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꼬꼬 - 제13회 MBC 창작동화 수상집
김미숙 지음 / 금성출판사(금성교과서)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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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꼬꼬’를 읽고


‘내 친구 꼬꼬’는 단편이다. 집에서 기르는 닭을 꼬꼬라고 부르며 친구처럼 좋아했다. 그런데 그 꼬꼬가 사람들에게 다려들어 콕콕 찍고 아프게도 한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다. 이상하게도 꼬꼬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더더욱 꼬꼬가 달려들어 물거나 찍는다. 어느 날은 오빠가 꼬꼬를 못 잡아서 안달이난 사람처럼 작대기를 들고 쫓아다니며 때리려고 하는데 오히려 그러 꼬꼬에게 당하고 만다. 엄마와 오빠는 그 꼬꼬에게 당한 것의 분함을 호소하며 밤에 꼬꼬가 잘 때 잡으리라 마음을 먹는다. 그래서 원래 날기를 잘했다는 꼬꼬를 데리고 밤에 숲으로 가서 도망가라고 놓아준다. 짧은 이야기 속에 담긴 이야기 구조는 탄탄하다. 갈등과 위기...꼬꼬에 대한 간절한 바람....따뜻한 마음씨가 잘 녹아있다. 감동도 있다.


또 하나의 단편도 재미있다. ‘나락도둑’이야기다. 나락을 누군가 훔쳐 먹어서 닭이 그랬나 싶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쥐였다. 마루 밑으로 들어가서 새끼를 낳은 생쥐는 나락으로 식량을 삼았다. 마침 집에는 소가 송아지를 낳게 되었고 엄마가 동생도 낳게 되었다. 하지만 할머니는 나락을 훔쳐간 생쥐를 그냥 둘 수 없다고 한다. 더구나 새끼들도 자라서 나락을 훔쳐갈 게 뻔한데 살려둔다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없애려고 하는데 징그럽지만 아기 생쥐라고 봐주자고 조르는 바람에 그냥 놔두기로 한다. 그리고 송아지도 낳았고 할머니 생일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짐승들의 태어남을 다룬 이야기다. 누구는 대접을 잘 받고 누구는 대접을 못 받는 처지에 놓여있기도 하다. 딸보다도 아들을 더 선호하는 할머니처럼 말이다. 하지만 다 소중한 목숨이고 귀한 생명이라는 사실이다. 태어나고 자라는 소중한 것들의 경험을 다뤘다. 아이들로 하여금 다양한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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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한 개 보리피리 이야기 1
박선미 글, 조혜란 그림 / 보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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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걀 한 개”를 읽고

 

어떤 분이 신간추천을 해주셔서 사서 읽었다. 놀랍다. 예전에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봤을 닭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흔히 강아지 고양이에 대한 책은 많지만 닭에 대한 책은 별로 없는 것 같았는데,이런 반가운 책이 나왔다. 내가 생각한 것을 누군가 먼저 글로 잘 써서 책으로 냈다는 것은 참으로 부러운 일이다. 읽어보니까 추억의 그 시절을 거슬러 오르는 느낌이 들어 좋은 것은 어쩔 수 가 없었다. 구수한 옛날 이야기하듯 전개하는 것이 그랬고 사투리와 정겨운 문장이 그랬다. 얼렁설렁 넘어가는 말투가 그랬다. 사실 누가 요즘 달걀 한 개를 가지고 그렇게 귀하게 생각을 할까. 전혀 아니다. 작가는 말한다. 학교 급식 시간에 나눠준 달걀을 아이들이 먹지 않고 내버린 것을 보았다고. 그것도 쓰레기통에 많이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버려진 것을 보고 느낀 바가 있어서 이런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하니 형편을 알만하다. 지금도 어른들 중엔 달걀 프라이 하나 없이는 밥을 안 먹는다는 사람도 있다. 어려움을 겪어본 사람은 음식의 소중함도 안다. 그런데 요즘은 무엇이든 넘쳐나는 까닭에 음식에 대해 서도 깊은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오죽하면 음식쓰레기 줄이자, 란 말도 나왔을까. 많이 먹기도 하고 많이 버리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달걀 한 개라는 책이 단지 옛날 정겨운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제시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순박한 아이다운 마음이 깃들어있어 재미와 감동,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또 남자와 여자 아버지란 위치에서 달걀은 제각각 의미가 다르다. 그 달걀에 얽힌 이야기에 한번 빠져보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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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다리 사계절 1318 문고 31
이옥수 지음 / 사계절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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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다리’를 읽고


서초동 꽃동네 이야기를 소재로 다룬 청소년 소설이다. 예전에 그곳을 지나쳐다닌 적이 있다. 그땐 아무생각없이 그냥 화원이 있었기 때문에 좋았다. 그런데 그 비닐하우스에서 사람들이 복작거리며 살고 아이들이 형편은 어렵지만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고 있는 줄은 몰랐다. 삶에 고단하고 지친 어른들과 그 속에서 어떡해든 살아가려는 아이들의 일상을 치밀하게 써내려간 소설이다. 집집마다 사연 없는 집이 없었다. 그래도 그 가정이라는 울타리에는 아이들이 자라고 있었다. 그 아이들이 희망의 싹이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라. 아이들이 없는 비닐하우스 촌. 얼마나 더 삭막할까. 그나마 그런 환경에서도 아이들의 존재는 더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살아가는 의미가 되었던 것 같다.

