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강남엄마
김소희 지음 / 상상하우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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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엄마>, 제목부터 위화감이 드는 이 책이 요새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라면 누구나 한번쯤 아니 도대체 강남 엄마들이 어떻길래 하는 마음으로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을 가질 만 하다.

 

육아 서적에 관한 글을 쓰면서 우연히 내 손에 들어오게 된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과연 서평을 써야 할까 고민이 되었다. 만약 쓰게 된다면 책의 내용을 대충 요약하는 수준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온갖 복잡한 마음을 다 담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강남 엄마들에 대한 나의 사적 견해를 배제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

 

일단 책의 긍정적인 내용 먼저 얘기하자면 교육 정보가 많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모든 학부모라면 강남 엄마가 아니더라도 자녀의 교육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이의 인생이 결정된다는 초등 교육에서부터 방과 후 사교육과 독서 교육, 과학 탐구 교육, 심지어 인성 교육까지 엄마가 신경 써야 할 아이의 교육 문제가 얼마나 많은가.

 

이제 세 살배기 딸을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책을 읽다 보면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것이 두려울 정도다. 물론 강남의 극성 엄마가 썼기 때문에 더 할 일이 많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강남 엄마가 아니더라도 아이의 교육 문제가 가정에서 아주 중요한 고민 중 하나임은 아마 대부분의 집이 인정할 것이다.

 

이렇게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 아이 교육에 대해 이 책은 아주 꼼꼼하게 잘 설명해 준다. 한 예를 들자면 아이의 독서 습관을 들이기 위해 싫어하는 책과 좋아하는 책을 섞어서 보여 줘라, 아이가 잠자리에 들 때 꼭 책을 읽어 주어라, 한 달에 몇 번 정도는 가족과 서점 나들이를 해라 등 구체적인 안내가 잘 되어 있다.

 

독서만이 아니라 다른 교육 정보도 꼼꼼하게 제시된다. 학교 수업을 위해 어떤 준비를 도와 주어야 하는지, 예의 바른 아이로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다양한 체험을 위해 어떤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지 등이 매우 자세하게 나와 있어 아이 키우는 엄마들에게 도움이 된다.

 

특히 요새 강남 엄마들은 쉬쉬하며 자기들이 축적한 노하우를 남에게 알려 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책의 저자는 꽤 많은 정보를 공유한다. 초등학교의 교육과정까지 꼼꼼히 분석하고 어떤 학원이 좋은 학원인지 알려 주며 아이 교육 전반을 아주 소상히 체크하여 전한다고 할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유아나 초등학교 학부모를 위한 아주 훌륭한 지침서가 될 수 있다.

 

이런 긍정적 요소도 있지만 한편으로 단정지어 말하자면 이 책은 정말이지 강남스러워서 읽는 이를 화나게 하는 책이다. 글을 따라 가다 보면 마치 이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는 너무 도태되어 이 세상에서 제대로 살아갈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철저하게 엄마의 뒷바라지를 받으며 자라는 강남의 아이들, 그리고 기꺼이 그들의 도우미 역할을 자처한 엄마들.

 

우리 나라의 엄마들 중 이 책에 나오는 엄마들처럼 한 달에 백만 원이 넘는 사교육비를 기꺼이 투자하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를 따라 다니며 스케줄 관리를 할 수 있는 여건의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가정 여건상 맞벌이를 해야 하는 엄마나 경제 형편이 어려워 사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엄마로서는 강남 엄마들의 모습이 먼 나라의 얘기와 같다.

 

개인적으로 볼 때 나처럼 평범한 엄마는 절대 강남 엄마처럼 할 수 없을 것 같으니 그들이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우리 아이에게 그들처럼 철저한 엄마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을 읽으면서 위화감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마치 강남 엄마는 최고의 엄마이고 그렇지 않은 엄마는 제 노릇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느낌.

