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에서 본 세계는 지금 어디쯤 왔을까?
클라우스 베르너 로보 지음, 송소민 옮김 / 알마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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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음으로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저마다 다를테지만 나는 대략 세가지의 책들이 있다고 본다. 재미나 감동을 주는 책,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 세상을 보는 시야를 확장시켜 주는 책. 세번째에 해당되는 책은 모르던 세계에 발을 담근듯한 느낌이나 때론 충격을 주면서 더 알고 싶다는 욕구를 가져오게 만든다. 이 책이 세번째에 해당되는 책이다. 내가 까맣게 알지 못하고 살아왔던 것들에 대해, 보고서도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해주었다. 그것은 지식을 습득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성공한 기업으로 알려지며, 성공신화로까지 불리우는 스타벅스는 사람들에게 성공한 기업쯤으로 알려져있는 것이 전부다. 단한개의 작은 점포에서 출발하여 세계적인 성공을 이룬 빛나는 기업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설립자 하워드 슐츠는 성공한 CEO로서 알려져 있고, 그와 그의 기업 스타벅스는 자기계발 강연등에서 자주 회자되는 단골메뉴이기도 하다. 대단하다며 칭송하지만 스타벅스가 아프리카등지에서 노동력 착취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거론하지 않는다. 알면서도 주목하지 않거나 모르는 것인데 전자일거란 생각이 든다.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아닌가? 그래서 난 데이트 할때 가끔 찾는 커피숍에 가더라도 스타벅스는 절대 안간다. 아무리 상대 여성이 간절히 원한다 해도.

 다수의 어린이를 포함한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종일 일하면서도 끼니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하워드 슐츠가 다국적 기업출신이라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얼마전에 본 다큐멘터리에서 이와 관련된 16살 소년의 이야기를 보았다. 총명한 머리에 공부도 상위권을 유지하던 아이는 아픈 엄마와 동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학교를 포기하고 커피농사를 짓는다. 정성들에 고산지에서 키운 커피는 그러나 하루 아침의 산사태로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아이는 눈물을 흘린다. 아이는 결국 그 어린나이에 이웃나라에 돈을 벌러 가기 위해 배를 타고, 그의 어린 14살짜리 동생이 형이 하던 커피농사를 대신하게 된다.

시크릿이라는 베스트 셀러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아무리 열악한 환경에서라도 마음먹은대로 부를 누릴 수가 있다고.

허나 그것은 거짓말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문자를 배울 기회조차 없이 노동이나 질병에 시달리다가 처참하게 죽어간다. 이런 아이들에게 기적이란 있을 수 없고 개천에서 용이 날 수가 없다. 그런 아이가 있다해도 로또 당첨되기 보다 어려운 확률일것이다.

 

  어쩔 수 없이 어린나이에 노동을 해야하는 아이들에게 스타벅스 같은 회사가 제대로 노동의 댓가를 치뤄준다면 이런일이 있을 것인가? 책에서 이야기 하는대로 글로벌화는 이런 거대 기업들이 심어놓은 착취의 구조가 만들어낸 비극이다.

그러면 다른곳에대 팔면 되지 않느냐? 이런 단순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거대 기업이 심어놓은 구조가 뿌리깊이 박혀있으며 당장의 먹을거리를 마련하기 위해서 푼돈이라도 손에 쥐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불가능에 가깝다.

거대 기업이 이런지경이니 너도 나도 같은 수법을 쓸것이 뻔하다. 또한 한 지역에서 임금을 올린다면 거대 기업들은 당장 다른 값싼 노동력을 찾을 것이고 판로가 막힌 사람들은 당장 굶을 수 밖에 없으므로 울며 겨자먹기로 판매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요즘 공정 무역이라고 카카오나 커피를 제값을 주고 산다고 선전하는 기업들은 과연 제대로 가격을 쳐줄것인가? 150원 주던것을 200원 올려주고 공정무역이라고 떠들며 정가를 올려놓고 소비자를 속이며 홍보효과까지 누리는지 모를일이다.

 

 

  콘체른은 여러 기업들이 경제적 단을 성을 위해 연합을 이룬 것을 가르키는 말이다. 글로벌화는 상품, 자본, 서비스의 국제 간 교환을 손쉽게 함으로써 다국적 콘체른의 형성을 촉진시켰다. 오늘날 여기에 속한 모든 기업들이 인건비가 낮은 저임금 국가에서 생산하는 특권을 누리는데, 일반적으로 가난한 나라에서는 인건비가 아주 낮다. 따라서 그런 나라에서는 무척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그리고 상품은 전 세계로 팔려 나가 높은 이익을 낸다. - 41p中-

 

 

  글로벌시대에 맞춰 자국에 있던 공장이 대거 중국등으로 진출하여 인건비를 낮추어 기업은 큰 이윤을 냈지만, 따지고 보면 소비자에게는 전혀 돌아오는 것이 없고 기업의 이윤만 극대화 시켰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었고, 중소기업은 저가로 대기업에 납품하느라 근로자에게 줄 돈이 없거나 혹은 있어도 주질 않는다.

