맙소사, 나의 나쁜 하루 - 나쁜 하루에도 좋은 순간은 있어, 2024 보스턴 글로브 혼북 명예상 수상작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27
첼시 린 월리스 지음, 염혜원 그림, 공경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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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첼시 린 월리스 작가는 처음 들어보는데요, 소재도 재미있고 일러스트를 그리신 염혜원 작가님 그림과 너무 잘 어울려요.

염혜원 작가님의 이력을 보면 볼로냐 라가치 픽션 부문, 에즈라 잭 키츠상, 미국 아시아 태평양 도서관 사서 협회 선정 문학 상 등을 수상한 일러스트 도서 뿐아니라, 글과 그림을 함께 낸 책도 다수 있네요^^ 역시 믿고 보는 그림책 작가랍니다. 전문 번역가이신 공경희 님이 참여하신 것도 눈에 띄고요. 아이들 그림책 중 이 분이 옮긴 책을 안 읽은 한국어린이가 있을까 싶죠.

주인공 어린이는 유치원생인가봐요...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혼자 스스로 옷입기도 귀찮은지 잠이 덜 깼는지 우리집 상전 막내랑 비슷해 웃음이 나옵니다.

어제는 신나고 신나는 하루였는데! 어제야, 다시 와서 나랑 놀지 않을래?

 

아이는 시리얼을 먹고 옷을 입고 나갈 준비를 하면서도 잠깐씩 공상에 빠지나 봅니다. 어제는 신나는 하루, 오늘은 모든게 잘 안되는 것 같고 꼬인 것 같고 말이죠...

허둥대기, 총총대기, 앞다투기, 그만! ...조금만 천천히 가도 뭐 어때요? 하고 아이의 생각과는 달리 아이를 제시간에 등원시켜야 하는 부모의 마음과 몸은 쌩쌩~ 아이의 손을 잡아 이끌고 서두를 수 밖에 없죠. 어른과 몇 뼘 키차이가 나고 속도 차가 나니, 아이는 미끌미끌한 땅에 꽈당하고 넘어지고 맙니다. 피가 나고 아앙~ 울음을 터트리고 마는 우리의 꼬마 아가씨~

누가 반창고 좀 줘요...

우여곡절 끝에 등원해서는 간식줄에서 새치기 대장한테 자리를 뺏기고,

딸꾹질이 멈추지 않아 괴로워하고,

더이상 나빠질 게 하루가 계속됩니다. 이게 머피의 법칙일까요?

아 맙소사! 어쩌면 좋아!

완전히 망쳤어, 쫄딱 망했어!

 

미술시간도 내 맘같지 않고요... 집으로 돌아온 아이에게 밥은 또 맛이 없었나보네요... 맛없는 치약을 밤마다 칫솔질을 왜 해야 하는지 도저히 아이는 알 수가 없답니다. 귀뚜라미가 여기 저기 쫓아다니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귀뚜라미의 정체는 미궁이긴 합니다만 아이를 지켜보는 독자의 시선 같기도 합니다. 어찌 어찌 엉망진창인 하루가 온종일 짜증났던 아이는 이제 지쳤는지 아빠의 품에 안겨 잠을 청합니다.

나쁜 하루에도 좋은 순간은 있어, 하루가 끝나 간다는 것, 그거면 충분해.

 

귀뚤귀뚤 귀뚤귀뚤. 아, 귀뚜라미구나. 잘 자.

 

아이는 오늘보다 내일 그리고 또 내일 점차 성장해 가겠지요. 엉망인 것 같던 하루도 내일이 되면 다시 시작하고 그만큼 몸도 마음도 자라는 모습이 우리네 어릴 적 모습인 것 같기도 해서 다시 한번 미소짓게 됩니다.

