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여보세요 - 이와사키 치히로 아기 그림책
마쓰타니 미요코 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임은정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언젠가 베스트셀러 목록에 1위 자리를 차지하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던 <창가의 토토>라는 책을 기억할 것이다. 이 책의 표지와 삽화를 그렸던 이와시키 치히로의 그림은 투명한 느낌의 수채화로 유명하다.

어린이를 평생의 작품 테마로 삼아 따뜻한 인간 감성과 동심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그는 1974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참 많은 그림을 그렸다. 반전, 반핵 운동에도 앞장 서는 한편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과 교감을 이루었던 이와사키 치히로.

<따르릉 여보세요>와 <목욕탕에서 첨벙첨벙>은 이와사키 치히로가 그림을 그리고 동화작가인 마쓰타니 미요코가 글을 쓴 아기 그림책 시리즈에 속한다. 별도의 스케치 작업 없이 언제나 양손으로 붓을 들고 그림을 그렸다는 작가의 독특한 그림풍이 그대로 묻어나는 한편 아이들이 좋아하는 내용을 소재로 하여 시선을 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자기 연령에 딱 맞는 놀이를 선택해 스스로 재미있게 논다. 별다른 놀잇감을 주지 않더라도 주변의 사물을 이용하여 어른을 모방하고 흉내 내면서 즐거워하는 것이다. 세 살짜리 우리 딸아이가 한창 빠져 있는 놀이는 바로 전화하기와 목욕하기, 요리하기 등이다.

이 책은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소재로 하여 친근한 느낌을 준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도 자신과 비슷한 행동을 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쉽게 책에 빠져들 수 있다. <따르릉 여보세요>는 책 표지에 전화 수화기를 들고 서 있는 귀여운 아이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 아이를 가리키며 딸아이의 이름을 붙여 주었더니 금방 책장을 펼친다.

따르릉 따르릉 전화기가 울리고 잠을 자던 모모는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수화기를 들고 "누구세요?"하고 묻자 다음 장에서 커다랗다고 빨간 해님이 수화기를 들고 이야기를 한다.

"해님입니다. 잘 잤나요? 벌써 아침이에요."

그 다음은 오리가 수화기를 들고는 깨끗이 세수했냐고 묻는다. 민들레 전화국에서는 나비 요정이 전화를 걸어 들판에 꽃들이 가득하니 빨리 오라고 얘기한다. 따르릉 따르릉 전화벨은 계속 울리는데 모모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 장면에서 모모는 해님, 꽥꽥 오리, 나비 요정과 함께 나들이를 하고 있다.

참 단순한 내용이면서도 그림과 어우러진 내용이 시적이고 아름답다. 게다가 아이가 좋아하는 전화, 오리, 나비 등을 소재로 하고 있어서 책의 내용에 금방 친숙해진다. 처음에는 책의 배경이 하얀색이라 너무 밋밋하고 그림도 투명한 느낌의 수채화라 아이가 잘 볼까 걱정했지만 의외로 아이는 너무 좋아하며 반복해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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