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쟁이 열세 살 사계절 아동문고 59
최나미 지음, 정문주 그림 / 사계절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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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쟁이 열세 살’을 읽고


아빠는 집을 나간 지 3년이나 되었다. 소식조차 모른다. 상우는 이제 6학년. 누나와 엄마는 아빠가 나가서 들어오지도 않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지낸다. 그런 것들이 상우를 우울하게 하고 근심하게 만든다. 자기만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다들 비정상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걸 좋아하는 상우. 수학문제처럼 답이 똑떨어지는 삶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평소에도 집에서 그런 걸 좋아하지만 아빠가 집을 나가는 바람에 모든 게 엉망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빠만 돌아오면 정상으로 될 것 같은데 아빠는 돌아오지 않는다. 엄마와 누나는 철부지 같다. 매일 싸우고 다투고 울고 그러면서 아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학습지 교사인 엄마는 늘상 바빠서 집안일은 엉망이다. 저녁을 늘 라면으로 때우기 일쑤다. 엄마가 있을 때도 그렇다. 피곤에 찌든 엄마는 걸핏하면 운다. 아빠가 있을 때도 그랬다. 뭐하나 마음에 차는 게 없다. 그런 엄마가 상우는 싫다. 누나도 철이 없다. 말만 하고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 돈 없는 엄마에게 새로 핸드폰을 사달라고 한다. 그리고 변덕스럽다. 길에서도 집에서도 엄마와 누나는 늘 싸운다. 그런 것들이 상우를 복잡하게 한다. 그런 마음을 풀 길이 없었다.


마침 홈피 만드는 게 유행이라 상우도 유성우이라는 홈피를 만들었다. 거기서 만난 오폭별이라는 애와 대화를 한다. 비밀스런 속내까지도 다 말을 하고 지낸다. 누군지 몰랐기 때문에 아마 더 그랬는지 모른다.  학교에서는 별 탈 없이 지낸다. 수학은 일등인 상우는 집에서와는 달리 친구들과 놀기도 하고 수다도 떨고 장난도 치면서 보통아이처럼 지낸다. 아빠가 3년이나 소식두절이라는 사실은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갯벌체험 숙제를 할 때 아빠랑 함께 한 걸로 써서 상도 받게 되었다. 사실 같은 반 석재라는 아이는 엄마가 안 계시다. 그런 고민을 상우에게 털어놓아도 상우는 자기가 갖고 있는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한다. 두려운 것이다. 비정상적으로 보일까봐. 오폭별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애라는 사실은 석재가 알려준다. 그런데 그 오폭별은 학교도 자주 빠지는 불량스런 아이였다. 그런데 어느 날 학교에 갔더니 자기에 대한 이야기가 다 알려진 것이다. 분명  오폭별이 그런 것이 뻔하여 그길로 오폭별에게 찾아가 복도에 걸린 상장액자를 내 동댕이친다 .아빠가 나간 지 3년이나 되었고 갯벌체험도 거짓으로 쓴 것이라는 것이 탄로 난 것이다. 그날 선생님도 알아버렸다. 게다가 석재는 그 모든 사실을 진작에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듣고 상우는 학교를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가출을 결심한다. 방학을 며칠 앞두고 말이다.


집에 와 홈피에 들어갔더니 게시판에 글이 하나 올라와 있었다. 누나 친구에게 온 안부 메시지였다. 그 바람에 아이들이 자기아빠에 대한 모든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오폭별이 소문을 낸 것이 아니었다. 놀란 상우는 미안했다. 하지만 오폭별은 화내지 않았다. 오폭별이 자주 학교에 빠진 것은 집에서  맞아서 그렇다고 했다. 가출도 해보고 했지만 다시는 자기 일로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알고 봤더니 오폭별도 무작정 문제아는 아니었다. 오히려 위로와 대화가 필요한 아이였다. 그동안 상우의 홈피에 와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생각도 바뀌었다고 했다. 우주가 그렇게도 큰데 자기는 너무 작은 면만 보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한다. 좁은 울타리 안에서 좁은 세계만 보고 좌절하고 절망하고 아파하기엔 세상이 너무 넓지 않느냐는 것이다.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은 처해진 현실이 갑갑하고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그게 전부는 다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다. 상우는 희망을 갖는다. 그동안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을 하고 걱정만 앞섰는데 그래서 초초하고 아팠는데 그게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빠가 있어야만 정상적이라고 생각을 한 것이다. 아빠의 부재가 생활 전체를 비정상적으로 만들었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것이 두렵고 버거웠다. 아빠의 빈자리를 자기가 채워야 한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부담감이었다. 어린 것이 그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할머니 말대로 상우는 4대독자였던 것이다. 책임감 중압감이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던 것이다.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엄마나 누나는 아빠가 없어도 그럭저럭 적응을 하며 지냈다. 그런 것이 상우는 비정상적이라고 생각을 한 것이다. 감나무만 쳐다보며 사는 엄마나 말만 그럴 듯하게 하며 지내는 누나나...모든 것이 걱정스러웠던 것이다. 그런 것들이 아빠만 돌아오면 해결될 거라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빠는 소식이 없다.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상우는 가출을 하려던 마음을 접는다. 세상을 더 넓게 보자고 생각을 했다.


