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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야, 무얼 보니? - 자음 숨은그림찾기 ㅣ 비룡소 창작그림책 26
정지영.정혜영 지음 / 비룡소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화려한 원색의 그림이 그려진 그림책은 아이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고 활력을 불어 넣는다. 대부분의 아기들은 선명한 원색을 더 잘 인식하기 때문에 화려한 그림책을 더 잘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나치게 자극적인 단색의 그림책은 싫증 나기가 쉽고 순간의 흥미만을 주어 부정적인 요소도 있다.
우리 아이가 너무 자극적인 것만 관심을 갖고 본다면 서정적인 그림이나 무채색이 돋보이는 그림책을 접하도록 해 보자. 출판되는 아기 책 중에는 연필화로 그려진 무채색의 그림책이나 한국적 회화 기법으로 은은한 느낌이 드는 것들이 꽤 있다.
비룡소에서 나온 <고슴도치야, 무얼 보니?>는 동양화와 조소를 전공한 정지영, 혜영 자매가 구상부터 글, 그림의 완성까지 모두 공동 작업으로 그린 그림책이다. 직접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한 두 작가는 일상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겪은 일들을 소재로 하여 그림책을 만들어 왔다.
이 책은 <야금야금 사과>라는 책과 한 세트로 아이에게 한글 자음과 모음을 자연스레 알려주기 위한 목적으로 쓰였다. <야금야금 사과>는 모음을 설명하며 <고슴도치야, 무얼 보니?>는 자음을 하나씩 보여준다.
책의 첫 장을 펼치면 ‘ㄱ’이 왼쪽 페이지에 커다랗게 그려져 있고 오른쪽에는 기역으로 시작하는 이름의 동물인 고슴도치 그림이 있다. 한국화 기법으로 그려진 그림은 부드럽고 친숙한 느낌이 들며 쓰인 글귀도 아이가 듣기 좋은 리듬감을 갖추고 있다.
‘ㄴ’을 보여주는 장에서는 “아야 아야, 가시에 찔린 너구리를 봐. 너구리야, 너구리야, 이게 무슨 소리지?”라고 하여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러면 다음 장에서 ‘ㄷ’을 보여주고 “아작아작 다람쥐가 도토리 씹는 소리야. 다람쥐야, 다람쥐야, 무슨 냄새니?” 라는 글귀로 이어진다.
즉 자음을 하나씩 보여주면서 그 자음을 음절 첫머리에 갖고 있는 동물을 하나 같이 등장시키고 그 동물에게 말을 걸면서 계속 이어지는 재미난 구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고슴도치 – 너구리 – 다람쥐 – 라마 – 말 – 뱀’ 등으로 이어지는 동물들 이야기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ㄱ,ㄴ,ㄷ,ㄹ’ 등의 한글 자음을 익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