기업의 이익이 높아지면 나라의 이익이 많아져서 경제가 발전한것 같지만 전혀 체감되지 않는다. 삼성이나 현대가 매년 해외 수출 호조를 보이고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대다수 국민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그들만의 호조이다. 있다면 우리나라 제품이 해외에서 잘나간다는 실생활과 무관한 자부심 정도?

 

  삼성은 이렇게 수출 호조를 보이면서도 편법 재산 상속을 했다. 해외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최소한 징역 10년 감인데 국민들은 순진하게도 '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라는 얼토당토 않은 믿음을 가지고 이건희를 용서해줬다. 그것은 그러나 이건희가 교묘하게 자신과 삼성이라는 기업을 동일시한 전략적 조장에 넘어간 것이 다름아니다. 주식회사이며 국제적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이 이건희 개인이 없다고 망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며,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나라가 망한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 오히려 돈세탁 과정에서 많은 개미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부당이득을 챙긴 기업이 삼성이다.

게다가 삼성은 얼마전'더 퍼블릭 어워즈'에서 나쁜기업 세계 3위에 꼽히기도 했다. 대기업으로서 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보호하거나 혹은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으면서 금지된 공장의 독성물질로 인해 최소한 140명이 암 진단을 받았고 그들 중 적어도 50명의 근로자들은 사망했고 분명한 근거가 있음에도 삼성은 자신들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발뺌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무관심하다. 그러나 자신의 아이가, 동생이, 젊은 20대의 나이에 백혈병으로 죽어갔다고 생각해보라. 게다가 회사는 산재를 인정하지 않으며 돈몇푼으로 유족들에게 입막음을 하려고 든다고 생각해보라.

 


 
  다국적 콘체른들은 이런 착취를 세계 곳곳에서 벌이고 있다. 심지어 국가보다 더 큰 권력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각종 민영화사업의 음모도 이 책을 통해 대략 알 수 있었다.
 미국의 정치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잡고 있는데, 이들에게 정치자금을 대는 것이 바로 미국의 다국적 콘체른들이다. 그래서 대통령이라해도 이런 다국적 기업의 입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한다. 세계무역기구나 세계은행, IMF도 이런 다국적 기업들의 자본에 의해 좌우된다고 한다. 그들이 내세우는 것은 협상국에게 국가사업을 민영화 할것을 조건으로 내건다. 수돗물 민영화를 예로 들어 그것을 민영화한 어떤 나라에선 가격도 무척 오르고 물의 질도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민영화를 보라. 아마 이런 다국적 기업의 막대한 이익을 몹시 부러워한 최고 권력자께서 그들을 닮고 싶고 자신도 그런 기업을 소유하고 싶어서 각종 민영화를 추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강력한 추정이 된다. 국가사업의 민영화는 전세계 어느곳 어떤항목도 국민들에게 이득이 된 예가 전혀 없다. 대신 각종 민영화 때문에 가격이 폭등하고 많은 사람이 고통스러워한 예는 썩을 만큼 존재한다. 이래도 민영화가 국민에게 득이 된다는 정부의 말을 믿는가?
 
 
  기부를 많이 하기로 유명한 빌게이츠 재단이 사실은 재단자산의 평균 수익만 지출될 뿐이고, 에이즈 퇴치를 위해 기부를 했지만, 에이즈 약품을 너무 비싸게 팔아 빈국의 환자들이 도저히 약을 살 수 없게 만드는 약품회사들에 투자해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병주고 약준다는 말이 딱 알맞는 빌게이츠가 아닌가? 뻔뻔스럽게도 게이츠가 게이츠에게라는 책에서 자신의 기부와 선행을 자랑하기 까지 했다. 나도 이 책을 읽고 감탄했다는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어떤 이가 빌게이츠에게 공식적으로 '돈밖에 모르는 인간'이라는 발언을 했을때 매우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이제 이해가 된다.
 
 
 
  특허권은 발명가나 개발자에게 20년 동안 본인만이 개발품을 상품화 할 수 있게 보장하는 권리다. 특허권에는 상품을 만드는 방법도 포함되어 있다. 이를 알기 쉽게 문학에 빗대면 다음과 같다. 한 작가가 탐정소설에서 "정원사가 살인자다"라는 특정한 상황에 대해 특허를 신청한다. 그러면 다른 작가는 이 상황을 소설에 이용할 권리가 없다. 만일 "정원사가 살인자다"라는 상황을 이용하고 싶으면 소위 개발자인 작가에게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어이없는 말로 들리는가? 실로 어이없기 짝이 없다. 그렇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이것이 현실이다. -54p中
 
 각종 특허로 로얄티까지 벌어들이고 있는 마이크로 소프트는 마유스의 '더블클릭' 같은 것에도 특허를 내는 유치함을 보이고 있다. 어떤 기업은 심지어 천연야생 식품에까지 특허를 낸단다.

