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육아책 - 날마다 초보인 부모를 위한
아케하시 다이지 지음, 김대환 옮김, 오타 토모코 그림 / 이레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아이 키우는 데에 정답이 어디 있을까. 그래도 엄마 마음은 무언가 보다 나은 육아법이 있지 않을까 하고 여기 저기 정보를 뒤지게 마련이다. 특히 나이 드신 어른들을 모시고 사는 경우가 드문 요즘에 옛날과 같은 좋은 육아 방법이 전수되기가 참 힘들다.

 

현대를 사는 엄마들을 대부분 다양한 정보를 담은 육아 싸이트나 서적을 통해 육아 지식과 정보를 얻는다. 그러나 이것 또한 부지런해야 가능한 일. 아이와 씨름하다 보면 하루가 후딱 지나가는 이 마당에 언제 컴퓨터나 책을 붙들고 앉아 있으란 말인가.

 

<친절한 육아책>은 날마다 초보인 부모를 위해 아주 간단한 글과 만화로 육아의 여러 방법을 가르친다. 너무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금방 읽히기 때문에 늘 시간에 쫓기는 엄마들에게도 유용하다. 게다가 만화로 예를 들어 주어 책 읽기가 귀찮은 이들에게도 적합하다.

 

그렇다고 하여 만만히 볼 만한 책은 전혀 아니다. 다른 어떤 두꺼운 책보다 더 훌륭하게 아이 키우는 좋은 방법들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일본 독자들은 글자가 크고 문장도 간결하기 때문에 어린아이를 키우느라 시간적 여유가 없는 어머니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책 내용에 모두 납득할 수 있었다. 걸핏하면 삐치는 엄마가 되지 않으려고 이 책을 항상 볼 수 있는 곳에 두고 있다.고 칭찬한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엄마들이 자기 아이가 공부도 잘 하고 심부름도 잘 하며 주위의 못된 아이들이게도 지지 않는 강한 아이, 자기 의사를 확실히 갖고 있는 아이,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 밖에서 잘 노는 아이로 크길 바란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아이가 되는 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자기 의사를 확실히 갖고 있는 아이는 대개 성격이 고분고분하지 않으며, 밖에서 잘 놀면서 심부름도 잘하고 숙제도 잘 한다는 것은 보통 아이에게 엄청난 무리이기 때문이다. 잘 놀면서 어떻게 공부도 잘 할 수 있겠는가. 이런 바람은 그저 엄마의 지나친 욕심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 아이가 현실에 없는 이상적인 아이가 되지 못한다고 고민하기보다 지금 있는 아이의 장점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함이 옳다. 모든 아이들은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개성이 있는 존재들이며 장단점을 고루 갖춘 인격체이기 때문이다.

 

욱해서 순간적으로 화를 폭발시키는 아이는 대개 남을 배려하는 상냥한 면을 갖고 있습니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는 자신의 의사를 이미 확실히 갖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동작이 느린 아이는 신중하고 인내심이 강한 타입일지도 모릅니다. 장난이 심한 아이는 요즘 아이들이 잊어버린 활달함을 갖고 있습니다. 얌전한 아이는 남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도 쉽게 알아차리는 민감한 면이 있습니다.

 

이렇게 동전의 양면처럼 장단점을 갖고 있는 아이에게 부족한 면만 자꾸 보고 꾸짖는다면 아이는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부모가 시선을 달리해서 보면 문제아로 보이던 아이도 사랑스럽고 훌륭한 아이가 될 수 있다. 결국 문제는 부모의 육아 태도에 달려 있는 것이다.

 

영아기 때에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많이 안아주고 다독거리며 스킨쉽을 자주 하는 것이다. 울어도 안아주지 않고 내버려두면 아이들은 스스로 울음을 삼키는 능력이 생긴다. 이런 아이들은 결국 잘 안 울게 되어 겉보기에는 안아주지 않아도 되는 착한 아이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내면으로는 불만을 꾹꾹 눌러 놓으면서 분노가 가득 차게 된다. 이렇게 쌓인 불만들은 언제 폭발할지도 모르는 위험물이 되고 결국 정신적으로 피폐한 인간이 되기 쉽다. 아이들은 무의식 중에 자기가 세상에 필요 없는 존재이며 아무도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 주지 않는다는 위험한 가치관을 형성하게 된다.

 

저자는 만 10세까지는 아이의 어리광을 충분히 받아주고 따뜻이 대하라고 강조한다. 어리광을 충분히 부린 아이는 욕구 불만이 없기 때문에 건강한 인격체로 자랄 수 있다. 그러나 어리광응석을 혼돈하는 일은 금물이다. 어리광 부리는 것은 어린 아이다운 긍정적 행동인 반면에 응석 부리는 것은 자기 고집을 부리며 남에게 피해를 주는 나쁜 일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불쾌한 일을 엄마에게 털어 놓을 때 귀 기울여 잘 들어주는 일은 어리광을 받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슈퍼마켓에서 사지 않아도 될 물건을 사달라고 떼쓰는 것은 응석에 해당한다. 이 응석을 받아주다 보면 아이는 점점 더 버릇 없는 사람이 된다.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부모는 보다 더 자기 아이에 대한 이해가 쉽다. 아이와 대화할 때에는 어떤 대답을 내리려 하지 말고 그저 맞장구를 쳐 가며 들어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아이들은 이미 마음 속에 올바른 생각과 행동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른과의 대화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아이의 반항에 대처하는 것 또한 유연한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아이가 반항한다는 것은 자기 의지를 갖고 행동하겠다는 표현이다. 이럴 때 부모가 너무 민감하게 굴면 아이의 반항심은 삐뚤어지고 만다. 아이의 독단적 태도를 환기시키면서 해가 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받아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어리광반항을 거듭하면서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길을 걷는다. 아이들 특유의 이런 행동들에 대해 지나치게 혼을 내거나 가르치려 들지 말고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좋은 습관을 형성하도록 해 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모의 관심과 대화, 부모 자신의 긍정적인 태도가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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