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 만점

책 먹는 여우 - 좋은아이책 ㅣ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1년 10월

‘책 먹는 여우’를 읽고

아니, 이런 또 재미있는 책이 있다니. 놀랍다. 책을 읽는 순간 끝까지 쭈~욱 읽힌다. 청소기에 빨려들어 가듯이 책 속으로 딸려 들어간다. 여우의 이야기가 이끄는 대로 무조건 따라가게 되어있다. 이야기를 이끄는 솜씨 또한 대단하다. 말도 참 재미있게 구사하는 구나 싶었다. 특히 의성어를 많이 써서 독특한 어감과 느낌이 든다. 처음부터 소리 내어 읽어보았다. 너무 실감나게 읽혔다.  여우가 하는 행동들이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책을 먹는 여우. 다 먹고 나면 후추와 소금을 쳐서 먹는 여우. 하지만 가난한 여우. 그래서 더 배가 고픈 여우. 중앙도서관을 눈독들였다가  많이도 맛있게 책을 냠냠 했다. 그러다가 들켰다. 행복한 날들이었는데. 여우는 싫은 책을 보면 우엑 하며 내뱉는다. 그 장면이 너무 재밌다. 좋아하는 책을 보면 맛있게 먹는다. 그러나 먹을 것을 더 이상 구할 수 없게 되자 길모퉁이 서점에서 강도짓을 한다. 한꺼번에 책을 많이 훔친다. 그래서 감옥에 갇힌다. 죄는 죄니까 책을 구할 수 없게 된 여우. 교도관 빛나리씨를 꾀어 종이와 연필을 얻는다.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책을 만들어 먹기 위해서. 맛있게 냠냠. 그런데 그 글을 다 써놓고 보니 너무 잘 써서 교도관은 그것을 책을 만들어 팔자고 한다. 교도관은 출판사를 차려 그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든다. 그래서 여우는 (책 많고 돈 많고 지식 많고 여유 많은 )부자가 되었다.

이 책에는 어려운 낱말이 나오면 그 말을 친절하게 풀이까지 해놓았다. 그래서 좋다. 그것도 칼라 글씨로 색다르게 말이다. 더욱 책보기가 즐겁고 재미있다. 짧지만 이야기가 빨리빨리 재미나게 돌아간다. 여우는 책을 좋아하다보니 저절로 많은 책을 고루고루 먹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말도 잘하게 된 것 같다. 교도관을 잘 설득하는 걸 보면. 또 글도 잘 쓰게 되었다. 따로 연습하지는 않았을 텐데 저절로 책을 읽고 터득하게 된 것 같다.

이 책 속에는 독서에 대한 중요한 것들이 알게 모르게 나타나 있다. 후추와 소금을 치는 것은 책을 읽는 여우의 나름대로의 취향이자 습관인 것 같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저마다 좋아하는 것이 다른 것처럼. 그러므로 책을 읽을 읽을 때는 각자 읽고나서 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취사선택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이 책은 너무 재미있는 책이다. 금방 두 번 세 번 읽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도 재미있는 동화가 된다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 발랄하고 생동감 있는 표현이 많아서 읽을 때 강조를 하면서 읽으면 더욱 읽는 맛이 살아난다. 어린 아이에게 소리내어 읽어주었더니 너무 재미있어 한다. 하하하 깔깔깔 한참을 웃었다.이런 글을 한번 써보고 싶다. 너무너무 진짜 진짜 재밌는 책이다. 반했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