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반올림 3
수지 모건스턴 지음, 이정임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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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을 읽고 -수지 모건스턴 지음, 이정임 옮김, 바람의 아이들, 2007,8000.


초등학교라는 어리고 어린 티를 갖고 있으면서도 부쩍, 어느 순간 청소년이라는 이름을 달아야 할 때가 있다. 교과서도 옷도 한꺼번에 변하는 시기. 그래서 중학생이 된다는 건 설레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두려운 마음도 함께 존재하는 것 같다. 마음은 아직 어린 초등생인데 겉으로 차리는 형식은 어엿한 청소년이 되어야 하는 중학생이라는 이름이 그렇게 만든다. 그 시기가 그래서 우왕좌왕. 그러면서 마음이 부쩍 커버리는 시기. 교과서도 선생님도 학교 수업도 달라지는 시기. 변화의 시기. 누구나 다 거쳐 왔고 아직도 거치고 있고 또 거쳐 가야할 시기. 자연스럽게 혹은 유별나게.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학교에 들어갈 새로운 꿈에 부푼 마르고. 그러나 어쩌면 중학교에 들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6학년 선생님의 말씀과 더불어 학교에 입학하는 첫날부터 겁을 먹는다. 그렇게 시작된 중학교 생활. 정신이 없지만 톡톡 튀는 순발력에 남들 하지 않으려는 반장까지 무엇이든 쉬지 않고 해보려는 마음 씀씀이가 학교생활을 적극적이고, 활발하고, 발랄하며, 명랑 쾌활하게 한다. 하지만 무엇이든 순조롭게만 진행된다면 무슨 재미인가.



마르고는 글쓰기에 소질이 있다. 그래서 글을 썼다 하면 장원이다. 머릿속으론 항상 쉬지 않는다. 생각이 끊임없이 돌아간다. 반아들과 친해보려고 반 성적을 올려보려고 시험도 커닝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그것도 나중에는 무력해 지는데, 공부도 잘하고 아이들과도 친하게 지낼 수는 없는 것일까 고민 한다. 그 뿐 아니다. 수학은 왜 하나, 국사공부는 ....등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집에서 마르고는 평범하다. 오히려 선생님들이 내준 과제나 문제에 대해 실제적으로 더 고민을 하고 연구를 하고 갈등을 한다. 이러면 어떨까 하는 자유로운 상상을 즐긴다. 그런 생각들이 마르고를 즐겁게 하기도 하고 한 곳에 머물지 않게 한다. 선생님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과 반감도 그대로 표출이 되고 그것은 재미있는 글로 나타난다. 사이사이 그런 글을 읽는 재미가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도 쉴 틈이 없다. 시종일관 마르고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게 만든다. 무슨 일이 있는가, 무슨 생각을 하는가, 잠시도 그 애의 곁을 떨어지면 안 될 것 같다. 그런 마르고를 따르는 일이 유쾌하다. 새로운 만남, 시간, 생각들, 문제들, 특히나 학교에서의 문제들이 적잖게 드러난다. 마르고가 학교라는 이름을 바꾸고 싶을 정도로 학교에 대한 생각이 깊다. 선생님들의 창의적이지 않은 수업들에 대해서도 슬쩍 내비친다.


마르고는 중학생으로서 꿈을 펼칠 기회를 공간을 꿈꾸는데 그만큼 학교가 뒷받침을 해주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마르고의 즐거운 생각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그것이 학교의 현실이다.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처음에 갖고 있던 신선한 기대가 점점 갈수록 무너지는 것을 느끼지만 학기가 끝나갈  즈음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담은 편지를 보내는 센스도 있다. 마르고의 꿈은 계속될 것이다. 왜냐? 푸르니까.


단어를 고르기 위해 찾았던 레이몽 크노의 시, 재밌는 단어장 만들기, 학교생활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설문지 조사, 선생님들의 성적평가도, 반 단합을 위한 선언문, 바람 목록, 반 최고들의 명단, 기행일기, 학교라는 주제로 열린 백일장 심사......등 정말 흥미 있는 소재들이었다. 문장들도 어찌나 통통 튀던지 열린 사고를 갖고 있는 아이들과 잘 어울렸다. 아이들은 정말 저마다 작은 열정의 씨앗을 담고 있다. 제목만큼이나 많은 것을 내포한 이야기였다.


