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에 12kg 빼주는 살잡이 까망콩
정주영 지음, 채기원 감수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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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은 다이어트를 시도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라고 확언해도 될 것이다. 아마도.

이제는 내적인 능력만큼 외적인 요소도 중요한 시대. 성형이나 다이어트에 대해서 모두 긍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예전처럼 몰래하고 감추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 놓고 당당하게 시도하고 성공하면 자랑스러움을 감추지 않는다.

몇 년 전부터 항상 새해가 시작될 때, 혹은 새로운 계절이 시작될 때 마다 그 다이어트가 나의 첫 목표내지는 결심이 되곤 했다.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칼로리가 낮은 음식을 주로 먹고 물을 많이 마시고 하루에 한시간정도 걷기.

그러나 쉽게 생각했던 것처럼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었다. 이제는 습관으로 굳어져버린 낮과 밤이 바뀐 생활 때문에 하루 종일 굶다시피 지내다가 저녁에 몰아 먹는가 하면 하루 한 시간 걷기는 이런 저런 핑계로 내일부터, 혹은 다음 주부터 하고 미루게 되곤 한다. 사실 몸무게는 그리 많이 나가지는 않았기에 절실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습관처럼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니 어느 날 아침 발견하게 된 나의 모습.

밤에 먹고 자는 습관으로 인하여 얼굴은 퉁퉁 부어 부석부석하고 슬슬 늘어나는 뱃살. 여기 저기 삐죽이 내밀고 있는 지방덩어리들.

그 때 깨달았다. 정작 몸무게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

독하게 마음먹고 매일 오전 산에 다니기 시작했다. 게으르고 걷기 싫어하는 성격에 산은 좀 무리가 있었는지 여기저기 안 쑤시는 곳이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처음에는 한 시간. 한 달 뒤에는 두 시간. 45일 뒤에는 4시간으로 늘렸다. 효과는 빨랐다. 몸이 균형을 찾아 가는 듯하고 건강도 좋아진 듯 보였다.

그러나 아무런 사전 지식도 준비 운동도 없이 등산만 했더니 결국에는 무리가 되어 지병인 관절염이 생겨 버렸다. 이제는 등산은커녕 가벼운 산책도 힘든 상태.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니 살은 계속 찌고, 살이 찌니 무릎 관절엔 더욱 무리가 오고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발견한 책이 [살잡이 까망콩]이다. 살다가 무엇을 만났을 때 이리 반가울 수가 있을까. 사실 이런 저런 다이어트 책자들을 별로 신통치 않게 생각했던 터라 처음엔 기대하지 않았다. ‘몰라서 못 하는 것이 아니고 실천이 어려울 뿐이지 뭐’하는 생각과 그 책들이 권하는 운동은 나로서는 전혀 실현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살잡이 까망콩]의 내용은 달랐다. 그저 아침으로 까망콩과 두부를 배불리 먹고 하루 한시간정도 몰워킹만 하라니. 더구나 나는 평소 두부를 좋아해 즐겨먹는 식품이었다. 까만콩도 삶아서 먹어보니 고소한 것이 전혀 거부감이 없다.

책을 보고 곧바로 마트로 달려가 두부 4모와 검은 콩 500g을 샀다. 두부는 국산콩으로 만든 제품을 샀는데 다른 제품보다 몇 백원이 비싸긴 하지만 마침 원 플러스 원 행사를 하고 있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하루에 한 시간 몰워킹은 나의 상황에 맞춰서 하루에 30분 정도 산책하기로 정했다. 마침 이사한 지금의 집 뒤에는 산이 있다. 무리한 등산이 아니라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에 신경 쓰는 걷기 정도로 할 생각이다. 마침 계절도 봄이다. 여기저기 피어 있는 봄꽃들로 인하여 산책은 더욱 기쁜 시간이 된다.

 

날씬한 몸 보다는 균형 잡힌 건강한 몸을 원한다. 더불어 관절에도 도움이 되는 운동. 이제 부석부석한 얼굴과 더부룩한 뱃살에서 벗어나 생기 있는 얼굴과 균형 잡히고 건강한 나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며 지금 검은콩을 삶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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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의 루머의 루머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5
제이 아셰르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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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CF속에 등장했던 문구 ‘진실과 사실의 차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어찌 보면 이 무슨 말장난이야 싶기도 하다. 하물며 루머라니. 뜬소문. 소문. 풍문.

연예계에 별다른 관심이 없어 꽤 유명한 배우의 이름이라든지 소위 잘 나간다는 드라마의 제목조차도 모르고 사는 내게도 배우들의 자살소식은 자주 들린다. 여러 가지 무성한 이유 중에서도 악성 루머가 단연 1위가 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말로 하는 폭력. 이것이 이제는 사람 목숨을 쥐락펴락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내가 중.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왕따’란 ‘이지메’라는 생소한 단어로 먼 일본의 10대들에게나 있었던 이야기였다.

