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0살 할머니
이인 지음 / 향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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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살이 넘은 1925년생 할머니와 손자의 돌봄 일상을 힘듦과 괴로움이 스며들 틈 없이 즐겁게 해쳐 나가는 여정의 기록이다. 나랑 60살이 차이나는 나의 외할머니와 치매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신 나의 친할머니 이야기가 적당히 섞여 있는 듯하여 기억이 선명하게 그려지고 저자가 느낀 자책과 슬픔 비슷한 감정들을 나도 겪었다. 다만 저자에 비해 상당히 어린 나이에 겪었다.

쇠스랑개비~ 할머니의 어릴 적 별명이고 불려질 때마다 미소를 띄셨다고 한다. 살다보면유난히 따스한 기억들이 있다. 우린 어떤 기억을 붙들 수 있을까? 나는 시골에 가면 잘 모르는 어르신들이 언놈이 왔냐고 해서 전 언놈이 아닌데요~’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개똥이 소똥이 같은 그냥 그런 호칭이었지만 귀신이나 역병이니 하는 험한 것들로부터 어린아이들이 보호하기 위한 비책이었다고 한다.

외할머니는 1912년생이셨고 돌아가신지 벌써 3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정정하셨던 할머니 모습이 기억난다. 그 따님들(이모)이 할머니 나이를 넘기셨는데~ 양자를 들이기 전까지 우리 엄마가 모셨던 거다. 외척의 집안로 나의 어린시절에 호강을 채워 주셨다. 그 은혜를 갚기는 커녕 편찮으실 땐 곁에 있어드리지도 못했다. 치매로 돌아가신 할머니는 40년 전에 돌아가셨다. 치매 외엔 건강하셨는데 치매라는 병은 가족을 붕괴시키는 병이라는 것도 좀 부족한 듯한 질병으로 기억한다.

의학 분야가 발전하고 삶이 윤택해지면서 120세 이야기를 한다. 200세가 현실이 될 수도 있지만 신체나 정신은 그 나이에 건강할지 걱정이다. 쇠스랑개비도 손자의 지극정성 간병(?)에도 죽음을 향한 속도를 늦췄는지는 모르지만 거꾸로 되돌리거나 멈추지는 못했다. 문안하게 큰 이벤트 없이 지나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황금 똥 사건, 당뇨합병증(?)으로 발에 생긴 궤양으로 할머니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큰 혼란과 스트레스를 겪었다.

긴병에 효자 없다. 할머니 간병을 손자(인아~)가 주로 하지만 엄마도 같이 했을 테고 처음과 다르게 홀로 남겨두고 외출도 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스트레스는 여전하다. 돌아가신다.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이고 고향은 지명이 아니라 내가 온 곳이라고 한다.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결국 돌아가셨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죽음과 건강, 귀농에 대해 생각했다. 가족의 죽음을 겪었고 이제 나의 죽음도 생각해야 한다. 요양원이라는 곳이 밝고 살기 좋은 곳이길 바란다. 200살 까지는 아니더라도 적당히 오래 건강하게 내 몸 잘 챙기다가 내가 스스로 요양원에 들어가길 바래 본다. 귀농하려고 했던 마음 접었다. 아이들 곁에 살면서 자주 만나길 소망한다.

누구에게나 언제가는 반드시 돌아갈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아요. 빛이 보이면 빛을 따라가요.” 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

이 리뷰는 리앤프리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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