*2007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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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가 기른 감나무 사계절 아동문고 64
이상권 지음, 김성민 그림 / 사계절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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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멧돼지가 기른 감나무'를 읽고

 오랜만에 시골풍경 속으로 들어갔다. 나무냄새 풀냄새 흙냄새 바람 냄새를 맡았다. 읽는 동안은 그래도 도시를 전혀 느낄 수 없는 곳에서 지낸 것 같다. 이 책에는 다섯 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겉표지에서 말하는 것처럼 생태동화집이다. 요즘 서해안 기름유출 사건 때문에 난리도 아닌데 마침 이런 동화를 읽게 되었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자연환경이 파괴되면 우리는 살 곳을 잃는 것이고  생명마저 위협받게 된다. 오늘 뉴스에 보니 서해안이 회복되려면 20여년은 족히 걸린단다. 아차, 하는 순간에 이렇게도 큰 자연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다니 무섭기만 하다. 시커멓게 변해버린 서해바다를 보고 눈물이 났다. 검은 바다 속에서 삶의 주거를 잃고 죽음에 직면한 많은 생물들은 또 어떤가 말이다. 생계를 잃게 된 사람들은 또 어떻고.

이 책에는 살고자하는 짐승들의 눈물겨운 투혼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짐승을 죽이려는 사람들과 보호하고자 하는 사람들. 그 틈바구니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쓰는 짐승들이 있다. 먹고 살기 위해서 짐승을 죽여야 하는 처지, 먹고 살기 위해서 사람들 곁을 떠날 수 없는 짐승들의 딱한 처지, 먹고 먹히는 관계, 공생의 관계, 짐승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사람은 물론이지만 짐승도 여전히 삶의 문제에 있어서는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보호본능이랄까. 생의 본능이랄까. 자식을 보호하는 마음, 어미로서 살고자 하는 마음은 사람처럼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모두 그렇다.

어쩌면 짐승을 미워하고 죽이려고 하는 것은 사람의 못난 심보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꼭 죽이고 말거야 하는 심정으로 짐승들과 대결을 하는 사람들이 악하게 보인다. 짐승들이 가엾어 보인다. 다 이유가 있어서 사람 주변을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는데. <외눈박이 암탉>은 소년에게 괜히 미움을 산다. 뭘 잡으려는데 자꾸 방해를 한다나. 그러나 그 암탉은 장하게 살아난다. 그러고도 맨 마지막에는 할머니가 그 암탉을 삶아서 먹는다. 그것이 곧 짐승과 사람의 관계라는 듯 확실하게 보여준다. <멧돼지가 기른 감나무>에서는 감동이 더 많다. 재미도 있다. 더군다나 수남이 아재의 순수하다고나 할까 순진하다고 할까. 그래서 읽는 맛이 더 난다.

 

-멧돼지 피해가 늘어 가자 수남이 아재는 뜸돌 양반을 깊은 산속으로 돌려보낼 궁리를 했다. 샘골 밭 근처에다 ’뜸돌양반, 이재 떠나개나‘ 하고 맞춤법 틀린 글짜를 판자에 써서 박아 두었고, 긴 줄에다 깡통을 듬성듬성 매달아서 바람이 불면 땡강땡강 소리가 나도록 해두었다. 그래도 뜸돌양반은 떠나지 않았다. -본문 59쪽 에서   

 

수남이 아재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뜸돌양반은 식구들을 지키느라 최선을 다하지만 다 죽어 비극을 맞이한다. <주황색 뿔을 가진 괴물>이나 < 집토끼가 기른 산토끼>, <호랑할매 여우목도리> 도 모두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세세한 관찰이 아니면 이런 이야기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작가는 호랑나비 멧돼지나 토끼 암탉 여우...등 주의 깊게 바라봐야만 쓸 수 있는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재미있고 구수하게 맛깔스럽게 따뜻하게 풀어내고 있다. 읽으면서 처음으로 알게 된 것들이 많다. 속속들이 파고들어 이야기를 엮어내는 작가의 솜씨에 놀랄 따름이다. 이런 생생한 동화는 아이들이 많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정말 좋다.


 

*2007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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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S. E. 힌턴 지음, 신소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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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를 읽고 -S.E.힌턴 지음, 신소희 옮김, 문예출판사. 2004. 9800.

