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는 사람들 스토리콜렉터 107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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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종교집단 생존자인 이든은 인플루언서로 유명한 딸 개브리엘, 8살 아들 네이선을 키우는 싱글맘이다. 남편 데이비드와는 네이선이 태어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혼했고, 양육비조차 받을 수 없어 여태껏 홀로 두 아이를 성실히 키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스쿨버스에서 내려 집에 도착하고도 남아야 했던 네이선이 돌아오지 않았다. 퇴근해서 집에 돌아온 이든은 네이선을 찾으며 개브리엘에게 물었는데, 딸아이는 친구 집에 간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든은 근처에 사는 네이선 또래 친구에게 연락을 했지만 아무도 아이의 행방을 몰랐다.
불안해하던 이든의 핸드폰으로 발신번호 미상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걸어온 남자는 자신이 네이선을 데리고 있다고 하며 500만 달러를 준비하라고 했다. 개브리엘은 놀라서 경찰에 알려야 한다고 했지만, 남자가 지켜보고 있다는 말에 이든은 절대 안 된다고 딸아이를 말렸다. 누군가 도와줄 사람이 절실했던 이든은 지옥을 함께 견뎌낸 사람을 떠올렸고, 30여 년 만에 아비하일에게 연락을 했다.

뉴욕 경찰 최고의 인질 협상가 애비 멀린은 아들이 납치가 됐다며 도와달라고 하는 연락을 갑작스레 받게 된다. 911에 전화를 걸어봤냐는 말이나 이 사건을 처리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연결해 주겠다는 말에 상대방은 애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그녀는 전화를 건 상대방의 집으로 향했고, 이든의 얼굴을 마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지스 윌콕스' 공동체에서 함께 지냈던 그녀를 알아보게 된다.




사이비 종교 집단은 일반적인 종교와는 완전히 다른 성격을 띠기 때문에 더욱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엔 일반 종교처럼 신의 말씀을 따른다는 명목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아 경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 이를테면 조금 더 신성한 해석을 하기도 하는 것 같다. 그 과정을 통해 집단에 빠져들게 만들어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나중엔 신보다 교주를 더 신성하게 여기는 본래의 목적을 드러낸다. 자각이 있다면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닫고 벗어나려 애를 쓰겠지만, 무언가 결핍된 사람들이 대부분인 듯한 그들은 벗어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만다. 맹목과 맹신으로 똘똘 뭉친 사이비 종교 집단은 폐쇄적 성향이 짙어지며 '우리' 아니면 '너희'로 양분화된다.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가 극적으로 도망치거나 탈출한 이들 역시 배척한다.