 

 

  이 책을 읽으며 불행하고 운이없다고 생각했던 내가 얼마나 운이 좋은 사람인지 다시금 깨달았다. 건강한 가족이 있고 밥세끼 꼬박꼬박 힘들이지 않고 챙겨먹을 수 있고 몸을 뉘일 집이 있지 않은가? 세계 인구의 절반이 2달러도 안되는 돈으로 하루를 먹고 살아야 하며 매일 10만명이 굶어 죽는 충격적인 현실, 그중의 4분의 1이 어린이인 현실에서 나는 혜택받은 사람이라고 아니할 수 없지 않은가? 10억명이 지낼 거처가 없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없으며 의료혜택도 못받고 교육을 받지 못해 글을 읽지 못한다.

 

  세계의 절반이상이 이런 현실에 있고 3초에 한명꼴로 어린이가 죽어간다고 해서 우리도 그렇게 살자라는 유치한 소리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이런 현실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며 나쁜 기업들을 질책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목숨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큰 관심이나 큰 공부를 해야 하는 것처럼 귀찮거나 힘든일도 아니다.

단지 이런 책하나 읽거나 그것도 귀찮다면 이런 현실을 대략이라도 알고 약간의 관심, 담배몇개피 필 시간정도의 작은 시간이라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직접 나서서 도와주지 않더라도 작은 관심과 나쁜 기업에 대한 질책의 여론이라도 형성하는데 힘을 보탠다면 많은 개선이 이루어 지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읽어 봤으면 하는 책이다. 책의 내용이 까다롭거나 어려울까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알아야할 흥미롭고 충격적인 사실들을 어렵지 않은 이야기로 전달하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올해 들어 읽은 책중에 가장 추천하고 싶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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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민의 개념사회 - 바른 언론인의 눈으로 본 불편한 대한민국
신경민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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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티즌들 사이에서 개념앵커로 통했다는 신경민 전 앵커.

어느날 민주 통합당의 대변인으로 등장하는 것을 보고, 저 사람 낯이 익다는 정도의 느낌만 받았을 뿐 이름도 잘 모르는 존재였다.

그에 대해 별 다른 관심도 없었고 정치판에 들어서서 홍보를 겸한 책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섰지만 제목이 마음에 들어 목차와 책소개를 읽었고,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선택한 책이다. 사실 우리사회가 개념이 좀 많이 없지 않은가.

 

  책은 예상밖의 좋은 내용들이 담겨있었다. 방송인 출신 답게 격양되지 않은 논조로 차분하게, 그러나 할말은 다 하고 있다. 읽으면서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고, 배운것들도 많았다. 정치를 시작한 다른 사람들의 책처럼 자신의 삶아온 삶을 중점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책일줄 알았으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더 마음에 들었다.

 

  우리 사회에는 언제부터인가 토끼몰이 식으로 사람과 자리를 빗질하는 경우가 횡행하고 있다. 빗질의 한쪽에는 스스로 걸어 나가는 자진사퇴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조직의 ㅆ느맛을 보여주는 교체 결정이 있다. 물론 양쪽 방식 사이에는 수많은 변종이 존재한다.

  나는 2009년 4월 지상파 방송의 메인 앵커에서 빗질을 당했다. 내가 겪은 방식은 교체 결정이었다. 정연주 KBS 전 사장도 교체 결정을 당한 경우로, 그 중에서도 가장 복잡하고 과격한 방법으로 당했다. 가동 가능한 공적.사적 조직과 어처구니없는 방법이 총동원돼 그를 빗질했고 결국 기소와 민형사 재판까지 갔다. -97 中

 

  우리나라에 여전히 뿌리깊게 박혀 있는 지역감정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호남 출신 앵커로서 그가 받았던 불이익을 거론하지만 단지 그런것에 대한 투정이나 불만이 아닌, 그로 인해 벌어지는 수 많은 불합리한 문제들을 차근차근 짚어나간다.

냉전시대가 끝난지 오래지만 미소양국의 전략적 거점에 불과했던 우리나라에만 유독 이념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그것을 이용해 자신의 세력을 형성하고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란걸 책은 확인시켜준다. 소련이 무너지고 중국이 신흥강국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존재로 커 나가고 있고, 미국은 해군기지를 세움으로서 제주도를 거점으로 이용하려한다. 대서양과 태평양의 제해권을 쥐고 있는 미국은 해군력이 전세계를 합친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예로부터 역사적으로 바다의 통제권을 쥐고 있는 나라가 강대국으로(영국)부상했고, 우리나라는 대륙의 진입로에 있기에 거점지역으로 삼기에 좋은 것이다. 이런 이론은 내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의 학자들이 분석한 내용이다.