'내일아, 빨리 와 주지 않을래?' 이제 반백 살이 되니 내일이 더디게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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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세계사 100 탈것 도서관 1
임유신 지음 / 이케이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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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69년 증기자동차부터 미래의 자동차까지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는 이 책은 100년의 기간이 아니라 자동차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100가지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뜻이었네요...'스스로 움직이는 이동수단'이라는 뜻의 자동차는 사람이 운전해야 하죠. 그런데 지금 한창 개발 중인 자율주행 자동차는 이제 그 용어에 점점 가까워지는 똑똑한 물건이 되고 사람을 실어나르고 운전을 하지 못하는 노약자나 장애인에게 희망적인 기술인데요. 이와 함께 최신 꿈의 기술인 전기차 분야는 눈부신 발전을 했고요. 자동차는 이제 없어서는 안되는 산업이기도 하니 1부 자동차의 발전과 미래 자동차, 2부 자동차의 기술, 3부 자동차의 디자인과 구조 등 우리가 꼭 알아야할 지식들이 많이 발견됩니다.
4부 세계 최고 자동차와 자동차 회사 그리고 5부 재미있는 자동차 이야기에서 세계 유수의 미국 유럽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 특히 안전벨트와 카시트의 필요성 자동차와 오토바이, 비행기의 속도에 궁금증도 해결할 수 있어 재미납니다. 6부 자동차와 인물에서 디젤 엔진을 만든 디젤, 컨베이어 벨트를 만든 헨리 포드, 현대자동차 창업이야기와 세계 유명 디자이너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원래 전기차는 미래기술인 듯 보이나 처음 선보인 때는 19세기였다고 해요. 원유와 전기를 함께 쓰는 마차를 만든 스코틀랜드 사업가, 프랑스 발명가 쿠스타브 트루베는 최초의 엔진 자동차 벤츠의 차보다 앞서 나와 1880년대 당시 인기를 끌기 시작해 1900년대 초 미국에는 전기 자동차가 엔진 자동차보다 많았다고 합니다. 유전 개발로 기름값이 떨어지고 엔진 자동차의 대량 생산의 증가는 1930년대 들어 전기 자동차가 사라지게 된 이유였답니다. 아들이 좋아하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이미 상당한 궤도에 오른 듯합니다. 현대 아이오닉 로보택시라던가 센서를 이용해 도로 상황에서 장애물의 위치를 인식해 방향을 설정하는 기술이 핵심입니다. GPS, 레이더, 첨단카메라 등을 갖춰 정밀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하지요.

구글 웨이모, GM크루즈, 모셔널, 앱티브, 포니닷에이아이 등 자율주행 업체들이 테스트 및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요 구글이나 바이두 같은 IT회사 뿐아니라 전통적 메이커인 벤츠, BMW, 볼보, 도요타, 현대 등의 제조사도 함께 개발하며 이들을 레벨3 자율주행 차들이라고 한다죠. 그러나 기술이 나와도 각 나라 법규와 제도가 뒷받침이 되어야 하니 보급형 시장에 나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요.


요즘 차량 급발진이나 알 수 없는 이상으로 사고가 많은데 사고시, 연료 때문이 아닌 화재의 원인이 전기장치 합선이라고 해요. 영화에서 그리듯 자동차가 쉽게 불이 붙지 않는다고 해도, 주유소 같은 곳에서 기름을 넣을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겠죠?
식구가 많은 우리집은 승합차를 타는데요, 요즘은 캠핑이 유행이다보니 '차박'을 할 수 있는 캠핑카에 관심이 더 가요. 사륜구동 SUV는 흙길이나 비포장을 다닐 수 있어 해볼만은 하지만, 차 안에 여러 필요시설을 만들어 놓은 캠핑카에 비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미니밴이나 트럭을 개조해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미국에서 시작된 자동차 캠핑은 미국이나 유럽의 장기간 여행 문화에서 기인하는데요 미국에서는 정작 캠핑카라는 용어가 아닌 '트레일러'라고 부른답니다.
이밖에 자전거와 오토바이, 그 이전 마차와 수레, 증기기관차까지 탈것의 역사에 대한 비하인드가 많아서 좋았습니다. 수소 자동차는 탄소중립으로 향해 갈 인류가 주목하는 녹색 에너지원의 탈것이지만, 에너지의 문제는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인류가 발전하여 이룬 산업혁명 이후,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차와 증기자동차의 기원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아이와 함께 그 탈 것의 기원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어 아주 유용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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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리더십 수업 - 테마파크 주차 요원을 글로벌기업 경영자로 만든 21가지 성장 원칙 현대지성 리더십 클래스 1
댄 코커렐 지음, 박여진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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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의 설립 이후 딱 올해로 100년이 되었다고 한다. 내가 어릴 때 아니 우리 부모세대부터 이미 디즈니의 존재 미국의 캐릭터들을 친구로 삼아 꿈을 키웠다는 사실, 더구나 전세계 어린이들이 크고 작은 영향을 받았다는 걸 감안해 보면 실로 엄청나다. 월트 디즈니사의 사업분야는 현재 매우 다양하다. 디즈니 미디어 사업은 현재 OTT까지 진출해 기존 컨텐츠 사업들을 압도하고 있으며, 더 전통적인 사업으로는 파크(Park) 가 있다.