소설은 납치된 네이선을 찾으려고 하는 아이 엄마 이든과 인질 협상가 애비를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그 기저에는 사이비 종교 집단이 포진되어 있었다. 사건이 진행되며 오티스 틸먼의 사이비 종교 단체가 네이선을 납치했다는 혐의가 드러나기 시작했고, 애비와 이든 역시 어린 시절 사이비 종교 단체에서 생활하다 극적으로 생존했다는 사실이 초반에 밝혀졌다.
애비와 이든에게 윌콕스 공동체에서 보낸 시간은 즐거움과 더불어 끔찍한 기억이 공존하고 있었다. 애비는 7살, 이든은 13살, 그리고 함께 생존한 아이작이 12살이었을 때 매일 함께 지내며 꽃을 따는 등의 생활을 했으니 즐거울 만도 했다. 그러나 그들의 마지막은 경찰과의 대치로 인해 인질로 잡힌 기억, 그리고 공동체의 모든 사람의 죽음이 이어진 후에 세 아이가 유일한 생존자가 되었으니 지우고 싶을 만큼 끔찍한 기억이었다. 그래도 애비는 인내심이 강하고 다정한 양부모에게 입양되어 공동체에서의 나쁜 습관을 지워냈지만, 이든은 틈만 나면 윌콕스 공동체에서의 습관을 드러내며 불안해했다. 네이선이 납치된 후에는 제어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들의 과거가 어땠는지 때때로 밝혀지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두 사람의 과거 경험으로 인해 범인을 찾아내는데 더 유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겐 끔찍했던 기억이지만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사이비 종교 집단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네이선을 찾는 수사가 진행되는 한편으로 네이선을 납치한 당사자의 시점 또한 초반부터 보여줬다. 이름은 언급되지 않고 그저 '남자'라고 지칭된 납치범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제정신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네이선의 누나 개브리엘이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로 유명했는데, 그녀가 올리는 글이나 사진 따위가 모두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고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개브리엘이 예쁘고 몸매도 좋아서 팔로워들이 열광하는 게 당연하기도 했지만, 납치범은 그저 팬 수준에 지나지 않고 광적인 집착을 했기에 무섭고 두려웠다. 급기야는 개브리엘이 올린 글을 자기 멋대로 해석해 자신에게 부탁한 거라 착각하고선 네이선을 납치하기에 이르렀다. 네이선을 납치하기까지의 과정과 납치한 후에 가둬둔 공간까지 너무나 광적이라 그야말로 미친 것만 같았다.
이 납치범에 대한 정체는 틸먼 공동체와 깊은 연관이 있을 거라는 혐의가 점차 드러났고, 나중엔 특정 캐릭터에게 의심의 화살을 돌렸다. 누군가에게 혐의를 돌리면 그대로 따라가기 마련인 사람이긴 하지만, 중간중간 타임라인이 맞지 않다는 걸 느꼈기 때문에 진짜 범인은 다른 사람이라는 걸 예감했다. 물론 진짜 범인이 밝혀졌을 때는 전혀 상상도 못했던 사람이라 깜짝 놀라긴 했지만 말이다.

범인의 정체로 반전을 줬고, 사건이 무사히 해결된 뒤에 애비와 이든이 아이작을 찾아가면서 또 다른 놀라움을 안겼다. 덕분에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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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은 아주 짧은 시간 틈새를 이용해 네이선을 유괴했는데, 그걸로 미루어 보면 놈은 이 일을 오래전부터 계획한 것 같아. 아마도 미리 지켜보고 염탐했겠지. 놈은 네가 누군지 알았어. 그리고 넌 그런 돈이 있어 보이지 않지. 난 놈이 몸값 말고 더 관심을 가지는 뭔가가 있다고 생각해." - P83

"그 사람들은 너무 행복해 보였어. 정말 목적의식으로 가득했어. 그 사람들은 날 전도하지 않았어. 거기서 주말을 같이 보내자고 초대했지. 공동체의 다른 사람들을 만나보라고. 그래서 거기 가봤더니 사람들이 너무 착했어. 그리고 날 좋아해줬고. 날 정말 좋아했어. 내가 있을 곳을 드디어 찾은 것 같았어." - P162

사이비 종교의 성립 조건은 그저 어떤 한 가지 대상에 집중하는, 무척 신실한 추종이었다. 그 대상은 때로는 종교적 믿음일 수도, 때로는 어떤 한 사람일 수도 있었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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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셸비 반 펠트 지음, 신솔잎 옮김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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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살의 토바 설리번은 아쿠아리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직원이다. 그녀는 모든 관람객과 직원들이 떠나고 난 후 아쿠아리움에 남아 청소를 하는 시간을 좋아한다. 아이들의 손자국이 남은 수조를 깨끗하게 닦고, 바닥을 청소하는 일은 그녀에게 보람을 느끼게 한다.
나이가 많아도 활달하게 몸을 움직이며 뜨개질 클럽의 멤버들과도 종종 만나는 토바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그리움이 존재한다. 30여 년 전에 18살 된 아들 에릭이 바다에 보트를 타고 나갔다가 자살한 정황 때문이었다. 토바는 오랫동안 아들이 죽었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고, 이유조차 알 수 없었기에 괴로웠다. 몇 년 전에 남편마저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난 후엔 그리움이 더욱 짙어졌다.

