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의 학교

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창가의 토토’를 읽고

언젠가 읽었던 책인데 또 읽게 되었다. 그 때도 이 책은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감동적으로 읽은 기억이 난다. 막 벅차오르는 어떤 느낌이 있었다. 아이들을 이렇게 교육해야 하는 거구나, 이렇게 가르치고 지도해야 하는 거구나 느꼈다. 아마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분들은 한번쯤은 꼭 봐야할 책인 것 같다. 부모된 어른들도 읽어야할 책인 것 같다. 아니 모든 어른들이 보고 생각해야 할 책이다.

처음에 목차를 보고는 이게 무슨 시집인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른 책과는 달리 목차에 소제목이 그렇게 많다. 그런데 다시 생각했다. 그만큼 할 얘기도 많고 에피소드도 많은 모양이라고. 맞아떨어졌다. 학교에 처음 입학한 토토는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퇴학을 당한다. 그래서 다른 학교에 입학하려고 엄마랑 함께 가는 장면이 나오는 데, 아이는 호기심이 참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말도 참 잘한다. 하지만 대단한 건 토토의 엄마다. 토토가 말하는 걸 다 들어준다. 더구나 퇴학당한 학교에서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시시콜콜 놓치지 않고 다 들었다는 것이다. 보통은 아이가 잘못했다, 말썽을 부렸다고 하면 대충 듣고 말았을텐데 토토 엄마는 끝까지 세세히 다 들었다. 그런 점은 배워야 할 것 같다.

새로 들어간 학교 교장선생님은 또 얼마나 좋으신가. 첫날부터 토토의 이야기를 네 시간이나 들어주었다. 그러고 보면 토토는 말 잘하는 재능이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은 다른 학교와 달리 자유롭고 재미난 수업시간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산에 것 바다 것 등 점심시간을 그렇게 재미있게 응용하시는 분은 처음이다. 아무래도 교장선생님은 남다른 교육관을 가지고 아이들을 대하셨던 것이 분명하다. 뭔가 달랐던 것이다. 보통학교에서 가르치지 못하는 것들을 가르치신 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의 특기를 적성을 오히려 잘 살려 주었던 분이다. 아이들은 그래야 할 것이다. 아이들은 그렇게 자라야 한다.

요즘 얼마나 틀에 박힌 수업과 생활을 하는가. 마음대로 놀 여유도 없는 아이들. 놀이터에서 노는 초등생들이 거의 없다. 다 학원가고 공부하느라 그런 것이다. 놀이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운다는데 요즘 아이들은 전혀 그럴 시간이 없다. 어른들이 짜놓은 시간표대로 가서 배워야 할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공부도 잘 하고 머리도 좋고 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요즘 아이들. 하지만 마음을 채우는 정서는 배운다고 배워지는 것인가. 마음이 메마른 사람도 많다. 냉정한 마음도 많다. 아이들이 아이 같지 않을 때도 있다. 순수한 마음을 찾아주어야 한다. 토토 처럼 호기심 많고 창의성 많은 아이로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로 자라게 해줘야 할 것이다.

역시 좋은 부모와 스승을 만나는 것은 중요하다. 좋은 사람을 만나 인생이 변하고 올바른 길로 들어선다면 무엇을 더 바랄까.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좋은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 그래도  때때로 보면 오히려 아이들에게서 배우는 것이 더 많을 때도 있다. 아이들의 눈은 그만큼 특별하다. 아이들이 보는 세상이 항상 맑고 고운 것들로 채워져 날마다 행복이었으면 좋겠다. 훌륭하신 교육자들이 많이 나와 아이들에게 참된 교육을 실천하고 훗날 이렇게 멋진 감동을 전해주었으면 좋겠다. 정말 좋은 책이다.  

첫사랑을 찾아서

스튜어트 리틀 - 숲속나라 책마을 12
E.B. 화이트 지음, 가스 윌리엄즈 그림, 문명식 옮김 / 숲속나라 / 2004년 4월

‘스튜어트 리틀’을 읽고

프레드릭 리틀 부인의 둘째 아들이 태어났다. 그런데 아기가 생쥐 같고 키도 5센티밖에 안되었다. 수염도 있고 꼬리까지 있었다. 부부는 스튜어트라고 이름 지어주었다. 태어나자마자 걸어 다녔다. 집에는 형 조지, 새 마갈로, 고양이 스노벨이 살고 있었다. 스튜어트는 몸이 작은 생쥐라서 요긴하게 집안일을 돕는다. 스튜어트가 안 보이면 식구들은 난리가 난다. 보통사람 같으면 쥐를 낳았다고 하면 다 버리거나 할 텐데 그러지 않고 아기처럼 잘 대해준다. 침대까지 만들어서 보살펴준다. 옷도 입힌다. 먹을 것도 챙긴다. 그냥 그  부부에겐 자식에 불과했다. 이 책 자체가 그렇다. 살아있는 동물에게는 함부로 하지 않는다. 존중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스튜어트가 첫사랑 마갈로를 찾아서 모험 아닌 모험을 떠났을 때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다.

