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전차 창비시선 264
손택수 지음 / 창비 / 200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목련전차’를 읽고


아, 이런 시가 읽고 싶었다. 말이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히는 책. 말이 돌부리에 걸린 것처럼 읽어나가기가 어려운 시는 마음에도 버겁다. 몽글몽글 운율이 묻어나는 시, 마음에 선율이 생겨나는 시, 그렇지만 또 가볍지만은 않은 시. 왜 그런지 이런 시가 마음에 잘 들어온다. 쏙쏙 들어와 안긴다. 아무래도 읽기가 매끄럽고 편한시가 늘 입는 옷처럼 늘 먹는 밥처럼 내게는 안정적인 것 같다. 소화가 잘 되는 시.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시인은 물론 혼을 다해 써 놓으셨겠지만!  자꾸 읽고 싶은 시집이 될 것 같다. 좋은 시를 쓰는 시인이 부럽다.



‘..........

무슨 주술처럼 시-, 시-, 아득한 기억 저편에서 노

루오줌꽃이 터져나오듯 망울망울 남은 한 방울까지 탈탈

털어주며 따로 노는 몸과 마음을 한데 이어주는 소리 ‘    ----- p.36< 오줌 뉘는 소리> 에서처럼 


내게 이 시집은 그렇게 다가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가진 열쇠 - 웅진푸른교실 8 웅진 푸른교실 8
황선미 지음, 신민재 그림 / 웅진주니어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처음가진 열쇠’를 읽고


맏딸이라서 집에서는 늘 저녁준비를 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아이. 엄마는 시장에서 생선 파는 일을 하고 아버지는 멀리 일을 다니시고 그래서 항상 집안일을 도와야 하는 아이. 게다가 어려서부터 폐가 안 좋아 보건소에 다니며 약을 먹고 주사까지 맞아야 했던 아이. 그런 아이가 생각이 많아서 잘 부딪치고 넘어져서 고생이다. 키가 크고 마르고 얼굴이 이쁘지 않은 아이. 육상선수를 뽑는데 반 짝꿍 도영이 때문에 얼떨결에 육상부에 들게 되었다. 뛰는 거라면 잘 할 수 있는데 뛰기만 하면 폐가 나빠 숨이 가쁘고 힘들다. 더구나 육상부라는 것이 고된 훈련을 하는 것이라 그것이 싫다. 또 학교가 시작되기 전과  끝나고 남은 시간에 연습하는 것이라  더더욱 싫다. 집에도 일찍 가서 밥을 해놔야 하는데 그것이 걸리기도 하다. 그러다 명자는 도서실을 발견한다. 마음대로 책을 볼 수 있는 장소. 육상훈련을 하고도 남은 시간에 해질녘까지 도서실에 남아서 책을 읽는다. 달리는 것보다 더 좋은 책 읽기.

 

도서실 선생님으로부터 제안을 받는다. 도서실 열쇠를 갖고 있다가 아침과 저녁에 잠그고 여는 일을 맡아달라는 거였다. 저녁에 집에 일찍도 가야하고 육상부 훈련도 해야 하는데 다 할 자신이 없었다. 나중에 선생님도 육상부라는 걸 알고 바빠서 못할 거라고 예상을 한다. 하지만 명자는 꼭 하고 싶었다. 갈등을 한다.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일이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집에서는 골골대는 명자에게 육상부 일을 그만두라고 한다. 게다가 집안일도 제대로 안하니까 매일 야단을 친다. 육상부에서는 잘 달리는 명자에게 기대를 하고 훈련을 시킨다. 명자는 끝내 결심을 한다. 도서실에 선생님한테 가서 열쇠를 맡겠다고 말한다. 드디어 열쇠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육상부 코치선생님께 못하겠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매를 맞는다. 울었다. 하지만 후련했다. 열쇠가 손에 있기 때문이었다.


이 책 역시 플롯이 치밀하다. 명자의 세심한 고민과 갈등이 끊이질 않는다.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잘 짜여져 있다. 명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하기까지 수없이 고민하고 고민했다. 울면서 잠이 들 정도였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무언지 좋아하는 일이 무언지 정확히 알고 있었던 명자. 자기 이름이 좀더 멋지게 보이라고 일부러 시험지에다가 명지라고 쓰는 아이. 머리는 비록 상고머리이지만 자기 의견과 주관이 뚜렷한 아이였다. 동생이 크레파스를 가질러왔다가 시간이 늦어버려 운 사건은 가슴이 찡했다. 형제 많은 집은 늘 그랬다. 나도 그랬다.  이제는 추억이 되었지만 그 때는 하나하나 얼마나 가슴 졸였던 시간이었던가. 열쇠가 뭔지 몰랐다는 처음 가진 열쇠. 명자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그래서 더욱 용기 있는 선택을 할 줄 안 명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당당하게 선생님께 말을 한 건 잘한 일이었다.

 

나도 옛일을 더듬어보면 말 한마디 제대로 못했던 경험이 많았던 것 같다. 그 땐 왜 그랬는지. 하늘같은 선생님께 말을 건다는 게 어렵고 무서웠던 것 같다. 그런데 명자는 달랐다. 씩씩했다. 당차고 차돌 같은 아이였다. 아마도 마음에 바라는 것이 생겨 그랬나보다. 순진하고 수수하면서도 소박한 아이 명자. 이름도 그 흔한 자자가 들어간 명자. 수없이 마음속에서는 묻고 답하는 생각 많은 나무였다. 아이들이라고 해서 생각이 없고 단순한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갈등을 하는 가운데 있는 것 같다. 자신과 자신이 놓여있는 세계에 대한 끊임없는 생각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며 어린시절로 돌아가 추억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가슴도 아프고 감동도 있고 또 웃음도 주었다. 눈물을 훔치며 처음 받은 열쇠를 들고 도영이에게 말을 걸던 명자, 우리들의 명자가 아직도 눈에 어린다.

