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독자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그 10만 독자 중에 나는 아니었기에 궁금함에 펼쳐본 책.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색과 체'는 도대체 누구지? 필명도 너무 특이하다.


일상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글을 읽고 공감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총 4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도 챕터 1-2가 제일 인상깊었다.

사람이 변하는 게 아니라 변할 사람을 만났기에, 우리는 서로를 탓하기도 하고 자신의 변한 마음을 어쩌지 못해 가슴을 부여잡기도 한다.

우리는 모두 외롭다. 인간은 외롭지 않기 위해 가족, 친구, 연인 등의 관계를 만들어간다. 그러나, 작가는 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의 기대가 큰 만큼 큰 실망감을 갖는다'라는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서 덜 기대하는 마음을 가져보면 적은 기대만큼 작은 호의 하나에도 더 기분 좋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거라고 말한다. 결국 '답은 내 안에 있다'라고, 내 마음가짐이 그 관계의 키라고 말한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 뭐이런 대충...답은 너가 아니라 나란 것...

2~30대의 나는 나의 감정이 제일 중요했다. 그리고 상대방이 내가 생각하는 조건에 하나라도 맞지 않으면 내치기에 바빴다. 상처를 주고도 미안하다는 생각을 못했다. 받은 만큼만 되돌려주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 새로운 만남에 이골이 났고, 남녀관계에 회의가 들었을 즈음, 알 수 없는 끌림을 느꼈다는 사람과 만나기 시작했고, 주변의 기대처럼 엄마의 기나긴 육아의 여정을 끝맺기 위해 결혼은 선택했다. 이제와 후회하지는 않지만 그만큼 내가 성숙했는지는 의문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결혼 후에도 상처는 끝나지 않더라.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도 생활의 팍팍함에 묻히고, 빛이 바래서 예전의 감정을 되살리기도 어려운 와중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더 이상 손을 잡아도 설레지 않고 입맞춤은 뜨겁지 않을 때,

이것은 사랑이 아니라며 가슴아파할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우리가 서로를 받아들인 것으로 생각하자고. ...선택했다면 그 결과에 대해서 견디면 된다.

챕터1 상처받은 기억에 무너져서는 안 된다, 안녕 중에서.

선택하지 않은 그 순간에는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하는 것밖에는 할 수가 없고, 사랑할지 이별할지, 선택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선택하지 않으면 찾아오는 것은 하루하루 선택하지 않은 우유부단함의 죗값뿐이라고. 서로에게 죄를 짓기 않기 위해 우리는 매일 선택하고, 매일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헤어지지 않기로 이별하지 않기로 했다면 최선의 사랑은 무엇일까? 어떻게 책임을 져야할까?

작가는 방법을 몰랐을 뿐이라고 말한다.사랑이 어떻게 생겼는지 사랑의 시작과 끝이 무엇인지 사랑이 끝날 때 성격차이라고 여기는 것은 비겁하며 사랑이 모자라 이별하는 것이다. 인연을 끝내고 싶은 순간에도 이 사랑을 이어나가고 싶도록 마음먹을 수 있게 해주는 사람. 사람만이 희망이다


이상형을 만날 확률은 정말 희박하지만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이상형이 될 확률은 100%에 가깝다.

이상형은 찾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챕터2 최고의 사랑은 없지만 최선의 사랑은 있다.99%의 인연을 만나는 일에 대하여 중에서.


이 리뷰는 떠오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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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죽음을 잊고 사는 시대다. 사람들은 우울, 불안, 외로움 같은 죽음이 관장하는 감정들을 껴안고 살아가면서도 사후 세계는 믿지 않는다.