디즈니 매직 킹덤, 미국의 한 테마파크에서 대학과 대학 졸업 후 사회초년생으로 시작해 26년을 한곳에 일해 CEO(부사장) 댄 코커렐은 흙수저 금수저 이론까지는 아니더라도 전설적이라고 할 만하며 이 책을 쓰고 은퇴 후 강연으로 새 역할을 수행하며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매직 킹덤에서는 날씨에 따라 캐스트 멤버가 할 일부터 고객의 경험까지 모든 게 바뀌었다. 대자연을 거스를 마법 같은 건 없었다. 하지만 개인의 사생활이나 직업 활동에서의 '날씨' 즉, 문화는 통제할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이 책에서 전하려는 핵심 메시지다.

들어가며.

리더가 직원들을 잘 섬기고 그가 이끄는 팀이 높은 성과를 내도록 도왔으며, 성공적인 조직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했던 경험, 물론 수많은 시행착오와 관습적인 문화에 맞서며 실패도 했지만 일련의 과정을 통해 그는 '디즈니 토양의 리더십 훈련 과정'을 설계하고 실행했다.

저자는 타인을 바라보며 타인의 인생 기준으로 나의 성공 여부, 나의 행복을 비교 가늠하지 말라. 인생의 성공의 모습은 모두 각자 달라야 하며, 새로워지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라, 쉬운 길을 가지 말라는 주문. 그것의 바탕 위에 바로 셀프 리더십이 있다고 말한다.

각 장은 그야말로 인생에 대한 '나'의 태도를 말하고 있다. 조직과 팀원들의 문화에 자신이 기여할 수 있으려면 먼저 자신을 돌아보라는 것이고,

이론을 펼친 뒤 '핵심 정리'로 구체적이고 간단한 지침을 알려주고 있다.

1장 건강한 몸 -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 올리는 방법

여기서 나의 몸상태를 분석 기록, 요즘에는 매년 건강검진을 받는 편리한 방법이 있으니 시작점으로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 기록은 1년 이상 계획 실천해야 드러나며 식단은 엄격하지 않게 식사량만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 수면의 힘을 믿으라는 점이 핵심이었다. 거기에 강한 멘탈이 따라고 온다고 믿는 것이다.

상대방의 말을 듣고 소통의 단서를 세심하게 판단이나 결론은 자제해 가며 자신을 통제하는 일이다. 감정에 휘둘려 상황을 왜곡하거나 섣부른 가정을 하면 대화에 방해만 될 뿐 감정적인 말이 끼어들 여지가 많아지므로 '이 말이 이 순간에 꼭 필요한가?'를 되물어야 한다. 저자는 명상과 감성지능을 연습하고 적용하므로써 어려운 상황, 갈등, 피드백, 비판 등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으며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와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좋은 소통과 공감만이 그가 말하는 셀프 리더십의 핵심 수단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가 경험한 수많은 직원 중 문제의 그 사람 데이비드 라는 팀장을 고용했을 때, 객관적으로 적임자처럼 보였던 그는 팀원들에게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심바처럼 충성을 하도록 강요했고 팀원들은 권위적인 태도는 디즈니의 문화와 맞지 않으므로 댄에게 와서 불만을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디즈니 입사 지원자들이 조직문화와 맞는지 평가하는 여러 단계의 면접에서 어떻게 통과했는지 모를 가치관을 가진 데이비드 본인이 자신의 행동방식과 말이 일치하지 않았기에 그것이 드러났을 때 자의반 타의반 디즈니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가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해서 당신이 나쁜 사람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저 운 나쁘게 가치관이 서로 다를 수도 있다. ...자신을 인식하는 훈련이 대단히 중요하다.

3장 건전한 가치관

우선순위에 따른 시간관리법, 위기가 닥치기 전 위임하여 자주 발생하는 상황과 팀원의 역량을 사전에 파악해두라. 긴급하게 대처할 일과,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을 천천히 시간을 두고 처리하는 법, 그래서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조직을 만드는 법을 리더가 해야 한다. 입사한지 7일, 30일, 60일,90일이 되었을 때 직원에게 할 유용한 질문(면담)을 그리고 적절한 보상을 주어 업무의 적응도, 가능성을 파악하고 팀원과의 관계를 잘 맺도록 한다. 물론 직원입장에서 상사와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참고할 만한 지침을 함께 실어주어 유용하다.