이런 현실에서 많은 사람들은 반대를 하고, 기득권 세력은 어떻게든 강행해 나가려고 한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헤침으로서 국가 안보라는 이름하에 강대국의 세력싸움에 거점으로 이용당하는 사태는 한번으로 충분할터인데. 남이나 북이나 강대국에 휩쓸리고 이용당하며 헤메는것은 여전한것 같다.

 

 

  저자 호남 사람과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빨갱이로 몰리고 있음을 지적한다. 인터넷 댓글이나 트위터에서 정부를 비판하다가 빨갱이로 몰려본사람 많을것이다. 나 또한 경북출신, 소위 TK임에도 불구하고 전라도 사람이나 빨갱이로 매도당한적이 많기에 그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알것같다. 능력이 있어도 호남 출신이면 요직에 앉지 못하는게 현실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경상도 출신이 오랫동안 최고권력의 위치에 군림했기 때문인것인지 그 지겨운 흐름은 현재에도 여전하다. 그도 그럴것이 학연 지연 따져서 줄을 세운다음에 말을 듣는 사람을 요직에 앉히는 일이 되물림되고 있기 때문일것이다. 지역감정과 학연의 비리가 이정도까지 뿌리깊게 박혀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보통 사람의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방법을 다 써서 차별을 하고 냉대를 한다. 많이 배워서 똑똑하신 머리들을 그런데다 죄다 쓰나 싶을 정도다.

 

  '우리가 남이가?'는 식의 하나의 차별과 불합리는 또 다른 차별과 불합리를 불러오고 그런 악순환은 계속된다. 어떤 대기업은 아예 호남출신은 대놓고 채용하지 않는다고 공고한다고 한다. 도대체 어디에서 태어난것이 뭐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난 경북에서 태어난 것을 한번도 자랑스럽게 생각해본적도 없고, 호남에서 태어난 사람을 한번도 나쁘게 생각해 본적이 없다. 어디에서 태어났던 사람의 됨됨이는 좋을수도 나쁠수도 있는 것은 어린아이도 아는 기초적인 인식인데, 많이 배운 고학력의 높으신 분들은 그런 단순하고 유치한 수준에서 머물러 있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한국사회인 거다.

 

  되새겨보면, 높으신 분들이 그러다 보니 보통사람들도 그것을 따르거나 무비판적으로 무의식적으로 그런 말도 안되는 논리를 받아들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전에 사귀었던 여자친구는 경기도 출신인데, 전라도 사람은 상대를 말아야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니더라. 답답한 소리를 하길래 왜 그런지 물어봤더니, 부모나 친척들이 그렇게 말했으며 자신이 보기에도 그래 보인다고 말하는 것이다. 전라도 사람을 몇이나 만나 보았냐고 물어보았더니 손에 꼽을 정도밖에 되질 않았다. 대학을 졸업한 이십대 중반의 여성에게 나오는 생각이라고 믿기 어려운, 주관도 없고 개념도 없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안철수 연구소에는 안철수와 혈연으로 엮인 직원이 단 한명도 없다고 한다.

학연에 의한 청탁도 일체 거절했단다. 그런것들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 안철수의 신념때문이다.

많은 조직들이 배워나가야 할 점이다. 최고의 엘리트라는 집단마저, 아니 엘리트이면 엘리트일수록 그런것에 얽매여 부조리를 만들어간다. 법조계의 비리와 제식구 감싸기가 어제 오늘일이던가? 국민을 위해 있다는 법이 누구를 위해 현재 움직이던가? 진실을 거짓으로 구속시키고 거짓은 진실로 탈바꿈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 것들에 눈감고 모른척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곧 구정물이 튀는지도 모른채.

 

  저자의 말대로 뿌리 깊은 학연 지연 혈연의 불합리한 구조, 특권층의 권력 영위를 위해 특화되어있고 다수는 불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밖에 없이 짜여진 뿌리깊은 구조는 쉽게 바꿔나갈 수 없다고 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있으면 더욱 그런 수렁속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방조만 하고 있다간 그 피해가 나에게도 닥치는 것은 물론 사회 전체를 망치게 되므로,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그런 구조는 조금씩이라도 바꿔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개개인이 바른 의식을 토대로한 '개념'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언론인 답게 언론의 문제점과 정치 경제권의 문제등을 이야기 하는 이 책은, 신경민의 이름을 내걸었지만 표지나 제목에서 예상되는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책이었다. 자신을 홍보하거나 특정 목적을 위해 쓰인것이 아니었다. 유명인들이 꾸며낸 이미지만을 알리기 위한, 평소엔 하지도 않는 봉사활동 사진만 담아놓고 입에발린 소리만 해대는 여느 책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상식이 통하는, 그야 말로 개념이 있는 진정한 사회가 오기를 바라고 기대하는 마음이 보이는 책이다. 잘못돌아가고 있는 현실의 모순을 짚고 무엇을 바로 잡아야 할지 고민하게 한다.

