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시간
유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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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어느 젊은 여자의 사라지는 정황 그리고, 전직 경찰이었던 성환의 사무실에 찾아온 한 남자는 여동생 문미옥의 행방을 찾아달라며 찾아오고. 5년 전 집근처 재래시장으로 장보러 가는 길에 사라진 여동생, 그녀는 CCTV의 몇 개의 흔적만을 남긴 채 감쪽같이 사라졌었고 당시 실종신고와 함께 그녀의 남편이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거짓말 탐지기를 통과한 후, 사건은 미결로 남아있었다.

시간이 흘러 이제 와 민간조사원인 주인공 성환을 찾아온 사라진 여자의 오빠 문창수는, 불우한 가정 환경으로 성인이 된 이후 집을 나와 아버지와 여동생만을 남겨두고 생활해왔고, 일면식도 없는 매부 그리고 연락조차 뜸했던 그녀의 인생에 어떠한 이유로 다시금 개입하려 하는지.

도입에서부터 느껴지는 미스테리한 남매, 그리고 남편 오두진의 당시 행적을 돌이키는 범죄스릴러의 강한 기운이 느껴졌다. 범죄가 일어났지만 가해자와 피해자를 알 수 없는 '실종' 이라는 소재. 내가 즐겨보는 드라마 극에서는 실종(납치)이냐, 가출이냐에 따라 다른 접근을 보여주는데. 납치의 경우, 주변 인물을 철저히 조사하게 되면 거의 대부분은 돈 문제 혹은 학대가 공통된 원인이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지만, 민간조사원인 성환이 우리나라처럼 탐정이라는 신분이 제한적 정보에 접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후배 현직 경찰과 보험사기팀의 전직 경찰의 도움을 받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특히 이 이야기의 결정적인 단서인 남편이 아내의 억대 보험금 수령자라는 사실, 그리고 사망이 아닌 실종선고에 의한 법, 즉 '실종 후 생사를 알 수 없을 때 5년이 지나면 사망한 것으로 본다'는 법률 조항에 의해 사망보험금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남편과 아내는 같은 직장에서 만났고 작은 회사지만 대표였던 그와는 달리 간단한 사무직으로 들어온 그녀는 결혼하고 1년을 같이 살았다. 가까운 사무실 동료들은 부부치고는 그렇게 사랑하는 사이 같지 않았다는 탐문조사 증언을 토대로 이들이 부부가 되기 전의 행적을 추척하게 되는데...

남편은 어떤 사람인가요?

성실하고 착한 남자예요... 휴일이면 함께 마트에 가고 집 앞에서 자주 배드민턴도 쳤어요.

부부사이는 좋았나요?

...

문미옥은 남편의 회사에 취직하기 전 어느 제빵 공장에서 일했고, 일터 주변에서 부부처럼 산 남자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접하게 된 성환. 그러나 어렵사리 만난 전 동거남에게서 아무 단서를 얻지는 못했고, 단지 그가 어린 딸과 함께 둘이 살고 있고 그 아이가 문미옥의 아이인지 알아내야 했다.

그녀는 생명보험 가입을 직접 했고, 사고로 사망시 원래 보험금의 5배를 받을 수 있다는 흔치 않은 특약 조건이 있었다. 추가보험료를 부담하며 교통사고나 갑작스런 질병에 의한 경우를 대비했다. 보험조사원인 민홍기의 도움으로 성환은 이 계약서를 손에 넣었으며 이러한 '외래적, 우연성, 급격성' 에 의한 사고에 포커스를 맞춘다.

결정적으로, 성환은 우연히 사라진 그녀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발견하게 되고, 서서히 비밀에 다가가는데...

사라진 와이프 혹은 엄마라는 소재는 자주 문학이나 예술의 소재가 되는 것 같다. 비밀을 간직한 여자 그리고 그녀를 사랑한 남자 혹은 남자들의 각자의 이야기는 그들이 알고 있는 그녀보다 다를 수 있으며 때로는 충격적이고. 결국 여자는 어떠한 남자들과도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결말. 이 소설을 읽으면서, 화성을 도는 두 개의 작은 행성 그리고 이들의 이름을 딴 탐사로봇의 등장은 화성을 뜻하는 여자와 주변 남자들과의 일정한 거리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 오래전 보았던 영화 <화차>를 떠올렸다. 이 소설처럼 아내의 비밀은 안쓰럽고 처절했지만, 비극적 결말인 영화와는 달리 소설의 문미옥은 살아남았다. 나는 아련한 소설의 미를 발견하기도 했지만, '모성과 모성의 대결' 이라는 키워드가 마음 속에 남았다.