그런 그녀가 평소처럼 아쿠아리움을 청소하고 있을 때 직원 휴게실에서 수조를 탈출한 거대태평양문어 마셀러스를 발견한다. 커다란 문어가 수조 밖을 어떻게 빠져나온 건지 몰라 당황한 것도 잠시, 일단은 전선에 엉켜서 자신을 바라보는 문어를 구해주게 된다. 이후 마셀러스는 토바에게 감사 인사라도 하듯 팔을 타고 올라왔다가 자신이 사는 수조로 사라진다.
이후 토바는 마셀러스가 엄청나게 똑똑하다는 걸 깨닫고 청소를 할 때마다 팔을 뻗어 인사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나중엔 자신의 마음속에 담아둔 그리움에 대해서도 털어놓는다.




소설의 시작은 특이하게도 문어의 시점이었다.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던 마셀러스는 4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문어의 수명이 거의 다 됐음을 말했다. 겨우 160일 정도만 남았을 뿐이라고 말이다. 잡혀 온 이후 평생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간을 작은 수조에서 보내야만 했던 마셀러스에 대한 가여움으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후 토바가 등장해 아쿠아리움을 청소하는 일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마음속에 담아둔 그리움에 대해서도 말하기 시작했다. 어린 아들을 떠나보냈고 이제는 남편도 없이 혼자 남은 그녀의 삶은 괴로울 것 같았지만, 토바는 언제나 긍정적이고 모범적이며 주변에 온기를 전달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녀가 등장했을 때부터 좋아지게 만들었다.
그걸 마셀러스 또한 느끼고 있었던 모양이다. 평소 토바가 청소하는 모습을 눈여겨봤을 마셀러스는 평소처럼 탈출했다가 전선에 엉키는 바람에 들켜버리게 됐지만, 자신을 구해주고 아쿠아리움 관장 테리에게도 비밀을 지켜준 그녀를 좋아하게 됐다. 종이 다르고 말도 통하지 않지만 상대에 대한 마음은 알아보기 마련이었다.

새롭게 시작된 우정 이야기와 아주 멀리 떨어져 있던 다른 캐릭터가 등장했다. 서른 살의 캐머런 캐스모어는 제대로 된 일은 하지 않으며, 허구한 날 건설 현장에서 잘리는 남자다. 여자친구와 동거를 하고 있긴 하지만, 그가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차여서 여자친구의 명의로 된 아파트에서 쫓겨났다. 오갈 데가 없는 캐머런은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 부부의 집에서 며칠 신세를 지지만, 그마저도 이제는 눈치가 보인다.
사실 초반에 캐머런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조금 한심하게 여겨졌다. 왜 그렇게 방황을 하면서 제대로 된 일도 하지 않고 되는 대로 막 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캐머런이 9살 때 약물 중독자 엄마가 언니인 진 이모에게 자신을 맡기고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게 밝혀졌을 때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진 이모 덕분에 똑똑하고 제법 괜찮은 청년으로 자라날 수 있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상처가 가시처럼 남아 그를 괴롭히는 바람에 때때로 도망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거란 생각을 했다. 그게 정당화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그러다 진 이모에게서 엄마가 남긴 물건들이 담긴 상자를 받고 고민 끝에 열어보게 된 캐머런은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아빠와 관련되었을지도 모를 물건과 사진을 발견하고 대책 없이 여행을 떠나게 된다.