저자의 말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런 현상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표지에 저자의 이름과 사진을 내걸은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었던것 같다. 마치 신경민 개인의 인생이야기와 주장만이 담겨있는것 같은 느낌을 준다. 몇몇 부분을 약간 제외하면 일반 교양서로도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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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제국
외르겐 브레케 지음, 손화수 옮김 / 뿔(웅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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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읽는데도 독단과 고집이 있던 나.

지금은 다양한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원래 기호에 맞는 책만 봤더랬다.

 

음식도 편식, 책도 편식.

초등 저학년 시절을 제외하고 읽었던 책은 삼국지 밖에 없었다. 삼국지만 역자 별로 대여섯번 읽고 다른 책은 손에 꼽힐 정도로 읽었드랬다. 삼국지만 재밌는 소설인걸로 멋대로 결론을 내렸던듯?

책읽기 자체를 즐기는 인간이 아니었는데 왜 삼국지는 그리 좋아했었는지 모르겠다. 몇번이나 읽은 책을 일부러 천천히 읽어가며 음미하던 그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은 삼국지를 아무리 다시 읽어도 그 맛이 살아나지 않는다.

 

  삼국지 이전에 나를 사로 잡은 또 하나의 책이 있었으니 '셜록홈즈' 내겐 셜록홈즈가 안나오면 추리소설이 아니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씨리즈가 1500원밖에 안하던 시절, 읽어보지도 않고 다작을 썼으니 별로일거라고 치부하며 모으지 않았다. 그때 다양한 소설에 욕심을 가졌더라면 많은 책을 읽었을텐데 아쉽게도 30살 이전에 읽은 작품들은 언제든지 다 나열할 수 있을 정도로 적다.

 

 

  그런 내게 노르웨이의 추리물은 낯설지 않을 수 없다.  꽤 두꺼운 페이지에 섬뜩해 보이는 표지. 생소한 이름과 지명들.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전개된다. 

1500년대의 한 소년은 자신의 마을에 찾아온 이발사에게 맡겨진다. 그 당시의 이발사는 지금의 개념과는 많이 다르다. 이발도 물론 하지만 동물이나 시체의 해부등도 도맡아 했었다고 한다. 소년은 그런 장면들을 보고 배우며 자라났고, 사람의 가죽으로 양피지를 만들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게 된다. 소년은 시간이 지난 1528년 수도사가 되어 이발사를 다시 찾아가게 되는데.

 

 

50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2010년 미국과 노르웨이 트론헤임에서 각각 상체의 피부가 벗겨진 시체가 발견된다. 이 사건들은 수법도 동일하고 요한네스 필사본이라는 양피지에 기록된 고서와 관련되어있다.

미국의 여형사 펠리시어 스톤, 노르웨이의 오디 싱사커는 각각 수사를 담당하게 된다. 치욕스런 과거의 짐을 떨쳐내지 못하고 사는 펠리시어, 머리에서 큰 종양을 제거하고 경찰로 복귀한 싱사커.

 

  미국과 노르웨이, 과거와 현재. 뜬금없는듯 진행되면서도 흥미를 끄는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독자에게 의문을 갖게 만든다. 과연 과거의 살인자와 현재의 살인자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범인의 목적은 무엇일까? 사람의 가죽으로 양피지를 만드는 것?

 

 

  가족 실종사건에 연루되었던 유력한 용의자 바텐과 예리한 직감과 추리력을 가진 추리소설광 시리홀름, 등 수상한 인물들이 하나씩 나타나며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살인 방식의 끔찍함과 잔인함. 다른 국가에서의 동일범이 아니라고 보기 어렵지만 관련이 없어 보이는 용의자하며.

 

  추리 소설의 백미는 답이 없어 보이는 치밀한 사건과 그것을 풀어나가는데의 통쾌함, 독자의 예상을 빗나가는 범인과 반전요소등일것이다. 

작가는 특정 인물을 독자로 하여금 범인으로 의심하게 만들게끔 전개해 나가는데, 그 과정은 남은 페이지의 여부에 따라 알 수 있다.

처음에 유도된 사람은 범인이 아닐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후반부에 유력한 용의자로 보이더라도 페이지수가 어느정도 남아있다면 마지막 반전이 더 남아있을 가능성이 많다. 소설내에서의 흔적등으로 범인을 예상하는 것이 아닌 남은 페이지수로 범인을 예측하는 나의 알기쉬운 노하우. 그러나 책을 재미있게 읽는데 도움은 되질 않는다.