 

저자는 자신이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강남 엄마들은 대부분 그렇다고 말한다. 물론 그 방식이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서는 최선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대한민국 모든 아이들에게 최선의 방법일 수는 없지 않은가. 여기서 이 책의 문제는 발견된다.

 

저자 스스로 인정했듯이 우리 나라의 많은 엘리트들이 강남에서 배출된다. 그렇다고 하여 강남에서 자라지 않으면 엘리트가 될 가능성이 없는 걸까? 나는 NO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엄마가 철저히 관리해 주고 온갖 좋은 교육을 다 취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생명체인 아이가 거부한다면 모두 소용 없는 일이 아닌가.

 

부지런히 노력하며 아이 교육을 위해 자신을 투자하는 강남 엄마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자신이 축적한 아이 교육과 스케줄 관리 노하우를 과감하게 공개한 저자의 노력도 가상하다. 그러나 강남 엄마가 아닌 평범한 엄마들에게 이 책은 딴 세상의 이야기일 뿐이다. 교육에 대한 투자와 엄마의 엄청난 에너지를 먹고 사는 강남의 아이들, 그들은 과연 행복할까? 물론 세속적인 성공을 남들보다 쉽게 거머쥘 수는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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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인생이 뭐예요?
피에르 프랑크 외 지음, 임정린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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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빠, 인생이 뭐예요?>는 참 독특하다. 독일의 유명 배우면서 감독이자 작가인 피에르 프랑크와 열세 살 난 그의 딸 율리아의 대화를 각색한 것도 색다르고 1983년생인 임정린이라는 어린 나이의 번역가도 특이하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독일 발도로프 학교를 거쳐 카셀 미대 비주얼 커뮤니케이션학과에 재학 중이라는 이 번역가는 꽤 젊은 감각으로 이 책을 재미있게 옮겨 놓았다.

 

책은 약간 썰렁한 듯하면서도 피식 웃게 되는 독일식 유머를 잘 살려 표현하여 읽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열세 살짜리 아이들은 뭐가 그리 궁금한 게 많을까? 내가 어렸을 때를 생각해 보니 나도 그맘때엔 참 많은 것이 알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인 율리아처럼 말이다.

 

그러나 우리 세대의 대부분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그러하듯이 아빠와 그다지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하고 자랐다. 다른 집에 비해 가족적인 분위기였지만 이 책의 율리아와 아빠처럼 속 깊은 얘기를 나눌 기회는 참 어려울 뿐이었다. 책의 두 인물이 나누는 대화는 이성 관계, 참사랑과 거짓 사랑의 차이, 어른 되기, 직업 찾기 등 매우 다양하다.

 

아빠, 그럼 이제부터 어른이라는 확실한 선이 없다면요, 그래서 어른이 되는 게 서서히 일어나는 변화라면요, 얼마나 오랫동안 아이로 있어도 되는 거예요?

난 늘 아이일 수 있다면 좋겠는데. 아빠는 언제나 조금씩은 아이로 남아 있고 싶단다. 장난스럽고! 애교 있고! 순진하고! 창의적이고! 웃을 일이 아니야. 우리 어른들은 항상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행동하느라, 너희처럼 자기 감정대로 아주 솔직하게 다가가지를 못해. 그 점에선 너나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정말 부러워.

 

이렇게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는 아빠라면 어떤 아이라도 율리아처럼 쉽게 자기 속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아빠들이 가장이라는 무게에 짓눌려 아이에게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하기 어려워한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아이들이 아빠의 솔직한 모습을 좋아하며 좀더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한다.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는지 어떻게 알아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되어 있단다. 상대방의 눈에서 사랑이 마구 뿜어져 나오거든.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너도 똑 같은 눈길을 그 사람한테 보내게 될 거야. 라고 낭만적인 답변을 하는 아빠.