소설이 시작하고 주요 캐릭터들과 각자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드러난 이후에 중요한 비밀을 알아채고 말았다. 마셀러스가 직접적으로 언급했을 때보다 훨씬 전에 말이다. 하지만 비밀을 그렇게 빨리 알아버렸다고 해서 소설의 재미가 떨어진 게 아니라 오히려 어떻게 비밀이 밝혀질 것인지, 각 캐릭터가 어떤 감정을 느낄 것인지가 더욱 기대가 됐다.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은 중심이 되는 두 사람의 정이 차곡차곡 쌓아올라가고, 또 그들과 관련된 사람들과의 따스함 가득한 이야기가 이어지다가 마침내 드러나게 되었다. 한참 전에 비밀을 눈치챘음에도 불구하고 그 장면에서 눈물이 나지 않을 리가 없었다. 따뜻하고 다정한 이야기가 뭉클하게 만들었다.

사실 이 소설은 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내가 좋아할 이야기일 거라는 예감이 들었는데, 딱 맞아떨어졌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스함에 대해 말하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푹 빠지게 만든다. 거기에 똑똑한 문어 마셀러스가 중간중간 중요한 역할을 해준 덕분에 흐뭇하게 웃으며 볼 수 있었다. 삶이 얼마 남지 않은 문어와 홀로 남은 할머니의 삶이 모두가 예감하는 쓸쓸함으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진 것 또한 정말 좋았다.
너무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소설이라 읽는 내내, 그리고 책장을 덮은 후에도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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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나는 구멍을 좋아한다. 내 수조 위에 있는 구멍이 내게 자유를 준다.
하지만 그녀의 심장에 생긴 구멍은 싫다. 심장이 세 개인 나와 달리 그녀의 심장은 하나뿐이다.
토바의 심장.
그 구멍이 메워지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할 생각이다. - P368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문어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지……. 이곳에 사는 생명체들에게 늘 인사를 하고 애정했지만, 이건 좀 다른 이야기였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은 말이었다. 하지만 세상에나, 문어가 정말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 P105

인간들은 정말 한 치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단 한 사람만 빼고. 바닥을 닦는 나이 든 여성은 내 게임에 속지 않는다. 대신 그녀는 내게 말을 한다. 우리는…… 대화를 나눈다. - P111

"우리 그렇게 늙은 나이 아니야, 토바. 아직도 멋진 삶이 우리 앞에 몇 년은 더 남아 있다고. 어쩌면 몇 십 년이 될 수도 있고. 요즘 일흔 살은 옛날의 예순 살이나 다름없어!" - P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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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걸 배드 걸 스토리콜렉터 106
마이클 로보텀 지음, 최필원 옮김 / 북로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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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스케이트 유망주인 15살 소녀 조디 시핸이 강가 옆 오솔길에서 시신으로 발견된다. 조디의 바지는 반쯤 벗겨져 있었고, 상의는 말려 올라가 있었다. 머리카락에서는 정액이 검출됐고 손과 팔뚝 등에는 찰과상이 있었다. 그리고 얼굴과 이마에도 멍과 상처 등이 있었다. 살인 사건이라 여기고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조디의 시신을 부검했는데,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을 도와 수사를 하는 범죄심리학자 사이러스 헤이븐은 어릴 적의 끔찍했던 사건 속에서 그를 보살펴준 레니 파벨 경감과 함께 조디의 사건을 수사한다. 수사를 하던 중 조디의 학교 사물함에서 몇 개를 사용하고 남은 콘돔 상자와 적어도 5~6천 파운드는 될 것 같은 돈을 발견한다.

