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윤여준 지음 / 다그림책(키다리)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빠의 안부라는 제목에서 보듯, 청소년 이상의 자녀가 아버지에게 마음을 나타낼거라는 내용이 짐작된다. 바쁘게 아침을 맞이하는 한 가족.

앞치마를 두른 사내가 빼꼼히 딸 방을 여는 아빠는 이내 일어난 딸이 일어나자마자 이를 닦고 나갈 준비를 하는 옆에서 아침 먹고 갈 거냐는 물음을 건네지만 늦었다며 나가버린 듯. 가족들 각자의 장소로 떠난 집에서는 아빠가 덩그러니 식탁에 남아 혼자 식사를 하는 뒷모습이다.

매일 아침, 가족의 식사를 차리는 중년의 아버지가 흔한가? 아버지의 자리는 없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중년의 아버지는 일 년 전,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을 했고, 그 날은 짐을 싸서 귀가하는 아빠를 딸이 우산을 쓰고 뒤따라 왔었다.

아빠는 괜찮은 걸까?

처음에는 괜찮아 보였고,취미 생활을 하시고, 친구들을 만나셨으며, 처음으로 딸의 졸업식에도 참석해주셨다고... 그러다 유일하게 집 지키는 아빠가 매일 아침을 차리게 되었고 그 와중에 재취업을 하려고 했지만 그도 여의치 않게 되었다.


아빠, 왜 자꾸 비를 맞고 다녀요. ...

아 여기서 울컥~

아빠는 가장으로 살아온 날들이 비를 맞는 일이었고, 비를 맞아도 괜찮다고 여겨 오셨던 게 아닐까? 그런데 어느 날 돌아보니 우산이 되어주던 아빠를 딸이 발견하고, 같이 우산 써요, 이제 자신이 컸으니 우산을 받혀 주겠다고 하니, 아빠의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예전에 비를 막아주던 내 아빠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나는 아빠의 안부를 물은 적이 있었나?

우리 딸이 얼마 전, 학교 과제라면서 영상을 하나 찍었는데 엄마, 아들, 딸 셋 역할을 아이들이 각자 맡아 가족 간의 대화 부족, 소통이 중요하단 의미의 공익 광고를 짧게 전달하는 것이었다. '대화가 필요해' 라는 흔하지만 어색하다는 이유로 저마다 바쁜 일상에서 실천이 쉽지 만은 않다. 나는 못했지만 우리 딸들은 표현이 서툴러 못했던 나와 남편 세대와 다르게 안부를 물어주길 바라는 욕심이 과한 것일까 생각해보게 한 윤여준 작가님의 그림 동화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로그 글쓰기는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딱 4주 만에 완성하는 브랜딩 블로그
정경미(로미)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네이버 블로그에 관한 한 나도 할말이 있다 싶어, 본 블로그 '본투럽' 계정의 히스토리를 찾아보았다. 세상에!

내 블로그는 2004년 8월에 시작해 20년 째를 맞이하고 있는게 아닌가? 네이버 블로그가 그만큼 래되기도 했지만, 내가 20대 중반에 블로그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놀랍고... 한편으로는 창피하고 무안한 이 느낌은 왜 일까? 그렇다면 나를 제외한 성공한 블로거들은 어떤 마음으로, 어떤 방법으로 글쓰기를 했기에 인기가 높고, 누군가는 인플루언서로 수많은 블로거를 끌어들이고 있는가?

아마도 내 블로그 이웃수 200명 안팍에다, 계정을 태어나게 한 이래 블로그 홍보도 해본 적이 없기에. 유입자 수나 게시글 조회수 등등 처참한 기록으로 증명되는 한산한 블로그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블로그 왜 하세요? 블로그 글쓰기를 해야하는 이유를 삶의 중요한 포인트에서 만난 각 4인의 작가들이 말하는 제1부 삶의 무기가 되는 블로그 글쓰기. 그리고 스펙 상관없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대상과 툴로 다가가는 '글쓰기'라는 행위에 대해 제2부 4주 만에 완성하는 브랜딩 블로그.

24시간 타임 테이블을 그리는 워크지에 중간에 삽입되어 있어, 반복되는 일상 속에 나를 위한 성장을 위한 시간이 있는지 효율적인 시간관리를 위해 인풋/: 책 읽기, 아웃풋/글쓰기 시간을 직접 표시해 봄으로써 내 생활을 점검할 수 있게 했다. 무엇을 써야 할까? 특별한 글이란 정말 특별한 일상이어야 할까? 에서부터 글에서 진정성을 나타내려면, 나만의 문체로 개성을 드러내려면, 사진과 영상도 글이 될 수 있다 등 게시글에 대한 실질적인 효과적 내용과 구성에 대해 설명해준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SNS를 할 수 있는 세상에 인스타나 페이스북이 아닌 다소 진지하고 긴 블로그 글은 왜 점점 인기가 많아지는지에 대해 작가는 이야기한다.