 

그래도 그 사람을 못 알아보면 어떡해요?라는 딸의 궁금증에는 나도 그랬어. 나도 못 알아볼까 봐 두려웠단다 라고 솔직하게 대답하는 그의 모습은 아이의 호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율리아는 더 열심히 아빠에게 질문을 하고 아빠는 또 자신이 생각하는 여러 견해를 진솔하게 말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남자 애들은 원래 허풍이 좀 심하다는 둥, 아빠가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은 상대역을 맡았던 어른 여배우였는데 바빠서 못 만나겠다는 편지를 받고 심하게 상처를 받았다는 둥 이 능청스러운 아빠는 못하는 말이 없다. 하지만 아이에게 교육적인 도움이 되도록 대화의 과정을 자연스레 이끌어가는 점이 놀랍기만 하다.

 

아이는 아빠와 즐겁게 대화하면서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려움이 닥치면 어떤 방법으로 극복해야 할지를 저절로 배우게 된다. 나도 우리 아이에게 이 책에 나오는 아빠처럼 좋은 상담자이자 유쾌한 대화 상대가 되고 싶다. 물론 엄마로서 할 수 있는 한계에서 말이다. 나머지 몫은 이 책에서처럼 아이 아빠가 함께 담당해야 할 것이다.

 

가장 감동적인 내용은 아빠는 영웅을 고를 때 뭘 가지고 판단해요?라는 율리아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그 사람의 모든 면을 다 살펴본단다! 예를 들어 바이올린만 잘 켜는 사람은 아빠의 영웅이 될 수 없어. 하지만 예후디 메뉴인처럼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바이올린 연주자인 동시에, 아주 뛰어난 선생님이고, 평화롭고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싸운 현명한 사람이라면, 영웅이 될 수 있지. 그는 자신의 예술과 인생을 하나로 연결시켰어. 하지만 세상에는 아주 뛰어난 예술가지만 다른 사람들 덕에 겨우 살아갔거나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단다.

 

아이를 교육한답시고 너무 무거운 내용의 주제로 대화를 나누려 한다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저 멀리 도망가고 말 것이다. 어느 누가 답답하고 지루한 설교를 듣고 싶어 하겠는가. 그건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모두 마찬가지다. 자연스럽게 대화하면서 이런저런 교육적 가치를 전달해 줄 때 아이는 보다 쉽게 받아들인다.

 

이 책에 나오는 아빠처럼 아이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면서 긍정적인 삶의 가치들을 이야기해 보자.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세상을 향해 열려 있는 커다란 창과 같다. 대화만 잘 이끌어 낸다면 아이도 부모의 마음, 세상살이의 이모저모, 추상적인 개념들을 모두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 믿음으로 아이와 대화한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비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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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꾸지람 나쁜 꾸지람 - 부모의 꾸지람 방법이 아이의 인생을 결정한다
하타노 미키 지음, 신현호 옮김 / 노벨과개미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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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지금 상담가로 활동하며 초, 중, 고등학생을 키우는 어머니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상담에 응하다 보면, 어렸을 적에 방법만 조금 달리하여 키웠다면 지금 이런 문제로 고민하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안타까울 때가 참 많습니다. 유아기에 아이를 어떻게 키웠는지는 5년 혹은 10년이 지나서야 그 결과가 나타납니다. 우리의 기나긴 인생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는 유아기라는 사실을 날마다 통감하고 있습니다. 책의 서문에서

 

아이 키우기에 대한 정답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아이의 행동 특성을 보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좋은지 고민이 된다. 돌이 되기 전에 우리 아이는 한참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곤 했었다. 그런 아이를 보며 저 버릇을 어떻게 없앨까 걱정했는데 15개월이 된 지금은 대충 엄마와 의사소통이 되니 그런 행동이 자연히 없어졌다.

 

아이는 아이대로 자기 나름의 의사 표현을 하고 싶은데 언어라는 표현 수단을 배우지 못했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나 지금 졸려요, 배고파요 라는 표현을 엄마에게 하고 싶은데 그걸 전달하는 방법을 모르니 말이다. 가장 원초적인 수단인 소리 지르기로 엄마에게 자신의 의사 표현을 했던 아이를 생각하면 괜한 고민에 빠졌던 내 모습이 우습기만 하다.