그러고 보면 애들이 너무 마음에 걱정들만 쌓아놓고 산다. 학교에서는 무조건 가족과 함께 하는 체험학습을 강조하고 누구라도 빠지면 일일이 캐묻고 그러니까 엄마 아빠 안 계신 아이들은 곤란한 것이다. 처지가 곤란한 아이들은 번번이 갈등에 놓인다. 그런 점들을 선생님이 헤아려주신다면 좋을 텐데 말이다. 요즘 아이들은 옛날과는 다르게 생각이 깊고 많이 한다. 아마도 매체 탓인 것 같기도 하다. 텔레비전도 많이 보고 책도 많이 보기 때문에 어른들처럼 생각이 많다. 그래서 놀란다. 애들이 애들 같지가 않은 것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왜 너는 애다운 생각을 안 하고 만날 어른들 하는 걱정만 하니? 할 수도 없지 않은가. 사실 어른들이 저지르는 일을 아이들은 예민하게 받아들인다. 정작 문제가 많은 어른들은 아무렇지 않게 지내는데 말이다.마음이 무뎌진 어른들을 아이들이 일깨운다. 아이들이 걱정근심 없이 마음껏 놀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게 최선일 것이다.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아서는 안 되겠다.  자꾸 아이들은 상처를 입는다. 가족들로 인하여 상처를 받는다.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제시한다. 좀 더 넓은 눈으로 세계를 보라고 말이다. 주위 눈치 보지 말고 자신이 생각한대로 믿고 행동을 하라고 말이다. 희망을 보여주었다. 지금 있는 이곳보다 더 넓은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 여기에서 주저앉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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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 비야 제비야 우자이 1
양영지 지음, 이상윤 그림 / 영림카디널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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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 비야 제비야’를 읽고


제비가족은 예전에 즐거운 기억이 남아있던 당산나무골로 찾아갔다. 하지만 이미 신도시 신축부지 라는 푯말과 함께 마을은 이미 살 수 없는 동네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다른 곳을 찾아다니다가 샛길 마을로 자리를 옮겼다. 다들 형제들은 짝을 찾아 둥지를 만들어 떠나갔다. 그런데 쥬비는 그러지 못했다. 약속한 삐치를 못 만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삐치를 만나 쥬비도 둥지를 만들고 가족을 일군다. 양옥집에 자리한 둥지에서 새끼 여섯 마리를 낳았다. 무사히 날게 된 어린 제비들과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 도시의 불빛을 따라 날아간 곳에는 어디든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밤에는 유리창에 부딪쳐 죽을 위기에 놓이기도 하였다. 강마을과 허수아비 마을에도 갔지만 사정은 예전처럼 맑고 깨끗하지 않았다. 오염되고 더러웠다. 새끼가 아무거나 먹다가 목에 녹슨 것이 걸려 앓다가 죽었다. 개발한다고 방치한 것들이 쓰레기가 되어 장마철에는 온통 뒤범벅이 되었다. 그러니 제비들조차도 마음대로 먹을 것을 구할 수가 없었다. 가을이 되어 샛길 마을에 돌아왔다. 마침 운동회가 열렸다. 제비가족들은 강남으로 이사 갈 준비를 마치고 배웅하는 것 같은 둥둥 북소리에 맞춰 풍선을 따라 강남을 향해 날았다.