기대 이상으로 이 책은 너무나도 전율케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자칭 문제아라 칭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패거리 깡패라고 생각하는 아이들. 아홉 열 살부터 담배를 피워도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곳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현재 포니는 나이 열 네 살인데 자기는 식구들 중에 골초라고 한다. 담배를 입에 달고 사는 아이다. 그런데 그런 아이가 사는 곳에는 부유한 아이들과 가난한 아이들 두 층으로 나뉘어져 있다.




느닷없는 싸움이 일어났고 누군가 죽고 도망을 쳐야하는 상황이 전개된다. 어쩌면 그것은 싸움을 즐기는 아이들의 결과? 였는 지도 모르겠다. 그 싸움은 끝까지 결판을 짓기로 한다. 어느 한 쪽이 져야만 하는 싸움. 누군가는 죽어야만 해결이 나는 싸움. 결국 어떻게 되는가?




자니와 포니가 낡은 교회 안에 숨어들어 머리를 자르고 책을 읽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그렇게 감동적으로 분위기를 이끌다니. 아이들이란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낭만을 연출하는 구나 싶었다. 공포와 두려움과 떨림이 존재하는 그 초라한 그 장소에서도 아이들이라는 이름하나로 유난히 맑고 순수한 영혼을 빛내는 순간이었다. 황금빛 노을을 바라보고 프로스트의 시를 생각할 줄 아는 마음. 너무 멋지고 아름답지 않은가. 나는 반해버렸다. 아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아이들.




불이 났을 때 두려움도 잊고 신이 나서 어린애들을 구하던 그 모습. 신들린 것처럼 신바람이 나서 아이가 아이들을 구했다. 14살 17살이면 아직 덜 성숙한 나이다. 무엇을 하여도 성미에 차지 않는 나이. 그런 욕구불만으로 가득한 아이들이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데 그래서 주변에서 머뭇거리는데 그런 아이들이 어린 동생들의 생명을 구했던 것이다. 기특하지 않은가. 대단하지 않은가.보기에는 패거리들과 모여 다니고 싸움이나 하며 담배나 피워대워 대는 것 같지만 생명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아이들이다.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아이들이다.




실상 다를 바가 없다. 있는 자와 없는 자. 누가 이분법적으로 아이들을 나뉘어 놓았는가. 가진 게 많다고, 가진 게 좀 없다고? 그래서 아이들은 스스로 ‘소셜’이라고 부르고 ‘그리저’라 했다. 서로 다른 계급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둘 다 비슷한 비행청소년이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냥 좀 문제가 있는 청소년들. 비슷한 고민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청소년들. 굳이 그렇게 갖다가 붙이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아마도 싸우지 않으면 그 둘의 명칭은 무의미해질 것이다.




아이들은 차츰 자기들을 알아간다. 무엇이 헛되고 헛된 것인지를. 다 나름대로 문제를 갖고 있고 싸우는 것이 지긋해지고 있음을. 술만 먹지 않았으면, 몰려다니지만 않았으면, 싸움만 하지 않았으면, 좀더 누군가 안돼 라고 막아주었더라면....깊이 생각들을 하게 된다. ‘그리저’라고 해서 못할 것이 없다. 의리도 있고 용기도 있고 아는 것도 많고 목숨을 구할 줄도 아는 것이다. 자니는 큰 부상을 입고 생명이 위태롭게 되었다. 매스컴에 착한 일을 한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났다. 살인을 하고 도망을 다니게 되었고, 정당방위라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또 맏형이라는 존재는 그렇다. 더구나 부모님이 다 돌아가시고 나면 맨 맏이가 부모님 대신으로 살아야 한다. 그러니 맏이는 누구보다 엄해야 하고 나약한 동생에게는 힘을 주는 형이 되어야 한다. 동생들 앞에서는 눈물도 보이면 안 된다. 데니는 소다나 포니에게 그런 존재였다. 포니는 데니형이 자기를 미워하는 줄 알았는데 실은 그게 아니었다. 누구보다 포니를 사랑하고 있었다. 포니가 며칠 만에 돌아왔을 때 둘이 만나는 장면은 정말 눈물겨웠다. 감동의 물결. 이 세상 모든 형들이나 누나, 언니들이 동생을 생각하는 마음이리라. 