 

<좋은 꾸지람 나쁜 꾸지람>은 일본에서 육아 상담가로 활동하고 있는 한 여성이 쓴 책이다. 저자는 일곱 번 칭찬하고 세 번 꾸짖어라 라는 말로 칭찬의 중요성 전하고 올바른 꾸짖음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친다. 엄마들이 아이를 꾸짖는 까닭은 우리 아이가 훌륭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하지만 많은 엄마들이 화내는 것과 꾸짖는 것의 차이점을 모른 채 감정적으로 호통을 치기 일쑤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화 내는 것은 그야말로 자신의 감정을 분출하고 교육이라는 본래 목적을 상실한 행동이다. 반면에 꾸짖는 것은 상대를 위하는 마음에서 그 사람의 잘못을 깨우쳐 주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를 꾸짖고 싶다면 화 내지 말고 올바른 방법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잔소리를 많이 하는 엄마라면 그 횟수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잔소리형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는 크게 두 가지 모습을 보인다. 하나는 부모가 으레 하는 잔소리려니 여기고 아무리 꾸짖어도 엇나가는 경우다. 아니 오히려 꾸짖으면 꾸짖을수록 엇나가기 쉽다. 또 한 경우는 아이가 엄마의 말에 일일이 신경을 쓰다가 혼자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고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는 나날이 스트레스가 쌓이고 우울증에 시달린다.

 

그러므로 평소에 사소한 일까지 일일이 간섭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자잘한 잔소리보다는 이것만큼은 용서하지 않겠다, 여기서 더 이상은 물러 나지 않는다 하는 경계를 정해 놓고 그 범위를 벗어났을 때만 따끔하게 혼내는 것이 좋다. 그래야 아이는 정해진 원칙을 어기면 엄마한테 엄청 혼나는 구나 하는 생각을 갖고 다음부터 그 원칙을 지키려 애쓰게 된다.

 

이렇게 꾸짖는 방법과 원칙을 정해 놓으면 사사건건 아이와 신경전을 벌일 필요도 없다. 아이에게 허용 가능한 원칙을 알려 주기만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엄마의 기대에 따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마트 같은 데서 뭔가를 사달라고 떼쓰는 아이를 혼내기에 앞서 그런 곳에 가면 절대 충동적으로 물건을 사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한둘 자녀로 가정에서 귀하게 커서 버릇이 없다거나 어리광이 심해 엄마 속을 태우곤 한다. 주변에 많은 엄마들이 아이 데리고 어디 다니기가 무섭다고 말한다. 뭔가를 사달라고 하거나 징징거리거나 정신 없이 돌아다니며 엄마를 피곤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어떤 원칙을 세워 놓고 아이에게 그것을 엄격히 얘기해 준다면 점점 나은 행동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아이들은 자기가 잘한 행동에 대해 칭찬 받기를 좋아하므로 꾸짖음의 효과보다 칭찬의 효과를 이용하여 교육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 책을 보면 아이가 두세 살 정도까지는 몸 전체를 끌어안고 칭찬할 것을 권한다. 업어 달라고 보채지 않아서 우리 딸 참 착하네 이렇게 말하면서 아이를 끌어안으면 아이는 뭔가 해냈다는 생각으로 만족감과 충족감을 느낀다.

 

네다섯 살이 되면 칭찬하는 내용이나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아이가 컸는데 위와 같은 방법으로 대한다면 오히려 그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이 나이대의 아이는 자기 나이에 알맞은 훌륭한 일을 했을 때 구체적으로 칭찬해 준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장난감을 잘 치우거나 유치원 갈 준비를 혼자서 하는 등의 일에 대해서 칭찬하면 아이는 뿌듯해 한다.

