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돌이 이야기 힘찬문고 27
송영 지음, 유진희 그림 / 우리교육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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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돌이 이야기>를 읽고 

이 글은 송영이라는 분이 쓰신 소설이다. 옛 시절 강아지를 키운 적이 있는데 그 때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강아지를 밖에 내버리고 들어온 적이 있단다. 그런데 그 후 계속 그 일이 마음에 걸려서 이 글을 이렇게 쓰게 된 것이라고. 이 글은 깔끔한 문장과 복잡하지 않은 구성으로 잘 짜여진 글이다. 그리고 마치 순돌이를 살아있는 사람처럼 그려 놓았기 때문에 나중에는 감동이 밀려오기도 한다. 가슴이 찡한 그런 내용의 글이다. 읽고 나면 왠지 가슴 한 켠이 시원해진다. 읽는 동안 아픈 사연이 많기 때문이다.

 

길 웅덩이에 버려져 있던 순돌이를 처음 발견해 온 것은 상조 아저씨. 상조 아저씨는 나이드신 어머니와 어렵게 사는데 학교 선생님이다. 그런데 노조에 가입한 일로 상조 아저씨가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고, 경찰서에 끌려가면서 형편이 어려워지자 순돌이를 길에다가 두 번 내다 버리게 된다. 한번은 집을 찾아 들어 왔지만 다음 번에는 너무 멀어 돌아오지 못한다. 순돌이는 혼자 사는 노인의 집에 들어가서 살게 된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가 사고로 병원에 있게 되자  고약한 그 할아버지 딸이 자기 집에 데려다 놓고 굶기면서 때리기 일쑤였다. 부잣집이지만 식구들이 모두 고약해서 자기들이 기르던 개만 이뻐한다. 거기서 반년을 그렇게 살다가 탈출을 한다. 막상 나와보니 낯익은 거리였다. 상조씨네가 살던 동네였던 것이다. 그래서 옛날 살던 그 집에 가봤더니 상조씨네는 이사를 갔다. 마침 주인 아줌마 눈에 띄어 상조씨랑 연락을 해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순돌이는 영리하다. 어린아이가 떨어진 물건을 집어다 주기도 하고 시장에서 떨어진 지갑을 주워다 주기도

하고 길을 잃지 않고 집으로 찾아오고 그리고 할아버지가 교통사고 났을 때 집을 알려주기도 하고...상조씨네가 형편이 어려워 먹을 것이 없을 때도 짖어대지 않고 참을 줄도 아는 그런 개였다. 상조씨 어머니는 시장에 가서 야채 부스러기를 주워다가 죽을 쑤어 순돌이를 먹이고 또 주인집에 가서 순돌이 먹을 것을 얻어다가 주기도 한다. 그런 사람의 정을 받고 지낸 순돌이는 상조씨네를 잊지 않는다. 형편이 어려워지자 순돌이를 길에다 버리고 온 상조씨를 미워한 순돌이는 상조씨가 자기를 싫어해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기를 버리고 그 후로 계속 찾아다녔다는 말을 듣고 상조씨를 이해하게 된다. 처음 상조씨가 자기를 구해준 은인인 것처럼 아직도 자기에게 믿음이 되어준 것에 대해 고마워 한다. 이제 상조씨는 다시 학교에 복귀해서 가정형편이 나아졌다. 그래서 순돌이는 상조씨네랑 살게 되었고 그래서 행복하다.

 

개도 사람처럼 생명이 있다. 사람처럼 말은 못하지만 말귀를 알아듣는다. 그래서 개의 충성심에 대한 일화는 많은가 보다. 눈물을 흘리는 개의 모습은 마치 사람과 흡사하다. 그런 것을 보면 함부로 동물을 대할 것도 아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소중하다. 그러므로 아끼고 소중히 다뤄야 겠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이 작품에 나오는 상조씨는 이 작가의 분신인지도 모른다. 그 옛날 길가에 내다버린 그 강아지가 하도 생각나고 안타까워 글에서나마 행복을 느끼라고 행복한 마무리를 짓게 해 준 모양이다. 이 글은 순돌이가 주인공이다. 그래서 순돌이의 생각이 잘 나타나 있다. 그 만큼 작가는 순돌이를 이해하고 싶었던 것일 게다. ....순돌아 너의 마음 다 안다. 너는 우리랑 함께 살고 싶었던 게야. 부잣집에 가고 싶은 게 아니라 부자가 아니지만 사람 좋은 곳에서 정이든 곳에서 정든 사람들과 함께 살고팠던 게야. 그러나 그걸 내가 몰랐다. 널 부잣집으로 보내야 네가 잘 먹고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만 했어. 미안하다. 동물도 생각이 있다는 걸 미처 몰랐단다. ....이렇게 사죄하는 심정으로 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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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알퐁스 북스쿨 고학년문고 3
에르빈 모저 지음, 유혜자 옮김 / 계림북스쿨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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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작가 에르빈 모저라는 분이 쓰고 그림을 그린 책, “까마귀 알퐁스”를 읽었다.