죽고 싶다, 죽을 것 같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막상 죽음 앞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갈팡질팡한다.어린아이가 노인이 되듯 시간의 섭리에 따른 일일 것이라 막연히 생각하지만 인간사는 예상치 못한 무수한 죽음과 죽음의 여러 양상으로 이루어져 왔다.그동안 죽음을 다룬 책들은 삶에 있어 죽음이 갖는 의미를 모색하거나, 죽음에만 깊은 무게를 두거나, 죽음이 주는 메시지에만 집중했다. 켜켜이 쌓기만 한 죽음의 무게와 위압에서 우리들은 자연히 그것을 마주하기보다는

회피하는 쪽을 택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저자 이연식은,서양화 를 전공하고 현재 미술사를 살펴보며 예술의 정형성과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시각으로 저술, 번역, 강연 활동을 하고 계신 분이다. 죽음이라는 무거울 것만 같은 주제를 이번에는 어떻게 다루었는지 궁금했다. 그는 죽음에 대한 생각은 '이미지'를 빌려 전승되었고, 사진이나 그림으로 조각 등으로 관련된 죽음에 관한 이미지는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라고 한다. 인간사의 죽이고 죽임을 당하는 사연, 그리고 죽음의 안팎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넘나드는 시선 속의 유령의 존재로 함께 언급할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 대혁명과 관련된 그림 중 가장 유명한 <마라의 죽음>은 프랑스 혁명 정부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이자 유명한 저널리스트의 자코뱅파의 지도자였던 장 폴 마라가 칼에 찔려 숨진 사건의 장면을 여러 화가들이 그렸는데 마라가 욕조에 널판을 놓고 서류를 검토하며 일하는 중에 방에 들어선 코드데 라는 여성이 저지른 살인 장면이다. 자코뱅파와의 정쟁에서 밀려난 지롱드파를 옹호했던 지적인 여성이었던 그녀는 '공포 정치'를 주도하고 수많은 사람을 반혁명 분자라며 단두대에서 죽였기에 코르데 그녀가 직접 처단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한다. 혁명 정부 당시의 그림인 자크 루이 다비드 이후폴 자크 에메 보드리의 <샤를로트 코르데1860>작품은 마라의 암살을 코르데의 입장을 대변하듯이 그렸다. 암살자인 그녀는 사형에 처해졌지만 말이다.

장 조제프 베르츠의 <마라의 암살,1880>또한 같은 맥락에서 누군가는 암살자, 누군가는 순교자가 되어 있는 것이다.

 상복은 검은색으로 오랜 세월 굳어져온 전통과 같은데,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죽음을 지켜보는 이들은 스스로 죽음에 벗어나기 위해 검은 천으로 한껏 가리는 이미지로 등장한다. 검은색은 덮어 가리는 행위이며 보티첼리의 <아펠레스의 비방>에서 긍정적인 가치인 진실이 알몸의 여성으로, 참회를 검은 두건을 쓴 나이든 여성으로 묘사되어 있다.


 또한 그리스 영웅 테세우스가 크레타를 향해 출발할 때부터 무시무시한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살아올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던 테세우스의 아버지이자 아테네 왕이었던 아이게우스는 아들이 죽었다면 출발할 때처럼 검은 돛을 무사하다면 흰 돛을 달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테세우스는 살아 귀환하면서도 검은 돛을 흰 돛으로 바꿔다는 것을 잊어버렸기에 아이게우스는 검은 돛을 단 배가 보이자마자 낙심하여 바다에 몸을 던져 죽었다고 한다. 검은 돛은 윌리엄 터너 <평화-수장>에서도 빛과의 선연한 대비로 위태로운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형체는 빛을 가두고 빛은 갇히다 파열하여 형태를 내부로 집어 삼키는 모습으로 데이비드 윌키라는 동료이자 친구의 죽음을 상징하고 있다.

 대부분의 인상주의 화가들이 자연에 검정이 없기에 피하려고 애썼던 것과 달리, 마네는 '검정으로 빛을 냈다'는 평가도 받을만큼, 신비롭고 확실하게 그 매력을 잡아내었다. <제비꽃 장식을 단 베르트 모리조>라는 작품이 그 한 예이다.(죽음은 검정)