우리 곁에 남은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제비들의 이야기를 다룬 글이지만 감동이 있다. 무엇보다 새끼들의 안전을 지키려는 엄마, 아빠제비의 노력과 헌신은 눈물겹다. 사랑으로 맺은 제비가족이긴 하지만 도처에 놓인 위험에서 가족을 지키는 일도 쉽지 않았다. 새끼들이 태어난 곳에서도 개들이 호시탐탐 노렸고 새끼들이 둥지에서 떨어졌을 때 위험천만 했던 일. 또 날기를 연습하다가 떨어져 먹이가 될 뻔했던 일. 달리는 유리창에 부딪쳐 상처를 입고 하마터면 청소차에 쓰레기로 버려질 뻔했던 일. 또 조심하라고 일렀지만 잘못 먹고 새끼 하나가 죽어야 했던 일. 안타까운 제비들의 가족사였다. 작년에 왔던 좋은 장소를 찾아 왔는데 살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려 제비들도 안타깝게 여겼다. 추위가 오고 어쩔 수없이 따뜻한 남쪽나라로 날아가는 제비 가족들. 후년에도 찾아올 것인데 그 때는 정말 마음 놓고 살아도 좋은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제비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가 있어서 좋았다. 푸근하고도 잔잔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책이기도 하다. 미물이지만 생명은 무엇이든 소중하다는 교훈도 준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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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나랑 짝이 되어줘 다림창작동화 3
김리리 지음, 한지예 그림 / 다림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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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발 나랑 짝이 되어줘’를 읽고


깜찍 발랄한 아이 슬비는 집에서 엄마의 심부름을 도맡아 한다. 싫지만 그래도 잘한다. 동네 어른들을 보면 인사도 잘한다. 이웃집에 짝인 재현이도 산다. 그런데 재현이는 사고뭉치다. 재현이 엄마는 평소에 슬비만 보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날 길에서 만난 재현이 엄마는 슬비도 못보고 그냥 지나치며 어떤 아줌마랑 속상한 얘기만 나누었다. 짝이 꼬집어서 멍을 들게 하였다고 그걸 선생님께 말해야겠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슬비는 학교에서 재현이를 꼬집었다. 알림장에 낙서를 하려고해서 꼬집었는데 멍까지 든 줄은 몰랐다.

 

다음날 학교에 갔더니 선생님이 짝을 바꾼다고 짝하고 싶은 사람을 적어내라고 한다. 슬비는 재현이 엄마가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구나 생각을 한다. 그리고 누굴 짝으로 할까 고민이 되었다. 친구 아람이에게 재현이 얘길 했더니 다른 짝을 찾아 멋진 모습을 재현에게 보여주라고 했다. 그럼  재현이 엄마도 생각이 바뀔 거라고 했다. 인기 많은 민호에게 다가갔는데 사탕도 싫다 하고, 끝말잇기도 실패로 끝난다. 다시 놀이터로 갔다. 양종호를 만나 아끼는 왕딱지 까지 내주며 어떻게 이름 좀 써서 짝이 되려 했지만 아람이를 적으려한다는 걸 알고 실망한다.

 

다음 날 드디어 이름을 쓰는 시간이 되었다. 누굴 쓸지 몰라 적어내긴 했는데 슬비는 무려 7명이나 써서 아이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재현이가 슬비의 이름을 써서 짝이 다시 되었다. 고자질 쟁이라고 생각했던 재현이가 웬일인가 싶어 떠져 봤더니 꼬집어 멍이든 건 재현이 동생 짝궁 이야기였던 것이다. <그럼 그렇지. 평소에 칭찬 많이 듣던 슬비인데....> 사실 재현이는 알림장에 낙서를 하려던 것이 아니고 자기 생일에 초대한다는 메모를 남기려고 했던 거라고도 했다. 문제가 해결된 듯 했으나 슬비는 또 하나의 고민에 빠진다. 수다쟁이 아람이가 재현이 생일이 와서 자기가 흉 본 얘기를 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 말이다. -“엄마, 슬비가 나 코딱지 먹었다고 소문 냈어!” “슬비 이제 보니 아주 나쁜 아이구나!” -이렇게 슬비는 재현이와 재현이네 아줌가가 나누는 대화를 상상 하며 걱정이 태산인 것이다.

 

호호호! 적극적이고도 애교있는 귀여운 슬비 이야기. 아이들이 모두 이쁘다. 아주 유쾌하고 재밌는 책이었다. 이렇게도 아이들은 머릿속이 복잡하다는 걸 새삼스레 느낀다. 알게 모르게 아이들도 걱정이 많구나, 갈등이 많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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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엔데의 마법 학교 푸른숲 어린이 문학 4
미하엘 엔데 지음, 카트린 트로이버 그림, 유혜자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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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학교’를 읽고

