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을 오르다 보면
표승희 지음 / 파랑(波浪)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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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을 오르다 보면...왜 이렇게 힘들어야 하나?

의문을 가지는 어린이들이 있을 것이고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궁색한 어른들은 그저, 힘들어야 인생이다 삶은 고통이다라고 얼른 끝내고는 돌아앉아 자신의 중요한 문제들에 골몰할 수 있다. 저자는 그런 어른이 되기 보다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사람과 이웃 그리고 동물들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도시에서(1장), 시골에서(2장) 또 다른 세상(3장) 에서 만나는 어린이와 동물들은 하나같이, 어리지만 일찍 만나는 결핍에 직면해 '삶' 이란 급박한 현실에 놓여 있다. 상처를 입는 이들에게 작가는 상처를 입지 않기보다는 넘어졌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여자 어린이들이라면 좋아할 만한 댄스, 단짝친구끼리의 우정, 그리고 반려동물, 인형뽑기 등과 같은 소재를 이용해 사려깊은 따뜻한 채색 그림들과 함께 쉼표를 찍어가며 읽을 수 있다.

이 찐빵이 어떤 찐빵인지 알고 있니? ...전설의 찐빵은 먹기 전 소원을 빌면 무엇이든 이루어 주지. 가격은 따로 없다. 대신 너는 소원을 위해 무엇을 줄 수 있니?

넉넉치 않은 형편에 단짝 친구와 달리 댄스 학원에 다니지 못하는 민정이는 자신의 자격지심으로 친구를 오해하고, 그러나 곧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화해를 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른다. 실수를 거듭하는 우리 인생처럼 싸우고 오해하지만 누군가의 도움을 원하는 것은 어른이나 어린이도 마찬가지일 것. 우연히 만난 찐빵 가게에서 전설의 찐빵, 소원을 들어준다고 해서 민정이는 무엇을 빌었을까?

인형뽑기' 이야기.

북부흰코뿔소는 지구상에서 결국 멸종되었다는 동물 다큐멘터리를 텔레비전에서 보던 솜씨 좋은 진영이 할머니는 이를 본따서 인형을 만든다. 진영이는 엄마 아빠랑 같이 살지 않지만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 그리고 인형들로 종종 신비한 경험을 하는데, 헐리우드 영화에서 부모님 대신 홀로 남겨지는 아이의 상상과 모험이 종종 나오는 이야기처럼 진영이는 실제처럼 생생하게 동물의 세계를 따라간다...

'오래된 물건은 친구와 같아요' 에서는 버려진 물건, 특히 쓸모없는 물건을 남몰래 버리는 이웃을 찾기 위해 빌라에 사는 빈이와 빈이엄마의 이야기이다. 도시에서 버려지는 수많은 물건들, 재활용을 하도록 분리수거를 해야하기에 어떤 물건은 당당히 버려지지 못하기도 한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깔끔한 빈이네가 알아낸 비양심자들이 누구일까?

버려진 물건을 재탄생 시킨 막둥이 할머니네에 초대받은 빈이가 깨달은 것은 부끄러운 어른이 있다면 그와 반대로 잘 가꾸는 어른도 많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홀로 행성을 지키는 꼬마 병정과 별님의 우정, 그리고 이를 묵묵히 감싸는 다정한 행성이야기 '세상은 살아볼만 해!' . 약간 어린 왕자를 모티브로 했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 책을 읽고 다시 한번 읽고 싶어지는 고전, 생떽 쥐베리의 <어린 왕자>가 생각났다.

그동안 많은 병정들이 벤치에 가만히 앉아 있다가 사라졌지.

너만이 부지런히 무언가 찾고 신나게 하루하루를 만들어 가더구나.


'언덕을 오르다 보면'

해경이가 살고 있는 남산의 중턱 깔딱고개는 같은 반 아이들에게 밝히고 싶지 않은 집이고, 어려운 집안사정 때문에 맡겨진 보육원이 집인 수진이만이 유일한 동네 친구이다. 창피하고 숨고 싶어한 소녀에게 어느날 고양이 상수네 카페가 눈에 띄고, 그 언덕에서 수진이와 함께 휴식이 되는 쉼터가 되어준다.

도시에서 밀려난 이들에게 넘어야하는 곳이 언덕일 수도 있지만, 함께 하는 이들 그리고 따뜻한 시선을 나눈다면 숨이 차고 슬픔이 밀려들어도 크게 숨을 들이쉬고 마시는 상큼한 공기 한 줌의 맛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세지가 인상깊은 동화이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과 파랑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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