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 좀 들어 주세요 속 깊은 그림책 3
윤영선 지음, 전금하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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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아이를 향해 던지는 부정적인 용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외돌토리, 심술꾸러기, 응석받이, 느림보, 울보. 이런 말을 듣는 아이들의 마음을 한번이라도 헤아려 본다면 쉽게 사랑하는 아이에게 느림보나 심술쟁이라며 놀릴 수 없을 것이다.

 

나도 가끔 우리 아이에게 울보바보 라고 장난처럼 말하는데 책 <내 말 좀 들어 주세요>를 읽으면서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자주 붙여지는 부정적인 별명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각 단어를 왼쪽에 달랑 하나 써 놓고 오른쪽에는 그림과 함께 그 단어에 대한 아이의 느낌을 독백처럼 전한다.

 

악바리 무조건 이기려는 건 아니에요. 열심히 연습하는 것뿐이죠. 그래도 잘 안 되는 게 있는걸요.

겁쟁이 무엇을 처음 해야 할 때는 겁이 나요. 그래서 친구가 하는 걸 보기만 하지요.

극성쟁이 얌전하게 있으면 나는 병이 날 것 같아요. 높은 곳에 올라가고, 흉내 내고 쉴새 없이 움직이는 게 좋아요.

 

엄마는 아이를 극성쟁이라고 단정지어 말하는데 아이의 속마음은 이처럼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어른들이 열정적이면 멋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아이들이 열정적이면 왜 극성쟁이라고 말하게 되는 걸까?

 

아이들의 마음 속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들이 왜 그토록 극성 맞고 겁을 내며 악을 쓰는지에 대한 원인을 알 수 있다. 무언가 성취하려는 욕구가 강한 아이는 어른들의 눈에 악바리나 극성쟁이로 비치기 쉽다. 우리 아이가 울보, 바보인 것도 새로운 환경이나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아이 마음 속을 제대로 들여다 보지 않은 채 한 마디 단어로 아이를 규정짓는 것은 성격의 고정화를 가져오는 위험한 일이다. 아이가 보다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면 이런 부정적 용어보다
착한 이, 씩씩이, 건강이, 야채돌이처럼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단어를 별명으로 붙여 주자. 아이는 자기 이름에 걸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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