또다른 인상주의 화가 중 지금도 사랑받는 클로드 모네는 죽음을 어떻게 그렸을까? 아내 카미유가 오래 앓다 암으로 숨을 거두자 그런 죽음의 그림자를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그리는 것이 어색했던 것일가? 모네의 붓질은 망설임 그 자체로 보인다. 당혹감과 난감함이 뒤섞여 결국 그는 자신의 작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서명을 하지 않았다. 모네 사후 그의 아들이 아버지의 서명을 도장으로 만들어 찍었지만, 그래도 혼란스러운 화가의 고심이 느껴지는 <죽은 까미유>는 그의 그림에서의 변곡점을 보여주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구스타브 클림트의 제자 에곤 실레는 젊을 때부터 죽음에 대해 그렸는데 <은둔자들>에서 그 자신과 스승을 그렸는데 그때보다 나이가 들면서, 의지하던 클림트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뜨자 실레는 공허한 죽음을 캄캄한 심정으로 그렸다고 한다. 이 책의 표지는 실레가 <죽은 클림트,1918>를 그린 것이라고 하니 그의 상실감이 어떨지 짐작이 갈 만하다.

찰스 디킨스의 단편 <크리스마스 캐럴>은 유령들의 방문을 받아 스크루지가 과거, 현재의 유령과 함께 밤새도록 돌아보고 미래의 비참한 유령을 맞닥뜨리면서 현재를 바꾸지 않으면 미래는 암담할 것이라 예고한다. 책의 삽화에 나타난 유령 말리는 스크루지처럼 탐욕스러운 삶을 살았고 천국으로 가지 못한 채 이승과 저승 사이를 방황하다 옛 동료이자 아직은 기회가 남아있을 때 개심하라는 말을 남긴다.

하지만 저자는 이는 꿈일 뿐, 유령이 우리 곁에 머물러 산 자들에게 말하고 행동하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죽은 이의 입을 빌어 산 자가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이 아닌지, 단편의 삽화 하나로 우리가 지혜를 깨닫기를 바라고 있다. 죽은 이는 돌아올 수 없고, 돌아와서도 안 되는 존재다.


내가 어린 시절부터 존경했던 파블로 피카소는 실제 여자 관계가 복잡하고 오래 살았던 열정적인 화가의 인생을 살았지만, 여성이나 주변 인물들의 자신의 세계의 부속품으로 여겼다고 한다. 수많은 여성들을 취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를거라는 공포를 담은 <상처 입은 미노타우로스>는 그림에서조차 자신같은 괴물도 손내미는 여자들로부터 구원을 받기를 원했다니...이제와서 실소가 나올 만한 일이다. 독특하고 열정적인 그림 세계와는 별개로 인간적으로는 본받을 만한 인물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할까?


자신이 곧 죽음의 세계에 있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죽음으로부터 마리아를 멀리 두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나는 온전히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사실, 나의 종교적 지식이 한없이 부족해, 예수와 관련한 그림에 대한 해석은 이해하기에 좀 어려웠고, 죽음이라는 맥락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는 성경의 설정들이 나온다. 그렇다 하더라도, 작가의 상상력을 보탠 마리아 막달레나와 예수를 그린 그림, <나를 만지지 마라> 제목의 일련의 작가들의 작품들의 해석은 꽤 믿음직했다. 부활한 예수가 마리아가 자신을 만져 반가움과 친근함을 표하려 하자, 죽음으로부터 그녀를 지키고자 했다는 해석이 그것이다.

공교롭게도, 남편의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지방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오늘 날씨도 꾸물한 가운데 책을 읽다가 나는 뭔가 작은 파문을 느꼈다. 누군가의 죽음, 그것도 피가 섞이지 않은 자의 죽음이지만, 마음속으로 애도하게 되고그래도 죽음이 삶의 일부라는 깨달음 말이다. 20대에 피붙이가 돌아가셨을 때의 모습이 소환되기도 했고, 지금 40대에 받아들일 수 있는 죽음의 무게가 결코 삶이라는 무게보다 그리 무겁지 않다는 것이라는 깨달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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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5 23: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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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찬란한 어둠 - 뮤지컬 음악감독 김문정 첫 번째 에세이
김문정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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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에서 20년 간 음악감독으로 50여 개가 넘는 작품을 해왔다는 그녀, 김문정. 이 에세이가 아니더라도 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방송에서 심사위원으로 나와 칼날같이 매서운 멘토로 하는 걸 처음 봤고, 그녀의 화려한 이력을 들었기에 책 내용이 너무 궁금했다.