6년 전.
한 남자가 참혹하게 고문을 당하고 죽은 집의 은신처에서 한 소녀가 발견됐다. '앤젤 페이스'라 불리게 된 구출된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져 각종 검사를 받았고, 아이의 신원에 대한 단서를 찾으려고 애를 썼지만 아무리 해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아이 스스로도 자신의 정체를 말해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 결과 법원이 아이의 피보호자가 되었고, 아이에게 '이비 코맥'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주어졌다.
6년 후.
이비는 가중 폭행을 비롯한 여러 죄목으로 소년원에 들어왔다. 사이러스는 사회복지사인 친구 거스리를 통해 이비를 만나게 됐고, 이비가 그 유명한 앤젤 페이스라는 걸 듣게 된다. 더불어 이비가 거짓말을 알아채는 능력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범죄심리학자 사이러스와 범죄 현장에서 모든 걸 보고도 살아남아 입을 꾹 닫음으로써 과거를 지운 소녀 이비의 관계는 순전히 서로를 향한 궁금증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였다. 경찰 수사에 협조를 할 만큼 성공했다 말할 수 있는 성인 남자와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아직 10대임에도 갖은 사건을 일으켜 소년원에 들어간 소녀의 격차는 현저했지만, 그들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더 깊은 어둠을 각자 가지고 있었다.
먼저 앤젤 페이스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이비는 발견됐을 때부터 모든 게 충격이었다. 악취 때문에 신고한 이웃으로 인해 시체가 두 달 만에 발견된 테리 볼랜드는 의자에 꽁꽁 묶인 채 썩어가고 있었고, 시체의 부패 정도가 심해 지문을 채취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 집 은신처에서 발견된 사람이 바로 이비였다. 성적 학대를 받은 흔적에, 과거에 관해서는 절대 입을 열지 않았던 이비는 여러 위탁 가정을 전전하다 여러 범죄를 저질러 소년원 신세가 됐다.
사이러스는 13살 때 축구 연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부모님은 물론이고 쌍둥이 여동생들까지 살해된 것을 목격한다. 가족의 죽음만으로도 너무 큰 충격이었을 텐데, 더욱 끔찍했던 건 가족을 모두 죽인 이가 바로 형 엘리어스였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에 겪은 사건에도 불구하고 사이러스는 건실하게 자라 범죄심리학자가 됐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터트리지 못한 폭탄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각자 과거의 끔찍한 기억을 가진 두 사람이 처음부터 마음이 잘 맞을 리는 없었다. 성인인 사이러스가 너그럽고도 진실하게 이비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 이비는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게 되었다. 물론 그런 속내를 이비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러다 법적 보호가 더 이상 필요 없는 성인이라고 우기는 이비를 사이러스는 법원의 허락을 받아 집에 데리고 와 임시 보호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조금씩 이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사이러스를 믿고 아끼게 되는 과정을 보여줬다.

그러는 한편으로 피겨 유망주가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을 보여줬다. 피겨 덕분에 유명했던 조디는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었던 소녀였다. 학교 사물함에서 발견된 엄청난 액수의 돈과 콘돔, 그리고 나중에서야 밝혀진 임신 사실 등이 수사에 혼선을 주고 말았다. 그로 인해 경찰에 협조를 하는 입장인 사이러스와 수사를 통솔하는 레니의 방향이 조금은 달라지기도 했다.
그러다 아기의 DNA 검사 결과를 통해 용의자로 붙잡았던 크레이그 팔리가 연관됐다는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수사는 더욱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렀다. 더불어 그 검사 결과가 충격이었는데, 의심했던 사람이 다른 이로 바뀌었을 때 드러난 비밀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놀라게 만들었다. 아무도 몰랐던 비밀이 또 다른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그런 걸 보면 모든 사람에겐 비밀이 있지만 그 비밀은 무덤에 갈 때까지 지켜지지만은 않는 것 같다.

'조 올로클린 시리즈'로 유명한 마이클 로보텀의 새로운 시리즈인 이 소설은 조 올로클린과의 연관성을 마지막에 보여주며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더불어 아직 밝히지 않은 과거의 비밀을 안고 있는 이비의 이야기가 궁금해졌고, 사이러스와의 관계 또한 어떻게 이어질 것인지, '진실 마법사'라 불리는 이비의 능력은 또 어떻게 발휘될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더불어 가족을 말살한 사이러스의 친형에 관한 이야기도 앞으로 등장할 것 같아 궁금하게 만든다.
속편이 얼른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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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심리학자인 나는 지금껏 무수한 킬러와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들을 만나봤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을 선과 악으로 이분하기를 거부한다. 범법행위는 선의 부재가 유발하는 것이다. 운명적으로 우리 DNA에 입력돼 있거나 나쁜 부모나 경솔한 교사나 못된 친구들로부터 주입을 당해서가 아니다. 악은 상태가 아니다. 일종의 ‘자산‘이다. 인간이 충분한 ‘자산‘을 소유했을 때, 그것들은 종종 분명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 P55

