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 좋은책 두두 29
이성자 지음, 김진화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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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를 읽고


선생님께 칭찬 받은 날은

키다리가 되었다가


야단맞은 날은

난쟁이가 되었다가


하루 종일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다니며


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 (P.20. 키다리가 되었다가~)


참 재미있는 표현이다. 하루종일 지내다 보면 별일이 많은 것이다. 기분이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고 그럴텐데,

그럴 때의 그 기분을 난쟁이가 되었다가 키다리가 되었다가로 표현한 것은 참 재미난 발상이다. 이야, 하고 다시 보게 되는 동시다.


나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

밥도 듬뿍, 국도 한 그릇, 반찬도 골고루


우리 할아버지 웃으며 하는 말씀

인석아, 시간도 함께 먹어야 되는 겨!


그런데 참 이상하다

나는 금세 어른 될 것처럼 쑥쑥 자라는 데

할아버지는 날마다 쪼글쪼글


함께 자고 함께 먹으며

도란도란 엣날이야기 들려주는

우리 할아버지


잠든 사이에, 할아버지의 시간을 듬뿍 덜어서

내 그릇에 담아 준 걸까


보이지 않는 시간 그릇

할아버지가

어디에 꼭꼭 감춰 놓았을까?( p.34-35. 시간 그릇 )


읽다가 보면 깊이 있는 구절들이 많다.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동시도 많다.  따뜻하고 마음을 다독여주는 시들이다. 마음이 커가는 시이다. 마음을 간질간질 긁어서 동심을 불러일으키고 빙긋이 웃게 만드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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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이 누고 간 똥
정세기 지음, 고성원 그림 / 창비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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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이 누고 간 똥’을 읽고 --정세기 동시집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에 새 생명을 실어주었다. 작고 하찮은 것에도 눈길을 주어 의미를 부여해 주었다. 시인의 눈은 그렇게 날카롭고도 부드럽다. 해님이 어떻게 똥을 눈단 말인가. 제목을 들었을 때, 뭐라고? 해님이 똥을 눠?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이내 쓴 시를 보고는 빙그레 웃을 수밖에 없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만히 돌아보면 아하, 그렇군! 하고 맞장구를 치게 만든 것이다.  동심은 그렇게 우리 주의에 많이 널려있다. 그것을 우리가 찾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고 있을 때가 많다. 시인은 고런 작은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고 동시로 표현하였다.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사물을 들여다보았다. 읽는 이로 하여금 미소 짓게 만드는 시가 많다. 그래서 동시는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함께 읽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모락모락 > 


아파트 뒷마당에 갔더니

어떤 개가 방금 누고 갔는지

누런 똥에 김이 난다


개나리 가지에도

덕지덕지 붙어 있는

해님이 누고 간 똥  


긴 겨울 웅크리고 있던

땅이 더운 입김을 내쉰다  < p.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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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토 비밀결사대 - 2005년 제11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37
한정기 지음, 유기훈 그림 / 비룡소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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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토 비밀 결사대’를 읽고


몇 명의 아이들이 모임을 만들었다. 이른바 ‘플루토 비밀 결사대’. 아이들은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하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특히 아무런 일이 없이 그냥 지나가는 일상이 심드렁하면 할수록, 더욱 그런 뭔가 기발한 재미난 사건이 오히려 그리워질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아지트 같은 곳을 만들어 놓고 자주 만나고 찾아가고 놀기도 한다. 망원경을 갖고 노는 것을 즐겨하는 아이는 늘 학교에 갔다 오면 마을을 둘러본다. 무슨 일이 있나, 누가 지나가고 있나, 하는 것을 본다. 아이들이 사는 마을은 도자기가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 도자기 때문에 예부터 일들이 많다. 특히 발굴에 관한 기사가 신문에 나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그곳에서 살인사건이 난다. 공교롭게도 망원경을 갖고 놀다가 살인사건의 중요한 실마리가 될 사람의 얼굴을 본다. 어른들의 일이지만 아이들은 자기들이 그 사건에 관심을 갖고 직접 탐정이 되어 그 사건을 풀어나간다. 아이들의 주도면밀한 계획과 행동으로 범인은 지목되고 그 사건의 원인과 과정 등을 밝혀나가게 이른다. 아이들은 공부만 하고 학원이나  가고 할  줄 알았는데 나름대로 치밀한 계산 아래 경찰들보다도 더 노련한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그 과정 중에 아이들은 하나가 되고 서로를 존중해 가며 믿음을 나눠 갖는다. 어른들의 잇속으로 함부로 사람을 해치는 그런 파렴치한 일들을 아이들의 눈을 통해 비판 풍자 하는 것이다. 깔끔하면서도 단백한 문장과 이야기로 읽는 이로 하여금 비밀결사대에 빠지게 한다. 늘 주의를 관찰하고 그냥 넘기지 않는 예리한 눈빛, 탐구심, 그런 것들이 아이들로 하여금 순간적인 지혜와 순발력을 발휘하게 한 것 같다. 그래서 위험한 고비들을 넘기며 사건을 풀어나간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 도자기에 대한 자긍심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고  그 훌륭한 문화유산을 도굴해가려는 사람들의 몰이해도 알아야 한다. 탐정이 된 기분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있다. 어른들 일에 아이들이 끼어든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기는 하지만 정의를 위해 아이들이 뭉쳐서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스릴이 있고 좋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나 ‘톰 소여의 모험’처럼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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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나 없을 때 뭘 할까? (양면북) - 아이는 나 없을 때 뭘 할까?
이민경 지음, 강산 그림 / 행복한상상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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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나 없을 때 뭘 할까“’을 읽고