역설적이게도 성장과 성공에 관해 진정성 있게 이야기하는 콘텐츠는 거꾸로 느리게 가라고 말합니다. ...자연 속에서 산책을 하고 책을 읽으며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연말에 네이버에서 공식 발표하는 네이버 블로그 리포트에서, 유독 글쓰기를 중심으로 사진과 영상을 더해 한 편의 포스팅을 발행하는 네이버 블로그의 사용자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10대 20대 사용자의 성장이 가장 크고, 주목할 만하다는 것은 MZ세대에게 숏폼만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닌 느린 콘텐츠 '글' 기반의 블로그도 더 큰 만족감을 준다는 것이라고 한다.

도서를 제공받아 책 리뷰를 쓰는 서평 그리고, 수익보다 체험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체험 후기를 써서 '협찬과 체험단' 경험으로 SNS를 채우는 나같은 블로거들이 실제로 많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는데 이외에도 '애드포스트'라고 하여 광고의 노출과 클릭에 따라 수익을 받는 이들도 있다는 것.

사진과 글을 받아 그대로 광고로 올려 원고료를 받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절대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유사문서와 스팸 문서로 분류될 가능성과 저품질 블로그가 되고 만다고.

모든 기록이 '나'입니다. 그리고 나만의 서사를 쌓을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은 '블로그'입니다. 블로그는 다시 시작하는 분들을 빛나도록 도와줍니다.

운동으로 에너지를 얻는 사업가, 그로우헌 / 추천의 글 중에서.

처음부터 특별한 사람은 없으며 대단한 사람도 첫 시작은 비범하지 않았기에, 기록해야 하고 개인의 기록이 쌓이는 블로그야 말로 진정성있고 사람들이 다시 찾는 블로그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인상깊다.

특별해서 쓰는 것이 아닙니다. 쓰면서 특별해지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크게 잘나가지 않아도 아이들이 보고 "엄마 참 잘 꾸몄네!"하는 블로그와 기록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독서하고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꽃 - 개정판
마타요시 나오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3월
평점 :
품절


'무명 코미디언의 희로애락사' 누구도 관심갖기는 다소 어려운 소재, 그러나 일본 문학계에서 '마타요시 효과'로 불릴만큼 2016년에 붐을 일으켰던 <불꽃(HIBANA)>의 성공에 소미미디어가 일본번역 전문가 양윤옥 님의 번역으로 8년 만에 출간한 신작이다.

개그맨이라는 직업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에서도 터부시되는 직업군 중의 하나라는 걸 처음 알았고, TV가 아닌 오프라인 무대가 그 범위가 좁고 열악하다는 것도 마타요시 나오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인 <불꽃>을 통해 알았다.

아름다운 세계를 , 깨끗한 세계를 어떻게 깨뜨리느냐가 가장 중요해.

으잉? 이 문구는 또 뭐지?? 아름다움과 깨끗함을 찬양하는 것이 아닌 고단하고 힘든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일까?

일본 문학이 흔히 그러하듯, 우리나라의 사회상이나 인간 군상에 얼마나 교집합이 될 수 있느냐하는 것은 여전히 의문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도심의 평범한 주부이자 엄마인 나로서 사실 이 소설을 읽어가며 주인공들인 젊은 코미디언 지망생들의 삶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겠나 의문이 들었다. 필자는 방청객으로서 그들의 문화를 소비하기만 했지 연예계 근처에도 가본적이 없기도 하거니와, 결혼 출산 후 아이들 공연 이외에는 어떤 개그 공연장도 찾아본 적이 없다.

요컨대 욕망에 대해 솔직하게, 온 힘을 다해 살지 않으면 안 돼. 코미디언이란 이러이러해야 한다고 말하는 놈은 영원히 코미디언이 되지 못해. 긴 세월을 들여 코미디언에 근접하는 작업을 하는 것뿐이지 진짜 코미디언은 못 된다는 얘기야.

p30

콤비 개그를 하며 중학교 때 만난 친구와 수시로 개그를 짜 뜨문뜨문 스탠딩 공연장을 찾는 20대의 도쿠나가, 그리고 그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가미야는 역시 아직은 젊은 자신의 전기를 쓰라며 도쿠나가에게 선언하고, 존경해 마지 않는 도쿠나가는 엉겹결에 가미야에 대해 보고 듣고 쓰기 시작한다.

