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식물 상자 - 수많은 식물과 인간의 열망을 싣고 세계를 횡단한 워디언 케이스 이야기
루크 키오 지음, 정지호 옮김 / 푸른숲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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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의 식물상자가 식물의 이동에 사용되었고, 배의 선실을 식물 운반용으로 개조하여 항해한 배도 있었다. 그 중 특히 워디언 케이스의 탁월한 성능에 집중하여 기술된 책이다, 워디언 케이스는 현재 15개 정도 남아있고 대부분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테라리움 (terrarium)과 유사한 형태라고 한다. 테라리움은 밀폐된 유리그릇이나 아가리가 작은 유리병 따위의 안에 작은 식물을 재배하는 방법을 말하거나 그 유리 용기를 말한다. 완전히 밀폐된 워디언 케이스 안의 식물은 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광합성을 하고 증발되는 수분은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작은 생태계(식물)를 만들고 유지하면서 생존한다.

19세기 초만 해도 살아 있는 식물을 운반하는 것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었다. 살아있는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운반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방식이지만 실현하기는 어려웠다. 종자를 운반하기도 했지만 말라죽거나 곰팡이가 펴 죽기도 한다. 정원사가 동행하면서 운반하기도 했지만 항상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영국, 네덜란드 등 제국주의자들은 식민지에 자생하는 희귀한 식물을 우리집 앞마당이나 우리나라 식물원에서 보고 싶어했고, 그런 식물들을 이동시키고 싶어했고 그에 따르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너새니얼 워드가 만든 워디언 케이스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되었다. 단단한 목재로 제작된 상자에 지붕 모양의 경사진 면을 만들고, 유리를 끼워 넣었다. 유리 위에는 철망을 깔거나 목재 띳장을 덧대 유리를 보호하면서 빛은 들어오도록 했다. 이 상자 안에 화분을 통째로 넣거나 바닥에 직접 흙을 깔고 그 안에 심어 보냈다. 영국 런던에서 호주의 시드니까지 6개월에 항해에도 위디언 케이스의에 담긴 양치류·이끼는 살아서 도착하였다. 시드니-희망봉-리우데자네이로-런던 항로의 극심한 온도 변화에도 식물은 무사했다. 워디언 케이스가 세계 각국으로 식물이 살아서 이동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하게 된다.

제국주의 열강은 바나나를 포함해 돈이 되는 건 무엇이건 식민지 이곳저곳에 옮겨 심어 플랜테이션 농장을 조성했고, 인도에서는 차, 동남아시아에서 고무, 아프리카에서 커피를 대규모로 재배하기 위해 식민지의 영토와 산업 체계를 장악하는데도 워디언 케이스의 능력이 활용되었다.

세계 생태 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외래종? 외래 식물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마구잡이로 번식해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렸다. 식물이 살아 있는 채로 워디언 케이스에 담겨 옮겨지는 방식으로 인해 흙과 식물에 묻어 있는 병충해와 바이러스도 함께 옮겨지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인동덩굴이 미국 동부 산림을 온통 뒤덮기도 했고, 흙속에 있던 뉴기니의 편형동물에 의해 서양 토종 달팽이를 멸종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생태계의 교란을 막고 식물의 이동이 가져온 파장을 처리하고 예방하기 위해 제한하기 시작했다. 예방을 위해 검역을 철저히 실시하였고 기술적으로 신속하게 발전했다. 흙과 함께 워디언 케이스를 소각하여 소수만 남겨졌다. 해충을 방제할 기생 곤충을 운반하는 핵심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국립 유전자원 보존 센터에 동식물의 유전자가 보존되고 있으며, 워디언 케이스 대신 비닐백이 온도가 조절되는 항공편으로 운송된다. 우리는 여전히 워디언 케이스로 식물을 운반한 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p349)

이 리뷰는 몽실북클럽 서평이벤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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