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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토 비밀결사대 - 2005년 제11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ㅣ 일공일삼 37
한정기 지음, 유기훈 그림 / 비룡소 / 2005년 6월
평점 :
‘플루토 비밀 결사대’를 읽고
몇 명의 아이들이 모임을 만들었다. 이른바 ‘플루토 비밀 결사대’. 아이들은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하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특히 아무런 일이 없이 그냥 지나가는 일상이 심드렁하면 할수록, 더욱 그런 뭔가 기발한 재미난 사건이 오히려 그리워질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아지트 같은 곳을 만들어 놓고 자주 만나고 찾아가고 놀기도 한다. 망원경을 갖고 노는 것을 즐겨하는 아이는 늘 학교에 갔다 오면 마을을 둘러본다. 무슨 일이 있나, 누가 지나가고 있나, 하는 것을 본다. 아이들이 사는 마을은 도자기가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 도자기 때문에 예부터 일들이 많다. 특히 발굴에 관한 기사가 신문에 나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그곳에서 살인사건이 난다. 공교롭게도 망원경을 갖고 놀다가 살인사건의 중요한 실마리가 될 사람의 얼굴을 본다. 어른들의 일이지만 아이들은 자기들이 그 사건에 관심을 갖고 직접 탐정이 되어 그 사건을 풀어나간다. 아이들의 주도면밀한 계획과 행동으로 범인은 지목되고 그 사건의 원인과 과정 등을 밝혀나가게 이른다. 아이들은 공부만 하고 학원이나 가고 할 줄 알았는데 나름대로 치밀한 계산 아래 경찰들보다도 더 노련한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그 과정 중에 아이들은 하나가 되고 서로를 존중해 가며 믿음을 나눠 갖는다. 어른들의 잇속으로 함부로 사람을 해치는 그런 파렴치한 일들을 아이들의 눈을 통해 비판 풍자 하는 것이다. 깔끔하면서도 단백한 문장과 이야기로 읽는 이로 하여금 비밀결사대에 빠지게 한다. 늘 주의를 관찰하고 그냥 넘기지 않는 예리한 눈빛, 탐구심, 그런 것들이 아이들로 하여금 순간적인 지혜와 순발력을 발휘하게 한 것 같다. 그래서 위험한 고비들을 넘기며 사건을 풀어나간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 도자기에 대한 자긍심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고 그 훌륭한 문화유산을 도굴해가려는 사람들의 몰이해도 알아야 한다. 탐정이 된 기분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있다. 어른들 일에 아이들이 끼어든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기는 하지만 정의를 위해 아이들이 뭉쳐서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스릴이 있고 좋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나 ‘톰 소여의 모험’처럼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