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엄마 학원 반달문고 11
김녹두 지음, 김용연 그림 / 문학동네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눈사람카드>


미나는 평소에 깔끔하고 공주처럼 지내는 스타일의 여자아이다. 얼굴도 이뻐서 다 자기를 부러워하고 남자애들도 다 자기를 좋아할 거라 여긴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여자아이들은 자기를 싫어한다. 우연히 화장실에서 자기를 흉보는 소리를 듣는다. 새로 전학 온 명숙이는 달랐다. 전학을 와서 그런지 짝이 되어 그런지 미나에게 잘해주었다. 화장실도 같이 가주고 점심 급식할 때도 기다려주고 미리 받아두기도 했다. 그런 걸 보고 친구들은 미나보고 너무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그렇다고 미나가 그런 명숙이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미나는 남자애 진만이를 좋아한다. 그러나 표현은 못하고 그런 진만이도 알은체를 안 한다. 어느 날 미나는 명숙이 이름으로 눈사람카드를 보낸다. 하지만 진만이는 미나가 보낸 줄 알고 고맙다고 전한다. 그 와중에 명숙이는 곤란에 빠질 뻔도 하였지만 아무 말 안한다. 미나는 명숙이네 집에 가서 명숙이의 형편과 처지를 알게 되고 자기가 얼마나 어린애처럼 구는 지 깨닫는다. 그리고 명숙에게 잘해줄 걸 생각도 한다. 명숙이 엄마가 병원에 입원해 있어서 갔더니 명숙이는 어른처럼 간호도 척척 해냈다. 그걸 보고 마음에 감동이 인다. 그래서 영화 보는 것도 잊고 명숙이랑 같이 동생을 돌보러가자고 한다. 명숙이는 새엄마에게 잘하는 효녀다. 동생도 둘이나 있는데 화내거나 짜증을 내지 않고 집안일을 잘 한다. 그런데 미나는 그와 반대다. 무조건 잘해주고 받아주는 명숙이 이상하다고 만만하게 생각했는데 자기가 잘못 생각하고 있음을 느낀다. 우정은 그렇게 해서 또 한 단계 발전하는 사이가 된다. 보고 듣고 배우고 그런 것들이 서로를 성숙시키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좋은 엄마 학원>


중학교 선생님인 엄마는 약간 철이 없는 것 같다. 너무 바빠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가 어디 보낸다고 하면 아이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학원에 등록을 한다. 누가 뭐 좋다더라 하면 그냥 따라한다. 그리고 바빠서 밥도 못 챙긴다. 청소도 안하다. 김밥 사먹어라, 뭐 사먹으러 가자, 늘 그런 식이다. 그런 엄마가 못마땅한 아이. 그런데 어느 날 광고지를 받아든다. 좋은 엄마학원이라는 곳이 소개된 광고지. 전화기를 들고 등록을 하였다. 그날 저녁으로 사람들이 와서 엄마를 일주일간 데려다가 교육을 시켰다. 청소 잘하고 밥 잘하고 잔소리 안 하고 마음에 드는 엄마가 되었다. 하지만 그러면 좋을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로봇처럼 딱딱했다. 시키는 일 외에는 안했다. 그래서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기를 바랬다. 그랬더니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런 엄마한테서 또 하나의 광고지가 나온다. 좋은아빠학원이라고 써있는 광고지가. 사실 아빠는 밤늦게 들어오고 아이와 잘 놀아주지도 않고 마트에 가서 장도 같이 봐주지 않는다. 그런 아빠에게 불만을 갖고 있는 엄마는 아빠를 학원에 보낼 생각인 것이다. 참 재미있는 글이다. 재치가 있다.      


이 외에도 두 편의 짧은 글이 또 있다. 참 재미있는 동화들이다.


