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 전쟁 - 인생 2막, 재취업 성공을 여는 일곱 가지 열쇠
구자익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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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둥지를 틀고 어느덧 4년 차 팀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5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여전히 조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잠시, 냉혹한 현실은 늘 퇴근길 어깨를 짓누른다. 치솟는 물가와 불안한 미래 앞에 결국 주말과 저녁을 반납한 채 투잡 전선에 뛰어들었다. 몸은 부서질 듯 고단하지만, 그렇게라도 나의 가정을 유지해야만 안심이 되는 조급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재취업 전쟁>은 마치 나의 은밀한 불안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거대한 경종이었다. 수명은 늘어나는데 퇴직은 빨라지는 잔인한 연령 구조 속에서, 나와 같은 중장년층이 마주한 구직 시장의 치열함을 이보다 더 생생하게 담아낸 책이 또 있을까 싶다.

저자의 일곱 번의 이직과 실패 이야기가 결코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아서 서늘하다. 나 역시 한 분야에서 뼈가 굵었고 팀장이라는 직책을 달고 있지만, 조직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는 순간 개인의 역량만으로 다시 일자리를 구한다는 것이 계란으로 바위 치기인지를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이 다루는 ‘은퇴 후 자산 축적의 한계와 AI 시대 속 세대별 맞춤형 커리어 생존법’이라는 내용 요약은 고스란히 나의 당면 과제였다. ChatGPT가 판을 치는 고용 지각변동 속에서 전통적인 중장년의 경험은 너무나 쉽게 고령의 노동력으로 치부된다. ‘자산 축적보다 지속적인 재취업이 현실적인 노후 대비책이며, AI 시대에 맞춰 퇴직 후에도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의 핵심 문장은 아프지만 반박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통장 잔고의 액수보다 평생 현역으로 뛸 수 있는 '지속적인 일할 힘'을 기르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 무기라는 깨달음이 머리를 때렸다.

실제로 이 책은 ‘퇴직 후에도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 역량인 ‘오래 일할 힘’의 중요성과 AI 시대에 걸맞은 기술 습득 및 커리어 다변화를 통한 선제적인 대응’을 가장 주요한 문장으로 강조한다. 이처럼 책의 전반을 관통하는 대주제는 ‘AI 시대, 은퇴 없는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경력 설계’에 방점이 찍혀 있다. 저자는 자산 축적보다 '지속 가능한 재취업'을 준비하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리브랜딩하라고 조언하지만, 50대 중반의 직장인이 투잡까지 뛰어가며 혼자만의 힘으로 이 거대한 전쟁을 치러내기엔 한계가 너무나 명확하다. 개인에게만 ‘노력하라, 유연해져라’라며 무한한 생존 책임을 지우는 구조는 너무나 잔인하다. ‘자산보다 지속적인 재취업이 중요하며, 과거의 경력보다는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태도가 인생 2막의 성공을 결정한다’는 말처럼, 변화를 받아들이는 개인의 태도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국가의 체계적인 정책과 기업의 전향적인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부는 단순히 청소나 요양보호 같은 단순 노무 중심의 단기 일자리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장년층이 축적한 전문성을 AI 시대의 디지털 기술과 접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고도 재교육 인프라를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 또한 기업들의 협조 없는 재취업 시장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기업들은 '나이'라는 숫자가 가진 편견을 걷어내고, 숙련된 중장년이 가진 위기관리 능력과 연륜을 포용할 수 있는 유연한 고용 형태를 고민해야 한다. 과거의 명함이나 지위를 고집하지 않는 개인의 유연성과 중장년의 숙련도를 가치 있게 바라보는 기업의 시선,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라는 삼박자가 맞물릴 때 비로소 중장년의 재취업은 생존을 위한 '구걸'이 아닌 사회적 자산의 '선순환'이 될 수 있다.