참 재미있다. 긴장감 있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동물 이야기라서 별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흥미진진했다.

까마귀 알퐁스는 날지를 못해서 늘 무리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겨울을 나러 다 떠나는데 그 축에서도 제외되었다.  추운 겨울날 알퐁스는 사람들이 집에서 따뜻하게 지내는 걸 보고 사람들을 부러워 한다. 사람이 되면 모든 걸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마침 마법사 몰도반을 만나서 마법의 자두를 먹고 알퐁스는 사람으로 변신하고 몰도반은 까마귀로 변신한다. 그러나 막상 서로 바꾸어 하루를 지내보니  오히려 제모습이었을 때가 낫다며 본래대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알퐁스가 사람으로 변하긴 했는데 코는 까마귀 부리처럼 노랗고 길었으며 까만 머리털이 수북이 나 있어서 흡사 까마귀 같았다. 그리고 말을 못하고 사람의 행동을 모르며 까마귀 습성이 남아 있어서 지내기가 불편했고 사람들도 이상하게 바라봤다.  몰도반도 까마귀로 변하긴 했는데 날개가 다 빠져서 날기가 힘들고 먹이를 구하기가 힘들어서 고생을 해야 했다. 그래서 둘은 다시 만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몰도반의 집으로 가서 자두를 먹기로 했다. 그런데 가서보니 집은 불타고 자두도 없었다.  누군가 와서 불을 지른 것이다.

 

그래서 몰도반은 그 자두를 준 예쁜이 반다 할머니를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자두를 구하려면 -‘말모줌나무 밭에 있는 뾰족산을 찾아가면 S라는 호수가 있는데 밤에 그 호수 안에 있는 섬으로 들어가서 잎도 없고 껍질도 없는 나무를 두드리며 찬도르라고 말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자두와 사과가 자라고 거북이가 살고 있는 마법의 정원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두를 먹으면 동물은 사람으로 변하고 사람은 맨 처음 생각하는 동물로 변하게 되는데, 자두를 하나 더 먹으면 마법이 풀리고 원래대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사과는 몸을 크게 부풀려주고 강인한 자로 만들어준다. 사과를 하나 더 먹으면 원대로 돌아온다.

반다 할머니가 자두를 얻은 것은 어떤 할머니가 죽을 때 비밀을 털어놓으며 주었다는 것.나쁜 마법사 구구모츠의 조수로 일하다가 도망쳐 나왔는데 그 때  마법의 책과 재료를 갖고 나온 다음 그 마법사의 집에 불을 질렀다는 것이다. 그 할머니는 새 삶을 살다가 죽을 때 반다 할머니께 자두를 주며 비밀을 털어놓았다는 것.

몰도반과 알퐁스는 그 자두를 찾으러 가는데 많은 일을 겪는다.

 

몰도반이 가는 곳마다 어떤 무리들이 왔다갔는지 마을은 불타있고 사람들은 도둑을 맞는다고 낯선 사람을 경계했다.그리고 알퐁스는 의사소통이 안되고 생김새가 이상해서 잔인한 서커스단 사람들에게 잡혀 우리에 갇히게 된다. 그런데 서커스단이 사람들에게 푸대접을 받고 쫓겨나서 여기저기 다닐 때 기회를 틈타 몰도반이 갇힌 알퐁스를 풀어준다. 그리고 억울하게 끌려다니며 구박받던 곰두마리도 풀어준다. 난쟁이와 술꾼을 놔둔채...분노한 곰이 그 동안의 고통을 호소하듯 난쟁이를 죽이려 하자 몰도반이 막는다. 복수는 달콤하지만 행복을 주지 않는다고. 결국 곰의 도움을 받고 호수를 찾아냈다. 알고 보니 그 나쁜 마법사가 밤마다 마을을 불지르고 도둑질 하고 사람들을 위협하고 다녔다. 이상하게 생긴 모양의 곤충을 타고 동물을 끌고 다니면서 나쁜일 하고 있었다. 마법에 걸린 개미도 있고 쥐며느리, 까마귀들도 있었다. 그들은 사과를 먹고 강해져서 싸우고 빼앗으러 다녔다. 자두를 먹여 순종하게 하는 마법을 쓰고 강하게 해 싸우고 빼앗게 했다.