스튜어트는 편지도 쓸 줄 알고 자동차도 운전을 한다. 보통 사람 같다. 사람으로 태어난 생쥐다. 그런데 여기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모두 대화를 나눈다. 그 설정이 이 이야기를 살아있게 한다. 실제로 기르는 강아지가 말을 하고 새가 알아듣고 고양이가 말을 하면 어떻게 될까. 아주 재미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시끄러워서 못 살 것 같다. 동물들이 매일 두건 쓰고 시위나 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스튜어트가 비록 5센티밖에 안 되지만 무시하지 않고 잡지 않은 것은 사람들의 의식인 것 같다. 제일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가 생쥐인데 여기서는 절대 그렇게 표현하지 않는다. 스튜어트는 정도 많고 여리고 정의감과 모험심은 또 강하다. 그래서 다니다가 남이 어려운 일에 처해있으면 잘 도와준다. 어디론가 다니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집을 떠나 여행을 하게 된 건 순전히 첫사랑 마갈로 때문이었다.

우리 집 개가 생각난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개는 밖으로 나가는 걸 좋아했다. 대문만 열리면 어느 틈에 집을 나가있다. 어딜 그렇게 다니는지. 하지만 해가 지기 전에는 꼭 어디선가 나타난다. 퇴근해서 들어오는 사람을 따라 들어오거나 시장을 보고 오는 사람을 따라오거나 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은 며칠씩 안 보이기도 했다.  길을 잃었나 했는데 마침 개가 들어온 것이다. 한쪽 발을 절룩이면서. 그러고는 나가라고 문을 열어놔도 안 나간다. 긴긴 여행을 통해 어려움을 많이 겪은 탓일까.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느긋하게 집을 지키고 있는 우리 집 개. 동물들은 원래 모험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이 책은 스튜어트라는 생쥐를 통해 긍정적이고 밝은 생각을 심어준다. 폭력적이지 않고 따스하다. 재미있는 사건들이 연이어 터진다. 어떻게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읽는 이도 모험을 따라 떠나는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긴긴 모험을 떠난 스튜어트가 과연 첫사랑 마갈로를 찾았을까? 쉿! 생쥐다! 스튜어트가 여기까지?

배달된 소년

깡통 소년 - SF 미스터리, 4단계 ㅣ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3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프란츠 비트캄프 그림, 유혜자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3월

‘깡통 소년’을 읽고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글/

신선한 책이었다. 실감나는 묘사와 더불어 상상력이 기발하고 아이디어가 좋은 책. 재미있는 글이었다. 아이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소재의 글이다. 참 재미있게 읽었다. 우선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범상치가 않다. 평범하지 않은 인물들이다. 평범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바톨로티 부인은 혼자 살며 카펫을 짜는 일을 한다. 그 일로 먹고 사는 것이다. 남편은 집을 나간 지 오래다. 바톨로티 부인은 옷을 남들과 다르게 입는다. 한겨울도 아닌데 코트를 입고 다니는 걸 보면 안다. 그녀는 청소하는 걸 제일 싫어한다. 그런 그녀에게 깡통소년이 배달 온 것이다.

인스턴트 소년. 8살 먹은 아이. 한번도 아이를 키워본 적 없는 바톨로티 부인은 좌충우돌 난감해하면서도 그런 깡통소년 콘라트를 좋아하게 된다. 깡통소년은 이른바 모범소년으로 아이 같지 않은 아이다. 뭐든지 척척이다. 어른들이 원하는 그런 아이다. 어떻게 보면 바톨로티 부인이 아이 같고 콘라트가 어른 같다. 동네 약사인 에곤씨가 나서서 콘라트의 아빠가 되었다. 그래서 더욱 재미나게 펼쳐지는 이야기들. 흥미진진하다. 학교에도 들어간 콘라트. 3학년이 되었고 너무 모범적이라 선생님들께는 한 몸에 사랑을, 친구들에게는 따돌림을 받는다. 마침 옆집 친구 키티가 콘라트를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콘라트가 곤경에 빠지면 도와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나중에 깡통소년 콘라트가 잘못 배달된 상품이라는 사실이 통보되고 그 회사에서 돌려달라고 한다. 필사적으로 돌려보내지 않으려고 노력을 한다. 키티의 노력이 컸다. 과연 어떻게 콘라트는 남아있게 되었을까 궁금하게 만든다.