‘노후 대책의 패러다임을 저축에서 '지속 가능한 일자리'로 전환하고, 현재 직장을 다니는 시점부터 대체 불가능한 무기를 준비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치열한 재취업 전쟁터가 개인의 처절한 사투로 끝나지 않기를, 국가와 사회가 든든한 방패가 되어 함께 싸워주는 공존의 일터가 되기를 바란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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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에는 이름이 없다 - 기획 노동, 누구나 하지만 아무도 부르지 않은 일
김희경 지음 / 웨일북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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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을 키웠다. 아들만 셋인 집안은 매 순간이 전쟁터였고, 나와 아내는 그곳을 함께 누빈 전우였다. 내 나이 이제 50대 중반, 주변에선 가사나 육아를 두고 ‘아내를 도와준다’며 자화자찬한다. 하지만 나는 그 '돕는다'라는 말의 오만함이 늘 거북했다. 육아는 누군가의 배려로 거드는 은혜가 아니라, 부모라면 당연히 함께 짊어져야 할 온전한 본업이자 치열한 노동이다. 그렇게 나름대로 깨어 있는 아빠로 살아왔다고 자부했다. <이 일에는 이름이 없다>를 읽기 전까지 나만의 착각이었다.

내가 보지 못했던 가사와 돌봄의 심연을 직시하게 했다. 청소기 돌리는 실행 노동 이면에, 상황을 조율하는 ‘기획 노동’이 존재함을 파헤친다.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 다 할게’라고 외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하지만 왜 시키지 않았냐고 묻는 남편의 말은 기획 노동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함을 보여주는 가장 흔한 증거다. 무엇을 시킬지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 자체가 이미 엄청난 정신적 노동이기 때문이다. 나는 아내를 가정이라는 우주선의 ‘관제탑’에 홀로 앉혀두고, 지시만 따르는 단순 노무자에 불과했던 것은 아닐까.

삼형제를 키우며 머릿속이 복잡했던 쪽은 늘 아내였다. 예방접종 시기, 학원 스케줄, 식단 고민까지 나는 시키는 일은 해냈지만, 일정을 구상하는 ‘세 번째 근무’의 지독한 과부하는 나누지 못했다. 가족을 돌본다는 것은 지침과 지시를 내리는 일에 가깝고, 육체 노동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은 바로 이 결정의 과정이다. 돌봄의 책임이 닥쳤을 때 사회는 약자인 '딸'이나 '엄마'를 관제탑으로 밀어 올리는 ‘돌봄의 성별화’ 구조를 작동시킨다. '사랑'과 '모성'이라는 외피는, 누군가의 기획 노동과 희생을 당연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가림막이었음을 깨닫는다.

돌봄의 무게를 개인이 아닌 사회적 시스템으로 어떻게 나누어 가질 것인가를 묻는다. 50대에 접어드니 이제 부모님 돌봄이라는 또 다른 파도가 밀려온다. 복잡한 제도의 미로 속에서 누군가는 또 홀로 밤새 검색창을 두드려야 할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이 일에 이름을 붙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 노동은 결코 나누어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돌봄 경로의 결정 무게를 덜어줄 ‘케어 매니저’ 같은 공적 지원 체계가 절실한 이유다.

세 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훗날 가정을 이룬다면 아내에게 ‘내가 뭘 도와줄까?’ 묻지 말고, 함께 책임지는 '공동 기획자'가 되라고 말이다. 독자들은 가사와 돌봄은 생각하고 결정하는 정신적 기획 노동이라는 이 책의 핵심 주제를 통해, 일상 속 정신적 고갈의 실체를 명확히 인지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돌봄을 도덕적 수사나 희생에만 가두지 말고 공적 시스템으로 분담해야 한다는 작가의 메시지에 공감하며, 가정 내 공정한 분담의 기준을 세우고 연대하는 소중한 시선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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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시그널 - 93개 핵심 경제지표 실전분석 바이블
머니 스테이션 외 지음 / 머니스테이션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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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중반을 넘어서며 삶을 돌아보니, 참 치열하게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자식들 키우고 직장 생활하느라 앞만 보고 달렸는데, 막상 은퇴가 눈앞에 다가오니 덜컥 겁이 났다. 주위에서는 주식이니 부동산이니 투자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데, 정작 나는 뉴스에서 나오는 ‘금리 인상’, ‘환율 급등’ 같은 말조차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멀게만 느껴졌다. 은행 예적금이 최고인 줄 알고 살았던 내게 자산 시장은 너무도 복잡하고 위험한 미로 같았다.

<투자의 시그널>을 접하고, 처음에는 나처럼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이 이런 두꺼운 거시경제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싶어 책장을 넘기기도 두려웠지만 한 페이지씩 읽어가며 깨달은 것은, 이 책이 단순히 전문가들의 어려운 이론을 늘어놓는 책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오히려 나처럼 길을 몰라 해매는 초보 투자자에게 어디로 가야 할지 알려주는 친절한 지도이자 네비게이션이다.