모모와 끝없는 이야기를 지은 미하엘 엔데의 글이다. 소원나라에 가서 머그와 말리라는 쌍둥이 남매를 만난다. 머그와 말리는 마법학교에 들어갔다. 몇 안 되는 학생이 한 반이다. 열명 이하의 홀수로 된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다. 선생님 이름은 질버다. 마법을 부리고 싶은 사람은 소원을 비는 힘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하고 그것을 다루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거라고도 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소원이 무엇인지 절대로 알아내지 못한다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자신의 진정한 소원을 알고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과 완벽하게 하나가 되고 그렇게 되면 마법을 부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마법을 배우는 학교가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는 학교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찾아가는 길을 배우는 학교라고나 할까. 철학적인 의미가 담겨져 있는 책 같다. 질버 선생님은 여러 가지 순서에 의해 아이들에게 마법을 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그래서 이 책은 마법에 대한 이론서 같은 생각이 든다. 이론과 철학을 겸비한 책이라고나 할까. 인생을 살아가는 참 의미가 숨어있는 책 같다. 얼마 전 신나게 마법에 관한 영화와 책이 유행했었다. 이 책은 그처럼 신나게 모험을 하고 실험을 즐기는 학교 생활에 대해 나오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색다른 빛깔을 지닌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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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엄마 학원 반달문고 11
김녹두 지음, 김용연 그림 / 문학동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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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카드>


미나는 평소에 깔끔하고 공주처럼 지내는 스타일의 여자아이다. 얼굴도 이뻐서 다 자기를 부러워하고 남자애들도 다 자기를 좋아할 거라 여긴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여자아이들은 자기를 싫어한다. 우연히 화장실에서 자기를 흉보는 소리를 듣는다. 새로 전학 온 명숙이는 달랐다. 전학을 와서 그런지 짝이 되어 그런지 미나에게 잘해주었다. 화장실도 같이 가주고 점심 급식할 때도 기다려주고 미리 받아두기도 했다. 그런 걸 보고 친구들은 미나보고 너무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그렇다고 미나가 그런 명숙이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미나는 남자애 진만이를 좋아한다. 그러나 표현은 못하고 그런 진만이도 알은체를 안 한다. 어느 날 미나는 명숙이 이름으로 눈사람카드를 보낸다. 하지만 진만이는 미나가 보낸 줄 알고 고맙다고 전한다. 그 와중에 명숙이는 곤란에 빠질 뻔도 하였지만 아무 말 안한다. 미나는 명숙이네 집에 가서 명숙이의 형편과 처지를 알게 되고 자기가 얼마나 어린애처럼 구는 지 깨닫는다. 그리고 명숙에게 잘해줄 걸 생각도 한다. 명숙이 엄마가 병원에 입원해 있어서 갔더니 명숙이는 어른처럼 간호도 척척 해냈다. 그걸 보고 마음에 감동이 인다. 그래서 영화 보는 것도 잊고 명숙이랑 같이 동생을 돌보러가자고 한다. 명숙이는 새엄마에게 잘하는 효녀다. 동생도 둘이나 있는데 화내거나 짜증을 내지 않고 집안일을 잘 한다. 그런데 미나는 그와 반대다. 무조건 잘해주고 받아주는 명숙이 이상하다고 만만하게 생각했는데 자기가 잘못 생각하고 있음을 느낀다. 우정은 그렇게 해서 또 한 단계 발전하는 사이가 된다. 보고 듣고 배우고 그런 것들이 서로를 성숙시키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좋은 엄마 학원>


중학교 선생님인 엄마는 약간 철이 없는 것 같다. 너무 바빠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가 어디 보낸다고 하면 아이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학원에 등록을 한다. 누가 뭐 좋다더라 하면 그냥 따라한다. 그리고 바빠서 밥도 못 챙긴다. 청소도 안하다. 김밥 사먹어라, 뭐 사먹으러 가자, 늘 그런 식이다. 그런 엄마가 못마땅한 아이. 그런데 어느 날 광고지를 받아든다. 좋은 엄마학원이라는 곳이 소개된 광고지. 전화기를 들고 등록을 하였다. 그날 저녁으로 사람들이 와서 엄마를 일주일간 데려다가 교육을 시켰다. 청소 잘하고 밥 잘하고 잔소리 안 하고 마음에 드는 엄마가 되었다. 하지만 그러면 좋을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로봇처럼 딱딱했다. 시키는 일 외에는 안했다. 그래서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기를 바랬다. 그랬더니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런 엄마한테서 또 하나의 광고지가 나온다. 좋은아빠학원이라고 써있는 광고지가. 사실 아빠는 밤늦게 들어오고 아이와 잘 놀아주지도 않고 마트에 가서 장도 같이 봐주지 않는다. 그런 아빠에게 불만을 갖고 있는 엄마는 아빠를 학원에 보낼 생각인 것이다. 참 재미있는 글이다. 재치가 있다.      