  그래서 인지 반전이 그다지 충격적이거나 전혀 예상 못한 것은 아니다. 물론 내가 놀라운 추리력이나 직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 앞서말한 페이지수 예측법이기 때문에도 그렇고 범인이 짠~ 하고 밝혀진다기 보단 서서히 자연스럽게 드러난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이야기 자체가 상당히 흥미롭다. 개성있고 매력적인 등장인물들과 그들의 관계가 복잡한듯 하면서도 매그럽게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각 인물들의 사연을 알게되고 그들간의 연관성, 사건과 인물들의 관계가 서서히 드러나는 방식도 흥미로웠다. 흥미를 잃을까봐 조금씩 조금씩 그런 요소들을 내놓아서인지 두꺼운 페이지도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예상 혹은 기대했던 결과와는 다른 결말이라는 것이 조금 허무하게 느껴질 따름이었다. 반전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깔아놓은 약밥들 중에서 중요한 무언가의 설명과 결과가 기대와는 달랐다는 이야기다. 어쨌거나 색다르고 생소한 나라의 추리소설을 읽는것도 꽤 괜찮은 도전이었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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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는 꼼수다 정치 상식 사전 - 대통령도 몰래 보는
김민찬 지음 / 미르북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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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꼼수다 열풍은 여기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이 알고있다. 정치가 개인의 삶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깨달은 많은 사람들이 정식 방송도 아님에도, 일체 광고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타고 퍼진 사회현상이라고 할만큼의 유행이 되버렸다.

정치를 쉽고 재미있게 대중들에게 알리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들을 이해하지 못할정도로 정치는 어렵다. 그동안 정치에 매우 무관심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꼼수다를 청취하는데 있어서 기본적인 정치상식들을 이해시켜주는, 가카 헌정도서가 아닌 '나는 꼼수다 헌정 도서' 가 이 책이다.

 

 

 

 

  정치학도인 저자는 '오랫동안 연구해온 한국정치를 낱낱히 파헤쳤음'을 표방한다. 세계적으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점점 심해지는 와중에 특히 우리나라는 권력과 정경유착, 온갖 비리등과 편법.합법적인 제도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청년 실업이 이미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고, 그나마 직장이 있는 사람들도 비정규직이 다수고, 치솟는 물가에 비해 월급은 10년전과 별 다를바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종일 열심히 일해도 넉넉한 삶을 살긴 어려운 시대다. 중소기업도 대기업의 횡포등으로 직원들에게 많은 월급을 줄 수 없는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대기업에 다니거나 직장보다 훨씬 경쟁률 높은 개인사업에 성공하거나, 물려받은 재산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다들 어렵다. 이런 현실에 분노하여 정부를 비판하기라도 하면 징계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맞나요?'라는 의문이 들게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기업의 횡포, 종교계의 배타성, 조중동등 수구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 방송의 공정성 상실등은 국민을 힘 빠지게 만든다. 얼마전 개신교를 비판하는 글에서 한국의 큰교회 목사인 조ㅇ기씨의 발언을 인용했더니, 글이 게시정지 당했다. 명예홰손이라는 이유였는데 자신이 직접 한 설교를 인용한것이 어찌 명예훼손인지 아직도 납득이 되질 않는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네티즌들도 같은 경우를 당했다고 한다. 심지어 독실한 기독교인의 객관적인 글도 블록 처리되었다고 하니 많은 권력을 누리고 있는 집단들의 폭력성과 배타성이 심각하다는 증명이 아니고 무엇인가?

 

  방송언론의 장악의 폐해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사고를 기득권의 목적대로 조정한다. 자기 생활에 치인 사람들은 정치나 경제에 관심을 둘 여력을 갖기 힘들고 나꼼수 열풍이 분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상태에 놓여있는 것이다. 어떤 현상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일방적인 정보만 받게 되면 올바른 판단력을 상실하게 되고 진실이 왜곡되게 된다. MB정부가 들어서 가장 먼저 한 일도, 히틀러가 가장 먼저 행한 일도 방송장악이라는 것은 방송언론이 공정성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한국 정치와 관련하여 벌어진 갖가지 사건들을 이야기 하며 정치에 대한 상식을 전달하는 이 책은, 정치가 어려웠던 사람들, 방송언론에서 말하는대로 보고 들었던 사람들,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누구나 알만한 사건들과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정치에 대해 접근하다 보면, 세상 돌아가는 이치와 내삶과 정치의 연관성을 짚어볼 수 있다. 또 새로운,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과 함께 지향해야 하는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디딤돌이 되리라 생각된다.

 


 

 

  나 또한 정치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투표하러 가기도 귀찮았고 누가 누군지도 몰랐다. 투표를 하러 가긴 했으나 그것은 내 의지라기 보다는 부모님의 뜻이나 주워들은 어줍잖은 이야기들, 비판적이지 못하고 수용적이기만 한 판단들, 또는 단편적 이미지나 정보들로 인한 결정이었다.

