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 자연 치료법 - 건강을 부르는 인디언의 지혜
도리스 이딩 지음, 전재성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인디언 자연 치료법>은 인디언들이 자연을 통해 몸의 병을 치료하고 마음을 다스릴 때 쓴 방법을 총망라했다. 흔히들 인디언이라고 하면 북아메리카 인디언을 떠올리지만, 알래스카 인디언을 비롯하여 이들의 흔적은 여기저기에 널려 있다.
 

오랜 세월동안 문명과 단절된 생활을 했지만, 인디언들은 현명한 삶의 방식을 택하고 자연과 조화롭게 사는 법을 익혀 왔다.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연을 해치지 않고 인간이 자연의 일부가 되어 그 속에서 혼연일체를 이루며 사는 모습이다.

 

"각각 모시는 최상의 존재나 신격은 서로 다르게 불려도, 살아 있는 존재라면 하나의 예외 없이 서로 이어져 있다는 점을 인디언들은 잘 알고 있다. 아무리 작고 보잘것없어 보여도 살아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존중하고 관심을 기울여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는 점을 이들은 잘 이해하고 있다."

 

인디언 부족은 수백 종류로 다양하지만 이들 사이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인간과 자연, 우주의 통일성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인디언의 치유 방식은 이러한 사고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 그래서 질병의 증세를 사라지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려고 애쓴다.

 

현대 의학에서는 몸이 아프면 그 질병이 무엇인지 밝히고 그 원인이 되는 요소를 약물이나 수술 등을 통해 치료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러나 인디언들은 몸이 아픈 이유를 마음과 행동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아픈 몸을 치료함과 동시에 마음과 행동의 치유도 필요하다고 믿는다.

 

식물과 동물의 힘이 인간을 치유한다

 

"수천 년 전부터 인디언은 치료 효과를 지닌 약초에 대한 포괄적인 지식을 지니고 있었다. 이 지식의 뿌리는 아주 깊다. 그리고 어떤 질환이나 일병에 어떤 식물을 어떻게 처방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은 치유자만이 아니다. 이 귀중한 체험은 대대로 전수되어 왔다.

 

그래서 인디언은 약초라면 언제나 주의를 기울이며-결국 약초는 인디언 자신과 마찬가지로 자연과 우주의 일부이다-매우 조심스럽게 활용해 왔다. 그들은 식물을 영혼이 깃든 존재로 보았으며, 많은 샤먼과 그밖의 치유자들은 식물의 치유 능력이 식물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신령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약초에 대한 이와 같은 믿음은 인디언들에게 좋은 식사와 정신적인 정화 작용을 가져 왔다. 긴장 완화, 나이와 신체 상태에 맞는 휴식 시간도 인디언 건강 철학의 일부다. 그럼 어떤 식물들이 어떤 효능을 갖고 신체와 영혼을 건강하게 유지해 줄까?

 

토마토, 초콜릿, 카카오, 아보카도, 옥수수, 파인애플 등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이런 식물들은 인디언 문화에 뿌리를 둔 것들로, 그 명칭마저도 인디언 용어에서 비롯되었다. 인디언들은 이 과일과 채소들을 그저 맛 때문이 아니라 그것들이 가진 치료 효능 때문에 먹는다.

 

살 빼려면 파인애플 먹고, 오소리를 따라서 약초를 캐라

 

아메리카를 정복했을 때 에스파냐인들은 인디언들의 높은 문명 수준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특히 이들이 먹는 음식에 놀라워했는데, 그중에는 브라질, 페루, 멕시코 지역에서 재배되는 파인애플도 있었다. 처음에 에스파냐인들은 그 달콤한 맛에 완전히 반했다. 그 후 이 과일이 지닌 여러 치료 효능도 체험하면서 파인애플에 빠져들게 된다.

 

최근 유럽의 여러 연구소에서 열대 고원지방에서 자라는 파인애플에 대해 조사를 했는데, 이 기적의 재료에는 엄청난 양의 브로멜라인, 즉 단백질 분해 효소가 들어 있다고 한다. 브로멜라인은 단백질 중에서도 소화가 잘 안 되고 독성이 있는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하기 때문에 체중 감소에 효과적이다. 또한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능도 있다고 한다.

 

인디언 부족은 파인애플의 즙과 과육에 이뇨 작용과 소화 촉진 작용이 있다는 것을 진작에 알고 있었다고 한다. 병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늘 먹어두고, 열을 내리게 하거나 우울증, 흥분제로도 사용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다.

 

식물을 이용하는 외에도 인디언들은 동물과의 조화를 꾀하고 그들을 적절히 이용하며 살아왔다. 인디언 부족은 동물이 인간과 신비주의적인 운명 공동체이며 친척 관계라는 믿음이 확고하다. 따라서 동물에게 해롭게 하는 걸 피하고 그들의 영혼과 교감하며 살 것을 강조한다.

 

인디언들은 인간이 동물 없이 살아남는 것보다 동물이 인간 없이 살아남는 것이, 훨씬 더 쉽다고 단언한다. 많은 인디언 신화에는 인간이 피조물 가운데 제일 끝에 있으며, 동물이 인간보다 훨씬 이전부터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고 묘사한다. 우리의 단군 신화에서 곰이 인간으로 변해서 시조가 되었다는 것 또한 이와 같은 토테미즘에 근거한다.

 

동물에 관한 이야기 중 재미있는 것은 인디언 부족이 좋아하는 동물 중에 오소리가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오소리는 아주 괴팍하고 공격적인 동물로 인식하기 쉬운데, 그 공격성 외에 '약초 캐기 전문가'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오소리의 몸은 강하고 튼튼하며 발톱과 이빨은 매우 날카로워 땅을 깊숙이 팔 수 있다. 오소리는 땅을 파헤쳐서 다양한 약초 뿌리들을 캐내는데, 인디언들은 풀과 나무의 효능에 대해 오소리만큼 잘 아는 동물이 없다고 믿는다. 그래서 인디언들은 오소리를 위해 제의를 베풀고 약초를 알려달라는 주문을 외기도 한다.

 

생명을 얻으려면 자연과 호흡하라

 

책의 마지막에서 소개하는 인디언의 자연 치료법은 바로 '호흡'이다. 자연과 호흡하는 것, 맑은 밤 공기를 폐에 깊숙이 들이마시고 내뱉는 것은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다. 탄생의 순간부터 시작되어 죽음에 이르면 멈추는 이 호흡만큼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에 중요한 건 없다.

 

책에서는 의도적으로 호흡 훈련을 하고 자주 호흡에 대해 인식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자면, 매일 아침 15분 동안 호흡에 집중하여 복식 호흡을 한다든가, 정신을 집중하며 단전에 힘을 주며 호흡하는 등의 방법을 택하라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현대인들은 인디언들의 생활 모습과 거리가 먼 형태로 살아간다. 자연과의 조화, 약초와 같은 음식 섭취, 좋은 호흡 등 인디언들의 오랜 생활 방식은 우리 삶에 적용할 만하다. 비록 자연과 멀리 떨어진 도시인일지라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인디언들처럼 자연과 호흡하며 지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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