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점프 - 포트폴리오를 버린 날, 부의 점프가 시작됐다
상승미소(이명로) 지음 / 스마트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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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삼형제의 아빠다.

대한민국에서 아들 셋을 키운다는 것은 매일 전쟁터로 출근하는 것과 같다. 눈만 뜨면 자라나는 아이들의 미래 자금 걱정에 머릿속이 복잡하지만, 정작 나는 ‘재테크’를 외면하며 매달 월급봉투만 쥐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부의 점프>는 아이들을 위해 무지에서 벗어나라고 다그친다.

‘포트폴리오는 자산을 지켜줄 수는 있지만, 당신 자산의 자릿수를 바꾸지는 못한다’고 단언한다. 잃을까 무서워 예적금에 묶어두던 내 방어 기제가 간파당한 기분이었다. ‘조금 오르면 겁나서 팔고, 물리면 본전 생각에 버티는 인간의 유전자는 주식시장에서 반드시 패배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지적 앞에서, 자식들을 위해 내 ‘투자 유전자’와 ‘심리 알고리즘’부터 바꾸어 확실한 주도주에 ‘압축 투자’해야 함을 절감했다.

저자가 제시하는 ‘메트로폴리스 현상’은 초보인 나에게 이정표가 되었다. ‘지방의 저평가된 빈집을 사지 마라. 돈은 강남 부동산처럼 오직 '시대의 대장주'로만 쏠린다’는 말과 ‘쏠림의 시대에 소외된 주식은 영원히 소외될 수 있다’는 경고는 직관적이었다. 현대 시장은 거대 ‘패시브 자금(ETF)’이 지수 편입 여부를 보고 기계적으로 매수하므로, 나 역시 ‘인덱스 편입 종목’과 ‘시대의 대장주’를 지켜야 함을 깨달았다.

직장인의 급여를 ‘본업의 베이스캠프’라 부르며, ‘매달 들어오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시장의 폭풍우 속에서도 나를 지켜주는 최고의 안전벨트다’라는 조언은 큰 가르침이 되었다. 월급을 기초 체력 삼아, 실행하는 투자자가 되려 한다. ‘자산의 앞자리를 바꾸는 투자는 결국 실행력과 배짱의 싸움이다’라는 말을 남의 일로 치부하던 태도를 버리기로 했다.

이제 아이들을 위해 승부사가 되려 한다. ‘수익을 먼저 계획하지 마라. 매수 버튼을 누르기 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을 먼저 설계하라’는 지침대로 ‘손실 설계(리스크 통제)’를 먼저 실행할 것이다. 그리고 주도주를 골라 담아, ‘주도주의 등에 올라탔다면, 두 배 전에는 절대로 내리지 마라’는 ‘두 배 법칙(100% 수익 추종)’의 배짱을 실천하여, 삼형제에게 ‘6년 20배’와 같은 부의 계층 이동을 보여주는 아빠가 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거대 자본의 쏠림 현상을 읽어내는 안목을 기르고, 확실한 주도주에 집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나아가 본능에 휩쓸리는 투자 유전자를 극복하고 선제적 손실 설계를 통해 변동성 속에서도 심리를 통제하는 단단한 투자 철학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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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과 4분의 3의 슬픔
폴커 주어만 지음, 김시형 옮김 / 삐삐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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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종이 울리면 복도로 튀어나가 친구들과 매점을 향해 달리고, 주말이면 축구공을 차느라 정신이 없는 나는 전형적인 외향형 중학생이다. 사람들을 좋아하고 늘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보니 주변에서는 나에게 '고민이 없어 보인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아무리 활달한 사람이라도 중학교 2학년이라는 나이는 묘한 구석이 있다. 멀쩡히 잘 놀다가도 가끔 밤에 침대에 누우면 설명할 수 없는 쓸쓸함이 밀려오거나 이유 없이 눈물이 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사춘기다. <13과 4분의 3의 슬픔>은 바로 그런 사춘기 청소년들의 불안하고 복잡한 정체성을 가감 없이 그려낸다. 사춘기에 접어든 주인공 레온의 불안, 우울, 우정을 유쾌하고도 섬세하게 다룬 도서인 만큼, 책읽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한 편의 흥미진진한 추리 소설처럼 읽혔다.

