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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치마 - 개정판
권여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소설집의 묘미는 다양한 이야기를 즐길수 있다는것과 또 하나는 단편소설이다보니 응축된 힘, 짧은 이야기이기에 담겨지고 남는 마지막의 여운인것 같다. 이소설집은 다른이야기인듯하지만 읽다보면 한작가의 색이 분명하게 드러나 보인다. 다른스토리이고 다른 등장인물이지만 마지막장을 넘기고 느껴지는 감정은 비슷했다. 등장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다보면 세상에 대한 울분을 밖으로 분출하기보다는 주위배경에 대한 섬세한 묘사들이나 소재들이나 분위기들이 세상에 속하지못하고 밖에서 빙빙도는듯한 이방인이면서 속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들이 약간은 스산하고 씁쓸한 공감대를 형성하는것 같았다.
처녀치마라는 낯선단어를 찾아보고서는 야생화의 한종류라는것도 알게되었고 추억을 회상하며 좋았던 시절이라 기억하기보다는 그당시에 느꼈던 약간은 잊어버렸던 무언가를 찾아가는 그런느낌이 강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나와 강렬하게 대비되면서 자신의 지금의 모습을 다시금 보게되는 그런 등장인물들을 보게 된다. [트라우마]의 윤의 경우도 예전엔 학생운동을 했고 지금은 그가 그렇게 싫어했던 기성세대에서 누리지못하는 일반 소시민이지만 그래도 아니라고 우기고 싶지만 그렇지못하는 인물로 세상속의 이제는 그저 구성원이 되어버린 그를 보게 된다. 소설집속의 등장인물 나는 다들 다른사람인듯하지만 보고있으면 이름과 성만 다른 비슷한 같은 사람처럼 느껴진다. 나를 이야기하지만 마치 오래전 학창시절이나 젊은 시절의 우리의 모습을 보고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고 그동안 사회속에서 변화된 우리가 지나온 과거를 회상하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슬프거나 안타깝거나 보다는 그래 그렇게 지나왔어 하는 그런 약간의 동질감 같은 것을 많이 느꼈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할때 뭐랄까 그냥 읖조리는 듯한 어떤 감정이 담겨져있지않는 그런 서술같은 느낌. 남의 이야기를 하는듯한 담백함과 작은 것이지만 지금은 기억되지않은 매개체를 통해서 그당시를 보게만드는 섬세한 묘사들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마냥 보면서 추억에 잠기기보다는 약간 허전함과 허무함과 씁쓸함과 더불어 동질감을 느끼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약간은 우울감 마저 들었다. 세밀하고 치밀한 묘사가 어떻게보면 아주 담백한 이야기에 묘한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