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이 내 아이의 인생을 결정한다
이명경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최근 들어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에 대해 심심찮게 언급된다. 소아정신과에서 일종의 병으로 인정되어 현재 학교 교사들에게까지 교육하고 있는 이 증상은 흔히 말하는 산만한 아이 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주말 방송 중에 아이들의 행동 교정을 보여주는 프로에서 자주 다루어져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된 병의 명칭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이 증상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한 학급에 한 두 명 정도는 꼭 있다고 한다. 수업시간에 돌아다니거나 계속 큰소리로 떠드는 아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 채 내내 딴짓만 하는 아이. 이런 아이의 부모나 교사는 안타깝기만 하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혹 우리 아이가 이 증상을 갖고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다.

 

옛날과는 다르게 요새 아이들이 더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왜일까? 상담 심리학을 공부하고 현재 집중력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 책의 저자는 그 이유를 게임과 텔레비전 등 자극적인 매체에 많이 접촉하는 환경, 지나치게 규율과 규범이 없는 방임적 육아나 그 반대로 너무 아이를 얽어 매는 양육 방식, 인스턴트 위주의 식습관 때문이라고 말한다.

 

흔히 엄마들이 우리 아이는 게임할 때 엄청 집중해요 라고 말하는데 책에서 말하는 집중력이란 이런 수동적 집중력과는 거리가 멀다. 게임이 주는 자극적인 상황에만 집중하는 아이는 그것보다 덜 자극적인 일들에는 집중하기 힘들다. 이런 아이는 일상 생활에선 전혀 집중력이 없는 산만한 아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생활에서 집중력이 높은 아이는 주어진 과제에 몰두하여 시간 내에 끝낼 수 있고 자기 통제 능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순간적이고 즉각적인 만족을 주는 게임이나 비디오에 심취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스스로 통제하여 불편하고 힘든 일일지라도 수행하려 노력한다. 그런 아이는 당연히 공부를 잘하고 학업 성취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럼 주의력과 집중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지나치게 말초적인 신경을 자극하는 환경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가 이미 게임과 텔레비전 중독이라면 그것을 끊는 것이 가장 좋다. 텔레비전과 게임 시간을 정해 놓고 꼭 그 시간 동안에만 티비를 보고 컴퓨터를 하도록 유도한다.

 

저자는 주의력이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형성되는 능력임을 강조한다. 식사시간, 잠자는 시간, 텔레비전 보는 시간 등이 일정하게 유지될 때 아이들은 주변의 다양한 정보에 안정적으로 눈과 귀를 기울일 수 있다. 이렇게 시간 활용을 잘 하다 보면 자기 생활을 아이 스스로 통제할 수 있어서 좀더 효과적인 시간 배분을 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자녀의 집중력을 꺾는 부모들을 언급하면서 그런 부모의 양육태도가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조기교육에 집착하는 엄마, 아이가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태도, 많은 걸 성취해야 한다는 가치관, 이 반대로 너무 방임하는 부모의 생활 방식 등은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냥 아이를 믿으면서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 주는 것만으로도 부모는 훌륭한 아이의 인생 선배가 될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은 이 사실을 잊은 채 아이를 다그치며 보다 더 많이 성취하라고 강조하는 오류를 범한다. 한편 어떤 부모들은 마치 자기 아이들을 그저 방치하는 것이 훌륭한 교육 방식인 양 착각한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부모들에게서 자란 아이가 어떻게 행복하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책은 부모들에게 따끔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지나친 자극을 줄이고 적당한 학습 의욕을 불어 넣어 주면서 칭찬하는 교육법이 가장 좋다는 것. 학업과 관련하여 너무 강조하거나 방치하는 행동은 금물이다.

 

인간은 모두 더 잘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태어난다. 아무리 못난 사람도 지금보다 더 못한 자신의 모습을 원하지 않는다. 다만 잘하고자 하는 자신의 마음을 자주 무시당하거나 해도 안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믿음을 부모나 교사로부터 은연 중에 전달받게 될 때 쉽게 포기하고 좌절하게 된다.

 

이런 칭찬의 방법에도 기술이 있다. 잘 하는 것을 콕 꼬집어내어 칭찬할 것, 다양한 영역에서 골고루 칭찬하여 고른 인성 발달을 도울 것, 어떤 일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중시하며 얘기해 줄 것,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눈빛과 다정한 몸짓으로 칭찬해 줄 것 등이다. 이 말대로라면 고래도 춤추게 하는 칭찬으로 사랑스러운 아이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

 

엄마들의 가장 큰 오류가 바로 우리 아이의 행복을 위한다면서 진정한 행복의 길은 제시해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치 엄마가 요구하는 길로 가야만 아이가 행복할 것이라는 착각을 버리고 한 템포 늦춰 아이를 바라 보자.

 

우리 아이가 혹시 지나치게 많은 자극에 노출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너무 방임적으로 자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변 환경이 산만한 건 아닌지, 부모로서 반성해야 할 모습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아이를 사랑한다면 부모부터 바뀌자. 그러면 우리 아이의 집중력도 쑥쑥 자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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