맙소사, 나의 나쁜 하루 - 나쁜 하루에도 좋은 순간은 있어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27
첼시 린 월리스 지음, 염혜원 그림, 공경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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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첼시 린 월리스 작가는 처음 들어보는데요, 소재도 재미있고 일러스트를 그리신 염혜원 작가님 그림과 너무 잘 어울려요.

염혜원 작가님의 이력을 보면 볼로냐 라가치 픽션 부문, 에즈라 잭 키츠상, 미국 아시아 태평양 도서관 사서 협회 선정 문학 상 등을 수상한 일러스트 도서 뿐아니라, 글과 그림을 함께 낸 책도 다수 있네요^^ 역시 믿고 보는 그림책 작가랍니다. 전문 번역가이신 공경희 님이 참여하신 것도 눈에 띄고요. 아이들 그림책 중 이 분이 옮긴 책을 안 읽은 한국어린이가 있을까 싶죠.

주인공 어린이는 유치원생인가봐요...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혼자 스스로 옷입기도 귀찮은지 잠이 덜 깼는지 우리집 상전 막내랑 비슷해 웃음이 나옵니다.

어제는 신나고 신나는 하루였는데! 어제야, 다시 와서 나랑 놀지 않을래?

 

아이는 시리얼을 먹고 옷을 입고 나갈 준비를 하면서도 잠깐씩 공상에 빠지나 봅니다. 어제는 신나는 하루, 오늘은 모든게 잘 안되는 것 같고 꼬인 것 같고 말이죠...

허둥대기, 총총대기, 앞다투기, 그만! ...조금만 천천히 가도 뭐 어때요? 하고 아이의 생각과는 달리 아이를 제시간에 등원시켜야 하는 부모의 마음과 몸은 쌩쌩~ 아이의 손을 잡아 이끌고 서두를 수 밖에 없죠. 어른과 몇 뼘 키차이가 나고 속도 차가 나니, 아이는 미끌미끌한 땅에 꽈당하고 넘어지고 맙니다. 피가 나고 아앙~ 울음을 터트리고 마는 우리의 꼬마 아가씨~

누가 반창고 좀 줘요...

우여곡절 끝에 등원해서는 간식줄에서 새치기 대장한테 자리를 뺏기고,

딸꾹질이 멈추지 않아 괴로워하고,

더이상 나빠질 게 하루가 계속됩니다. 이게 머피의 법칙일까요?

아 맙소사! 어쩌면 좋아!

완전히 망쳤어, 쫄딱 망했어!

 

미술시간도 내 맘같지 않고요... 집으로 돌아온 아이에게 밥은 또 맛이 없었나보네요... 맛없는 치약을 밤마다 칫솔질을 왜 해야 하는지 도저히 아이는 알 수가 없답니다. 귀뚜라미가 여기 저기 쫓아다니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귀뚜라미의 정체는 미궁이긴 합니다만 아이를 지켜보는 독자의 시선 같기도 합니다. 어찌 어찌 엉망진창인 하루가 온종일 짜증났던 아이는 이제 지쳤는지 아빠의 품에 안겨 잠을 청합니다.

나쁜 하루에도 좋은 순간은 있어, 하루가 끝나 간다는 것, 그거면 충분해.

 

귀뚤귀뚤 귀뚤귀뚤. 아, 귀뚜라미구나. 잘 자.

 

아이는 오늘보다 내일 그리고 또 내일 점차 성장해 가겠지요. 엉망인 것 같던 하루도 내일이 되면 다시 시작하고 그만큼 몸도 마음도 자라는 모습이 우리네 어릴 적 모습인 것 같기도 해서 다시 한번 미소짓게 됩니다.

'내일아, 빨리 와 주지 않을래?' 이제 반백 살이 되니 내일이 더디게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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