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의 행복 채우리 저학년 문고 18
신현신 지음, 이웅기 그림 / 채우리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천원의 행복‘을 읽고

4편의 짧은 동화가 들어있다.


<내 마음 좀 알아줘>

처음 네발 자전거를 사서 즐겁게 타던 장훈이가 어느덧 학년이 올라가 두발을 떼고 두발자전거를 타게 되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서툴러서 넘어지고 깨어진다. 그러면서 서서히 두발 자전거와 친해진다. 장훈이는 어디를 가도 자전거랑 함께 한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 장훈이는 자전거를 베란다 구석에다 두고 타질 않는다. 먼지도 안 닦아준다. 그것이 자전거는 몹시 서운하다. 하지만 자전거는 장훈과의 즐거운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그 추억을 소년도 오래도록 기억하기를 바라면서.


< 해송 이발소 박동혁 >

자습시간에 동혁이가 친구들에게  쪽지를 돌렸다.


해송 이발소

낮에 오면 천원 깎아줌.

열 번 오면 한번은 무료.

아파트 뒤 꼬부랑 국수 옆 골목.

 

그래서 친구들은 그런 동혁이를 놀렸다. 촌스럽게 깎아주고,  브릿지도 안 해주고, 이발소 이름도 시골스럽다고. 무스도 발라주고  레게 머리 같은 것도 할 줄 아냐고 했다. 그 말에 동혁이는 할아버지는 그런 것 다 할 줄 알아도 지구가 아프기 때문에 안하는 거라고  얘기 했다. 그래도 친구들은 비웃기만 하였다. 자습시간에 시험지는 안 풀고 떠든 아이들 때문에 선생님한테 한소릴 듣게 되고 혼도 난다. 마침 동혁이가 돌린 쪽지를 선생님이 보신다. 동혁이는 선생님께 할아버지 이발소 얘기를 하고야 만다.


< 호식이네 생선가게 >

호식이네는 시장에서 생선가게를 한다. 그런데 그 간판 이름이 '호식이네 생선가게'다. 그런 탓에 호식이네가 생선가게를 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런 사실이 호식이는 싫다. 어떤 친구는 호식이 뒤통수만 봐도 생선 비린내가 난다고 놀리기도 한다. 그래서 더욱 싫다. 호식이는 그래서 엄마보고 이름을 바꿔달라고 심통을 부린다. 아니면 간판의 자기 이름을 빼달라고. 사실 간판이름을 지을 때 호식이라는 이름을 넣으면 장사가 잘 될 거라는 할아버지 말씀이 있었다. 그리고 아빠는 아무리 힘들어도 그 간판에 있는 호식이란 이름만 보면 힘이 솟는다고 말씀하셨다. 안 그래도 간판이 오래되어 엄마는 아빠더러 간판을 새로 하나 하자고 한다. 호식이는 생각을 한다. 아빠가 자기 이름만 보면 힘이 난다는 사실을. 그래서 간판이 새롭게 보이길 바라는 꿈을 꾼다.  


< 천원의 행복 >

보육원에서 수녀님과 지내고 있는 인수는 학교에서 알뜰시장이 있는 날, 예쁜 스웨터랑 목걸이 볼펜을 하나 산다. 그것은 천 원 한 장으로 산 것이다. 스웨터는 800원에. 볼펜은 200원에. 천 원 한 장으로 구입을 한 그 물건들이 그렇게도 아름답고 귀한 물건을 살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본다. 그 천 원 한 장으로 사람 마음이 행복해지는 것을 본다. 스웨터는 겨울에 엄마 생일날 드릴 거고, 볼펜은 자기를 돌봐 주시는 수녀님께 드릴 거였다. 천원이면 먹고 싶은 것 많이 사먹어도 되는데 안 사먹고, 다른 친구가 맛있는 것 사준대도 바쁘다며 뛰어가는 인수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하나 가득이었다. 누군가를 위해서 선물을 샀기 때문이다. 그것도 자기가 직접.


이야기들이 참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갈등과 행복을 담았다. 아이들의 심리를 잘 표현하면서도 또 착한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소중한 마음씨를 순수하게 그렸다. 감동도 있다. 소박하게 아담하게 산만하지 않고 수다스럽지 않게 차분하게 그려낸 동화다. 재미나게 읽었다. 확실히 아이들은 기특하다. 그런 마음이 어른들을 감동시킨다. 해송이와 인수가 특히 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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