‘타인의 주관적인 전망을 좇지 말고, 시장이 데이터로 보내는 객관적인 신호를 보라’는 메시지를 깊이 새겼다. 솔직히 그동안 나는 유명하다는 전문가들의 유튜브 방송이나 뉴스에서 ‘지금 사야 한다’, ‘조만간 폭락한다’고 떠드는 주관적 예측에 이리저리 휘둘리곤 했다. 귀가 얇아 남의 말만 듣고 섣불리 움직였다가 후회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책은 전문가의 입이 아니라, 시장이 매일매일 묵묵히 뿜어내고 있는 '진짜 데이터'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한다.

미국, 중국, 한국의 고용과 소비, 통화량 지표들을 보면서, 경제에도 순환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금리가 오르고 내릴 때 채권과 주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환율과 원자재 가격이 글로벌 자금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어 놓는지 그 유기적인 매크로 지표의 연결고리를 이해하고 나니, 매일 보던 뉴스 헤드라인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과거 데이터의 패턴 매칭을 통해 현재 시장의 위치를 진단하고, 하이일드 스프레드 같은 위험 지표를 통해 변곡점을 포착하는 투자 철학을 배우니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방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 시장의 방향성을 나침반처럼 파악하고, 금리와 환율 등 자산 간의 연관성을 분석하여 실전 투자에 활용하는 법을 알게 된 것은 큰 수확이다.

단순히 '돈을 버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다. 나이 오십이 넘어 비로소 내 소중한 자산을 지키고 키워갈 수 있는 '독립적인 투자 관점'을 선물해 준 고마운 안내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파편화된 매크로 지표의 연결고리를 이해하고 시장의 변곡점을 스스로 포착하는 안목을 기를 수 있다. 나아가 남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데이터에 기반해 자신만의 독립적인 투자 지도를 그려 나가는 실전적 자립을 이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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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마케팅 전략 94 - 비싼 광고 없이도 매출을 만드는 최강 가성비 마케팅 94가지
요시자와 켄지 지음, 최지현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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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스타트업의 품질관리(QC) 팀장으로 일하며 매일 마주하는 단어는 ‘기준’과 ‘효율’이다. 엄격한 가이드라인 속에서 최소한의 리소스와 시간으로 완벽한 품질을 확보하는 것이 나의 주된 임무다. 하지만 최근 회사가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마케팅의 벽에 부딪히는 모습을 보며 고민이 깊어졌다.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는 대기업의 물량 공세 앞에서, 우리 같은 스타트업은 어떻게 효율적으로 제품을 알릴 수 있을까? 그 해답은 <가성비 마케팅 전략 94>에서 찾을 수 있다.

돈을 쓰지 않고 아이디어와 시스템으로 매출을 극대화하는 로우 코스트 전략을 명쾌하게 증명해낸다. 대형 광고판이나 화려한 미디어 광고 대신 철저한 데이터 기반의 분석과 현장 중심의 고객 관찰을 저비용 마케팅의 출발점으로 제시한다. 닛신식품이 SNS를 분석해 숨은 니즈를 포착한 사례는 QC의 원인 분석 과정과 유사하다. 불량의 원인을 찾기 위해 생산 공정의 미세한 수치를 추적하듯, 시장의 기회를 잡으려면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현미경으로 보듯 관찰해야 한다. 돈이 없어서 못 파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보는 눈과 전략이 없어서 못 판다는 일침에 깊이 공감한다.

품질을 책임지는 내 시선에서 소비자가 직접 브랜드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게 유도하는 UGC와 강력한 팬덤 형성의 가치는 더욱 특별했다. 바이오 제품은 신뢰성이 생명이다. 우리가 아무리 실험 데이터와 품질인증서를 내밀어도, 소비자는 다른 소비자의 실제 후기에 더 크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책이 강조하듯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를 무기 삼아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축적하고, 일회성 구매자를 브랜드의 지지자로 만드는 시스템은 마케팅 비용을 제로로 수렴하게 만든다. 완벽한 품질로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그들이 자발적인 홍보대사가 되어 SNS 바이럴을 일으키는 구조는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고효율 마케팅의 모습이었다.

자본의 크기가 아니라 기발한 아이디어로 저비용 고효율 구조를 설계하고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키포인트라고 강조한다. 한 번 정립해두면 스스로 굴러가는 품질 관리 시스템처럼, 마케팅 역시 최신 AI 툴과 디지털 시스템을 결합한 데이터 테크를 통해 자동화할 수 있다는 주장은 매우 현실적이다. 리소스가 제한된 스타트업 일수록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작은 혁신과 속도전이 최고의 무기가 된다.