콘라트 때문에 바톨로티 부인과 에곤씨는 자주 부부처럼 싸운다. 사실 에곤씨도 혼자 사는 사람이라 아이경험이 없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어떻게 부모가 되어 행동하는 것이 좋은지를 생각하게 한다. 아이가 깡통 속에 완제품으로 만들어져 공장에서 배달된다는 설정도 그렇지만 완벽하게 무엇이든 어른들 마음에 쏙 들게 행동하도록 아이를 정한 것도 특별하다. 평소 아이들은 말썽을 부리고 잔소리를 듣게끔 행동을 한다. 그런 점을 뒤집어서(삐딱하게 보기) 작가는 케릭을 설정을 하고 이야기를 전개시킨 것 같다. 또 어른들은 대부분 비슷한 취향을 갖고 있다는데 착안을 하여 선입견을 벗어나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그런 인물을 만들어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을 했다. 소비자는 누구나 원하는 상품이 손상되지 않기를 바란다. 최고로 좋은 상품이길 원한다. 여기서 깡통소년은 그런 상품이었던 것이다. 아이는 사고 파는 상품도 물건도 아니고 또 아무나 엄마 아빠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만은 그렇다. 그러고 보니 요즘 어른들은 너무 아이들에게 어른다운 것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깡통소년이 비로소 아이다워졌을 때, 의지로 마음을 바꾸었을 때, 비로소 또 한번의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날마다  기적 같은 좋은 일들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악어 구출 작전

악어랑 함께 살 거야 ㅣ 책마을 놀이터 3
파울 판 론 지음, 유미영 옮김, 김용철 그림 / 푸른나무 / 2001년 12월

“악어랑 함께 살거야”를 읽었다.

생일날(몇살?) 아침 부모님으로부터 애완동물을 선물로 받을 줄 알았던 에미는 어항에 들어있는 금붕어 한 마리를 선물로 받는다. 그런데 그것마저 친구의 개가 먹어버린다. 실망한 에미한테 우편배달부아저씨가 악어알을 배달해준다. 에미는  얼마 전 멸종위기에 있는 동물 그리기 대회에 참여한 적(악어를 좋아해 악어그림을 그렸다)이 있었는데 9등을 해 부상으로 진짜 악어알을 받게 된 것이다. 악어알을 배달해 주신 할아버지는 마음속으로 진심으로 온몸으로 혼신을 다해 원하는 것을 바라면 진짜 그것이 이루어진다고 하셨다.  에미는 그런 마음으로  악어알에서 진짜 악어가 나오기를 기대했다.

진짜 알에서 악어가 나왔다. 처음엔 3센티였다.  악어가 10년이 되어야  7미터정도가 된다고 한다. 에미는 책을 뒤적여 악어에 대해 알아보고 악어를 자기 방에서 키운다. 길버트란이름을 붙여준다.음식이나 과일 등을 갖다주고 씻겨주고 얘기해 주고 친구처럼 대한다. 그런 악어가 커서 몇 미터 정도가 된다. 부모님이 애완동물을 싫어해서 몰래 키웠다. 악어알이 있다는 건 아셨지만 그 알에서 악어가 태어난 줄 모르고 오히려 도마뱀이라고 여긴다.

에미의 부모님은 매우 이기적이고 자식에 대한 애정표현도 없다. 또 생전 에미의 방은 들여다 보지도 않는다. 그래서 에미가 그렇게 큰 악어를 키울 때까지도 모른다. 그리고 원하는 애완동물도 못 키우게 반대만 한다. 그래서 에미는 불만이다. 그리고 거동 못하시는 할머니에게도 함부로 대한다. 담배연기를 할머니 얼굴에 대고 뿜거나, 매일 양로원에 대한 책자를 보이며 양로원을 가라고 종용한다. 더구나 할머니에게 말을 함부로 한다. 아주 버릇없고 예의도 모르며 효도할 줄 모르는 어른이다. 그리고 에미 엄마는 날마다 쇼핑만 한다.  아빠는 구둣가게를 하는데 싸구려 구두를 비싸게 판다. 더구나 요즘은 악어가죽으로 만든 제품에 눈이 멀어 있다. 그래서 아는 사람과 몰래 거래를 해서 악어로 만든 구두를 취급할까 생각한다.

 에미는 부모님은 싫어하지만 할머니는 좋아한다. 할머니는 1층에만 계신다. 계단을 오르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나가시면 텔레비젼을 보신다. 총을 갖고 나오는 보안관 흉내를 잘 내신다. 할머니의 낙은 그것이다. 그리고 에미를 이해해 주시고 친구처럼 대해주신다. 악어가 태어나자 할머니는 신나 하신다.