‘감히 상상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던 이상한 일본 아이들..........’그러고는 잊어 버렸었다. 그러나 이제는 자녀를 가진 부모의 입장이라면 늘 마음 한구석이 ‘혹시나 내 아이도...’ 하는 불안으로 편치 않을 만큼 왕따는 우리 세계에 흔하게 만연되어 있는 현상이다.

 

제이 아세르 작가의 처녀작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바로 이 악성 뜬소문과 왕따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쉽게 하는 말들, 몸짓, 표정 하나 하나가 표적이 되는 누군가에게는 얼마나 커다란 눈덩이로 부풀려져서 강타되는지를, 설령 자신이 의도하지는 않았을지라도 그것은 누군가의 목을 겨누는 날카로운 칼날이 될 수 있음을 작가는 해나 베이커라는 소녀를 통해 우리에게 경고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험하게 될 키스에 대한 기대로 부풀었던 순진한 소녀 해나 베이커. 그녀가 공원에 갔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상대 남학생과 키스를 경험했던 것도 사실. 그러나 소문은 상대 남학생의 허풍에 의해 부풀려지고 부풀려진다. 루머는 루머를 낳고 그 루머는 또 다른 루머를 키우고........... 어느 순간 해나 베이커는 무성한 루머의 늪에 빠져 점점 깊숙이 가라앉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결코 염세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았던 평범한 소녀 해나 베이커. 그녀는 자신을 구하고 싶어 손을 내밀어 보지만 아무도 그 손을 맞잡아 주지 않는다. 안타깝게 허공을 가르다가 스르르 꺼져버리는 해나 베이커의 손. 그 손이 눈앞에 아른거려 며칠을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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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
김연수 외 지음 / 작가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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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매듭짓는 의미의 소설집에 자신의 작품이 뽑힌 작가들은 기분이 어떠할까?

‘당연해’ 일까 아님 ‘내 능력을 인정해주는구나’ 라거나 혹은 ‘노고를 보상 받았다’는 기분.

그 소설집을 읽는 내 마음은 작년과는 또 다르다.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의 나이가 자꾸 어려지고 낯선 작가의 이름을 발견하게 되는 횟수가 잦아질 때마다 마음 한쪽이 지긋이 무겁다. 이제 소설집은 나에게 친한 친구를 만난 것 같은 반가움을 선물하지는 않는다.

그러면 어떠한가. 바로 그 점이 [오늘의 소설]이라는 소설집이 가지는 매력 아니겠는가.



특히 [오늘의 소설 2009]를 읽으면서 여기저기서 이름은 많이 들어 봤으면서도 정작 작품은 읽어보지 못했던 김애란 작가의 작품 [큐티클]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은 큰 수확이라 할 수 있겠다. 얼마 전 오프라인 서점에서 김애란 작가의 ‘달려라 아비’를 손에 들고 마음을 결정하지 못해 한참을 망설이다가 내려놓고 나왔었는데 이제는 어서 그 책을 선택하여 읽어보고 싶어진다. 작가의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도저히 그 나이로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깊이가 있다. 하긴 이제 그리 어린 나이도 아니다. 그녀가 등단한지도 벌써 7년이 지났으니 어느 정도는 중견작가의 대열에 들어섰다고도 할 수 있겠다.

 

맨 앞에 나와 있는 김연수 작가의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는 ‘역시’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나는 이런 소설이 좋다. 작년 [오늘의 소설 2008]에 실렸던 [모두에게 복된 새해]와 함께 연작으로 이어 나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 5~6년 전 김연수 작가의 전작 읽기를 하고 그 뒤로 나온 그의 작품들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그의 글이 아주 따뜻하게 발전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회의적이다. 우리는 대부분 그 사람을 오해한다. 네 마음을 내가 알아, 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네가 하는 말의 뜻도 나는 모른다, 라고 말해야만 한다. 내가 희망을 느끼는 건 인간의 이런 한계를 발견할 때다. 우린 노력하지 않는 한, 서로 이해하지 못한다.](9쪽)

 

그 외 김태용, 이장욱, 최인석 작가의 작품들도 읽고 나서 ‘어 내가 왜 이 작가들은 알지 못했었지’ 하고 자신의 짧은 독서력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작가들의 작품집도 꼭 구입해서 읽어봐야겠다.

박민규 작가는 역시 본인의 색체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만나는 윤이형 작가. 그리고 간결한 느낌의 한유주 작가의 글까지 [오늘의 소설]은 마치 이것저것 평소 먹고 싶었던 과자들만 가득 들어 있던 종합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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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자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선집 4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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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트리샤 하이스미스‘

그녀의 작품들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여러 편이 영화로 만들어져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완벽주의자]를 보기 전까지 나는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라는 작가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악몽을 꾸게 하는 공포물을 지나치게 싫어하는 성격도 어느 정도는 나의 무지에 기여 했겠지만 르네 클레망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의 원작이 그녀가 1955년 발표한 [재주꾼 리플리]였다니 나의 무지에 좀 고개를 내 두르게 한다.