Opening Number<나비의 꿈>

영화 내 마음의 풍금을 들어본 적 있는데 뮤지컬로도 공연된 작품이라는 걸 알았다. 그녀의 첫 창작뮤지컬 즉 모든 곡을 만들고 순수 오리지널 우리나라 작품이어서, 그녀가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이라고 했다. 여기서 넘버는 뮤지컬에 상영되는 곡이라는 뜻이라는 것과, 오프닝 음악을 그렇게 부르고 Empostion Number, Production Number, Curtain Call 이라는 용어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공연은 진실로 아름다운 거짓말이다.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운 거짓말을 할 수 있을까? ...눈과 귀, 온 마음을 열고 무대 위에 펼쳐지는 새로운 세계에 관객들은 기꺼이 동참한다.

그런 장면을 매일 지켜봐왔지만 볼 때마다 늘 놀라고 감동한다.

뮤지컬, 매지컬


내가 불행히도 관람하지 못했던 <내 마음의 풍금>의 남주연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배우였는데, 김문정 음악감독도 아주 애착이 깊은 작품이라고 했다. 별을 만들듯이 매번 작품을 하면서도 그녀에게 마음속에 남아있는 별과 같은 작품을 못봐서 아쉽기만 하다고 생각했다. 웰메이드 작품이었지만 흥행을 하지는 못했고 우리나라 관객의 취향에 맞지 않았지만 작품상 작곡상 연출상 안무상 무대상 그리고 조정석(내가 좋아하는 남우)이 신인배우상을 탔기에 좋은 작품이었다고 그녀는 회고했다.


그녀가 레플리카 작품을 하면서 진짜 '진한'기억에 남은 작품은 <레미제라블>이라고 한다. 아..레미제라블이 영화뿐 아니라 뮤지컬도 로열티를 주고 들여와 공연한 것이었구나~ 어쨌거나 카메론 매킨토시는 여러 유명 뮤지컬의 프로듀서로 영국 여왕에게 작위도 받은 인물로 한국 초연과 영화 개봉에 맞춰 내한했을 때 직접 공연장에 와 관람했다고 한다. 당시 공연 일정은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일주일 공연을 했는데, 그녀를 불러 나무랐다고 한다.

문, 생각해봐요. 판틴(여주인공)이 공장에서 쫓겨났을 때 기분이 어땠을 것 같아요? 처절하지 않았을까?

그런 순간에 너무 빠르게 드라이빙한 것 아닐까요?

최고의 프로듀서란

드라이빙 업하라고 부추긴 음악 수퍼바이저 제임스의 말만 듣고 1막을 연주하고 나서, 2막을 제대로 하라는 질타를 받은 그녀는 너무 화가났고, 피트를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였다고 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임스는 카메론에게 영화 템포보다 뮤지컬 템포가 느린데 카메론이 영화를 찍고 와서 이 템포가 상대적으로 빠르다고 느끼는 것임을 일깨워 준 후 카메론이 수긍하고 나서 2막에서는 그녀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녀의 진한 기억과는 다르게, 용인 포은아트홀이 나와서 너무 반가웠다는 것 ^^ 레미제라블이 공연하고 유명한 최고의 프로듀서가 왔을 때 공연을 못봤다는게 안타까울 뿐이라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눈물이 났을 때는, 그녀와 동고동락을 하던 PIT 에서 베이시스트를 하던 연주자가 암에 걸려 그녀의 임종을 지키고, 단원이 모두 장례식의 상주 역할을 했다는 부분이다. 죽은 베이시스트를 잊지 않고 소환하는 김문정 음악감독이자 단장이야말로 진정한 '우리'를 이끄는 리더의 자질을 갖추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뮤지컬이란 것을 처음 본 것도, 그녀가 처음 뮤지컬에 발을 들여논 것처럼 20여 년전, 대학 때로 돌아가 팬텀 오브 디 오페라 였던듯하다. 배우도 가물하지만, 교양수업으로 선택한 음악의 이해 수업의 리포트를 위해 역삼역 엘지 아트센터로 가서 혼자 관람했던 기억이었고, 감동적인 배우의 노래와 음악이 뇌리 속에 남아 지금도 참 귀한 경험이었구나 생각했었다. 저자가 말한 아름다운 거짓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여태껏 몰랐지만 말이다. 지금은 비록 아이들 때문에 아동뮤지컬을 주로 보지만, 아이들이 성장하면 저자가 나열한 작품들을 찬찬히 보러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토록 찬란한 '거짓말과 무대'를 볼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서 희망의 책, 힐링의 책이라고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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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역사인물 가상 인터뷰집 - 소설가의 상상력으로 실감나게 풀어낸 역사속 소문의 진상
홍지화 지음 / nobook(노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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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가 한국의 역사에서 굵직한 인물들과 인터뷰를 하는 대화체 형식으로, 인터뷰어는 현 시대에 그들이 어떤 인물들로 평가되었는지 모호하게 남아있는 부분에 대한 궁금증을 그리고 인터뷰이인 주인공은 작가가 마치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글을 써내려갔다.