by. 이비
나는 나 자신에게 만족한다. 나는 반쯤 박살 난 것들을 짜 맞춰 지금의 나를 완성했다. 어떻게 숨고, 도망치고, 안전을 유지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터득해왔다. 문밖에 멈춰 서는 발소리나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숨소리에 깜짝깜짝 놀라며 스스로를 착실하게 단련시켜온 덕분이었다. - P66.67

by. 사이러스
문득 내가 이비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물론 이 깨달음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나는 아이와의 근접한 거리가 두렵고, 그리고 아이의 어둠이, 아이가 자신의 기세를 감지하면 언제라도 내게 가할 수 있는 손상이 두렵다. - P437

"사람들은 조디가 무슨 디즈니 공주라도 되는 것처럼 말해요. 순진하고 천진난만한 아이인 것처럼 말이에요."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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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저널 그날 조선 편 2 - 문종에서 연산군까지 역사저널 그날 조선편 2
역사저널 그날 제작팀 지음 / 민음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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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를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1권만 읽고서 아주 그냥 새까맣게 잊어버렸나 보다. 1권을 2017년에 읽었으니 기억에서 아예 지운 셈이었다.
한 번 시작한 건 되도록이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인지라 2권을 읽기 시작했다. 조선사에 관한 건 여러 책을 읽어서 흐름은 알고 있으니 그냥 읽어도 무방했다.



세종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문종은 2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조선을 통치해 자세히 아는 바가 없었다. 책에서는 문종의 업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준 덕분에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문종은 29세에 왕위에 올랐지만 세자 시절부터 섭정을 했다. 문종은 조선이 건국된 후에 처음으로 적장자로 보위에 오른 임금이라 정통성이 있었다. 거기다 문종은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는 걸로 유명했으며, 문무를 겸비한 왕이기도 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여기에 아버지 세종대왕의 재위 시절 업적 중 일부는 아들인 문종의 섭정 시절의 업적이기도 하단다.
이렇게 훌륭한 임금이 오래도록 보위에 올라 있었다면 조선 전기는 더욱 발전했을 테지만, 효심이 워낙 깊었던 문종은 어머니의 3년 상을 치르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붕어하신 아버지 세종의 3년 상을 성심을 다해 치르느라 몸이 많이 쇠약해져 결국 승하하신다.

문종이 승하하시고 보위에 오른 이는 11살 단종이었다. 문종에게 부인이 있었더라면 그나마 외척들이 나서서 어린 단종을 지켜줬겠지만, 안타깝게도 문종의 짧은 재위 시절에 왕비가 공석이었다고 한다. 문종은 눈을 감는 그날까지 어린 아들이 걱정되어 김종서와 황보인 등의 대신들에게 단종을 부탁했다고 한다. 하지만 익히 알려진 역사로 알 수 있듯 왕위는 문종의 형제이자 단종에겐 삼촌이 되는 수양대군이 강탈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여기서 책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건 수양대군이 처음부터 왕위에 욕심을 부리지는 않았을 거라는 것이다. 수양대군은 조카를 보필하기 위해 고명사은사로 명나라에 가기도 했다. 하지만 고명대신들이 임금을 허수아비처럼 만드는 것이나 자신에 대한 경계, 거기다 안평대군이 역모를 꾀하고 있다는 소문으로 인해 수양대군은 스스로 왕위를 빼앗기에 이른다.
이후 사육신, 생육신에 관한 설명과 신숙주의 이름을 본떠 바뀐 숙주나물에 대한 설명 등이 있었다. 그리고 세조로 즉위한 수양대군이 술자리를 가지며 신하들을 경계하는 일화들에 대해서도 말했다.

