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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하려면 똑똑하게 하라! - 마인드맵 창시자 토니 부잔의 지속가능한 공부법
토니 부잔 지음, 권봉중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11월
절판
제목부터 확 끌어당기는 책이었다. 지금 필요한 말이기도 하다.
공부 할라면 똑똑하게 하라! 제대로 못할꺼면 때려쳐라! 라고 내게 말하는 것 같다.
공부해라!
보통 공부하는 애들이 이말에 스트레스를 받는거 아닌가?
그런데 왜 난 공부해본적도 없는 주제에 그런 말조차 듣기 싫었다.
아이들이라곤 우리 3남매 합쳐도 7명밖에 안되는 시골 동네, 학교가 멀어 산을 빙둘러 낮은 고개를 넘고 걸어 가야 했다.
5학년 2학기때 서울로 전학을 오게 되니 모든게 낯설었다. 담임은 방금 전학온 내게 시험지를 내밀며 시험을 치게 했다. 난 피곤하고 지친 마음에 대충 써서 제출했고, 곧이어 담임은 내게 도장을 찍어주었다. -'공부못하는놈'
담임은 틈만 나면 내이름 대신 '공부 못하는 놈'이라고 불렀고, 친구들은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나를 '촌놈'이라고 불렀다. 담임의 꾸중보다 친구들에게 촌놈이라고 놀림받는게 싫어 우선 경상도 사투리를 떼버리는데 노력을 다했다. 다행히 3개월 만에 시골에서 전학온지도 모를 정도로 능숙한 서울말을 구사했으나, '공부못하는 놈'이라는 낙인은 이어져 시험을 좀 잘보기라도 하면 '컨닝'의 누명을 쓰고 얻어맞기 일수였다. 그때부터 원래 잘하지도 못했던 공부를 아예 포기해버렸던 것 같다.
중고등학교때도 마찬가지로 수업시간엔 잠자거나 땡땡이 결석 지각을 일삼았고, 모든 시간은 놀거나 여자들을 만나거나 게임하는데만 투자했다. 상고를 겨우 졸업하고 빈둥대는 날 부모님은 직업전문학교에 보내셨고, 거기서 대충 배운 실력으로 취업을 하게 되었다. 곧 군대에 가게 되었고, 제대후에 다시 방황하는 날들을 보냈다.
회사생활은 매우 무료했다. 단지 돈벌기 위해서 하고 싶지도 않은 힘든 일을 했으나 할일도 하고 싶은 일도 없이 쳇바퀴를 도는 시간을 보내는데 회의를 느꼈다.
31살이 되어 책을 조금씩 보기 시작했는데, 시골에 살때 말곤 책을 읽은 경험도 많지 않아 책읽는 것도 힘들었다. 그러다 하고 싶은 것이 생겼는데, 지금 하지 않으면 다시는 못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대학에 등록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해본적 없는 공부는 무척 힘들었다. 게으르고 놀기만 하던 버릇이 좀처럼 없어지질 않았다. 직장도 다니면서 공부를 해야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것인가 고민을 해야 했다. 32살인 지금, 그 고민은 계속 되고 있다.
그런 고민들이 공부법에 대한 책을 찾게 만들었다.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인 레오나르도다빈치는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메모를 했는데, 토니부잔은 그것들을 보고 마인드 맵을 창시하였다. 마인드 맵은 말그대로 '생각의 지도'라는 뜻으로 마음속에 지도를 그리듯이 줄거리를 이해하며 그림과 함께 정리하는 메모법이다. 이책의 저자가 바로 마인드맵의 창시자 토니부잔이다.
하버드대학에 강의를 할 정도로 그의 두뇌와 학습에 대한 이론은 효과적이라고 한다. 마인드맵을 다룬 책은 많이 나와있는데 그가 직접 저술한 책은 처음이었다. 그는 누구나 세계적인 천재라고 일컫는 아인슈타인이나 다빈치 같은 잠재력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늦깎기 대학생인 내게 용기를 주는 말이기도 하지만, 정말 그럴까? 하는 의문도 버리지 못하게 한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맞춤형 자기 주도 학습법과 빠르게 쉽게 핵심만 파악하는 속독과 기억의 기술, 마인드맵을 활용하는 방법등이다. 그리고 지루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제시 하고 있다. 독서와 공부, 모두 초보자인 내게 그의 조언은 하나 하나가 놀랍고 깊이 새길만한 것들이었다. 그러나 쉽게 될것 같지는 않다. 속독의 예를 들면 이론은 알겠는데 시도해 보니 잘 되지 않았다. 많은 연습이 필요할 듯하다. 그러나 풀지 못하는 의문은 모르는 단어가 많은 어려운 책을 어떻게 속독으로 읽겠냐 하는 것이다. 공부를 해본 경험이 없어 소설을 읽기도 힘이 부칠때가 많은 나로서는 빨리 읽으면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천천히 읽는데 어떻게 빨리 읽고 이해도 그에 따를 수 있을까?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것도 기존 지식이 많아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모르는 언어의 책을 속독을 한다고 해서 읽을 수 없지 않겠는가? 그러나 함부러 속단할 수 없는 것은 경험이 적은 나에게 이런 판단을 한다는 것이 어렵다. 좋은 방법이 있어도 그것을 쉽게 터득 할 수는 없는 것같다. 많은 노력과 경험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토니부잔은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기억술, 속독법, 주도학습법, 마인드 맵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이론적 근거를 설명하는데 많은 페이지를 할당하고 있다. 많은 학습법이 난무하고 있으니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 독자들은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근거에 대해서 많은 치중을 하는 듯하다. 근거를 둔 학습법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설명하고 있긴 하지만 애매한 부분도 상당하다. 그것은 내가 이해를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며, 경험 현실이 각기 다른 모든 독자들을 이해시키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번역서이기 때문에 영어와 한글의 미묘한 차이도 있을 것이다. 토니 부잔의 다른 책들도 한번 읽어봐야 할것같다. 이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들을 보충할수 있을테니. 중요한 것은 제시하고 있는 방법들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맞춰나가는 과정일 것이다. 공부를 해나면서 틈틈히 적용해 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열심히 실행해 봐야겠다.
잘 모르긴 해도 공부또한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마음의 자세, 공부하는 내용 자체와는 직접적인 관계없으면서도 결코 무관하지 않는 것들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다른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타의든 자의든 위축되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자신에게 타인에게 어떤 잣대로 단정을 짓는 말과 행동으로 가능성을 죽이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 볼 문제다. 지금 못한다고 해서 앞으로도 못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