이미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유수의 기업들이나 글로벌 기업들은 수평적 조직문화를 토대로 직원들을 붙잡아두는 매력적인 곳이 많으며 이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나 군에서까지 디즈니 인적자원 개발 기관인 디즈니 인스티튜트의 리더십 교육을 하고 있는 저자를 초빙해 가르침을 듣는다니 말이다. 무엇보다 필자가 주목한 지점은, 그가 내세운 '셀프 리더십'이라든가 '진정한 유산은 정원에 보이지 않는 씨앗을 심는 것이다.'와 같은 말을 인용하면서 성과 지향은 한물갔으며 결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닌 올바른 가치관을 토양으로 상호존중적 소통으로 '문화'에 방점을 둔다는 것이다.

캐럴 드웰 박사의 <마인드셋>처럼 학계의 최신 동향이나 아이젠하워의 시간관리법과 같은 고전적 방법, 무엇보다 달라이 라마와 같은 정신적 지도자의 말과 동양적 문화, 인문학이 개인이나 기업의 성공에 핵심 기반이라고 여긴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최근 OTT사업분야나 세계를 움직이는 거대 미디어에 관한 소식이나 주가하락, 전설적 CEO 밥아이거의 컴백 등 가십중심이야기가 아닌 줄기나 뿌리같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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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설은 정말 거기 있었을까 - 교과서 문학으로 떠나는 스토리 기행
정명섭.이가희.김효찬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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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문학이라는 장르가 존재할까? 그것은 몰라도 교과서에 나온 시.소설을 읽은 누구나 각자의 의미를 찾아가며 여행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의도로 문학 기행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기록으로 남기는 세 사람이 함께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려 엮은 책이 나왔다.


문학은 글이지만 공간이기도 합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인 3명은 교과서에 나오는 문학의 길을 걷는 책을 기획하고 다양한 작품을 놓고 비교 토론해 이 시대에 가장 울림이 크고 메세지를 잘 전달해줄 작품을 골랐다며 프롤로그에서 밝히고 있다. 이렇게 고민 끝에 엄선한 박완서의 삶과 그녀의 수많은 소설 중, <나목>과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먹었을까>의 배경을 찾아 서울 나들이를 한다. 그리고 큰 별 조세희 작가의 롱스테디 소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지금도 사회 문제작 윤흥길 <아홉 켤레의 구도로 남은 사내>의 배경인 광주 지금은 성남시인 곳, 양귀자 작가의 <원미동 사람들>로 부천을 가기도 하고요.

가난한 삶을 사는 우리의 다른 모습이었던 소시민의 이야기 <괭이부리말 아이들>은 김중미 작가가 그때 그시절 그곳에서 생생하게 사람들의 모습을 소설로 옮겨놓아 더욱 현실감있게 다가오면서도 사라져가는 모습에 아련해지기도 했답니다.

