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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표 이야기 -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정표.김순규 지음, 이유정 그림 / 파랑새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원래 이 책은 신랑네 회사에서 선물로 들어 온 것을 갖고 온 것이다. 내용을 보니 그냥 아픈 아이 이야기 인것 같아 묵혀 두었는데, 오늘 갑자기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아이들에게 읽히기 적합한 책인 것 같아서 학생들에게 선물로 주려고 책장에 꽂아 두었던 걸 정리하다가 발견한 것이다. 비도 오는데 내용이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나려고 한다.
한 아이가 있었다. 정표. 어느날 갑자기 코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병원에 가는 정표는 백혈병 판정을 받는다. 일년간 병원 생활을 하면서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일기로 표현하는 아이.
그 아이의 마음은 너무도 솔직하다. 옆 자리 친구의 엄마가 떡볶이를 먹으면 먹고 싶고, 칼국수도 먹고 싶고... 아픈거보다 먹는거 참는게 더 힘들다는 아이. 약물 투여 때문에 얼굴이 변하고 아픔때문에 괴로워도 병을 이겨 내려는 마음 하나로 세상을 사는 아이들.
엄마한테 화를 너무 많이 내서 미안하다는 얘기, 꽃이 핀 병원이 예뻐서 기분이 좋았다는 얘기 등 참 아이다운 생각들이 묻어 있는 일기에 마음이 짠하다.
그러나 정표가 마지막으로 갈비탕을 맛있게 먹고 갑자기 병이 악화되어 세상을 떠나는 얘기는 허무하기만 하다. 오랜만에 산도 가고 차도 타고 너무 신나고 좋았다는 아이, 꽃게가 최고 맛있고 행복하다는 아이. 이렇게 소박한 아이를 왜 신은 데려가셨는지...
중간 중간에 담긴 엄마의 일기 또한 너무 감동적이다.
"사랑하는 아들이 힘겹게 다시 일어서는 모습, 한 발짝 앞에서 손 내밀어 잡아 주세요. 이미 병에 걸린 현실은 받아들여야 하고... 그래도 분명한 건 온갖 어려움이 있어도 병을 이겨 내어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야 내가 산느 의미가 있는 겁니다. 오늘도 아픈 사람들이 우리 건강한 사람들을 위로합니다."
내가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싶다. 그리고 어리석은 소망이지만 내가 사랑하는 이들도 아프지 않고 살길... 하지만 인간이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르는 일이기에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름다운 생각을 하며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