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천재로 만드는 독서법
서상훈 지음 / 지상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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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가 자서전을 읽거나 성공한 사람들의 수기를 읽을 때, 가장 많이 보게 되고, 가장 많이 기억하게 되는 교훈은 무엇일까. ‘독서하라’ 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어떤 서점을 가더라도 독서에 관련된 책은 많다. 그러나 그런 여러 책들을 읽어 본 결과, 이 책만큼 독특하고 도움이 되는 책은 드물었다. 그럼 이 책의 어떤 부분이 독특하고, 도움이 되었는지 적어보도록 하겠다.

 첫째로 독특한 독서법을 가졌던 위인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간결하게 , 그리고 꼭 필요한 부분만이 적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언급된 사람들의 간결한 소개와 그가 성공한 독서법만을 적어놓는다. 다른 대부분의 책들은 마치 독서의 도움을 주기 위한 책인 것 같지 않게 언급한 사람의 사소한 것까지 나열하여 우리를 지루하게 하지만, 이 책은 간결하게 필요한 것만 적어놓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다. 이 말은 바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적절한 배려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쁜 일과들 사이에 10분 정도의 휴식 동안 한 챕터의 이야기를 소화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독서법에 대한 것도 자세하게 적혀 있는 것이다. 베껴 쓰기를 예로 들면, 다른 책들에서는 단순히 베껴 쓰기를 하면 좋다는 말과 하라고 촉구하는 말들만이 적혀 있다. 그러나 이 책에는 그렇게 추상적인 말뿐 아니라 어떻게 베껴 쓰기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더욱 효율적인지와 성공한 예제 등이 자세히 적혀 있어 책을 읽는 독자가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기 쉽도록 도와준다.

 마지막으로 단순한 설명뿐이 아닌, 실제 있었던 예제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 중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실제 있었던 온라인, 오프라인 독서 토론의 예제이다. 보통의 다른 책들은 단순히 베껴 쓰기를 하라 독서 토론을 하라고 알려주는 것에서 끝나고 소수의 자세한 책들도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에서 끝나는데, 그런 경우 독자가 실제로 수행하기란 매우 힘들다. 사실 독서 토론이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방법을 알더라도 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이 책은 실제 있었던 독서 토론의 예제를 알려줌으로서 독자가 친근감을 느끼게 하고 실제로 수행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인터넷 독서 토론이 존재한다는 것을 독자에게 알림으로서 독서 토론을 할 수 있는 장소까지 제공하는 셈이다. 이렇게 단순히 방법 제시를 넘어 할 장소와 예제 등까지 보여주니, 독자도 해 볼 의욕이 솟을 것이다. 

 이 외의 여러가지 장점들이 어우러져 있는 이 책은, 독자의 독서습관을 고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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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2 - 하 - 휘발유통과 성냥을 꿈꾼 소녀 밀레니엄 (아르테)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아르테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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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부를 정말 재미있게 본 책이라면 2부의 출간을 그야말로 눈이 빠질 정도로 기다리면서도 막상 읽으려고 하면 약간의 두려움이 따르게 마련이다.

혹시나 실망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으로 책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폄하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우려.

그러나 밀레니엄2. [휘발유통과 성냥을 꿈꾼 소녀]를 다 읽고 난 지금에는 그러한 우려들이 다 사서하는 쓸데없는 걱정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예전에는 책을 선택할 때 다른 그 무엇도 보지 않고 오로지 작가와 책의 내용만이 중요했었다. 하지만 요즈음엔 표지도 보고 제목도 보고 그렇게 한다.

내용이야 끝까지 읽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 첫인상은 제목과 표지에서 비롯되는 것이니까  새로운 작가를 만나려면 아무래도 제목과 표지의 그림을 먼저 보고 선택하게 된다.

밀레니엄 2. [휘발유통과 성냥을 꿈꾼 소녀]의 표지는 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에 비해 강렬함은 좀 덜 하지만 한층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하기야 제목에서 휘발유통과 성냥이 거론되는데 표지마저 강렬했다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상상을 하게 되지 않겠는가.

작가 스티그 라르손은 글 솜씨도 좋지만 제목을 정하는 센스 또한 뛰어나다. 제목만 보고도 무수한 상상을 하게 되고 책의 내용이 궁금해 참을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가게 되니 말이다.

각각의 독립적인 내용의 시리즈를 이어나가는 방법 또한 탁월하다.

1부를 읽으면서 후반부에 잠깐 등장하는 리베스트 살란데르라는 인물을 모호하고 신비스럽게 포장해 놓고 2부 제목을 휘발유통과 성냥을 꿈꾼 소녀로 정했으니 어떻게 읽지 않고 견딘단 말인가.