일제 강점기에 생긴 미쓰코시 백화점을 인수한 신세계가 백화점으로 문을 열었던 건물은 한국전쟁 이후 미군 PX로, 박완서가 작가로서 명성을 얻기 전 자전적 이야기의 <나목>을 구상했던 곳이라고 하니 당시 시대적 배경과 함께 남아있는 건물을 돌아본다면 박완서의 초기작들을 다시금 찾아보게 될 거 같다. 그녀의 출신은 이북 황해도로, 자신과 오빠를 유학시킨 홀어머니가 사대문 안의 학교로 보내기 위해 친척집으로 불법 전입을 감행해 서울 현저동이라는 가난한 동네에 상경민들이 살던 곳에 대한 기억을 담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가 있다. 지금은 새 아파트 촌이 되어 당시 살던 많은 완서네 가족들이 서울 언저리 혹은 그 바깥으로 밀려난 것은 아닌가하는 심상을 떠올리게 된다. 표지의 소녀가 어린 박완서이고 현저동 초입에 서대문 형무소의 '옥바라지 골목'이 자리하고 있어서 전쟁 직후 사람들의 고단한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전달해주고 있다고 한다. 충정로역을 나와 서울역 뒤로 서울 한복판에 자리한 중림동이 난쏘공(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배경으로 지금 남아있는 성요셉 아파트 언덕 아래쪽에서는 7층 언덕 위에는 3층으로 보이는 비탈길 아파트가 있다고 한다. 필자도 서울 시민이었던 적은 거의 없어서 서울의 재개발 지역은 용산 부근밖에 몰라, 건물이름도 건물 생김새도 사진을 보고 생소하게 느껴졌다. 지금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마을의 풍경은 깨끗해지고 젊어지는 중이라고 하니, 옛모습이 없어도 충분히 한번 가볼 만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원주민은 쫓겨나듯 떠나지만, 자본주의 도시답게 스스로 변화한 것이 아닌가. 1960년 대 서울을 돌아보는 여정이 있다면, 인천 차이나타운을 찾은 작가들은 어떤 작품과 함께였을까. <중국인 거리>라는 오정희 님의 1979년 발표한 단편 소설이었다고 한다. 차이나타운은 6.25 전쟁 몇 해 뒤 조성된 중국인과 한국인, 미군들이 한데 섞여 '모두가 이방인이 되는 거리'였다고 한다. 전쟁 직후 새로 집을 짓느라 냄새와 탄가루가 날리며 제분공장의 매연도 사람들의 인종만큼 섞여있던 곳, 그곳에 이사온 피란민 가족과 소녀가 이사를 와서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여성들의 차별적 삶에서 소녀는 절망과 막막함을 느꼈지만, 아버지의 전근으로 서울로 가게되며 그 시절을 반추하는 작가 오정희의 자전적 성장소설로 가치를 지닌다니 한번 찾아 읽어봐야겠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작가 김중미 또한 어리고 가난한 노동자 들의 병원에서 일하다 인천에서 사회 활동을 하게 되며 여성작가로서 이름을 알렸고, 양귀자 작가 또한 자신의 삶이 투영된 곳 부천 원미동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학창 시절, 인천에서 살며 부천을 오갔지만 원미동 사람들의 거리는 가본 적이 없어 '무궁화 연립' 이 대화아파트로 재개발 되어 있고 원미산 원미공원 등도 처음 들어본다. 1980년 대 경제발전과 함께 잘 살겠다는 소시민들의 욕망을 담아낸 소설이라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지금은 거대 역사가 된 용산역, 얼마전에도 전시장을 다니러 갔었지만 내가 살던 20년 전과 그 이전의 용산의 모습은 너무나 급변한 것 같다. 저자들이 돌아본 용산역 주변은 거대한 빌딩숲이 되어 아쉽다고 말했다.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의 주인공 유준과 인호의 무전여행 당시의 풍경이 없어서라고.

문화서울역284가 되기전 서울역은 소설 속에서 새벽녘 광장의 푸르스름한 가로등 밑에서 삶의 이정표를 잃은 시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데, 필자는 사실 이 건물을 언뜻 지나치기만 했지 드라마 <미생>의 무대인 서울스퀘어빌딩(구 대우그룹 본사)과 예전 서울역의 모습을 간직한 광장만이 기억난다. 네오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경성역은 일제강점기 일본의 지배의 상징물로 그 어마한 규모의 내부를 들어가본 적이 없어 에 나오는 카페와 대합실, 역무실 등의 내부구조를 그저 상상할 수 밖에 없다.


벚꽃이 필 무렵 작가들은 모였고 1년간 모든 계절을 통틀어 함께 위의 순간들을 같이 하며 마음에 담은 것들이라고 합니다. 재개발로 없어진 선술집, 포장마차가 아쉽고, 작은 흔적이라도 찾으면 사진으로 남겨두어 오롯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 마음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대를 관통하는 사람들이 만든 이야기, 소설 속에서 살아나 지금의 우리에게도 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돌아보게 했다고, 이 문학기행이 즐거웠다고 독자들과 작가와 작품이 '공간'으로 함께 만나는 일임을 증명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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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꿈꾸던 그날인가 - 98편의 짧은 소설 같은 이향아 에세이
이향아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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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으로 24권, 에세이집은 16권을 쓰신 이향아 작가님의 최근작입니다.

