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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세상을 글로 깨우다 - 실천하는 지성인 리영희 ㅣ 우리 인물 이야기 1
장주식 지음, 원혜영 그림 / 우리교육 / 2006년 11월
평점 :
우리교육에서 펴낸 ‘우리 인물 이야기’ 시리즈는 실천하는 지성인 리영희, 길 위의 신부 문정현,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아름다운 농부 원경선 등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평범하지 않은 현대사의 인물들을 소재로 한다.
이 시리즈는 참교육 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간 윤영규 선생님, 스스로 가난을 자처하면서 불우한 이웃들에게 의술을 펼친 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 거미 하나만을 연구하면서 살아 온 남궁준 선생님 등 좀 생소하지만 열심히 살아온 인물들을 다루고 있어 아이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된다.
편집한 이들은 이 인물 이야기를 엮으면서 ‘평생을 한 가지 일과 뜻에 매달린 우리 시대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라는 부제를 붙였다. 한 마디로 쉽게 싫증을 느끼는 요즘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저것 호기심은 많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제대로 찾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내용이 많다.
그 중 첫번째 도서인 <잠든 세상을 글로 깨우다>는 리영희 선생님이 살아온 이야기가 담겨 있다. 너무 가난해서 밥조차 제대로 먹을 수 없었던 그가 군대에 가면서 세상을 향해 열린 눈을 갖게 된다는 얘기가 독백처럼 쓰여져 있다. 책의 주인공이 곧 화자인 시점을 취하여 마치 리영희 선생님 자신이 직접 말하는 이야기를 듣는 듯한 구조다.
우리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잔혹한 군부 독재의 참상을 바깥 세상에 알리는 기자가 된 리영희 선생. 그는 자신이 가진 천부적 능력인 언어적 재능을 활용하여 잠든 세상을 깨우고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하며 살았다. 그로 인해 옥고를 겪기도 하고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에 보탬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멋진 인생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