상상했던 데로 주인공이 리베스트 살란데르임을 알게 되면서 기쁨에 넘친 ‘역시’하는 끄덕거림으로 책읽기를 시작하게 해준다. 긍정으로 시작하는 책읽기.

그렇게 시작한 2부는 안타깝고 신비스러운 존재였던 리베스트 살란데르에 대한 궁금증을 만족시켜 주면서 책의 내용에 몰입하게 한다. 한번 책을 손에 잡으면 꼭 밤을 새게 만들고 마는 마력을 지닌 책이다. 밀레니엄.

각각의 새로운 장을 시작할 때마다 주워지는 페르마의 정리.

수학에서 손을 뗀지 수년 (혹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 방정식을 가지고 끙끙거려보는 것도 밀레니엄 2를 읽으면서 가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이다.




[지금 리베스트 살란데르 또한 이 난제를 풀어보려고 머리를 쥐어짜고 있었다. 사실 해답 자체에 흥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를 흥분시킨 것은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이다. 누군가가 풀어야 할 수수께끼를 주면, 그녀는 그것을 풀어내곤 했다. 논증의 원칙 같은 것은 잘 몰랐고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해답지를 보지 않고도 어김없이 정확한 답을 찾아내곤 했다.] (상권 37쪽)




우리가 사는 삶 또한 그렇지 않은가.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그 의미가 있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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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수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1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이규원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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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음이란 무엇일까?

천년을 살면서 항상 같은 마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

나무가 가지는 특성 그대로 한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천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그 곁을 스쳐지나간 인간들의 희노애락을 묵묵히 지켜보는 천년수 녹나무.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천년의 세월을 보낸 귀물답게 천년수가 인간의 삶에 깊숙이 개입하는 이야기를 기대했었다. 마음 따뜻해지는 동화처럼. 아님 섬뜩한 호러물일지라도 말이다.

맹아/ 유리병에 담아둔 약속/ 우듬지가 부르는 소리/ 매미 우누나/ 밤에 우는 새/ 뻐꾸기 둥지/ 할매의 돌계단/ 낙지 등 총 8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오기와라 히로시 작가의 [천년수]는 그러한 기대를 깨끗하게 배반한다.

전에 같은 작가의 책을 몇 권 읽은 이유로 상상하게 되는 줄거리 또한 전혀 아니다.

같은 작가의 책을 전작읽기를 하다 쉬이 지치게 되는 이유는, 비슷비슷한 문체, 그이야기가 그 이야기 같음에서 오는 식상함 때문이었는데 오기와라 히로시 작가의 [천년수]는 전혀 다른 새로움을 보여준다. ‘이 책의 작가가 정말 내가 알고 있는 그 오기와라 히로시 작가 맞나’ 하는 의문이 생길 정도이다.




각 소설마다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각각 교차되어 진행되는 방식으로 되어있어 총 8편이지만 실제로는 16편의 이야기가 녹나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데 ‘할매의 돌계단’ 단 한편을 제외하고는 전부 어둡고 비극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인간의 깊은 무의식 저 쪽에 도사리고 있는 어두움이 특히 두드러져 보인다. 그리고 나무가 보내는 차가운 시선.

천년의 세월을 인간과 함께 하면서 옆에서 지켜보다 보면 애정도 가지게 되련만 천년수 녹나무는 단 한번도 따뜻한 애정이나 측은한 마음을 담아보지 않고 오로지 차가운 심판의 눈으로 인간을 바라본다.

한 발자국 물러선 담담함이 느껴지는 천년수 녹나무.

그것은 나의 내부에서 나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나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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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퍼시 캉프 지음, 용경식 옮김 / 끌레마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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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하게도 요즈음에 읽은 책들의 대부분이 집착과 광기를 소재로 다루고 있었다.

대상은 사람일 수도 있고 퍼시 강프의 [머스크]처럼 물건일 수도 있다.

과도한 사랑.

그래서 이르는 슬픈 진실. 허무함. 정체성에 대한 의문.

추운 이 계절, 더욱 마음이 시려지게 하는 단어들이다.

나이를 먹으면 마음속으로부터 진실로 한 가지씩 내려놓아야 할 터인데 실제로는 그러질 못하고 집착만이 더해가는 듯하다.

마음속에 쌓이는 굳은살. 그것은 세월이 더해감에 따라 단단한 바위가 되어간다.