 

칭찬할 때에는 아이 스스로가 이 일은 쉽지 않군,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며 다소의 불안감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여 겨우 해냈다고 흐뭇해할 즈음에 칭찬해야 한다. 너무 쉽게 칭찬하면 아이는 오히려 재미를 잃고 성취욕이 상실될 수 있다. 자기도 어렵다고 느끼는 일을 했을 경우 아이 자신도 만족감을 얻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엄마로 살아가기는 참 어려운 일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칭찬 하나를 해도 제대로 해야 하고 꾸짖을 때도 바르게 꾸짖어야 하니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아이라는 인격체가 세상에 도움이 되는 멋진 존재로 자라나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사람도 엄마다. 책을 통해 내가 우리 아이에게 적당한 칭찬과 알맞은 꾸짖음을 주는 좋은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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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사는 엄마
서형숙 지음 / 리즈앤북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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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면 가끔 내가 잘 키우고 있나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온갖 유해한 음식과 환경 속에서 집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먹이고 천 기저귀를 쓰는 등 신경을 기울이지만 그래도 찜찜할 때가 많다. 우리가 쉽게 사먹는 온갖 음식들이 농약과 유해 물질로 범벅이 되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어디서 안 그런 음식을 구하랴 싶어 그냥 먹게 되는 게 나와 같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모습이다.

 

<거꾸로 사는 엄마>는 우연한 기회에 유기농산물 세상을 접하고 십 여 년 동안 이와 관련한 일들을 하며 살아 온 주부 서형숙 씨가 쓴 책이다. 건강한 먹거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라면 한살림 이라는 생협 공동체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서형숙 씨는 강남에서 이 공동체를 함께 하며 건강한 먹거리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에어컨으로 야기되는 문제가 안타까워 부채로 여름을 나고 유기농 먹거리를 위해 직접 생산자를 찾아 다니는 엄마. 자가용에 아이를 태우고 다니며 온갖 과외와 학원 도우미 역할을 자초하는 일반적인 강남 엄마와는 다른 모습이 영락 없는 시골 아줌마다. 그래서 자신을 스스로 거꾸로 사는 엄마라고 칭했나 보다.

 

화학 조미료는 천식, 구토, 두통을 유발하고, 뼈의 성장을 멈추게 하고 어린이의 뇌신경을 파괴한다. 아이 머리 좋게 하려고 갖은 애를 쓰는 어머니가 아이에게 뇌신경 파괴하는 화학 조미료가 듬뿍 들어간 먹을 거리를 주다니 어이가 없다. 화학 조미료는 아이들이 먹는 과자, 음료에도 들어간다.

 

엄마가 이토록 아이들 먹거리와 우리 농업 살리기에 관심이 많으니 혹자는 아이들 교육은 뒷전이라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다른 열성적 엄마들 밑에서 자란 아이들과 달리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할 줄 아는 아이들은 많은 이들의 칭찬을 들으며 자랐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바로 수입 밀이 엄청난 농약 범벅이라는 사실. 예전에도 들어서 대충 그 상황을 알고는 있었으나 실험 결과와 유통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직접 읽으니 문제가 심각하다. 바구미조차도 수입 밀은 몸에 묻히기조차 싫다고 그 위에서 거부를 했다고 하니 얼마나 유해한 걸까.

 

수입 밀은 재배 과정은 물론 수송 과정에서도 농약이 뿌려진다. 수출하는 밀은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양의 수십 배까지도 농약을 뿌려 재배한다. 창고나 컨테이너 같은 밀봉 용기 안에서도 살충제 등으로 훈증되며 엘리베이터 컨베이어에서는 분무 처리 된다. 재배 후에까지 노약을 치는 이유는 몇 주마다 부화되는 바구미와 다른 유충을 죽여야 하기 때문이다. 밀폐된 용기 안에 실려 긴긴 날 고온 다습한 바다를 건너와야 하니 당연하다. 잔류성 강한 맹독성 농약을 뿌릴 수 밖에 없다.