이 외에도 두 편의 짧은 글이 또 있다. 참 재미있는 동화들이다.


       

<미미가 치마를 입게 된 사연>


미미네는 딸만 셋이다. 아들을 기대하는 할머니는 그래서 그게 못마땅하다. 미미는 언제부턴가 아들노릇을 한다. 옷도 하는 놀이도 남자애처럼 하고 다닌다. 오죽하면 다른 사람들이 요상한 별명까지 붙였을까. 애들은 미미보고 성전환자라고 놀린다. 집에서도 주위사람들은 미미를 보고 남자애 같다고 한다. 그래서 미미는 고민이 많다. 어느 날 학원을 가다가 자기를 알아보는 남자애가 있었다. 알고 보니 그 애는 자기 쌍둥이를 보고 하는 얘기였다. 미미의 쌍둥이는 치마만 입는다. 그런데 그 남자애를 보고나니 마음이 설렜다. 그래서 그 후로 치마를 입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그 남자애도 자기처럼 성전환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남자면서 여자처럼 뜨개질 같은 걸 좋아했다. 실제로 뜨개질을 해서 주겠다고도 했다. 자기네 아빠는 집에서 엄마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렇지 않다고 했다. 여러분 마음대로 생각하세요가 가훈인 남자애였다. 그래서 미미도 생각이 달라진다. 아직까지 남의 눈치 보느라 마음이 복잡했는데 이제부터는 그러지 말자고 생각한다. 즐겁게 편하게 생활하자고 말이다.



<뻐꾸기엄마>


간호사인 엄마는 야근이다 뭐다 해서 도무지 미돌이와는 밥도 같이 먹을 수가 없다. 그래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모네 집에서 미돌이는 밥을 먹고 지낸다. 아빠는 벌써 오래 전에 엄마랑 싸우고 나가서 집에 오지 않는다. 이모네서 밥을 먹고 어쩌다가 잠도 자게 니까  여간 눈치가 보이는 게 아니다. 엄마는 이모한테 돈을 주고 돌봐달라고 하는 건데도 종호나 종호 동생은 미돌이를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모는 맨날 종호와 미돌이를 비교한다. 미돌이는 칭찬만 듣는다. 종호는 그래서 자주 툭툭 내쏜다. 어느 날은 종호가 텔레비전에서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다는 것을 보고 미돌이 엄마는 뻐꾸기 엄마라고 말한다. 그 말에 미돌이는 상처를 받는다. 그래서 혼자 집에서 밥을 먹는다. 그런데 마침 이모가 맹장수술을 받아 집에는 애들밖에 없을 때 미돌이가 나서서 밥도 차리고 먹을 것을 챙겨준다. 그 때 종호는 미돌이를 다시본다. 그러나 정적 미돌이는 마음속으로 선언한다. 다음부터는 아침을 혼자서 먹겠다고. 그래서 아침에 혼자 장난을 치며 편하게 시리얼을 먹는다. 뱁새둥지를 떠나기로 한 것이다. 미돌이는 그동안 얼마나 마음에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아빠 엄마가 없는 것도 아닌데 없는 것처럼 사는 미돌이가 안됐다. 하지만 씩씩하다.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진짜 그러고 보니 아빠가 없다. 있지만 부재인 상태다. 아빠란 존재는 아이들과  친해질 수 없는 공간에 놓인 것일까. 그러나 실제상황인 것 같다. 보통 아빠들은 일찍 퇴근하고 늦게 들어오니 아이들과 놀 시간이 없고 마주칠 시간도 없다. 그러니 글 속에서조차 부재인 존재로 등장을 하는 걸 것이다. 여기에 나오는 글들은 모두 현실적이다. 재혼한 엄마가 등장을 하고, 직장일에 지친 엄마이야기, 아직도 아들을 선호하는 이야기, 가사 일을 하되 다른 일도 도맡아서 하는 엄마들 이야기.... 엄마들은 어쩌면 참 피곤하게 산다. 직장 일이든 집안일이든 쉬운 일은 없다. 그 가운데 아이들이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고민이 있고 갈등이 있다. 우리시대의 새로운 화두 거리인 것 같다. 누구의 눈치나 간섭 없이 자유롭게 자기 생각대로 행동할 수 있는 시대.그런데 여자들의 일은 더욱 늘어나는 것은 왜일까. 아무튼 이 글에서 다양한 문제들을 제시하였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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