 

항상 좋은 마음씨를 갖고  옳은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는 행운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몰도반과 알퐁스는 서로 힘이 되면서 험난한 길을 뚫고 비로소 원하는 것을 얻게 되었다. 먹을 것도 나눠주고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 주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함께 도착했다. 마치 친한 친구처럼.. 더불어 함께 왔다. 그런데 나쁜 마법사는 사람들을 미워하고 증오하며 불신하고 있기 때문에 싸워 이겨야할 대상, 악의 화신이라고 여기고 늘 사람들을 괴롭힌다. 마음을 닫고 힘으로 사람을 누르려 하기 때문에 성질만 고약해졌다. 사회를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로만 보고 있다.  사회는 함께 살아가는 곳인데도 말이다. 추리소설과도 같은 재미난 이야기. 이런 동화도 있다. 끝까지 읽어봐야 끝을 안다. 정말 플롯 또한 좋다. 그야말로 흥미진진. 세상엔 글 잘 쓰는 재주꾼들이 너무 많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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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에 백 마일을 달리는 개 작은 책마을 37
제레미 스트롱 지음, 닉 샤렛 그림, 고정아 옮김 / 웅진주니어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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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에 백 마일을 달리는 개“를 읽고


제목이 개에 관한 것이라 재미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한두 페이지 넘겨 읽다 보니 어쭈, 이거 또 재미있겠는데 싶었다. 일단 어린이를 위한 책들은 처음부터 재미있고 봐야 한다. 문장도 예사롭지 않았다. 생동감 있고 속도감 있고 마치 여기 나오는 개처럼 막 달리는 듯, 펄펄 살아 움직이는 듯 재미와 비유가 쿵짝이 맞아서 실감나게 돌아갔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어린 아이들이 그렇듯이 여기 나오는 이야기도 잠시도 쉬지 않는다.


스트리커라는 잡종 개를 기르는 트레버네 집. 식구들은 모두 스트리커와 산책 나가는 걸 싫어한다. 종잡을 수 없는 총알 탄 강아지기 때문이다. 방학을 맞이하여 엄마는 트레버에게 30파운드를 줄테니 스트리커를 데리고 매일 산책을 다니라고 권한다. 트레버는 승낙을 한다. 그리고 스트리커와 방학동안 내내 소동이 끊이질 않는다. 정말 재미 있다. 읽다보면 박장대소해야할 부분이 나온다. 책을 들고 읽다가는 반드시 책을 놓고 손뼉을 치며 웃지 않을 수 없다. 안 그러면 속이 풀리지 않는다. 그러고도 다시 그 대목을 읽는데 웃음이 반복된다. 어쩜 그렇게 웃음을 잘 만들어냈는지. 작가는 뒤에 말을 했다. 재미있는 이야기 쓰는 걸 좋아한다고. 세상을 볼 때는 재미있는 면을 많이 보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 또한 긴장감이 있다. 개 이야기라서 개 이야기만 다룬 건줄 알았더니 그런 게 아니었다. 사실 개는 한마디도 안 한다. 멍멍 왈왈 하기는 한다. 개를 산책 시키는 트레버 11살 짜리 남자애. 그리고 유일하게 하나밖에 없는 친구 티나. 그 외 찰리 스머그와 경찰관 아저씨. 트레버네 엄마 아빠 정도다. 거의 대부분은 스트리커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가 벌어지는 소동이 대부분이다. 그리고는 꼭 경찰서에 가 있게 되고 아빠가 와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작가가 얼마나 상황 묘사를 그럴 듯하게 잘 표현을 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얼마나 코믹한지 모른다.


특히 p.77쪽 꾸지람을 듣는 모습을 얘기한 부분인데 그 부분이 무척 웃기다. --화가나면 사람들은 왜 소리를 지를까 하는 것이다. 도대체 왜? 꾸중을 듣는 사람은 꾸중하는 사람 코앞에 서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왜 소리를 질러야 하는 거지? 아빠의 고함 소리는 끝이 없었다. 엄마도 그랬다. 두 분의 우렁찬 외침은 최고 입체 음향으로 쾅쾅 울려 퍼졌다.--

P.94-95쪽 스트리커가 경찰관 아저씨 차에 올라타 아저씨 머리위에 쏟아진 개밥을 막 먹는 장면이다. 꼭 그런 장면 옆에 그림이 재미를 더 부추긴다.

