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자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선집 4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그녀의 작품들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여러 편이 영화로 만들어져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완벽주의자]를 보기 전까지 나는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라는 작가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악몽을 꾸게 하는 공포물을 지나치게 싫어하는 성격도 어느 정도는 나의 무지에 기여 했겠지만 르네 클레망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의 원작이 그녀가 1955년 발표한 [재주꾼 리플리]였다니 나의 무지에 좀 고개를 내 두르게 한다.

더구나 그 [재주꾼 리플리]는 미국 추리 작가 협회 특별상, 프랑스 탐정소설 그랑프리, 에드거 앨런 포 상등을 수상했다고 하니 더욱 그러하다.

 

인간심리의 어둠을 가차 없이 파헤친다는 그녀의 작품세계를 알아보고 싶다는 열망과 기대로 [완벽주의자]를 읽기 시작했다.

[완벽주의자]는 [여성 혐오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과 [바람 속에서 서서히, 서서히] 두 권을 합해 놓은 합본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여성 혐오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 보다는 [바람 속에서 서서히, 서서히]가 더 맘에 든다.

[여성 혐오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은 제목 그대로 3~4쪽 분량의 짧은 이야기가 17편 수록되어 있는데 인간 심리의 어두운 내면을 묘사하기에는 지나치게 짧지 않은가 하는 느낌이다. 어떤 작품들의 경우에는 마치 소설이 되기 전의 구상단계를 메모한 듯한 느낌.

그에 비해 [바람 속에서 서서히, 서서히]는 소설의 구성 요소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총 12편의 단편이 수록된 [바람 속에서 서서히, 서서히]는 각 한편 한편마다 새로운 주제, 새로운 인물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각각 작품마다 완벽한 독립성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들은 20대 청년에서부터 70대 할아버지까지 고루 분포되어 있는데 각각의 특성에 맞는 심리묘사 또한 뛰어나다. 작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성이나 나이의 인간에 대한 심리묘사가 이리 분석적이려면 많은 노력과 공부가 필요 했을 것이다.

특히 단편 [연못]에서는 목가적인 느낌의 잔잔한 배경묘사와 함께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은 젊은 미망인의 슬픈 일상을 표현하는듯하다가 순간적으로 공포로 몰고 가는 분위기는 정말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그녀 소설의 큰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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