 

윤제가 환경에 떠밀려 파출소에 들락거리고 소년원에 넘겨지기 직전 엄마의 사랑과 노력으로 구제된다. 역시 사랑은 모든 것을 해결하는 열쇠가 되는 것이다. 돈 보다도 더 좋은 것이 있다던 엄마의 말을 윤제는 알게 되었을 것이다. 얼마든지 값진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것을 알기까지 많은 시간과 고통과 아픔이 있었지만 지나고나면 다 바람 같은 것이리라. 고비가 지나고 이제 새날이 오는 것이다. 한 단계 더 성숙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리라. 철거와 주위사람들의 죽음 그리고 방화로 인한 불안한 하루하루....그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공부하자던 형들의 조언이나 말들은 그냥 하는 것이 아니었다.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부딪혀서 헤쳐 나가는 것이 진정한 삶에 맞서는 용기였다. 질척한 삶의 언저리에 놓여있는 생각 많고 꿈 많은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방황은 당연한 것일 진대, 그 당면한 과제가 너무도 컸다. 그런 아이들을 사방 위험지대로부터 지켜낼 수 있는 것은 부모의 큰 사랑과 관심 그것밖에는 없는 것일까.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의 허와 실. 그 길에 어른들은 정신 바짝 차리고 서서 안내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아이들이 딴 생각 하지 않고 마음껏 뛰놀며 건전하게 살아가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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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뱅이를 아시나요 파랑새 사과문고 1
김향이 지음, 김재홍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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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뱅이를 아시나요’를 읽고


내용들이 참 잔잔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글들이다. 특히 작가분의 자분자분한 이야기 솜씨는 가랑비에 옷깃을 적시듯 그렇게 읽는 이의 마음을 물들여놓는다. 한편 한편이 어쩜 그렇게 야무지고 잘 여문 씨앗처럼 통통하게 물이 올랐을까. 읽을수록 감칠 맛 나는 음식 같다. 인간애가 녹아있는 글들이다. 따스함이 배어있는 글들이다. 서정적이면서도 내면의 심리를 한층 더 드러낸 글들이다. 다른 글들도 다 잘 그려져 있어서 좋지만 ‘마음이 담긴 그릇’은 더더욱 좋았다. 절제된 문장과 뛰어난 표현력은 형과 아우 사이에 있는 갈등의 묘미를 한층 더 북돋아 주는 것 같았다. 아름다우면서도 우애를 다룬 멋진 글이었다. 혼혈아로 입양되어 모국을 찾는 쌀뱅이 이야기도 정말 재미있었다. 또 판소리를 가르치겠다는 참새 가족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붉은 점이 있는 홍점이 이야기도 그랬다. 너무너무 사랑하니까 하느님이 사랑의 표시를 해 놓았다는 대목이 좋았다. 또 장애가 있는 삼촌 이야기도 흥미로왔다. 버버리 할아버지와 부처님 일어나세요 등 섬세하면서도 마음을 잘 드러낸 작가의 글 솜씨에 또 한번 놀랐다. 김향이 작가의 글을 몇 편 읽게 되었는데 다 느낌이 좋다. 닮고 싶은 작가분의 글들이다. 좋은 책들이었다.  그림을 그린 김재홍 님의 그림도 사이사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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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로 가득 찬 세상 - 초록도깨비
김성범 지음, 최양숙 그림 / 도깨비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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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로 가득 찬 세상’을 읽고


찬들이는 일곱 살 여자아이다. 아직 입학하지 않은 어린 소녀다. 엄마 아빠와 오빠가 둘인 가정에서 사는 행복한 아이다. 그러나 제목처럼 궁금한 것이 많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늘 호기심을 가지고 의문을 품는다. 오빠들과 놀기도 하지만 다투기도 하고 또 오빠들을 통해서 즐거움도 누린다. 엄마 아빠는 평범하다. 잘못하면 화내기도 하고 벌도 준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따뜻하고 친절하며 이웃에게 도움을 나눠주기도 한다. 찬들이나 오빠들이 궁금해서 물으면 무엇이든 친절하게 대답해주고 답을 해준다. 귀찮아하지 않는다. 그러고보면 대화를 많이 한다. 오빠 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재미있게 관찰하기도 하고 같이 동조하기도 한다. 일곱 살 눈으로 본 세상의 이야기들이다. 일기처럼 세세히 관찰자의 눈으로 그려져 있다. 표현도 시적이고 순수하여 어린아이의 마음을 잘 표현하였다. 자연에 대한 것, 죽음에 대한 것, 일상에 관한 것, 사라지는 것, 무엇이든 궁금한 것에 대하여, 성에 대한 것까지 자연스럽게 풀어나간다. 겨울이 가고 입학을 하기 전까지의 일들을 재미있게 써내려갔다. 커다란 슬픔이나 아픔은 없었지만 일곱 살 어린 눈으로 바라본 비밀스런 세상은 밝게 그려져 있다. 금방 읽을 수 있는 그런 장편동화다. 에피소드 같이 연결되어 있어서 더욱 읽는 것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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