P.112-114쪽이다. 스트리커가 세탁기 에 끼어서 소방서에 구조요청 전화를 하는데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애애앵! 애애앵! 사이렌 소리가 부리나케 달려와 진지하게 그러나 침착하게 온 동네를 뒤흔들고, 소방관들이 가득 차고 호스를 풀며 뛰어다니고, 창문을 부수기 위해 도끼를 휘두르며 달려가는 장면 등. 정작 트레버는 멍 해서 이렇게 민망한 일이 또 있을까? 할 정도로 너무나 웃긴 장면들이다.


외에도 많지만 다 열거 할 수가 없다. 문장마다 비유법이 안성맞춤이다. 개성이 넘치는 빛나는 글 솜씨다. 진짜 위트와 재치가 넘친다. 어쩜 그리 독특한 케릭터를 만들었을까. 작가가 말했듯이 등장인물들은 확실한 개성들을 갖고 있다. 진짜 웃음이 철철 넘치는 매력적인 글이다. 아이들은 더더욱 좋아할 것이다. 아참, 찰리 스머그하고 내기한 얘기를 잊을 뻔했다. 방학 동안 트레버가 스트리커를 훈련시키지 못하면 넓은 잔디밭에 있는 더러운 물에 목욕을 하기로 했다. 트레버는 스트리커를 훈련시키는 데 실패했다. 그런데 세탁기 소동 다음날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방학은 끝났다. 더러운 물에 목욕도 안했고, 과자값, 아빠 핸드폰 값, 엄마 쫄쫄이 바지값 등을 제하고 남는 게 없을 줄 알았는데 그대로 30파운드 다 받았다. 휴, 이 책은 유쾌하고 통쾌하고 신나고 재미난 즐거운 책읽기였다. 이런 글도 쓰고 싶다! 큰일이다. 이 책을 보면 이런 글을 쓰고 싶고 저런 글을 보면 저런 글을 쓰고 싶다. 꿈 많은 아이처럼. 어쩌나, 이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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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wlriwj 2008-11-13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잘썼내요 ㅋㅋ
 
천원의 행복 채우리 저학년 문고 18
신현신 지음, 이웅기 그림 / 채우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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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의 행복‘을 읽고

4편의 짧은 동화가 들어있다.


<내 마음 좀 알아줘>

처음 네발 자전거를 사서 즐겁게 타던 장훈이가 어느덧 학년이 올라가 두발을 떼고 두발자전거를 타게 되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서툴러서 넘어지고 깨어진다. 그러면서 서서히 두발 자전거와 친해진다. 장훈이는 어디를 가도 자전거랑 함께 한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 장훈이는 자전거를 베란다 구석에다 두고 타질 않는다. 먼지도 안 닦아준다. 그것이 자전거는 몹시 서운하다. 하지만 자전거는 장훈과의 즐거운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그 추억을 소년도 오래도록 기억하기를 바라면서.


< 해송 이발소 박동혁 >

자습시간에 동혁이가 친구들에게  쪽지를 돌렸다.


해송 이발소

낮에 오면 천원 깎아줌.

열 번 오면 한번은 무료.

아파트 뒤 꼬부랑 국수 옆 골목.

 

그래서 친구들은 그런 동혁이를 놀렸다. 촌스럽게 깎아주고,  브릿지도 안 해주고, 이발소 이름도 시골스럽다고. 무스도 발라주고  레게 머리 같은 것도 할 줄 아냐고 했다. 그 말에 동혁이는 할아버지는 그런 것 다 할 줄 알아도 지구가 아프기 때문에 안하는 거라고  얘기 했다. 그래도 친구들은 비웃기만 하였다. 자습시간에 시험지는 안 풀고 떠든 아이들 때문에 선생님한테 한소릴 듣게 되고 혼도 난다. 마침 동혁이가 돌린 쪽지를 선생님이 보신다. 동혁이는 선생님께 할아버지 이발소 얘기를 하고야 만다.


< 호식이네 생선가게 >

호식이네는 시장에서 생선가게를 한다. 그런데 그 간판 이름이 '호식이네 생선가게'다. 그런 탓에 호식이네가 생선가게를 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런 사실이 호식이는 싫다. 어떤 친구는 호식이 뒤통수만 봐도 생선 비린내가 난다고 놀리기도 한다. 그래서 더욱 싫다. 호식이는 그래서 엄마보고 이름을 바꿔달라고 심통을 부린다. 아니면 간판의 자기 이름을 빼달라고. 사실 간판이름을 지을 때 호식이라는 이름을 넣으면 장사가 잘 될 거라는 할아버지 말씀이 있었다. 그리고 아빠는 아무리 힘들어도 그 간판에 있는 호식이란 이름만 보면 힘이 솟는다고 말씀하셨다. 안 그래도 간판이 오래되어 엄마는 아빠더러 간판을 새로 하나 하자고 한다. 호식이는 생각을 한다. 아빠가 자기 이름만 보면 힘이 난다는 사실을. 그래서 간판이 새롭게 보이길 바라는 꿈을 꾼다.  