 

                                                                         @ 무지개, 200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풋 2006년 봄호
문학동네 편집부 엮음 / 문학동네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풋’을 읽고


우연히 이런 ‘풋’이란 잡지가 있다는 걸 알고 놀랐다. 한 때 내가 사용한 아이디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풋이란 말을 좋아해서 한 번 사용해본 적이 있다. 그래서 더욱 반갑고 놀라웠다. 그것도 문학동네에서 나온 청소년용 잡지라니. 그래서 궁금했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예전에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청소년을 위한 잡지가 너무 없는 것 아닌가 해서, 문학잡지가 많이 좀 나왔으면 바란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런 책이 있다는 걸 인터넷에서 보고 얼른 주문을 했다. 점점 더 좋아지는 책이 되리라 기대가 된다. 풋풋한 향기가 나는 그런 책이었으면 좋겠다. 더없이 상큼 발랄한 책이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에 크는 나무들 우수 작가 좋은 동화 고학년 시리즈 6
조임생 지음, 한호진 그림 / 꿈소담이 / 200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밤에 크는 나무들’을 읽고


영준이는 5학년 2반 반장이다. 중국음식점을 하는데도 신문배달을 한다. 시호라는 애가 새로 왔다. 시호는 아버지가 보증을 잘못 서서 어머니는 집을 나가고 미화원을 일을 한다. 아픈 동생과 산다. 그런 시호가 안되어 영준이는 데려다가 음식도 주고 친하게 대해준다. 마침 학교에서 회장 선거가 있었다. 학급에서는 영준이를 뽑자는 애들과 민수를 뽑자를 애들로 갈라졌다. 민수는 소위 부잣집 아들이다. 그래서 선거에 앞서 아이들을 데리고 먹는 걸로 공세를 한다. 아이들이 다 민수를 뽑아줄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선행을 한 영준이가 신문에 나고 학교에서 표창장을 받게 된 것이다. 새벽신문을 돌려 어느 소녀가장을 돕고 있었던 것이다. 그 때문에 아이들은 다들 모범생에다가 좋은 일을 소리 없이 하는 영준이에게 몰렸다. 그래서 민수는 아이들을 시켜서 영준이를 폭행하고 협박한다. 회장선거에 나가지 말라는 것이다. 그 장면을 목격한 철이가 아이들을 물리쳐 주었다. 철이는 원래 약했던 아이로 언제나 놀림을 받고 있었는데 어느 날 새로운 각오로 태권도를 배웠다.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 고집은 중요한 것이었다. 그런 철이가 영준이를 위험에서 구해준다. 멋졌다. 그렇게 당하고도 영준이는 아무 말도 안한다. 누구 때문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너무 입을 다물고 있어 어린 애가 과장된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선거가 있었고 민수가 회장이 되었다. 영준이는 사양을 했다. 그 가운데 영준이는 병원에 뺑소니를 당해 입원해 있는 시호 아버지를 걱정한다. 입원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영준이가 선거 날 민수를 추천하였다. 그 때 민수는 자기의 잘못을 반성한다. 하지만 영준이는 아무말 말라고 한다. 그리고 전체회장에게 건의를 한다. 철이 아빠를 위해 모금을 하자고. 그래서 기꺼이 학교에서 전교생과 선생님들, 신문을 통한 모금, 학부모님까지 모두 참여하여 무사히 병원비를 마련하게 되었다. 서로 시샘하고 거리를 두던 아이들이 한마음이 되었다. 그러면서 성숙해가는 모습 보기에 좋았다. 열심히 살아가는 아이들이 어른 같다. 힘들다고 곁길로 나가지 않고 오히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는 아이들. 그 덕분에 밝고 건전하게 긍정적으로 자라주어 보는 이도 즐겁다. 칭찬해주고 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빨간 꿈체통 눈높이 책꽂이 15
홍종의 지음, 이경국 그림 / 대교출판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빨간 꿈체통’을 읽고-------홍종의 글

<도마뱀 마도>,<부처님의 코는 어디로 갔나>,<빨간 꿈체통>,<빨래집게가 된 왕뿔이>,<외양간에 든 괴물>등이 있다.  

문장들이 거칠지 않고 이쁘다. 아름다운 마음씨를 담아낸 글들이다. 아이들에게 읽히면 좋은 글들이다. 우리말을 많이 살려 쓴 흔적이 보인다. 잊혀져 가는 옛 것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글 속에 담긴 단어 하나하나가 그렇다. 동물에 관한 이야기가 주이지만 생명에 대한 소중한 체험을 할 수t 있어서 좋을 것 같다. <빨간 꿈체통>은 학교에 아이들이 없어지고 선생님도 떠나가시게 되고 하여 선생님은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에게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은 일을 하게 한다. 먼 훗날 돌아볼 수 있도록 우체통을 꿈 체통이라고 한다. 기슴이 찡한 글이었다. 학생들이 없어 문을 닫는다는 학교가 생각났다. 쓸쓸하고도 쓸쓸한 글이었다. 또 <외양간에 든 괴물>이야기는 소를 키우다가 소가 하는 일을 대신 하게 된 경운기가 들어선다는 이야기다. 그것을 괴물이라고 표현하였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괴물처럼 보일 수 있다. 시골의 정겨운 풍경이 생각났다. 무엇보다 마구간의 사물들, 이름들이 하나하나 예스럽다. 좋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6-10-10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0-10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