연산군은 어머니인 폐비 윤씨가 사약을 받은 걸 알게 되면서 삐뚤어져 두 번의 사화를 일으킨 거라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원래부터 그리 뛰어난 왕은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세자 시절에도 학문을 제대로 익히지 못해 성종이 우려했다고 했을 정도였다. 왕이 익혀야 할 문보다 예를 추구하기도 했단다. 그런 연산군이 보위에 올랐을 때 문란함이 극에 달했고 갖은 패악을 부리는 등 그야말로 망나니처럼 굴었다. 나라를 다스려야 할 임금이 이 모양이었으니 신하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터였다.



아는 부분도 있었고 새롭게 알게 된 부분도 있던 책이었다. 관점을 다르게 보고 역사를 말한 부분이 새로웠다.
다음 시리즈도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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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45분 열차에서의 고백
리사 엉거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시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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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인 셀레나는 가정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 바로 얼마 전까지는 자신의 인생이 그렇게 완벽하다 여겼다. 남편인 그레이엄이 아이들의 보모인 제네바와 섹스를 하는 걸 내니캠으로 보기 직전까지는 말이다. 그것도 두 사람의 섹스는 한 번이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셀레나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 그레이엄이 여자 문제를 일으킨 게 이번뿐만이 아니었다는 건 셀레나를 체념하게 했다. 그리고 제네바가 너무나 훌륭한 보모였기에 당장 그녀를 해고하면 셀레나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답답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던 셀레나는 타야 할 통근열차를 놓치는 바람에 다음에 온 7시 45분 열차를 탄다. 열차에 올라탄 셀레나는 옆자리에 앉은 여자 마사와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어쩌다 보니 자신이 처한 상황을 털어놓게 된다. 그레이엄과 제네바의 불륜에 대해서 말이다. 이후 셀레나는 속이 조금은 후련해지게 됐지만, 그날 이후 제네바가 감쪽같이 사라진다.

앤은 자신의 보스 휴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 휴는 앤에게 깊이 빠져 사랑한다고 말하며 아내와는 이혼할 거라고 한다. 하지만 앤은 그게 영 내키지 않는다. 일단 앤은 휴를 사랑하지 않았고, 회사의 실질적 주인은 휴의 아내이기 때문에 자신의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휴는 관심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다 휴의 아내가 사실을 알게 된 후에 앤은 회사를 나가면서 입을 다무는 조건으로 돈을 받았고, 이후 다른 타깃을 물색하기 시작한다.




완벽하다 여겼던 가정과 일상이 다 허울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 얼마나 절망스러울까 싶다. 셀레나는 멋진 남편과 사랑스러운 아이들, 사회생활까지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제서야 눈 가리고 아웅이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레이엄이 보모 제네바와 자신들의 아늑한 보금자리에서 몸을 섞은 것은 충격이 아니라 깨달음이 됐다. 그레이엄이 일으킨 여자 문제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었고, 얼마 전에 해고된 그가 일을 구하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셀레나는 좌절 섞인 체념을 하게 됐다.
하지만 마음은 답답하기 마련이라 어디 털어놓기라도 했다면 그나마 속은 시원해졌을 테지만, 그녀는 그 누구에게도 이 문제를 이야기할 수 없었다. 가까운 친구에게 말하기엔 낯부끄러웠고, 그렇다고 엄마와 언니에게도 할 수 없었던 건 아버지가 과거에 화려하게 바람을 피워 엄마에게 이혼당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에게 낯선 사람이 나타나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되었다. 같은 열차를 탄 마사가 호감이 가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지 셀레나는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게 됐다.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그녀와 헤어진 뒤에는 뭔가 찝찝함이 남긴 했지만 말이다.
이렇게 소설은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는 걸 알게 된 셀레나가 열차에서 만난 마사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본격적인 전개를 보였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영화로도 제작된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이 떠올랐다. 그 소설이 두 남자의 끈질긴 스릴러였다면, 이 소설은 여자 버전으로 세밀한 불안감을 야기하는 초반 모습을 보였다.