이 리뷰는 자음과 모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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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답은 있는가? 이 책의 저자는 '없다'라고 말한다. 내가 십년동안 육아를 해오면서 되뇌었던 말도 바로 '육아의 정답은 없다', '내 아이를 키우는 방법, 교육하는 방법에 한 가지 방법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렇다면 저자 김이섭은 인생을 통틀어 전하고자 하는 지혜의 아포리즘은 무엇이라고 말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인문학씬scene에서 자주 언급되는 잠언, 격언들을 들추어보며 저자의 지혜로운 말들을 모아놓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지은 책, 옮긴 책 또는 논문을 통해 그는 백 여편의 저술을 했으며, 한국을 이끄는 혁신 리더/ 미래 창조 신지식인 등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가는 길이 바로 내 인생길입니다. 어느 길로 들어서더라도 그 길은 내가 가야 할 길... 내 인생에 대한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는, 그 아름다운 인생길을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답이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최근에 읽은 어느 소설에도 <명심보감>의 인용구들이 나오는데, 여기서도 나온다...

물이귀기이천인, 내 몸이 귀하다고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라'

1장 인생유감 | 문제의 본질은 인간이다, p23


자신이 대접받고 싶은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뜻이다. 이제라도 자신이 귀하게 여겨지길 원한다면 이 격언을 상기시켜보면 좋을 것 같다.

어린 시절에는 원심력, 나이가 들면 구심력이 활성화한다는 저자의 말을 보자. 아이가 태어나 걸음마를 하며 넘어지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려고 애쓰는 것이 호기심과 도전이며 걷기(한계를 극복하고 경계를 뛰어넘는) 위한 노력을 하고 이를 구의 중심으로 작용하는 원심력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노년이 되어서는 행동반경이 줄어들고 운동량이 줄며 움직이는 것을 귀찮아하는 나태함. 의욕이 줄기에 움직임도 줄어드는 악순환을 겪고 이를 구의 바깥쪽으로 힘이 작용하는 구심력 상태라고 보았다.

젊은 시적에는 낯선 곳을 탐험했다가 다시금 정든 고향으로 회구하듯이, 인생은 원심력과 구심력 사이의 길항으로 점철되는 여정이며 이 두 힘의 조화와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저자는 일찍이 독일에서 유학하였을 때 아프리카 우간다 출신의 학생과 기숙사에서 마주치곤 했는데, 그는 창밖의 눈을 태어나 처음 보고는 신기해하고 눈을 맞으러 밖으로 뛰쳐나갔다고 한다. 눈이 내리는 지역에 사는 사람에게 지극히 당연한 자연 현상이 눈이 내리지 않는 곳에서 온 자에게는 마법인 것이다. 누구나 경험과 지식의 한계가 있으나 그걸 인정하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만 발전하고 성숙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이 '하늘에서 하얗게 내리는 게 바로 눈이다!' 에피소드에서 느낀 바임을 말하고 있다.


3장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개인마다 삶의 기준을 삼아 흔들리지 않고 살아야 하겠지만 그러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중요한 것이 '결국' 어떤 것인지를 이 장에서 사유하고 있다. 기업의 경제적 가치와 공익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마케팅 '코즈 마케팅' (대의명분과 마케팅의 결합) 에 대해 언급하고 소비자의 구매 행위가 기업의 기부 행위로 연결되는 '착한 소비' 전략 중에 하나라고 한다. CJ제일제당의 미네워터 바코드롭 캠페인으로 생수병의 물방울 바코드를 찍으면 일정액이 기부되어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행사라던지, 글로벌 기업 탐스(내일의 신발의 약자) 가 그가 창립한 회사의 신발 한 켤레를 사면 맨발의 아이들에게 신발을 기부하는 것이라던지, 사회적 약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선진국에 참여자가 열량을 낮춘 식단으로 식사를 하면 일정액이 적립되어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는 '둘을 위한 식탁Table for two' 도 코즈 마케팅의 좋은 예로 들고 있다.