< 천원의 행복 >

보육원에서 수녀님과 지내고 있는 인수는 학교에서 알뜰시장이 있는 날, 예쁜 스웨터랑 목걸이 볼펜을 하나 산다. 그것은 천 원 한 장으로 산 것이다. 스웨터는 800원에. 볼펜은 200원에. 천 원 한 장으로 구입을 한 그 물건들이 그렇게도 아름답고 귀한 물건을 살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본다. 그 천 원 한 장으로 사람 마음이 행복해지는 것을 본다. 스웨터는 겨울에 엄마 생일날 드릴 거고, 볼펜은 자기를 돌봐 주시는 수녀님께 드릴 거였다. 천원이면 먹고 싶은 것 많이 사먹어도 되는데 안 사먹고, 다른 친구가 맛있는 것 사준대도 바쁘다며 뛰어가는 인수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하나 가득이었다. 누군가를 위해서 선물을 샀기 때문이다. 그것도 자기가 직접.


이야기들이 참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갈등과 행복을 담았다. 아이들의 심리를 잘 표현하면서도 또 착한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소중한 마음씨를 순수하게 그렸다. 감동도 있다. 소박하게 아담하게 산만하지 않고 수다스럽지 않게 차분하게 그려낸 동화다. 재미나게 읽었다. 확실히 아이들은 기특하다. 그런 마음이 어른들을 감동시킨다. 해송이와 인수가 특히 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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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병과 들국화 마음이 예쁜 아이들이 사는 세상
남미영 글, 정수영 그림 / 세상모든책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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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병과 들국화>를 읽고

한국교육개발원 고 신세호 원장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책이란다.


퍼런 옷의 병사와 누런 옷의 병사가 전쟁 중에 만나서 서로 고향의 안부를 묻는다. 퍼런 옷의 병사는 참혹하게 죽어간 사람들을 보고 국화향기를 맡으며 전쟁은 사람들의 일일 뿐 자연은 아무상관이 없구나하는 걸 느낀다. 고향이 북쪽인데 남쪽의 도시에서 학교를 다닐 때 전쟁이 터졌다. 갑자기 전쟁이 나더니 삼팔선이 막혀 집에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고향 소식을 들으려고 북진하는 군대에 지원을 했다. 부대가 동네를 지날 때 가 보니 식구들은 아무도 없고 어머니 편지만 있었다. 누런 옷의 병사에게 집 주소를 적어주며 전쟁이 한 달 안에 끝나지 않으면 집에 가서 살아 있다는 소식을 전해달라고 했다.

 

누런 옷의 병사는 남쪽에서 왔다. 중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밀고 내려온 북쪽군대가 의용군으로 끌고 왔다. 들국화를 보니 들국화 한 송이를 따주고 사랑을 고백했는데 한 달 후에 그의 약혼자가 된 일이 떠올랐다. 서로 처지가 안타깝게 되었다. 만약에 옷을 바꿔 입고 서로 반대편으로 내려간다면 돌아가자마자 죽게될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그들이 눈치를 금방 챌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 집 주소를 가르쳐주었다. 누런 군복의 병사는 어머니의 주소와 약혼자의 주소를 적어 퍼런 군복의 병사에게 주었다.

 

퍼런 군복의 병사는 처음 누런 군복의 병사를 보고 총을 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쏘지 않았다. 이유는 들국화 때문이었다. 아저씨 모자에서 꽃을 보았을 때 총 쏘기가 싫었다고 한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나쁜 사람이 없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들국화는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시던 꽃이고 개울에 빨래하러 갔다오시면 옷섶에 단추처럼 꽂고 오시고 창호지 사이에 들국화를 넣고 방문을 발라 주셨다. 들국화를 넣으면 향기가 나고 행운이 찾아온다고 했다. 서로의 행운을 빌며 퍼런 옷의 병사는 남쪽으로 누런 옷의 병사는 북쪽으로 갔다.

 

참 슬프고 안타까운 상황에서도 마음은 여전히 풀꽃처럼 아름다운 그래서 더욱 눈물나게 아픈 내용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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