가미야 씨와 함께 있으면 일상에서는 쓸 일이 없는 어딘가의 한정된 신경이 지독히 피폐해졌지만 세상의 번거로움을 잠시 잊게 해주는 경우도 많았다. ...이 사람은 모든 답을 알고 있다고 신뢰하는 구석이 나에게 있었던 것이리라.

p151

코미디언으로서 재능이 있느냐, 그것을 업으로 삼고 먹고살 수 있느냐 등 이들이 하는 고민은 동시대 젊은이들에게 공통된 꿈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 또한 그런 경험들, 함께 무대에 섰던 수많은 동료 개그맨들을 위해 그리고 자신들을 만들었던 주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불꽃 소리를 능가할 만큼 거대한 것이었다. 군중이 두 사람을 축복해 주기 위해, 그리고 행여 창피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 힘을 합친 것이다. 가미야 씨도 나도 추위에 언 손바닥이 빨개지도록 박수를 쳤다.

p227

돈이 없어도, 서로의 따뜻한 마음으로도, 두 손의 박수를 아낌없이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특히, 젊은 날에는 버틸 수 있고, 서로를 지킬 수 있다는 믿음에 기인한 위로와 같은 작품으로 왜 일본 문학이 아쿠타가와상을 안겼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작가는 무명 개그 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책을 읽었고, 글을 쓰면서 꿈을 지속시켰고 마침내 성과를 내놓아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어릴 때 꿈이 조금 변형되어 이루어졌지만, 우리네 인생이 계획대로만 가지 않는다는 것.

우리 시대 젊은이들이 왜 책을 읽어야하고 아르바이트를 해야하고 끊임없이 자아성찰을 해야하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주제 의식이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덕을 오르다 보면
표승희 지음 / 파랑(波浪)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덕을 오르다 보면...왜 이렇게 힘들어야 하나?

의문을 가지는 어린이들이 있을 것이고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궁색한 어른들은 그저, 힘들어야 인생이다 삶은 고통이다라고 얼른 끝내고는 돌아앉아 자신의 중요한 문제들에 골몰할 수 있다. 저자는 그런 어른이 되기 보다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사람과 이웃 그리고 동물들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도시에서(1장), 시골에서(2장) 또 다른 세상(3장) 에서 만나는 어린이와 동물들은 하나같이, 어리지만 일찍 만나는 결핍에 직면해 '삶' 이란 급박한 현실에 놓여 있다. 상처를 입는 이들에게 작가는 상처를 입지 않기보다는 넘어졌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여자 어린이들이라면 좋아할 만한 댄스, 단짝친구끼리의 우정, 그리고 반려동물, 인형뽑기 등과 같은 소재를 이용해 사려깊은 따뜻한 채색 그림들과 함께 쉼표를 찍어가며 읽을 수 있다.

이 찐빵이 어떤 찐빵인지 알고 있니? ...전설의 찐빵은 먹기 전 소원을 빌면 무엇이든 이루어 주지. 가격은 따로 없다. 대신 너는 소원을 위해 무엇을 줄 수 있니?

넉넉치 않은 형편에 단짝 친구와 달리 댄스 학원에 다니지 못하는 민정이는 자신의 자격지심으로 친구를 오해하고, 그러나 곧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화해를 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른다. 실수를 거듭하는 우리 인생처럼 싸우고 오해하지만 누군가의 도움을 원하는 것은 어른이나 어린이도 마찬가지일 것. 우연히 만난 찐빵 가게에서 전설의 찐빵, 소원을 들어준다고 해서 민정이는 무엇을 빌었을까?

인형뽑기' 이야기.

북부흰코뿔소는 지구상에서 결국 멸종되었다는 동물 다큐멘터리를 텔레비전에서 보던 솜씨 좋은 진영이 할머니는 이를 본따서 인형을 만든다. 진영이는 엄마 아빠랑 같이 살지 않지만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 그리고 인형들로 종종 신비한 경험을 하는데, 헐리우드 영화에서 부모님 대신 홀로 남겨지는 아이의 상상과 모험이 종종 나오는 이야기처럼 진영이는 실제처럼 생생하게 동물의 세계를 따라간다...

'오래된 물건은 친구와 같아요' 에서는 버려진 물건, 특히 쓸모없는 물건을 남몰래 버리는 이웃을 찾기 위해 빌라에 사는 빈이와 빈이엄마의 이야기이다. 도시에서 버려지는 수많은 물건들, 재활용을 하도록 분리수거를 해야하기에 어떤 물건은 당당히 버려지지 못하기도 한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깔끔한 빈이네가 알아낸 비양심자들이 누구일까?

버려진 물건을 재탄생 시킨 막둥이 할머니네에 초대받은 빈이가 깨달은 것은 부끄러운 어른이 있다면 그와 반대로 잘 가꾸는 어른도 많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홀로 행성을 지키는 꼬마 병정과 별님의 우정, 그리고 이를 묵묵히 감싸는 다정한 행성이야기 '세상은 살아볼만 해!' . 약간 어린 왕자를 모티브로 했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 책을 읽고 다시 한번 읽고 싶어지는 고전, 생떽 쥐베리의 <어린 왕자>가 생각났다.