글쓴이 홍지화 님의 소설적 상상력도 곁들여지며, 할 말이 넘쳐나 매번 한정된 지면의 압박을 받았다고 할 정도로 분량이 많았는데 모 기업의 사외보에 1년 연재하던 글을 보관용 원고를 보충해 카카오 브런치에 올린 것이 검색과 공유를 통해 알려져 책으로 발간되는 인연이 되었다고 한다. 요즘은 블로그와 같은 형태가 많아져 읽은 사람들에 회자되는 글에 대한 인기가 조회수로 한 눈에 보이니 가능한 일이었다 생각되었다.

Part1 인물들은 그야말로 나라의 큰 공을 세워 현세에 위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이야기를 남기신 분들~

이순신, 장영실, 김유신과 김춘추

최무선

허준

정약용

우장춘

이휘소 박사

최영숙

석주명

Part2는 왕이로소이다 같이 영화로도 만들어진 비운의 왕들 광해군, 사도세자 인터뷰였고 아버지와의 트러블로 1인자가 되지 못한 스토리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조금씩 다르게 비춰지는 것 같다.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래도 후대인들이 재평가는 계속 이루어지고 있기에 일견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Part3 예인, 예술 그 자체로 살았던 그리고 그들이 사랑에 대해 조명한 분들을 차례로 나열했다.

황진이

신사임당 대 허난설헌

이상

윤심덕

나혜석

김일엽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을 몸소 보여준 전쟁터 무장들 외에도 구암 허준이나 다산 정약용 같은 평생에 걸쳐 민본을 실천한 분들의 글이 좋았는데 현대 의학과 현대 법학에 전혀 뒤지지 않을만한 지식들의 토대를 마련해주셨다는 사실에 뿌듯했다.

part1에서는 근대로 넘어온 우리나라에 과학의 힘을 증명한 우장춘, 이휘소 박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풀 수 있었다. 씨없는 수박으로 유명세를 치른 우장춘, 당시 친분있던 일본 박사가 그의 '종의 합성' 논문을 차용해 발표한 종이었고, 그는 우리나라 토종 종자를 전국 시연회를 열어 그 우수성을 알림으로써 농민들의 신뢰를 얻었다는 것, 해방 이후 식민시대의 일본 종자나 다른 수입종들을 쓸 수 없던 우리나라에서식량 자급자고족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고마움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저자는 소설가이면서 여성이기에, 여성 인물들에 대한 애정있는 시선이 돋보였는데. 최초 여성 경제학사로 최영숙, 최초 성악가 윤심덕, 여성인권 운동가이자 문학가 나혜석, 김일엽에 대한 재조명이다. 조선시대 허난설헌과 신사임당이 남성이었다면 허균이나 정약용같은 인물이 되지 않았을까? 황진이같은 지성과 미모를 겸비했다면 현세에는 김연아나 세계로 진출하는 예인이 되었으리라.

우리나라가 어렵던 시절에 여자아이는 공부도 많이 시키지 않던 시절, 개화가 되고 힘겹게 해외 유학을 다녀와 과도기 신여성으로 삶을 살았던 그녀들. 여성의 몸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에 세상의 편견과 남성들의 견고한 성을 부수려는 노력은 달갑지 않았고 외면받거나 터부시되었다. 무능하거나 혹은 여성을 한낮 자신의 악세서리로 여긴 남편을 등진다는게 근대까지도 허락되지 않은 일이었고 '이혼'을 한 신여성들은 자신들이 원하지 않게 사생활이 구설수에 올라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였고 사회적 활동에 제약을 받았으리라 짐작되어 안타까웠다.