문학이론과 평론을 활발히 내고 한국문인협회, 한국여성문학인회 자문위원 그리고 시문학상 , 한국문학상, 윤동주 문학상 창조문예상 등 수상하신 문학계의 원로격이라고 하는데, 나는 현대시를 잘 읽지도 에세이를 즐겨 읽지도 않았기 때문인지 이 분을 몰랐습니다.책 표지처럼 향기로운 꽃 그리고 이름마저 향내를 간직했을 것 같은 작가님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1부에서 4부까지 총98편의 짧은 삶의 단상들이 들어있고 어떤 기준으로 각 부가 나뉘어진건가 궁금합니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은지, 다도를 놓고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리고 젊은 시절부터 교단에서 가르친 제자들의 면면을 떠올리며, 그녀는 애정어린 시선으로 그 자신이 되어보기도 하고 보듬어 안습니다.

그리고 돌보지 않던 수선화 뿌리에서 끈질기고 부단한 생명을 발견하고는 뒤늦게 물속에 넣고 꽃을 피워냄을 보며 살아있는 푸른 잎을 보여주는 것도 마른 뿌리에서 꽃까지 보여주는 작은 생명에서 위대하고 엄숙함 그리고 경이로움에 서정주 시인의 <봄에 꽃피는 것 기특해라>를 떠올렸어요.꽃나무에 붉고 흰 꽃 피는 것 기특해라.

눈에 삼삼 어리어...

봄날에 꽃 피는 것 기특해라.

그러고보니 베란다에 화분들도 봄이라고 볕에 두었더니 저마다 작고 이쁜 새 잎을 틔우고 매일 밤을 잘 지냈는지 궁금케 했었는데, 이향아 작가 또한 그러한 느낌을 책의 첫부분에 읊조리니 반갑네요.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그녀에게는 세 아이들이 있고 장성하였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하는데요, 작가는 결혼한 새댁 시절, 혹은 그 이전 대학 시절 사진들을 보며 왜 나이답게 누리지 못했다고 할까? 왜 활짝 웃지 않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는지 가늠해본다.

갈 길이 멀다고 걸음을 재촉하면 목적지에 도달했어도 왔던 길을 모른다.

자신이 늘 낯선 시간 앞에서 망설이고, 머뭇거리다 밀려왔지만 그 시절이 단련시켜 지금부터라도 현재를 느끼며 살겠다 어제는 감사의 날로, 오늘은 축제의 날로, 내일은 꿈꾸던 '그 날'로 만들겠다 다짐합니다.

모자라지 않게 그렇다고 넘치지도 않게 주변의 가까운 사람이든, 일정한 거리를 둔 누군가이든 시를 노래하는 마음, 곁에 있어주는 것으로 시를 쓰겠다고 함을 말하고 있습니다.사람들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그들이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사유도 재미있습니다. '아기가 타고 있어요'라는 스티커를 차의 뒤창에 붙인 차를 만나면 자기 아기를 태우고 있으니 다른 운전자들이 조심해야 한단 말인지, 아이가 타고 있는 천천히 운전하는 차이니 지나가는 차들도 속도를 내지 말라는 말인가 의아하다고 합니다. 자기 차의 앞에 붙여 운전자 스스로가 안전 운행에 대한 다짐을 하는게 맞지 않을까하고.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많았고 기분이 별로, 다른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게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하는 생각도 들고요. 언제나 아이를 보는 어른들은 자신을 돌아봐야 하고, 경각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좋아하는 색에 대한 글도 재미있습니다. 그림을 취미로 그리는 작가는 색에 대한 자신의 변화, 나이에 따라 달라져온 감상을 이야기하며 홀로 있는 색보다 콤비네이션, 즉 어우러짐에 따라 달라짐이 어떠한지를 말하고 있다. 이 책의 표지를 정할 때도 출판사 편집자에게 '이거 아니면 저거'라고 했다가 금세 마음이 바뀌어 변덕을 부렸다고 고백한다. 그만큼 모든 색을 '싫어함'은 불가능하며

다른 모든 색깔과 등을 지지 않고서 어찌 하나의 색깔을 선택하랴?

무슨 색깔을 좋아하세요 중에서.

반세기를 넘게 살아오며, '이 다음 어느 날'이 꿈꾸기를, 기쁨을 미루며 살았다고 작가는 밝히고 있습니다. 그가 그리는 아름다운 백조(기쁨)가 궁금해도 참고 견디었을 안개같은 나날듯을 지나서 문득 '오늘이 내가 꿈꾸던 바로 그 날이 아닐까. ..무심히 지나가지 않고 최고의 의미를 찾으며 하루를 살겠다.'고 하신 말씀을 새기게 됩니다.

​이 리뷰는 스타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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