마케팅은 마케팅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제품의 본질을 아는 품질관리팀장으로서, 이제는 우리 제품의 우수한 품질을 어떻게 가성비 있는 스토리로 엮어낼 지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 책은 제한된 자본 속에서도 철저한 데이터 기반의 고객 관찰과 아이디어를 통해 저비용으로 매출을 극대화하는 94가지 실전 팁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SNS 바이럴을 유도하고 스스로 굴러가는 자동화된 디지털 마케팅 시스템을 구축하는 혜안을 얻을 수 있다. 자본의 한계를 아이디어의 깊이로 뛰어넘고 싶은 모든 스타트업의 도전자들에게 이 실전 지침서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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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만든 천재들 - 광기와 창조성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마리오 데 라 피에드라 월터 지음, 성소희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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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들은 정말 우리와 다른 종류의 인간일까? 흔히 ‘인간은 평생 뇌의 10%도 쓰지 못하는데, 아인슈타인은 조금 더 써서 천재가 되었다’는 속설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정말 그들의 머릿속에는 우리와 다른 특별한 스위치가 켜져 있는 것일까?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뇌를 사용하는 방식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뇌가 만든 천재들>을 통해 천재들의 뇌 속을 향한 우리의 이 강렬한 의구심과 호기심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저자는 대중적인 유사과학의 환상을 걷어내고, 유전적 취약성과 만성 스트레스, 그리고 사회적 억압이 그들의 신경회로에 새긴 실제 상처와 구조적 흔적을 정밀하게 추적하고 해석한다. 천재성과 두뇌 활용의 본질을 명쾌하게 파헤치는 흥미진진한 인문 교양서다.

천재들의 뇌 속 세계는 상상 이상으로 경이롭다. 뇌과학계의 정설에 따르면 ‘뇌의 10%만 쓴다’는 말은 사실 완벽한 낭설이며, 인간은 이미 뇌의 모든 영역을 유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천재성과 평범함의 진짜 차이는 어디서 올까? 저자는 비범한 창조성이 완벽하게 뛰어난 뇌가 아니라, 오히려 ‘천재성은 완벽한 뇌가 아닌, 뇌의 균열과 가능성의 틈새에서 탄생한다’고 단언한다. 도스토옙스키의 뇌전증 발작은 그에게 끔찍한 고통이었지만, 동시에 인간 영혼의 가장 깊은 어둠을 엿보게 한 신경학적 창문이었다. 소리를 선과 색채로 인지했던 칸딘스키의 공감각 역시 좌뇌와 우뇌, 혹은 서로 다른 감각 영역들이 평범한 이들보다 훨씬 더 촘촘하고 복잡하게 데이터를 주고받은 기능적 특이성의 결과물이다. 이들의 특별한 사고방식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기적이 아니라, 상처와 결핍을 메우기 위해 뇌의 신경망들이 스스로를 격렬하게 재조직하는 과정, 즉 ‘신경 가소성’이 빚어낸 눈부신 적응의 산물인 것이다.

저자는 인간의 지능과 뇌의 잠재력을 단순히 IQ라는 좁은 숫자나 뇌의 활성화 비율 같은 단편적인 틀에 가두는 시선에 완벽한 균열을 낸다. ‘우리가 '광기'라 부르는 것은 낭만적인 신화가 아니다. 그것은 유전적 취약성, 만성 스트레스, 그리고 사회적 억압이 뇌에 새긴 고통의 흔적이다.’ 타인과의 감정적 연결, 공감, 그리고 시공간적 상상력 역시 뇌가 발휘하는 핵심적인 지능의 일부라고 설명한다. 아무리 고도화된 기술이라 할지라도 결핍을 느껴본 적 없고 고통을 모르는 인공지능의 신경망은 인간의 뇌가 가진 창의성을 결코 흉내 낼 수 없다. ‘고통과 결핍 속에서도 의미를 찾아내려는 인간의 의지, 그것이 바로 생성형 AI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창의성이다.’

천재들의 깊은 고통이 단순한 광기가 아니라 상처에 맞선 치열한 투쟁이었음을 이해하며, 예술을 바라보는 새로운 과학적 시선과 균형 잡힌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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