 

하지만 ‘은퇴한 독일의 명수사관’, ‘범죄 해결 99%’라는 수식어가 조금은 멀게만 느껴졌다. 현실에서 드라마를 원했던 나였을까? 아니면 보다 끔찍했던 범죄자들의 진실이였을까? 작가가 써내려간, 직접 체험한 ‘진짜 범죄자’들의 이야기는 사건의 발단을 거쳐 수사과정에 몰입하고 그 결과에 따른 체계적인 구성으로 전개하는 방식은 마치 수사 일지를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주긴 하였다. 그러나 한국을 시끄럽게 흔들던 사건들이 발생할 때 마다 워낙 많이 회자되곤 했던 범죄심리학과 전문가의 의견에 익숙해져서 인지 뭔가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것은 없지 않았나 싶었다.

 

신선함을 주었던 내용도 물론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친부의 성폭행을 묵인해온 엄마의 딸도 원했던 것 아니냐는 충격적인 고백도 있었고, 여성의 꾀에 빠져 자신이 마치 해결사라도 되는 냥 ‘더러운 일’을 처리하면서도 본인이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남성들의 안타까운 모습들도 있었으며, 토막살인하는 이유가 옮기기 편해서였다는 너무나도 단순한 사실이 황당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또, 아무리 냉혈한인 살인자라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사실을 털어 놓기 마련이라는 저자의 경험에서 얻어낸 대명제도 알 수 있었고, 여성은 누군가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살인하고, 남성은 누군가를 잡기 위해 살인한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저자의 인터뷰 중 인간이 최고의 창조물이 아니고, 누구나 살인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며 파괴적 본능은 저마다 안에서 잠자고 있다는 사실이라는 메시지가 의미 심장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떠오른 한 일화를 마지막으로 남기며 서평을 마무리할까 한다.

 

한 인디언 추장이 자신의 손자에게 말했다.

“얘야,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는 두 마리 늑대가 싸우고 있는데, 한 마리는 약한 늑대로, 그 놈이 가진 것은 질투, 탐욕, 거만, 죄의식, 자만심, 그리고 이기심이란다. 또 다른 한 마리는 착한 늑대로, 그 늑대는 기쁨, 평안, 사랑, 인내심, 겸손, 배려, 그리고 믿음을 가지고 있단다.”

 

손자가 묻는다.

“할아버지 그럼 어떤 늑대가 이겨요?”

 

할아버지 추장이 대답한다.

“내가 먹이를 주는 놈이 이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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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 태양과 청춘의 찬가
김영래 엮음 / 토담미디어(빵봉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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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의 뒤안길을 쫓아서.. 정도의 부제를 붙일 수 있는 이 책은 김영래 작가가 카뮈가 남긴 인터뷰 중 가장 좋아하는 열 개의 단어(세계/고통/대지/어머니/사람들/사막/명예/비참/여름/바다)를 말한 것을 마치 징검다리의 돌을 하나씩 놓듯이 시작한다. 조금은 관념적일 수 있으나, 카뮈가 남긴 흔적은 작품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일종의 무드(?) 같은 것을 제공해주는 듯 했다. 모호함 속에 남긴 카뮈의 실존주의적인 시선은 결국 이방인, 페스트, 그리고 시지프스 신화를 관통하는 듯 하여 책을 전개해나가는 전략에 많은 공을 들였겠다는 추측을 하게끔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카뮈의 책을 읽었으나 읽지 못한 것처럼 이해도가 부족했던 나로서는 과부화처럼 느껴지는 이미지의 연속이 조금은 힘겹기도 했다.

2부에는 읽어도 읽어도 뭔가 손에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이방인>의 실마리가 잡힌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뭔가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 삶에도 세상에도 철저히 이방인이 되어버린 주인공 뫼르소의 캐릭터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고나 할까? 또 <시지프스 신화>의 이야기도 역시 좋았던 것 같다.

3부에 그려낸 카뮈의 일생을 보여주는 연대기는 무척이나 잘 읽혔던 것 같다. 단순히 위대한 작가, 위대한 예술가라는 찬사만이 가득차 오히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던 카뮈가 친근하게 느껴졌고, 인간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에 그의 힘겨웠던 성장기, 그리고 그의 작품들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던 요소들이 조금이나마 느껴졌다.

철학자 강신주 선생이 ‘왜 쓰는 가’에 대해 써놓은 글을 보면, ‘사는 게 서럽기 때문에 쓴다’는 구절이 있었는데, 카뮈도 역시 서러웠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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