정치가 나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해왔고 그렇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제는 좀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꼼수다의 영향도 크지만 내 삶이 힘들고 어렵기 때문인 것이 가장 크다. 그것이 정치와 어느정도 관련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뿐이다.

 

 

  흔히 '정치인들은 모두 똑같다' 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것이 특정 집단이 국민에게 심어주고자 하는 의식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투표율이 낮은 것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 낮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왜 그런 것들을 바라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투표율이 떨어져도 자신들에게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지지층들은 굳건하기에, 투표율이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자신들의 당선 확률이 현저하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에게 투표를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선관위 해킹사건은 그것을 증명하는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 정치인들의 발언을 잘 들어보면 대놓고 투표하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국민을 바보로 만들고 자신들의 이득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속셈에 불과하다. 정치 자체에 환멸을 느끼게 만들어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끊게 하기 위한 것이 목표인 거다. 사람들이, 특히 젊은 층들이 정치에 관심을 끊고, 자신의 지지층들은 계속 자신을 지지해주면 기득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기에 자신들에게 유리하다. 그래서 내부고발을 하는 쇼를 벌이고, 그 이후에 야당의 비리도 터트리는 것이다. 그런 비리가 사실일 경우도 많지만, 의혹에 그치고 마는 경우도 상당하다.

만약 이런 비리 의혹들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들에게 속는 것이 되고 만다. 의혹만으로도 조중동이나 방송은 마치 기정사실인것처럼 인식되도록 하루종일 떠들어 댄다. 대놓고 사실임은 공표하지 못하지만 계속 이슈화 함으로서 사람들은 '아, 그게 사실이구나~'하는 식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정치와 관련이 없지만, 이런 언론의 왜곡된 보도의 피해를 한가지 예로들면 들어 마이클 잭슨이 아직도 성형수술을 해서 백인의 피부가 되었다고 믿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그는 백반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린것이다. 성형수술을 한것은 사실이지만, 피부 전체를 흑인에서 백인으로 만드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고 의사들은 말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언론보도와 소문에 의해 사실이 밝혀진 이후에도 잘못된 정보를 사실로 믿고 받아들인다. 의혹도 마찬가지다. 단지 의혹에 불과하더라도 수구 언론들이 계속 떠들어 대면 기정사실처럼 인식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 삶에 바쁜나머지 단편정보만을 쉽게 받아들이고 쉽게 판단을 하게되는 대중들의 특성을 이용한 계략인것이다.

 

  길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어떤 특정 정당을 지지하라고 권유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어떤 당을 지지하든 정치에 관심을 가지라는 이야기다. 내 글은 주로 특정 정치인들에 대한 비난이 많긴 하지만, 내 의견을 지지하거나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이야기는 결코 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의 선택이고 당연히 누구도 강요할 수 없는 문제며, 난 그런 것을 토대로 내 소신과 생각을 이야기 할 뿐이다.

그러므로 투표율이 올라가고 내 뜻과 다른 후보가 당선된다 하더라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단지 자신의 판단과 의지에 의해서 투표를 하고 관심을 가지라는 말을 하고 싶다.

 

  투표는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는, 내 개인의 이익과 삶과 깊이 연관된 중요한 권리며 행위다.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공부를 포기하는 학생이 어리석듯이, 투표와 정치참여도 마찬가지다. 나의 소신과 뜻에 맞는 정치인을 지지하고, 그 정치인이 잘못된 길을 갈때 비판하고 격려도 하며 세상을 보는 판단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함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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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초 집중의 힘 - 당신의 숨겨진 능력을 발견하라
조지프 카딜로 지음, 이미정 옮김 / 지훈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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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가 뛰어난 것과 집중력이 뛰어난 것중 어떤 것이 삶에 큰 도움이 될까?

안철수는 그다지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있진 않았지만 근면 성실의 교과서라 할 정도의 끈기와 집중력으로 많은 것들을 '착하게'이뤄냈다. 학창시절 보통 고등학교에서 중상위권의 성적이던 그가 꾸준한 독서와 기초를 중시한 학습으로 집중력을 발휘하여 고3때 전교 1등을 하고야 말았다는 이야기는 알만큼 알려진 사실. 그의 경우를 본다면 집중력에 한표를 던지고 싶다.

 

  아~ 그놈의 집중력. 무슨일에 집중을 잘 하지 못하는 나는 시간을 많이 허비한다. 책한권을 읽어도 쉬운 책은 후루룩쩝쩝 읽어버리지만 쫌이라도 어렵거나 매끄럽지 못한 책은 온갖 잡생각이 난무하면서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책을 읽으면서도 비집고 들어오는 딴생각들 때문에 상당한 고민을 했다. 관련 서적도 몇권 읽었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그런 고민 자체에 빠져 다양한 해법찾기만 열중하고 정작 실천적인 방법들은 꾸준하게 하지 못했다는 것에 가장 큰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책을 읽을 때 큰 장애가 있는데, 노래가 머리속에서 계속 재생이 되는 것이다.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자꾸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노랫말.