       

<미미가 치마를 입게 된 사연>


미미네는 딸만 셋이다. 아들을 기대하는 할머니는 그래서 그게 못마땅하다. 미미는 언제부턴가 아들노릇을 한다. 옷도 하는 놀이도 남자애처럼 하고 다닌다. 오죽하면 다른 사람들이 요상한 별명까지 붙였을까. 애들은 미미보고 성전환자라고 놀린다. 집에서도 주위사람들은 미미를 보고 남자애 같다고 한다. 그래서 미미는 고민이 많다. 어느 날 학원을 가다가 자기를 알아보는 남자애가 있었다. 알고 보니 그 애는 자기 쌍둥이를 보고 하는 얘기였다. 미미의 쌍둥이는 치마만 입는다. 그런데 그 남자애를 보고나니 마음이 설렜다. 그래서 그 후로 치마를 입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그 남자애도 자기처럼 성전환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남자면서 여자처럼 뜨개질 같은 걸 좋아했다. 실제로 뜨개질을 해서 주겠다고도 했다. 자기네 아빠는 집에서 엄마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렇지 않다고 했다. 여러분 마음대로 생각하세요가 가훈인 남자애였다. 그래서 미미도 생각이 달라진다. 아직까지 남의 눈치 보느라 마음이 복잡했는데 이제부터는 그러지 말자고 생각한다. 즐겁게 편하게 생활하자고 말이다.



<뻐꾸기엄마>


간호사인 엄마는 야근이다 뭐다 해서 도무지 미돌이와는 밥도 같이 먹을 수가 없다. 그래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모네 집에서 미돌이는 밥을 먹고 지낸다. 아빠는 벌써 오래 전에 엄마랑 싸우고 나가서 집에 오지 않는다. 이모네서 밥을 먹고 어쩌다가 잠도 자게 니까  여간 눈치가 보이는 게 아니다. 엄마는 이모한테 돈을 주고 돌봐달라고 하는 건데도 종호나 종호 동생은 미돌이를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모는 맨날 종호와 미돌이를 비교한다. 미돌이는 칭찬만 듣는다. 종호는 그래서 자주 툭툭 내쏜다. 어느 날은 종호가 텔레비전에서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다는 것을 보고 미돌이 엄마는 뻐꾸기 엄마라고 말한다. 그 말에 미돌이는 상처를 받는다. 그래서 혼자 집에서 밥을 먹는다. 그런데 마침 이모가 맹장수술을 받아 집에는 애들밖에 없을 때 미돌이가 나서서 밥도 차리고 먹을 것을 챙겨준다. 그 때 종호는 미돌이를 다시본다. 그러나 정적 미돌이는 마음속으로 선언한다. 다음부터는 아침을 혼자서 먹겠다고. 그래서 아침에 혼자 장난을 치며 편하게 시리얼을 먹는다. 뱁새둥지를 떠나기로 한 것이다. 미돌이는 그동안 얼마나 마음에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아빠 엄마가 없는 것도 아닌데 없는 것처럼 사는 미돌이가 안됐다. 하지만 씩씩하다.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진짜 그러고 보니 아빠가 없다. 있지만 부재인 상태다. 아빠란 존재는 아이들과  친해질 수 없는 공간에 놓인 것일까. 그러나 실제상황인 것 같다. 보통 아빠들은 일찍 퇴근하고 늦게 들어오니 아이들과 놀 시간이 없고 마주칠 시간도 없다. 그러니 글 속에서조차 부재인 존재로 등장을 하는 걸 것이다. 여기에 나오는 글들은 모두 현실적이다. 재혼한 엄마가 등장을 하고, 직장일에 지친 엄마이야기, 아직도 아들을 선호하는 이야기, 가사 일을 하되 다른 일도 도맡아서 하는 엄마들 이야기.... 엄마들은 어쩌면 참 피곤하게 산다. 직장 일이든 집안일이든 쉬운 일은 없다. 그 가운데 아이들이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고민이 있고 갈등이 있다. 우리시대의 새로운 화두 거리인 것 같다. 누구의 눈치나 간섭 없이 자유롭게 자기 생각대로 행동할 수 있는 시대.그런데 여자들의 일은 더욱 늘어나는 것은 왜일까. 아무튼 이 글에서 다양한 문제들을 제시하였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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