집안에서는 골칫거리인 아이가 밖에서는 매력도 있고 용기도 있어 보이며 인기가 많고 좋아하는 대상이 될 수 있다. 자니나 밥이 그랬다. 밥은 너무 귀하게 오냐오냐 키워서 늘 술만 먹으면 꼬장을 부리는 스타일로 변했고, 자니는 아버지의 폭력, 어머니의 무관심 정도가 자니로 하여금 말이 없는 아이 얌전한 아이가 되게 하였고 집을 싫어하게 만든 것 같다. 그런데도 밥을 좋아하는 체리가 있었다. 자니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다. 폭력적이고 냉정하고 빈틈이 없는 것 같은 랜디도 사실은 영웅처럼 따르는 애들이 있다. 누구를 못나고 잘났다고 하기엔 아이들이 나름대로 개성이 있고 다 존중받아 마땅한 인격체를 가진 아이들이라는 점이다. 




패거리들의 싸움에도 철학이 있었다. 어떤 아이는 재미로, 어떤 아이는 증오심으로, 어떤 아이는 자존심 때문에, 어떤 아이는 유대감 때문에, 어떤 아이는 자기방어를 위하여....싸우는 이유가 다 있다.  그냥 싸우는 줄로만 알았는데 아니었다. 이유 없는 싸움은 없었다. 읽다가 보면 이 책은 정말 장면 장면이 어떤 영화를 보는 것 같다. 흰 칼라를 제대로 세우고 있는 무리들과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무리들. 주먹세계의 어떤 대결 구도 같은 것. 거기에는 꼭 여자도 등장을 하는 그래서 꼭 죽음을 부르는 잔인함. 의리와 용기, 자존심의 대결 같은 것이 있다. 그리고 이야기의 끝에는 꼭 비극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야 이야기가 끝나는 듯.




그렇지만 이런 세계에도 따스한 인간의 마음이 깃들어 있고 감동이 있고 눈물과 웃음이 있었다. 어디에도 사람 사는 것은 비슷했고 고민도 갈등도 그러하였다. 읽으면서 청소년기에는 꼭 어른들의 도움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어쨌든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선택을 하고 나아가기에는 뭔가 부족한 것이 있다는 것. 그것을 어른들이 채워야할 부분이라고 느꼈다. 어느 정도는 간섭을 하고 관심을 갖고 때로는 아니라고 말을 해주고 이쪽으로 가라고 인도도 해줄 줄 아는 어른들의 도움. 아이들은 스스로 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진실로는 어른들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 형태로든 과잉이거나 무관심일 때가 허다하다.




상대를 제대로 알지 못함. 쓸데없는 갈등으로 적이 생겨나는 현실을 어찌하면 좋을까. 괜한 오해와 편견, 잘못 이해 등으로 인한 갈등이 좋은 이웃과 친구들을 잃게 만든다. 심리를 잘 묘사하면서도 아이들의 갈등을 잘 그린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이야기! 아웃사이더!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가 이 삶의 굴레 속에 던져진 아웃사이더가 아니던가 생각해본다. 보이지 않는 싸움이 처절하게 일어나는 삶의 현장 속 아웃사이더!

 

 

 


2007.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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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의 아바타일까 사계절 1318 문고 43
임태희 지음 / 사계절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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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의 아바타일까’를 읽고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 학교 체육 선생님께 당하고 있으면서도 말을 못하고 있는 여학생. 처자식을 놔두고 밖으로만 생을 설계하고자 하는 아버지를 둔 여학생. 어릴 때 폭행당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여학생의 고통. 용돈을 벌고자 나이 많은 아저씨를 만나고 다니는 여학생의 심리와 처지, 그걸 막아보자고 나서는 남학생. 학생의 노임을 떼먹으려는 어른들. 모두 다 이런저런 폭력에 노출되어 있기는 마찬가지다.




답답하고 답답하다. 뭐하나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것 같은 학생들의 현실. 학교는 학교대로 집에서는 집에서 대로 문제가 풀리지 않는 답답함 속에 놓여있다.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버는 여학생은 공사관계로 일을 못하게 되는데 그 때까지 일한 수고비를 받지 못할 뻔하였다? 여학생은 그 와중에 소설을 쓴다. 그 소설의 내용은 주변의 이야기다. 주먹을 쥐고 언젠가는 이야기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마음속으로 놓고 있는 여학생.