더구나 그 [재주꾼 리플리]는 미국 추리 작가 협회 특별상, 프랑스 탐정소설 그랑프리, 에드거 앨런 포 상등을 수상했다고 하니 더욱 그러하다.

 

인간심리의 어둠을 가차 없이 파헤친다는 그녀의 작품세계를 알아보고 싶다는 열망과 기대로 [완벽주의자]를 읽기 시작했다.

[완벽주의자]는 [여성 혐오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과 [바람 속에서 서서히, 서서히] 두 권을 합해 놓은 합본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여성 혐오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 보다는 [바람 속에서 서서히, 서서히]가 더 맘에 든다.

[여성 혐오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은 제목 그대로 3~4쪽 분량의 짧은 이야기가 17편 수록되어 있는데 인간 심리의 어두운 내면을 묘사하기에는 지나치게 짧지 않은가 하는 느낌이다. 어떤 작품들의 경우에는 마치 소설이 되기 전의 구상단계를 메모한 듯한 느낌.

그에 비해 [바람 속에서 서서히, 서서히]는 소설의 구성 요소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총 12편의 단편이 수록된 [바람 속에서 서서히, 서서히]는 각 한편 한편마다 새로운 주제, 새로운 인물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각각 작품마다 완벽한 독립성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들은 20대 청년에서부터 70대 할아버지까지 고루 분포되어 있는데 각각의 특성에 맞는 심리묘사 또한 뛰어나다. 작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성이나 나이의 인간에 대한 심리묘사가 이리 분석적이려면 많은 노력과 공부가 필요 했을 것이다.

특히 단편 [연못]에서는 목가적인 느낌의 잔잔한 배경묘사와 함께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은 젊은 미망인의 슬픈 일상을 표현하는듯하다가 순간적으로 공포로 몰고 가는 분위기는 정말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그녀 소설의 큰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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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화가의 삶과 그림
시모나 바르톨레나 지음, 강성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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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라든가 화가 등 미술적인 것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완전히 내 삶 밖으로 밀려났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쭈욱 책읽기, 영화보기, 가끔씩 연극보기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미술영역이라면 그 흔한 전시회에도 한번 다녀온 기억이 없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 자신 관심 없더라도 아이를 위해서 한번쯤은, 혹은 한권쯤은 화보집이라도 보았을 만 한데.........

별 다른 계획이 없는 주말이면 아이를 데리고 가까운 고궁으로 나가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게 하면서도 정작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다니. 내 성격이 워낙에 관심 없는 것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 편애가 강한 성격이었구나 하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내 생에서 까마득히 멀어져버린 미술 영역에 새로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책이 바로 마로니에북스에서 나온 [인상주의 화가의 삶과 그림]이다. 올 한해 새롭게 그림에 대해 공부해 보고픈 의지가 불쑥 솟아오른다고나 할까. 그림에 문외한인 초보자가 보고 이해하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이 쏙쏙 잘 들어온다. 그동안 전혀 시도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분야에 관한 책이라 너무 딱딱해 읽기 싫어지면 어쩌나 하는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 준다.

 

[인상주의 화가의 삶과 그림]은 역사적 관점에서 인상주의가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배경에 대한 간략한 소개로 시작한다. 그리고 인상주의 화가의 탄생과 각각의 작품세계를 개인별로 그림을 곁들여 간단한 설명이 이어진다.

책을 읽으면서 산발적으로 알고 있어서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것도 아니었던 인상주의 화가들이 새롭게 정리된다고나 할까. 중학교정도의 자녀를 둔 엄마라면 아이와 함께하면 여러모로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 나이 때의 무한한 가능성. 그 중 하나를 일깨워 주어 아이의 미래를 열어주는 문이 되기에 충분하다. [인상주의 화가의 삶과 그림]은.

 

비록 작은 사진으로나마 그들의 대표작들을 보면서 새롭게 나는 인상주의와 사랑에 빠짐을 느낀다. 그들이 살았던 1800년대로 여행을 떠나 보고픈 강한 욕구와 함께.

이제 첫 걸음마를 떼었으니 다음은 인상주의 화가 개인 개인에 대해 좀 더 파고 들어가 보고 싶다. 먼저 누구로 시작할까? 반항적이고 혁명적인 <귀스타프 크루베>. 인상주의 운동의 창시자로 여겨지는 <에두아르 마네>. 왜인지 친밀감이 느껴지는 <오귀스트 느누아르>. 등등등...........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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