주인공 레온은 사춘기 한복판에서 이유 없는 우울과 소외감을 느끼며 ‘내가 왜 우는지 나도 몰랐다. 그냥 슬픔이 내 안에서 자라나 눈 밖으로 흘러 넘친 것 같았다.’라는 혼란을 겪는 소년이다. 레온은 도덕 시간 발표를 위해 학교 근처 교차로에 놓인 의문의 나무 십자가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첫 발표에 실패한 레온은 반에서 가장 말수가 적고 조용한 친구인 루벤에게 도움을 받는다. 전혀 다른 두 소년이 탐정처럼 죽음의 흔적인 십자가 뒤에 숨겨진 비밀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레온은 ‘길가에 세워진 그 작은 나무 십자가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슬픔의 흔적처럼 보였다. 나와 닮아 있었다.’라며 타인의 죽음에서 자신의 내면을 발견한다.

두 소년이 탐문 과정을 통해 만난 진실은 학교 폭력과 따돌림, 첫사랑이라는 현실의 어두운 이면이었다. 이 비밀을 추적하는 끝에서 완벽하지 않은 두 소년은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며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우정을 빚어낸다. 친구가 많은 나 역시 때로는 '많은 친구'보다 '내 속마음을 온전히 털어놓을 수 있는 진짜 친구'가 더 절실할 때가 있는데, 루벤과 레온의 모습을 보며 진정한 소통과 연대가 개인의 외로움을 어떻게 구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 두 소년이 무거운 세상을 유쾌한 유머와 연대로 함께 건너가며 한 뼘 더 성장하는 모습은 무척 감동적이었다.

사춘기의 막연한 불안과 슬픔 같은 내면의 불완전한 감정을 스스로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성장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나아가 간접 경험을 통해 타인의 상처를 직시하고 이해함으로써,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진정한 연대와 소통의 가치를 깨닫게 되었다. 슬픔이란 혼자 숨기고 삭여야 하는 부끄러운 감정이 아니라, 누군가와 나누어 가질 때 비로소 치유가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슬픔은 혼자 들고 있기에는 너무 무겁지만, 누군가와 나누어 들면 조금은 가벼워지는 법이다.’라는 말처럼, 슬픔을 나누며 치유하는 과정이 두 소년의 동행을 통해 아름답게 그려진다.

‘13과 4분의 3’이라는 나이는 어린아이도 아니고 완전한 어른도 아닌 애매한 과도기다. 이 시기에는 누구나 자신만의 나무 십자가 같은 무겁고 외로운 고민을 마음속에 품고 살고 있는 거 같다. ‘우리는 진실을 찾았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손을 잡는 법을 배웠다. 세상은 여전히 불공평하지만 이제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문장이 가슴에 남았다. 내일 학교에 가면 늘 함께 장난치던 친구들의 어깨를 한 번씩 툭 쳐줘야겠다. 그리고 혹시 마음에 그늘이 진 친구가 있다면 먼저 다가가 든든한 동행이 되어주고 싶다. 이 책을 대한민국 모든 중학생에게 권하다. 슬픔을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따뜻한 위로와 연대의 손길을 건네주는 최고의 길잡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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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사랑을 노래할게요
우타고코로 리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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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사랑을 노래할게요>는 낯선 한 사람의 이름과 마주하게 했다. 하얗게 빛나는 머리칼과 연륜이 묻어나는 눈빛을 한 일본인 가수 우타고코로 리에. 나는 그녀가 방송에 나와 큰 인기를 끌었을 때, TV 화면으로 무대를 보지 못했던 사람이다.

50대 중반의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지금의 나를 돌아본다. 내게도 한때는 가슴을 뛰게 하던 꿈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 꿈이 무엇이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대단한 야망보다는 하루하루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것이 미덕이라 믿으며 살아온 세월이었다. 인생을 뒤흔들 만한 거대한 절망이나 파멸 같은 극적인 좌절도 없었다. 평탄하고 무난한 직장 생활이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늘 설명하기 힘든 쓸쓸함과 건조함이 고여 있었다. 치열했던 젊은 날은 지나갔고 이제는 내려가는 길만 남았다는 은연중의 체념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무뎌진 마음에, 리에의 글은 조용히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녀는 30년이라는 기나긴 무명 시절과 가수로서는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두 번의 성대결절을 고백한다. 나는 나이라는 한계에 갇히지 않고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으며,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버텨온 평범한 세월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깊이 위로 받았다.

‘두 번의 성대결절과 30년의 무명 시절은 내 목소리에 깊이를 더해준 신의 선물이었습니다.’ 그녀는 혹독한 어둠의 시간들을 버려진 시간이 아니라 목소리에 깊이를 채워 넣는 소중한 축적의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작은 라이브 카페에서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나는 매일 나만의 무대에서 행복하게 노래했습니다’라고 말하며, 단 한 사람의 관객을 위해서도 마음을 다했던 한 사람의 인생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내 자리에서 묵묵히 버텨온 나의 시간들에도 나름의 깊이와 연륜이 쌓이고 있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아무리 거친 시련이 와도 노래라는 끈을 놓지 않은 그녀의 꺾이지 않는 마음은, 지금의 묵묵한 걸음이 내 인생의 깊이를 더해주는 과정이라는 일상을 다시 걷게 하는 다정한 응원이었다.