학창시절 가요를 너무나 좋아해서 무진장 많은 음반을 사고 노래를 들었고, 하도 들은 나머지 모창도 제법 해낼 정도였다. 노래방에 가면 최신곡중 모르는 노래는 거의 없을 정도였다. 요즘은 아는 노래가 거의 없다.

하도 많이 듣다보면 그 노래가 그 노래 같아서 식상함에 빠지기 쉬워서 듣지 않은 것도 있고 책을 읽을 때 노래가 오토리버스되는 현상을 몇년전에야 알았기 때문이다. 그전에는 교과서고 뭐고 아예 읽질 않았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있는지도 몰랐다. 이럴줄 알았으면 내 삶에 별 도움 안되는 노래따윈 듣지 않는 건데.

 

 

 

 

  안철수는 도서관에서 공부를 할 때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몇시간이고 집중해서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의 인품도 참 존경하지만 그 집중력을 가장 본받고 싶을 정도다. 그런 집중력은 어느정도 타고 나는 것이지만, 후천적으로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집중력도 단련할 수 있다고 이책은 주장한다. 집중력을 단련하다 보면 익숙해져서 순간적으로 몰입상태로 접어들 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항상 하나에만 집중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길을 걷거나 운전을 할 때 하나에만 집중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고로 선택적 집중이 필요하다는 말씀. 책에는 자신의 의지대로 그것을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 대해 큰 점수를 주고 싶은 점은, 집중력을 다룬 타 저서들과의 차이점 몇가지이다.. 짧은 단락으로 이루어진 '집중하려면 ~을 ~해라'는 식의 책이 있고, 집중력의 중요성이나 경험담을 들어 힘을내라 너도 할 수 있다!의 다독거림에 그치고 마는 책들도 있다.

첫째로 집중력과 관련된 심리학 관련 실험 결과들을 마구 마구 제시한다. 이런 것이 이 책을 읽기 어렵게 만들기도 하지만 근거없는 잔소리같은 주장이 아닌, 과학적 근거를 갖춘 최신 심리학 이론들을 적용하여 이야기 하기 때문에 믿음이 간다.

 

둘째, 동양의 명상과 무술등의 주의집중력 사례들을 서양의 과학과 대조시켜 설명한다. 동양에서 수천년전부터 내려오는 정신적인 수련방법들이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저자가 직접 무술을 수련하면서 깨달은 가치들을 이야기 하면서 마음과 정신수양등이 집중력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가를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한마디로 추상적인 것과 구체적인 것을 조화하여 책의 주장을 신뢰하게 만든다는 점.

 

 

  하지만 번역의 문제인지 원래가 그런것인지 애매모호한 문장들로 인해 무슨소리를 하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정리가 안된 듯한, 글을 좀더 깔끔하고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으면 참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내 이해력 문제일 수도 있지만, 책을 읽을 때 늘 이런 느낌을 받는 것이 아니었으니.

그리고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설득력 있게 집중력을 '단련할 수 있다! 가능하다!'고 이야기 하지만 정작 그것들을 단련시키는 단계와 과정에 대해서는 매우 부족한것이 아닌가 싶다. 설명이 되어있긴 하지만 애매하거나 간략함에 그친다. 누구나 훈련을 통해 집중력 단련이 가능하다며 갖가지 과학적 근거며 호르몬까지 거론하며 독자를 이해시키는데 너무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이 아닐지.

좀 있으면 방법이 등장하겠지 하고 읽다보니 끝나있는 느낌? 뒷부분엔 그래도 비교적 상세하게 상황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지만 구체적이었던 과학적 근거들에 비해 추상적인 설명에 그치고 있다는 느낌이다.

 

  결국 이 책을 읽고 난 후 깨달은 점은 명상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정도? 나머지 수많은 사례들과 뇌호르몬 조절을 통한 방법들은 당장 실행불가다. 호르몬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고 조절이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도대체 그 호르몬들을 어떻게 조절한단 말인가?

 

  한마디로 이 책은 매우 놀랍고 알지 못했던 집중력에 관한 사실들을 일깨워 주었으나, 그 실행방법은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지 않는듯하다. 책 제목처럼 집중의 힘을 알려주는데는 무척 성공했으나, 어떻게 그런 능력을 가지느냐에 있어서는 '무술을 배우든지 명상을 해라~ 명상은 이러저러한 방법이 있는데 더 자세한 것은 니가 알아봐라'고 말하는 듯하다.

혹 더 많은 것들이 담겨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알지 못한거라면 누가 제발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아니라면 "0.1초 집중의 힘 실천편" 정도가 나와주었으면 무척이나 반갑고 고마울 일이겠다. 영어가 된다면 저자에게 요청하고 싶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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