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다닐때 아침 이면 엄마가 우산을 가져가라는 말은 듣는 둥 마는둥 허겁지겁 달려나가다가 수업 중 쏟아지는 비를 보며 후회를 한 적이 많았어요. 그때 나는 다른 생각을 하기 보다는 엄마가 올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와주길 바랬고, 우산을 가져다 주지 않는 엄마를 원망했었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그땐 왜그렇게 엄마가 우산을 가져다 주는 걸 기다렸는지 모르겠어요. 그때 나도 이 책의 주인공처럼 여러가지 상상을 해 볼껄~~~ㅎㅎ 이 책을 보며 엄마는 옛 추억에 잠겼고 아이는 또다른 상상의 시간이 되었네요. 이 책속의 주인공 또한 나와 같은 일을 겪고 있었어요. 등교길에는 괜찮았는데 수업 도중 비가 내리고 말았어요. 일기예보에 없던 비... 이 비가 제일 얄밉지요.^^ 3교시가 끝나고 내리기 시작한 비는 그칠 줄 몰랐어요. 집에 누군가 있어 우산을 가져다 줄 사람이 있다면 가져다 주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비를 맞고 집까지 가야만 했어요. 이 책속 주인공도 아마 우산을 가져다 줄 사람이 없었나봐요. 어린시절의 나 처럼...ㅎㅎ 다른 친구들은 엄마들이 우산을 가지고 와서 기다리고 있지만 주인공은 그렇지 않았어요. 어떻게든 혼자 가야만 했지요. 이 비속을 어떻게 갈까? 어떤 우산이면 비를 안 맞게 될까? 주인공은 재미난 상상을 한답니다. 구름위를 걸어보기도 하고 사막으로 이사를 가기도 하고 북극으로 이사를 가기도 해요. 하지만 비는 그칠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결국 비 속을 걸어가야만 했지요. 무엇을 쓰고가지? 나뭇잎? 너무 작아요. 비닐봉지? 숨을 쉴수가 없어요. 책가방? 너무 무거워요 .... 어떤 것이 좋을까요? 비가 마구마구 쏟아지는데 주인공은 비를 한방울도 맞지 않았어요. 어떤 우산을 쓰고 온 걸까요?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불만을 갖기 보다는 자신만의 재미난 상상으로 또다른 재미를 만들어낸 이야기. 어릴적 불만을 토로했던 내 모습이 참... 한심해 보이더라구요.^^ 아이와 함께 읽으며 '우산을 안 가져 갔는데 비가오면 어떻게 할래?' 하고 물었더니. 우리아이... "엄마가 가져다 주면 되지? 근데 엄마가 집에 없으면 비맞고 나 혼자 막 뛰어오면돼" 이궁~~ 울 아드님 너무 현실적이네요~~ㅎㅎ 이 책은 비오는 날 아이들과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는 책이네요^^ 책을 읽고 우리 아이 여러가지 우산을 그려보고 싶다고 해서 함께 그려봤어요. 엄마에게는 구름 우산과 나뭇잎 우산을 그리라 하고 자기는 엄청 커다란 무지개 우산을 만들겠다고 하네요. 이 우산들을 사용할 친구들은 바로 울 서준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공룡 친구들이랍니다. ㅎㅎ 친구들을 위해 정성껏 우산을 그렸어요. 알록 달록 무지개 우산... 한 줄 한줄 꼼꼼히 칠하느라 오래 걸리긴 했지만 우리 아이 손에서 알록 달록 예쁜 우산이 만들어졌네요^^ 무지개 우산에 이어 해파리 우산도 그리고 꼼꼼히 색칠을 해주었어요. 해파리 우산에는 눈도 있고 입도 있답니다.^^ 웃는 해파리 보셨나요? ㅎㅎㅎ 우산이 완성되었어요. 이제 공룡 친구들에게 우산을 나누어 주어요. 동물의 특성에 따라 분류하고 공평하게 자리도 배분하고...ㅎㅎ 모든 공룡친구들이 전부 우산을 썼어요. 사이 좋은 친구들이라 우산도 함께 쓰는 거래요. ㅎㅎ 공룡시대에도 비가 내렸겠죠? 그때 이런 우산이 있었으면 비를 안 맞았을텐데...ㅎㅎ 우리 아이 덕분에 이 공룡 친구들 더이상 비 안 맞아도 되겠네요^^ 공룡친구들아~~ 비소식 있으면 우산 꼭 챙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