‘포기하지 않으면 인생은 언제나 봄입니다.’ 이 강력한 희망의 메시지는 50대 중반에 접어든 내게 새로운 이정표가 되어준다. 그녀는 ‘오십이라는 나이는 무언가를 포기할 때가 아니라, 진짜 나만의 노래를 시작할 완벽한 타이밍이었습니다’라며 한일가왕전에 무모할지 모를 도전을 감행했고, 마침내 가장 아름다운 오십 살의 기적을 맞이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습니다’라는 그녀의 다정한 외침은 내 안의 무뎌진 열정에 다시 불을 지핀다. '늦은 나이'라는 한계는 스스로가 만든 벽일 뿐, 꿈을 향한 열정에는 유통기한이 없음을 온몸으로 보여준다.

책을 덮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인터넷을 켜고 그녀가 부른 노래들을 찾아 들어보았다. 삶의 궤적과 꺾이지 않는 집념이 고스란히 담긴 목소리로 느껴진다. 이제 나는 거울 속 내 늘어난 주름과 희끗해진 머리칼을 보며 서글퍼하지 않으려 한다. 이 책은 꿈을 잃어버린 채 매일을 살아가는 이 시대의 모든 평범한 이들에게 바치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위로이고 응원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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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시게루의 게임론 - 오늘의 닌텐도를 만든 전설적인 게임 디자이너
제니퍼 드윈터 지음, 이석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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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극장의 어둠 속에서 거장 감독의 영화를 보며 사유하고, 소설을 읽으며 인간의 본질을 고민하는 것이 진정한 문화생활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내게 비디오 게임은 여전히 철없는 이들의 시간 죽이기용 장난감에 불과했다. 거실 텔레비전 화면 앞에서 몸을 들썩이며 <슈퍼 마리오>를 하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볼 때도 그저 흔한 오락거리라 치부했다. <미야모토 시게루의 게임론>을 통해 ‘미야모토 시게루’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순간, 나는 아이들이 몰두하던 그 거실의 풍경과 게임이라는 미디어에 대한 거대한 편견의 장막을 완전히 걷어내야만 했다.

나는 게임 개발자 역시 영화감독과 다를 바 없는, 아니 어쩌면 더 정교한 영역을 다루는 예술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야모토의 디자인 철학이 기술보다 체험의 예술, 공간적 서사, 익숙함의 전용, 플레이어의 자유도, 대중성을 중시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책은 미야모토 시게루를 단순한 개발자를 넘어선 '게임 작가(Auteur)'로 평가한다. 그동안 내게는 아이들이 켜 놓은 화면 속 캐릭터로만 익숙했던 마리오가, 사실은 한 거장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작가주의적 고집 속에서 탄생한 ‘체험 예술’이었다는 관점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일본 전통 정원 양식에서 착안했다는 ‘하코니와’ 철학을 읽고 나니, 비로소 화면 속을 종횡무진하던 아이들의 행동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일방적 규칙 강요 대신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창조성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게임 디자인의 대중성을 확립했다. 영화감독이 카메라 앵글로 관객의 시선을 강제한다면, 그는 정교한 상자정원 안에 관객을 밀어 넣고 스스로 길을 찾게 만든다. 구구절절한 자막 없이, 나무 한 그루와 언덕의 시각적 배치만으로 유저를 안내하는 기막힌 내러티브는, 영화조차 도달하지 못한 유저 중심의 '창조성의 패키지화'를 보여준다. 어째서 아이들이 설명서 한 장 없이도 화면 속 공간을 탐색하며 저토록 즐겁게 깔깔거릴 수 있었는지 비로소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가 기술적 스펙보다 직관적인 재미와 몰입감을 우선시하며, 제약 속에서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는 게임 디자인 철학을 강조한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초기 도트 그래픽의 연산 한계 때문에 마리오에게 콧수염을 붙이고 모자를 씌웠다는 일화는, 그가 첨단 기술을 과시하기보다 본질적인 재미를 위해 상식의 궤도를 살짝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재미를 창조하는 '전용형 혁신'의 대가임을 알게 해 주었다. 플레이어 스스로 체험하며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진정한 디자인이라는 그의 메시지는, 화려한 그래픽에만 집착하다 본질을 잃어버린 현대 대중 예술계에도 큰 반향을 일으킨다.