그동안 많은 병정들이 벤치에 가만히 앉아 있다가 사라졌지.

너만이 부지런히 무언가 찾고 신나게 하루하루를 만들어 가더구나.


'언덕을 오르다 보면'

해경이가 살고 있는 남산의 중턱 깔딱고개는 같은 반 아이들에게 밝히고 싶지 않은 집이고, 어려운 집안사정 때문에 맡겨진 보육원이 집인 수진이만이 유일한 동네 친구이다. 창피하고 숨고 싶어한 소녀에게 어느날 고양이 상수네 카페가 눈에 띄고, 그 언덕에서 수진이와 함께 휴식이 되는 쉼터가 되어준다.

도시에서 밀려난 이들에게 넘어야하는 곳이 언덕일 수도 있지만, 함께 하는 이들 그리고 따뜻한 시선을 나눈다면 숨이 차고 슬픔이 밀려들어도 크게 숨을 들이쉬고 마시는 상큼한 공기 한 줌의 맛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세지가 인상깊은 동화이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과 파랑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국회의원 이방원
이도형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선 국회의원 이동진이 미국 유학 출신, 서울 소재 대학의 교수였다가 그 강직하고 어쩌면 순진한 성정으로 여당의 비례대표가 되며 정치 무대에 데뷔한 인물 그리고 누구의 의심도 받지 않을만큼 현 대통령의 신임을 얻는 양종훈 다선의원,파란을 일으키며 일인자 양의원을 제치고 원내대표가 된 김태훈 의원의 역학적 관계를 설정한다. 그리고 베테랑 언론인 유한주, 그에 못지 않는 장선호 보좌관, 그리고 아직 장선호에는 한참 못미치지만 열정있는 류다혜와 김수찬 비서관 등이 이동진 의원의 약점을 보완하는 모습, 사안들과 상황적 갈등을 일으키는 주요 인물이 된다.

여당의 유력 정치인이었던 이동진은 권력의 실세인 양종훈과 대립각을 세웠다가 여당에서 찬밥신세가 되고 있었을 즈음, 종묘 제례 행사에서 위패를 든 사람과 부딪히는 바람에 태종 이방원의 혼에 빙의가 되고,

이방원이라 밝히는 600년 전의 혼에 이제까지 알던 이동진을 잃은 보좌관과 비서들은 이를 믿어야하는 상황, 정치라는 세계에서 어떻게 비춰질지와 언론과의 눈치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전화라는 기물, 조그만 상자에 사람들이 들어간 것 같은 TV, 거마가 아닌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 등 수많은 현대의 기술을 바라보는 조선의 왕이었던 태종. 그가 이 시대에 갑자기 떨어진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정치인이 된다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2024년? 왜 연호를 말하지 않는가? 지금 세상엔 상국(중국)의 황제가 없는가? 그리고 자네는 왜 자기가 누군지, 무슨 일을 하는지 칭하지 않는가? ...괴이한 세상이군. 지금이 어느 때인가?

부박함을 건드리는 게 계책의 핵심이라네, 한번 경거망동한 자들은 또다시 경거망동하게 되지.

경거망동한 자들의 부박함.p131

작가 이도형은 조선의 이방원과 현대의 국회의원 이동진을 통해, 인간으로서 또는 직업인으로(공인으로) 서로 갈등하고 토론하게 함으로써 시공을 초월하여 권력과 욕망에 대하여 이야기 해나간다. 분명히 시대가 다르지만, 역사의 승리와 패배에 따라 후대의 평가는 좌우될 수도 있다. 태종은 자신이 있기에 세종대왕이라는 군주를 세상에 내었다고 말했지만, 이 책의 후반으로 갈 수록 아들 세종의 업적과 백성들로부터의 존중이 부박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후손에게 '태종'이라는 시호를 남기게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거의 화자에 가까운 작가의 페르소나 장선호 보좌관 그리고 주변 보좌관들과 비서관들은, 지근거리에서 고용주나 마찬가지인 국회의원을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할지 모르겠다. 리더로 선택했으나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과 동시에 분노를 투영한다면 등장인물들도 매한가지가 아닐까? 특히 신문사 정치부 기자로 대변되는 유한주라는 인물이 언론인으로서 살아있는 권력에 의해 백기를 드는 장면 등은 참으로 현실적이다.

오늘날 거대양당 정치의 혐오를 딛고, 어떤 소속 정당보다 국민을, 헌법을 존중하는 현실적인 정치의 희망을 봐야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