이후 앤의 시점이 등장했는데, 그녀가 셀레나가 열차에서 만난 마사라는 건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앤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그녀가 사기를 치면서 먹고산다는 걸 보여줬다. 앤이라는 이름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었고, 그 외에도 여러 이름으로 살아가며 여러 사람에게 사기를 칠 기반을 다져놓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앤이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셀레나에게 어떤 목적을 가지고 접근한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러면서 또 다른 인물의 시점이 등장했는데, 망해가는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15살 펄이었다. 펄은 조용한 소녀라 친구가 없었지만, 똑똑한 아이였다. 엄마의 서점에서 온갖 책을 다 읽었을 만큼 지식의 깊이가 깊었다. 엄마가 남자친구를 허구한 날 바꿔도 신경을 쓰지 않았을 만큼 체념한 상태였고, 독립적인 아이였다. 서점에 고용된 직원이자 엄마의 새 남자친구 찰리와는 대화가 잘 통해 마음이 잘 맞았다.

이렇게 셀레나와 앤, 펄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진행되면서 제네바가 실종된 사건을 중심으로 소설은 흘러갔다. 바람기가 다분한 남편이라고 해도 가정을 지키고 싶었던 셀레나는 그를 보호하려고 했고, 앤은 셀레나에게 연락을 하며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리고 펄은 갑작스러운 사건이 일어남으로써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소설은 세 여자가 무슨 이유로 어떻게 얽히게 되었는지, 사라진 제네바는 대체 어디에 있는지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을 보여줬다. 소설이 어느 정도 진행됐을 때 누군가의 정체를 예상할 수 있었지만, 그게 소설의 재미를 떨어뜨리기보다는 흥미를 느끼게 했다. 이후에는 또 다른 비밀들이 여러 번 밝혀져 놀라움을 안겼다. 펄에 관한 부분과 셀레나의 남편에 관한 진실이었다.
몇 번의 비밀이 밝혀지고 난 후에 든 생각은 소설 속에 등장한 여성들은 서로 충분히 반목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미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안쓰러워하고 안타까워하며 손을 내밀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들의 묘한 연대가 호감 요소로 작용했다.

이 소설은 리사 엉거 작가의 14번째 출간 작품인데 국내에는 이 소설만 출판되었다. 여러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인데 이 작품만 나왔다니 아쉬운 마음이 든다. 작가의 다른 소설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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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함께했던 고백의 공간은 세상 그 어느 곳보다 솔직하고 진실한 곳이었다. 그녀는 날아갈 것 같은 해방감을 다시 느끼고 싶었지만 동시에 그것이 너무도 두려웠다.
그때 그 여자가 뭐라고 했었지? 골치 아픈 문제가 알아서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때의 기억, 귓전을 맴도는 그 여자의 목소리가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 나쁜 일은 항상 벌어지니까요. - P121

엄밀히 따지면, 그들은 그녀가 끼어들기 훨씬 전부터 이미 위기에 처해있었다. 진작부터 생겨난 미세한 실금이 조금씩 넓고 깊어져 가면서 지금의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었다. 만약 두 사람의 사랑이 견고했다면 이런 풍파 속에서도 그들은 끄떡없었을 것이다. - P106

이 악몽에서 벗어날 길은 그것뿐이야. 진실. 그 후 어떤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되더라도. 문제는 그냥 알아서 해결되지 않아. 당당히 맞서서 직접 풀어나가야 한다고. 이젠 그걸 알 나이도 됐잖아. - P459.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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