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사다리 사계절 1318 문고 31
이옥수 지음 / 사계절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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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다리’를 읽고


서초동 꽃동네 이야기를 소재로 다룬 청소년 소설이다. 예전에 그곳을 지나쳐다닌 적이 있다. 그땐 아무생각없이 그냥 화원이 있었기 때문에 좋았다. 그런데 그 비닐하우스에서 사람들이 복작거리며 살고 아이들이 형편은 어렵지만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고 있는 줄은 몰랐다. 삶에 고단하고 지친 어른들과 그 속에서 어떡해든 살아가려는 아이들의 일상을 치밀하게 써내려간 소설이다. 집집마다 사연 없는 집이 없었다. 그래도 그 가정이라는 울타리에는 아이들이 자라고 있었다. 그 아이들이 희망의 싹이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라. 아이들이 없는 비닐하우스 촌. 얼마나 더 삭막할까. 그나마 그런 환경에서도 아이들의 존재는 더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살아가는 의미가 되었던 것 같다.

 

윤제가 환경에 떠밀려 파출소에 들락거리고 소년원에 넘겨지기 직전 엄마의 사랑과 노력으로 구제된다. 역시 사랑은 모든 것을 해결하는 열쇠가 되는 것이다. 돈 보다도 더 좋은 것이 있다던 엄마의 말을 윤제는 알게 되었을 것이다. 얼마든지 값진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것을 알기까지 많은 시간과 고통과 아픔이 있었지만 지나고나면 다 바람 같은 것이리라. 고비가 지나고 이제 새날이 오는 것이다. 한 단계 더 성숙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리라. 철거와 주위사람들의 죽음 그리고 방화로 인한 불안한 하루하루....그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공부하자던 형들의 조언이나 말들은 그냥 하는 것이 아니었다.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부딪혀서 헤쳐 나가는 것이 진정한 삶에 맞서는 용기였다. 질척한 삶의 언저리에 놓여있는 생각 많고 꿈 많은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방황은 당연한 것일 진대, 그 당면한 과제가 너무도 컸다. 그런 아이들을 사방 위험지대로부터 지켜낼 수 있는 것은 부모의 큰 사랑과 관심 그것밖에는 없는 것일까.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의 허와 실. 그 길에 어른들은 정신 바짝 차리고 서서 안내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아이들이 딴 생각 하지 않고 마음껏 뛰놀며 건전하게 살아가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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