 

이 책은 참 신통방통한 책이다. 쭉 따라가며 읽다보면 어느새 다시 뒤부터 읽어야 한다. 중간에서 아이와 엄마가 만나는 장면에 종이꽃을 만들어서 상봉을 하게 한 아이디어는 죽인다. 이쪽으로 읽으면 ‘엄마는 나 없을 때 뭘 할까?’책이 되고 또 다른 면으로 보면 ‘아이는 나 없을 때 뭘 할까?’ 책이 되는 것이다. 전환의 발상이다. 참 새롭게 꾸민 생각이다. 그림도 참 고웁다. 비 오는 날의 수채화처럼 그려진 그림들도 너무 마음에 든다. 답답하지 않고 생각할 공간을 던져주는 그림인 것 같다. 와,~박수 짝!짝!짝! 잘했다고 쳐주고 싶다.

 

엄마와 아기는 정말 떨어질 수 없는 연인보다 더 친밀한 사이고 사랑하는 사이다. 그런데 엄마는 직장인이다. 아기랑 아침마다 헤어져야 한다. 그리고 저녁에 만난다. 그 사이 엄마는 엄마대로 아기는 아기대로 하루를 보내면서도 생각이 서로 많다.  엄마는 아기 생각을, 아기는 엄마 생각을 하는 것이다. 일할 때 밥 먹을 때 놀 때도 시시 때때로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그것은 서로를 위한 염려이기도 하고 기도하는 마음이기도 하다.

 

서로를 그렇게 간절히 원하다가 비로소 만났을 때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예쁜 꽃이 되고 둘은 행복한 하나가 된다.  책 가운데를 펼치면  꽃은 크고 환하게 피어오른다. 기분이 업~된다. 빨리 달려가서 보고 싶은 마음을 담은 것이다. 아기와 엄마가 하루 종일 함께하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있지만 그래도 헤어졌다 만나는 기쁨은 배가되는 가운데 사랑스러움이 한껏 묻어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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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바도루 푸른도서관 8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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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바도루’를 읽고

 

역사 동화다. 300페이지가 넘는 글이지만 읽기 시작하면 글의 매력이 빠진다. 담백하고 짧은 문장들이 글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되어 있고 이야기의 흐름도 똑똑 떨어지게 되어 있어 읽는 재미와 흥미를 더해준다. 신라와 백제가 우호적이지 못하고 전쟁 중에 있을 때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썼던 신라의 화랑 바도루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단순히 나라의 전쟁만을 다룬 이야기라면 지루할 텐데, 인간적인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사랑, 우정, 가족간의 화목 그런 것들을 내세워 이야기를 전개시키기 때문에 더욱 재미와 감동이 있다. 신라와 백제의 드라마 같은 관계에서 엮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길. 서로 얽히고설킨 마음들이 어우러져 더욱 실감나는 역사동화를 보여준다.


역시 이글에서도 작가의 치밀한 문장과 플롯을 엿볼 수가 있다. 당시 사회 배경과 역사적인 배경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감초처럼 등장을 시키면서 그 와중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 나라를 위해  몸을 바쳐야 했던 그 시대로 돌아가 과연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를 자문하게 된다. 사랑과 우정, 충, 그중에 무엇이 으뜸일까. 외모도 출중하지만 내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화랑도의 멋진 모습. 오늘날 우리가 본받아야할 모습이 아닐까 여겨진다. 아름다운 사람은 누구든 부러워할 대상이며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빛나는 비밀, 그 무엇이 있는 사람이다 그것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지 않는다. 갈고 닦는 시간이 길수록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전쟁 중에는 누구나 고아아닌 고아가 된다. 여기 나오는 바도루도 일찍 부모님을 여읜다. 그러나 큰 뜻을 품고 나라를 위한 대업을 이루고자 한다. 말 하나 하나 에도 그 시대적인 냄새가 물씬 배어나오게끔 글을 썼다. 마치 그 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세밀하게 그려나가고 있다. 영웅이 되어 나라를 살리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한 청년이 바도루다. 백제가 바로 적국인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를 구해준 아이를 데리고 함께 신라로 간다. 이름도 아름다운 청년 바도루. 화랑의 이름을 더욱 빛나게 해준 바도루. 그런 바도루를 만나게 해준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역사공부할 때 이런 책을 많이 읽어두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배경지식이 쌓이고 쌓여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 한참 역사 드라마가 인기다. 그냥 딱딱한 역사만 보면 재미가 없는데 거기다가 인간적인 이야기가 첨가가 되면 드라마틱 하면서도 더욱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다. 역사 속에서 이런 바도루 같은 인물을 찾아내어 창조한 것은 대단하다. 거슬러 올라 우리나라의 훌륭한 제도 아래 이런 멋진 청년들과 사상이 있었다는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인 것이다. 작가가 한 말처럼 화랑을 진정 사랑할 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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