어느날 청소를 하던 엄마가 에미방에서 침대 밑에 있는 악어를 건드려 청소기에 딸려 나와 발각이 된다. 부모님은 즉시 악어를 끌어내라고 한다. 아빠는 그 악어를 보고 악어가죽 탐이나서 악어를 팔 생각만 한다. 악어의 소동으로 집 밖으로 쫓겨난 부모님은 동물원에 신고한다. 경찰이 오고 군 동원해서 사람을 해칠지도 모르는 그 악어를 밖으로 내보내라고 한다.

그러나 할머니는 그 때 지하에서 판자를 끌어내 문을 막고 잠근다. 창마다 보조열쇠를 이용해 잠근다음 뜨거운 스프를 끓여 옥상위로 올라오려는 사람들 머리에 스프를 붓고 사다리를 밀어버리고 올라오지 못하게 했다. 에미는 할머니의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몰랐다. 늘 움직이지도 못하던 할머니가 그렇게 카우보이처럼 용감하게 싸우시다니... 에미는 악어가 너무 커서 집에서는 살 수 없다는 걸 알고 동물원에 가기로 결심한다. 악어의 등에 할머니와 에미는 나란히 앉아서 집 밖으로 나오자 사람들은 놀란다. 그 때 악어알을 배달해준 할아버지가 박수를 친다. 그렇게 해서 할머니와 에미는 동물원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원시인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악어와 입맞춤도 하고...할머니는 밥하고..사람들은 구경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였다. 효도가 뭔지 아이사랑이 뭔지 동물보호가 뭔지 등등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다.

재치 만점

책 먹는 여우 - 좋은아이책 ㅣ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1년 10월

‘책 먹는 여우’를 읽고

아니, 이런 또 재미있는 책이 있다니. 놀랍다. 책을 읽는 순간 끝까지 쭈~욱 읽힌다. 청소기에 빨려들어 가듯이 책 속으로 딸려 들어간다. 여우의 이야기가 이끄는 대로 무조건 따라가게 되어있다. 이야기를 이끄는 솜씨 또한 대단하다. 말도 참 재미있게 구사하는 구나 싶었다. 특히 의성어를 많이 써서 독특한 어감과 느낌이 든다. 처음부터 소리 내어 읽어보았다. 너무 실감나게 읽혔다.  여우가 하는 행동들이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책을 먹는 여우. 다 먹고 나면 후추와 소금을 쳐서 먹는 여우. 하지만 가난한 여우. 그래서 더 배가 고픈 여우. 중앙도서관을 눈독들였다가  많이도 맛있게 책을 냠냠 했다. 그러다가 들켰다. 행복한 날들이었는데. 여우는 싫은 책을 보면 우엑 하며 내뱉는다. 그 장면이 너무 재밌다. 좋아하는 책을 보면 맛있게 먹는다. 그러나 먹을 것을 더 이상 구할 수 없게 되자 길모퉁이 서점에서 강도짓을 한다. 한꺼번에 책을 많이 훔친다. 그래서 감옥에 갇힌다. 죄는 죄니까 책을 구할 수 없게 된 여우. 교도관 빛나리씨를 꾀어 종이와 연필을 얻는다.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책을 만들어 먹기 위해서. 맛있게 냠냠. 그런데 그 글을 다 써놓고 보니 너무 잘 써서 교도관은 그것을 책을 만들어 팔자고 한다. 교도관은 출판사를 차려 그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든다. 그래서 여우는 (책 많고 돈 많고 지식 많고 여유 많은 )부자가 되었다.

이 책에는 어려운 낱말이 나오면 그 말을 친절하게 풀이까지 해놓았다. 그래서 좋다. 그것도 칼라 글씨로 색다르게 말이다. 더욱 책보기가 즐겁고 재미있다. 짧지만 이야기가 빨리빨리 재미나게 돌아간다. 여우는 책을 좋아하다보니 저절로 많은 책을 고루고루 먹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말도 잘하게 된 것 같다. 교도관을 잘 설득하는 걸 보면. 또 글도 잘 쓰게 되었다. 따로 연습하지는 않았을 텐데 저절로 책을 읽고 터득하게 된 것 같다.

이 책 속에는 독서에 대한 중요한 것들이 알게 모르게 나타나 있다. 후추와 소금을 치는 것은 책을 읽는 여우의 나름대로의 취향이자 습관인 것 같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저마다 좋아하는 것이 다른 것처럼. 그러므로 책을 읽을 읽을 때는 각자 읽고나서 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취사선택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이 책은 너무 재미있는 책이다. 금방 두 번 세 번 읽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도 재미있는 동화가 된다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 발랄하고 생동감 있는 표현이 많아서 읽을 때 강조를 하면서 읽으면 더욱 읽는 맛이 살아난다. 어린 아이에게 소리내어 읽어주었더니 너무 재미있어 한다. 하하하 깔깔깔 한참을 웃었다.이런 글을 한번 써보고 싶다. 너무너무 진짜 진짜 재밌는 책이다. 반했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