... 무엇무엇 할 것 없이 통틀어 사회를 개조하여야 하겠습니다. 사회를 개조하려면 먼저 사회의 원소인 가정의 주인이 될 여자를 해방하여야 할 것은 물론입니다. 우리도 남같이 살려면, 남에게 지지 아니하려면, 남답게 살려면 전부를 개조하려면 여자 먼저 해방되어야 할 것입니다.

김일엽, 1920년 3월 <신여자>창간사 중 일부.


변화된 시대를 살고 있지만, 리베카 솔닛이 저서에서 말했듯이, 우리 시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투 운동의 향방은 얼마든지 달라질 것이다.

역사에 관한 서사들은 그래서 언제나 의미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던 책이다.




이 리뷰는 노북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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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의 청포도 - 이육사 이야기 역사인물도서관 4
강영준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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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시인 이육사의 본명은 이원록. 1904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해에 대한제국의 운명은 (제 1차 한일 협약)일제의 내정 간섭 시작되었고 러시아 세력을 몰아낸 일본은 포츠머스 조약 연이어 을사조약으로 실질적 일본의 지배에 놓이게 된 슬픈 역사적 사건들이 있었다. 그는 안동 원촌에서 할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자랐는데, 선진 학문을 배워 일본이 만세 운동 때 총칼로 군중을 학살했던 일본에 맞서기 위해 대구로 옮겨 19세가 될대까지 일본어, 물리와 화학, 철학을 공부했으며 일본을 거치지 않고 뒤쳐지지 않는 고급 지식을 익히기 위해 일본을 가야 일본을 넘는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논어나 중용같은 유교가 신학문과 결합한다 해도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는 쉽지 않고 시대가 바뀌었기에 더 큰 세상, 더 새로운 문물을 배우기 위해 다음으로 나아가려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부모님의 걱정을 만류하고 나이 어린 아내에게도 작별을 고해야만 했다.

지역학교를 세우시는 일을 하셨고, 원록에게 죽은 나무에도 정성을 다해 보살피면 언젠가 잎을 틔울거라던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온 바다를 휘젓더라도 어둠을 몰아내는 빛의 씨앗을 찾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이 책은 부산항에서 현해탄을 건너 일본으로 향하는 갑판 위의 그의 심정을 묘사하며 시작한다. 이육사가 일본 유학을 갔을 때 박열은 재판 중이었고, 아나키스트 단체에서 활동했다는 김태엽의 증언이 있었지만 1923년 불령사, 1922년 흑우회 등의 단체의 등장인물들과의 만나는 일화 등은 강영준 작가가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했으나 허구적 상상력을 가미했다고 한다.

일본은 근대적인 법이 있었지만 천황은 법 위에 있었다. 천황이 일본이고 일본이 곧 천황인 살아있는 신을 섬기는 비합리적인 미신의 나라가 일본임을 깨닫기까지 오래걸리지 않았다. 사무라이(군대)와 자본가들이 떠받치고 있는 천황은 일본인들에게 무조건적으로 복종해야 하는 존재였기에, 민주주의가 꽃필수 없는 그렇다고 사회주의도 아닌 봉건 국가보다 더 봉건적인 나라라는 생각을 같이한 아나키스트들. 박열이 대역죄로 사형을 구형받고 독립선언이나 만세를 불렀던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비롯한 조선인들에 비해, 같은 조선인을 멸시하고 일본인이 되고자 했던 친일 유학생들을 직접 겪게된 원록은 도쿄에서 처음으로 시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화 <박열>, <밀정> , <아나키스트> 등 당시의 시대 분위기를 그린 것들을 본 적이 있다면 좀더 상상하기 쉬웠을거라는 아쉬움이 들긴 했지만,최대한 상상하며 작가의 이야기 흐름에 따라갈 수 있었다.