 

이런 글을 읽다 보면 밀가루 음식을 먹을 맛이 딱 떨어진다. 저자는 설탕, 우유, 달걀, 버터 등이 꼭 들어가야 하는 빵 문화보다 첨가물이 거의 없는 떡 문화로 간식 생활을 바꾸는 걸 제안한다. 국수를 먹더라도 쌀 국수를 먹으면 좋다. 정 밀가루 음식을 먹고 싶다면 유통 과정에서 첨가물을 적게 넣은 우리 밀을 이용하자.

 

이 책의 저자처럼 100% 유기농산물만을 구입하여 먹기도 쉽지가 않다. 주변에는 달콤한 여러 유해 음식의 유혹이 있으며 유기농산물은 그 재배량도 적고 유통도 쉽지 않아 소비자의 손에 들어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왕이면 유기농산물을 구입하고 싶지만 일반 마트에는 아주 적은 양의 유기농산물만 유통될 뿐이다.

 

그렇다고 하여 시골을 직접 발로 찾아 다니며 농약 안 친 채소, 풀을 먹인 소, 사료와 항생제를 먹이지 않은 닭이 낳은 달걀을 찾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살림은 유기농산물을 원하는 소비자와 건강한 우리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민을 연결시켜 주는 중계자 역할을 한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에서 한살림이 지향하는 목표를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1.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거룩한 생명을 느끼고 그것을 실현합니다.

2. 우리는 우리가 딛고 사는 땅을 내 몸처럼 생각합니다.

3. 우리는 이웃과 생산자와 소비자를 가족으로 생각합니다.

4. 우리는 우주 생명의 일원으로서 생태계에 책임지고자 합니다.

5. 우리는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나부터 시작합니다.

 

자연을 아끼고 인공적인 것들을 피하고자 노력하는 많은 운동들. 이런 움직임이 있는 한 이 세상은 그나마 살만한 곳일 것이다. 우리 후손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건강한 것을 만들고 이 땅의 생명력을 지키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 평범한 아줌마의 십 년에 걸친 유기농 먹거리 만들기 운동은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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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짐승 보리 어린이 첫 도감 2
강성주 외 그림, 박인주 감수 / 보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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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엄마들 사이에서 자연관찰 전집을 들이는 일이 대 유행이다.

몇십만원을 호가하는 자연관찰 책을 보면 그림도 너무 선명하고 예쁘며 내용 또한 백과사전 수준이다. 그림 보기를 시작하는 한 살 정도 아이부터 한참 커서 초등학교까지 볼 수 있으니 투자한 비용을 충분히 뽑을만 하지만 그래도 꽤 많은 금액이라 엄마로서는 구입을 망설이게 된다.

이 책은 동물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를 위해 자연관찰 전집을 구입하는 대신 장만하게 되었다. 가격 대비 자세한 세밀화 동물 그림과 내용 설명이 잘 되어 있어 한참 클 때까지 볼 수 있을 것 같다. 토끼, 호랑이처럼 친숙한 동물도 있지만 고라니 등 아이가 잘 알 수 없는 우리 산짐승들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아이들은 동물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엄마들은 동물 관련 책을 고민하게 되는데 보리의 동물 책들은 세밀화를 바탕으로 하여 예쁘고 내용도 좋다. 우리 아이는 다른 보리 세밀화 도감을 본 적이 없지만 이 책을 처음 접하고는 호랑이, 토끼 등 친숙한 동물을 손으로 가리키며 좋아했다.

책의 사이즈도 크고 시원해서 보기에 좋고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한 세밀화는 어른이 봐도 너무 예쁘고 사실적이어 감동적이다. 요새 우리 아이는 이 책을 펼쳐 놓고 엄마보고 자꾸 책에 나오는 동물을 자기 스케치북에 그려 보라고 한다. 그리고는 자기도 크레파스를 들고 옆에서 흉내를 낸다. (참고로 지금 15개월)

한참 클 때까지 보고 나중에 글을 알게 되면 내용을 읽으며 동물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만족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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