미야모토는 게임을 기술이 아닌 체험의 예술로 정립하고, 공간 중심의 스토리텔링과 기존 기술의 창의적 활용을 통해 플레이어 중심의 디자인 철학을 구현한 연출가임을 보여준다. 영화가 평면에 갇힌 종합 예술이라면, 게임은 그 스크린을 뚫고 들어가 시공간을 직접 호흡하는 4차원의 참여 예술이었다. 게임을 단순한 유희를 넘어 세대와 국경을 초월해 대중을 사로잡는 하나의 독립된 체험 예술로 바라보는 깊이 있는 안목을 갖게 된다. 미야모토 시게루라는 예술가를 처음 알게 된 지금, 이제는 거실의 아이들 곁으로 다가가 슬며시 말을 건네고 싶다. "아빠도 한 번 해봐도 되겠니?" 하고, 보이지 않는 감독이 숨겨둔 아름다운 서사들을 아이들과 함께 직접 탐험해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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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하는 고고학자 - 고대 인류 문명의 모습과 소리, 냄새, 맛을 재현하는 과학자들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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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로 살아온 지난 30년은 ‘재현과 증명’의 연속이었다. 동물의 미열, 혈액 수치 같은 미시적 징후는 임상 실험을 통해서만 사실로 증명될 수 있었다. 가설은 통제된 실험을 통해 재현되어야 진실이 된다. 나에게 과학이란 그런 냉철하고 엄격한 학문이었다.

<실험하는 고고학자>을 읽으면서 부각된 질문? ‘과거를 다루는 고고학은 과학인가, 인문학인가?’ 나는 고고학을 박물관 유물을 보며 과거를 상상하는 문학적 영역으로 치부했다. 지나간 과거는 통제된 실험실로 가져올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실험 고고학'은 나의 오만을 무너뜨렸다. 연구자들은 유물을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대 효모로 직접 빵을 굽고 흑요석 칼날로 절단력 테스트를 한다. 이 기술의 재현은 단순한 흉내가 아니다. 당대의 물질적 조건을 제한하고 육체 노동을 통해 가설을 검증하는 철저한 과학적 방법론이다. 과학의 핵심이 재현과 증명에 있다면, 고고학은 실험 고고학이라는 날개를 달고 과학의 영역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실험고고학의 목적은 단지 과거를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물질적 조건 속으로 직접 들어가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다.’ 이 말처럼 그들은 오감 복원을 통해 역사의 빈틈을 메운다. 고대의 텍스트는 침묵하지만 직접 땀 흘려 일하는 육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셰프나 미용사 같은 전문가들의 기술이 결합할 때 죽은 데이터는 살아있는 문화가 된다.

‘과학적 실험과 신체적 재현을 통한 고대 인류의 일상과 삶의 복원’이 핵심 주제이다. ‘과거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박물관 유리창 너머의 박제된 역사는 직접 도구를 쥐고 땀 흘릴 때 비로소 생생한 일상으로 걸어 나온다. ‘우리는 유물을 발견함으로써 과거를 아는 것이 아니라, 유물을 사용해 봄으로써 과거를 이해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이 과학적 재현 끝에 닿는 목적지는 결국 인간이라는 인문학적 본질이다. ‘진정한 이해는 손끝과 땀방울에서 시작된다’는 실천적 지식의 가치를 알려준다. 안데스 사냥꾼이 왜 특정 각도로 창촉을 깎았는지 이해하려면 직접 돌을 내리쳐 손에 상처를 입어봐야 한다. ‘지식은 머리로 기억되지만 기술은 몸의 근육과 오감으로 전수된다’는 기술의 복원은 그들의 마음을 읽는 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역사의 진짜 주인공은 평범한 대중’이라는 말은 묵직한 울림을 준다. 실험 고고학은 역사라는 거대한 퍼즐에서 기록되지 않은 평범한 대중의 일상을 메워 넣는 정밀한 과학이다. 노동자의 땀방울이 실험자의 근육을 통해 재현되는 순간, 과학은 인문학적 따스함으로 승화된다.

고고학은 과학이라는 정밀한 메스를 들어, 인류의 잃어버린 시간과 마음이라는 인문학적 빈틈을 메워가는 아름다운 융합 학문이다. 50대 중반, 매일 동물의 생명을 과학으로 다루는 나에게 이 책은 재현과 증명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뜨겁고도 인간적인 온도를 가르쳐 주었다. 이 책을 통해 박제된 유물 속에서 평범한 고대인들의 생생한 숨결을 오감으로 느끼는 지적 확장과 대리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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