[그는 오래 살려고 안간힘을 쓰기보다는 인생을 손상시키지 않고 변질되지 않도록 보존하는 일에 더 노력을 기울였다.] (9쪽)

 

69세의 독신 남. 엠프. 그는 프랑스 정보부에서 25년 동안 대간첩으로 활동하다가 현재는 은퇴하고 우아하고도 여유로운, 한마디로 멋진 노년을 보내고 있다.

적당한 운동과 절제된 생활로 그는 그 나이에도 유부녀와의 밀회를 즐기며, 하루하루가 자기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와는 다른 냄새가 난다는 애인의 한마디가 그의 전 생애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다.

냄새가 달라진 이유를 찾던 중 (그의 정보부 활동 경력을 십분 발휘하여) 그 원인이 그가 40년 동안 애용하던 [머스크]라는 향수에 있음을 밝혀낸다.

엠므에게는 자신의 냄새 유지가 삶의 목표가 되고 현재의 유지를 위해 광기라고 볼 수밖에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저는 평생 그렇게 대단한 업적을 이룬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드러내놓을 수 없는 자신의 스파이 활동을 생각하면서 덧붙였다.) 저는 너무 과시적인 것은 원치 않고 ........... 차라리 작은 흔적 같은 것을 남기고 싶을 뿐입니다. 네, 저의 흔적을......... 오래갈 수 있는, 그렇지만 너무 요란하지 않은 그런 흔적을.] (126쪽)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새해가 되었다.

무수하게 떠오르는 새해 소망, 굳은 각오들.

그 중에서도 엠므처럼 나의 작은 흔적은 무엇일까? 그리고 나를 나이게 하는 엠므의 머스크는 나에게 무엇일까? 깊게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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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 - 제138회 나오키 상 수상작
사쿠라바 가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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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드물게 손톱만큼의 망설임 없이 바로 선택한 책이 사쿠라바 가즈키 작가의 [내 남자]이다. 작가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선뜻 [내 남자]를 선택할 수 있었던 요인은 역시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 때문이었다.

일본의 많고 많은 상들 중에서 그래도 내가 기억하고 있는 유일한 상 이름이 나오키상이다.

[철도원]으로 시작해 [용의자 X의 헌신]까지 몇 편 안되긴 하지만 전의 나오키상 수상작들을 읽었을 때의 느낌은 ‘나름 신뢰가 가는 작품들이다.’ 라는 것이다.

나오키상 수상작 한권을 선택해 읽은 다음 그 작가의 전작 읽기를 하고 싶다는 계획이 생길 정도로.

이번 사쿠라바 가즈키 작가의 [내 남자]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사쿠라바 가즈키 작가의 전작 읽기뿐만 아니라 역대의 나오키상 수상작들을 모두 찾아 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




택배 봉투를 열고 책을 손에 들었을 때의 묵직한 느낌도 좋고 (너무하다 싶게 얇은 책들은 우리를 얼마나 실망시키는가.) 강렬한 표지도 마음에 든다. 책 표지의 반 정도를 가린 두꺼운 띠지를 벗겨 냈을 때, ‘허걱’하고 눈이 커지게 만드는 가벼운 놀람도 좋다. 책의 내용을 암시해 주는, 강렬하고 어두운 욕망이 느껴지는 듯한 표지이다.

[해서는 안 될 처절하고 슬픈 사랑

이름답지만 위험하고 달콤하지만 죄의 향기가 나는 소설](표지 문구)

표지의 문구 또한 책의 내용을 완벽하게 정의한다.




[내 남자]는 현재로 시작해 점차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법으로 전개되는데 작가 사쿠라바 가즈키는 영화 [박하사탕]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읽고 나니 이렇게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형식이 소설의 내용을 독자에게 훨씬 더 충격적으로 느끼게 하는 훌륭한 장치였음을 깨닫게 된다.

소설 [내 남자]는 총6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 장마다 서술자가 다르다.

같은 사건, 같은 에피소드도 누구의 시선이냐에 따라 느낌이 무척 달라진다. 하지만 워낙에 충격적인 소재 탓에 줄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작가의 탁월한 심리묘사를 번번이 놓치곤 한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기에는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 조바심을 내게 되기 때문이다.




소재의 무궁무진함과 자유로움은 현대(특히 일본의) 작가들에게 커다란 축복이다. 그리고 그것을 소화하는 것은 독자의 몫.

책을 다 읽고 나서 양쪽으로 팽팽하게 나눠진 내 마음의 분열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참 난감했다. 굳어 있는 마음의 문을 열고 받아들이고 내심 허락하는 단계는 어디까지여야 하는지 참으로 혼란스럽다.

열린 사고와 방종의 선이 아슬아슬하고 모호하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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