광명을 배반한 아득한 동굴에서

다 썩은 들보와 무너진 성채의 너 홀로 돌아다니는

가엾은 박쥐여! 어둠의 왕자여!

쥐는 너를 버리고 부잣집 곳간으로 도망했고

대붕도 북해로 날아간 지 이미 오래거늘

검은 세기의 상장이 갈가리 찢어질 기-ㄴ 동안

비둘기 같은 사랑을 한 번도 속삭여 보지도 못한

가엾은 박지여! 고독한 유령이여!

-<편복> 중에서, 이육사.


작가의 짐작대로, 그의 몸이 약해졌을 때 이 시를 썼을까? 원록의 어머니, 허길 여사는 본인이 독립운동 의병장의 여식으로 차남인 원록 외에도 6형제를 모두 독립투사로 길러낸 강한 어머니였던 걸로 보여진다. 그런 어머니와 아버지의 아들 모두 우애있게 서로 의지하며 독립운동가의 길을 갔고,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께 사랑을 받으려 경쟁적으로 글을 지어 글솜씨가 뛰어나 시대의 문학평론가, 신문사 기자등 주요 문인들이기도 했다.

일본 유학에서 21세에 돌아온 그는 대구 조양회관에서 시민 혁명과 인민 주권, 아나키즘 등 근대정신사를 청년들에게 교육했고 원록의 운명은 중국으로 향한다.


이원록이란 이름 그리고 이활이란 필명을 썼던 그가 이육사로 바꾸게 된 계기에 대해 나오는데  1927년 대구 조선은행 폭탄 테러의 주범으로 체포되어 들어간 감옥에서,이제 원록이라는 이름처럼 복록을 누릴 수 없으니 가슴속에 묻고 언젠가 싹이 트면 그때 이름을 되찾겠다고 하여 사용하게된 죄수 넘버 264에서 따온 것이라는 것이다.

만주사변을 계기로 중국으로 건너가 독립가들이 중국 국민당의 지원을 받아 난징에 세운 군사학교, 즉 조선 혁면 군사 정치 간부학교를 다니고 이듬해 졸업한다. 그곳에 남아 직접 독립전쟁을 하려고도 고민했을 그가 서울로 돌아오게 된 이유는 글로써 노동자와 농민의 삶으로 들어가 의식을 개혁하고자 했던 루쉰의 글에도 영향을 받았고, 이후로 본격 시 창작활동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1937년 일본은 중일 전쟁을 일으키고 미국 진주만을 공격하는 등 수많은 조선의 인력과 물자가 일본이 일으킨 전쟁으로 본격적으로 수탈당하던 와중에 1939년 이육사의< 청포도>가 발표된다.

1940년 <절정>,<광인의 태양> 등을 발표하고 39세 베이징에서 국내로 무기 반입 계획이 발각되어 베이징 주재 일본 경찰에 구금되어 이듬해 재판을 받지도 못한 채로 모진 고문받았으며 지하 감옥 안에서 폐결핵이 악화되어 40세 사망하게 된다. 육사와 일을 도모해 옥에 갇혔다 먼저 풀려난 이병희가 육사의 시신과 <꽃><광야> 를 동생들에게 전하였고, 사후 육사의 유서나 다름없는 이 시들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1945년 광복을 보지 못하고 힘없이 스러져간 그의 생명은 저항 정신으로 살아 1946년 동생 원조의 손에 의해 육사 시집으로 묶여 출간되었으니, 그의 40평생은 일제 강점기의 시작과 끝으로 점철되어 있었고 현해탄의 검은 바다와 같은 세계 정세 속에서도 작은 희망의 씨앗을 낳았다.

'검은 세기'에 광명을 잃은 동굴과 같은 곳에 숨어들고 싶었지만 끊임없이 조선인들을 일깨운 그와 같은 문인들이 있었기에 '글도 잃지 않고' 우리가 한글로 책을 읽는 자유를 누릴 수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쓴이의 말처럼 이육사 박물관이나 이전의 객관적 사실에 기반해 소설식으로 각색한 내용들이지만 읽는 내내 적재 적소에 애정어린 시와 이육사의 인간적 면모가 드러나 있어, 가슴이 뭉클했다.


이 리뷰는 북멘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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