읽으면서 끝내 누군가 슬픔으로 끝나는 줄 알고 불안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비참한 결말이 아니라서 얼마나 마음이 놓였는지 모른다. 병원에 있던 여학생이 나가버려서 어떻게 되었을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심신을 수양하는 곳에 있다고 편지를 보내오는 것을 보고 좋았다. 그리고 아저씨를 만나던 그 여학생도 그러지 않겠다고 했고, 그리고 그 체육선생님을 교육청에 고발하기로 한 것을 보고 잘했다고 마음속으로 응원을 해줬다.




이 책의 내용을 보면 참 우리 학생들이 처한 현실이 어렵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처에 학생들을 향한 유혹의 손길이 많다. 그런 것을 어떻게 물리치고 살아갈 것인지 암담하기까지 하다. 올바른 주관을 가지고 불의에 맛서는 용기도 낼 수 있는 당당한 학생들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누구의 아바타가 아니라 나는 나인 것이다.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나. 나일 수밖에 없는 나. 내가 주인인 나.


 

*2007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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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2
정유정 지음 / 비룡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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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를 읽고




책을 읽고 있는데 옆에 있는 사람이 묻는다. 내게 있어서 스프링캠프는 언제냐고. 글쎄? 나는 정작 읽으면서 내 인생을 생각해보지 않아서 얼른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책 제목이 의미하는 것도 모르고 그냥 무조건 읽었으니까. 응, 내게 있어 스프링 캠프는... 결혼하고 아이를 얻은 것! 아닐까? 했더니 아니란다. 자기를 만난 것이란다. 후훗. 대답은 그렇게 하였지만 조금 더 생각을 해보니까 스프링캠프는 아직도 연속이며 끝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서두에 보면 엄마의 재혼으로 충격을 받고 가출을 결심하는데 공교롭게도 시대적인 배경을 깔고 있어서 그 사건과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혼자서 각오한 가출인데 갑작스레 여럿이서 떠나게 된 여행 아닌 여행이 되었다. 함께 동반하게 된 사람들은 나름대로 다 사연이 깊다. 일상에서 아프게 상처받고 혼자만 짐스럽게 껴안고 있던 묵직한 덩어리들이 여럿이서 어우러지면서 끌어안고 있던 그것들이 바깥으로 튕겨져 나온다. 이를테면 함께 하는 시간 속에서 서로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된다.




아버지의 폭력 앞에서 무력했던 여자 아이, 부모의 과잉보호로 고통 받던 남자 아이, 정신병원에 갇혀있던 할아버지, 아버지의 부재로 힘들어하던 아이....제각각 마음속에는 커다란  상처와 슬픔과 고통이 가득한데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점차 그것이 드러나며 함께 하는 가운데 자기들도 모르게 어떤 새로운 경험들을 만나게 된다. 그 체험 속에서 아이들은 선택을 하고 성장을 한다. 또 개가 함께 하는데 그러고 보면 이야기의 설정을 참 잘 한 것 같다. 그들은 서로 감초 같은 역할도 하고, 유머와 재치, 때로는 긴장과 여유도 부린다.




길을 떠나 있는 동안이라 집안에서 있던 일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한층 더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그렇게 집에서 사라진 것 때문에 뒤로는 많은 소란이 있었다. 쫓겨 다니는 친구의 형에게 비자와 돈을 전해줄 요량으로 떠나게 된 것이지만, 그것을 빌미로 그들은 낯선 여행의 동반자가 된 것이다. 즐거운 여행은 아니었다. 뭔가에 쫓기는 신세는 여전했기 때문이다. 혼자서 떠난 여행이라면 어땠을까. 아마도 스프링캠프가 된 것은 여럿이 떠난 여행이었기 때문이리라.




지나고 보니 추억이 되는,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힘이 되는 여행. 그런 여행은 또 다시 없을 것이다. 이야기의 끝에 보면 다 성장하여 회고 식으로 되어있다. 그 후로 다시 만나지 못했다는. 그래서 스프링캠프가 되었으리라. 우리들도 과거를 떠올려보면 스프링캠프는 있다. 힘들었지만 좋았던 시절이 있다. 그런 추억이 마음에 있기 때문에 힘이 되어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눈물이 나는 시절. 하지만 어떤 이는 또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그렇더라도 삶이 여전히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2007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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