내가 사는 지역 사회에서 나는 반찬 봉사를 한 적이 있다. 내 가족이 먹을 반찬을 만들면서 요리의 양을 충분히 해서 가족지원센터를 통해 불우이웃에게 나누었고, 요리 재료는 생활협동조합을 통해 일부 지원을 받았다. 생협에서 지원하는 이러한 활동이야말로 내가 경험하는 '착한소비, 착한식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지개가 아름다운 여러 색이 자신의 고유한 빛깔을 유지하면서도 함께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차이가 차별을 정당화해서도 안 되고 정당화해서도 안 되고 정당화할 수도 없다. 다름은 인정되고 존중되어야 한다.

3장 어떻게 살 것인가 | 무지개가 아름다운 건 함께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p93


이것이 이 책의 대표 중심생각을 표현하는 말일 것이다. 존중, 배려, 동맹과 연대. 앞장에서도 본질은 인간이고, 내가 존중받으려면 남을 존중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기 위해 '소통하는 법'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기도 하다.

그가 말하는 유토피아는 어디에나 없는 곳일 수도, 어디에나 있는 곳일 수도 있다고 한다. 그에게 유토피아는 누구나 서로 존중하고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서로에게 멘토가 되고 멘티가 되어주는 '멘토피아'라고 한다. 인생을 위한 금언 || 에서 인생에서 들숨과 날숨의 합은 언제나 같다고 말하고, 인생은 빠르게 가는 게 아니라 바르게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불신보다 위험한 과신, 과신보다 위험한 맹신이라는 진리를 조용히 말하고 있다.(p114) 이외에도 4장 삶을 위한 지혜로 말을 품격을 강조하고 우리의 자화상을 돌아보며 사랑에 대해서 우리의 지혜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5장 삶에 던지는 아홉 가지 질문에서,

그는 고민과 성찰이 질문과 같은 말이며 '나는 질문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말을 생각=질문으로 치환하여 말한다. 인생에 대한 물음표가 느낌표가 될 때, 인생은 비로소 완성된다.인생의 다섯 가지 문장부호가 있다고 가정하면, 물음표는 호기심이고 답이나 진리를 얻기 위해 질문을 하여야 하고, 학문과 예술 그리고 이상향에 대한 열정이 느낌표 이며 이러한 열정이 우리의 삶을 유지하고 풍요롭게 하는 것이라는 비유를 하고 있다.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행복을 깨달을 줄 알며, 가격이 아닌 가치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지론이 8장의 내용이며 마지막 9장에서는 라틴어 잠언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진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그 중 인상깊었던 부분을 발췌하며 서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인 장자는 '도행지이성'이라고 했다.

길은 사람들이 걸어 다님으로써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하늘이나 땅이나 처음부터 길이 있었던 건 아니다.

누군가가 첫발을 내디뎠고, 또 다른 누군가가 그 뒤를 걸었기 때문에 길이 생겨난 것이다.

앞서 눈길을 걸으면, 뒤따르는 사람은 눈 위에 새겨진 발자국을 따라 걷게 된다.

그러기에 더욱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뎌야 한다.

9장 삶에 품격을 더해주는 라틴어 수업 | 길을 찾거나, 아니면 길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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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의 계획 VS 안중근의 반격 - 교과서가 다 담지 못한 안중근 의거
류은 지음, 이강훈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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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교과서가 다 담지 못한 안중근 의거'와 표지의 총격 장면을 대하니 어떤 숨은 이야기가 있을지, 교과서에 묘사된 사건에서 우리가 보지 못했던 알지 못했던 또다른 진실이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하얼빈 기차역에서 안중근 의사가 총을 쏜 대상은 러시아 군대에 둘러쌓여 환대를 받고 있는 통감(지금의 외교부) 이토 히로부미. 이 사건으로 러시아 경찰에 체포된 그가 러시아 법정이 아닌 일본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사형을 받았던 사실은 기록에 남아 교과서에 나와 있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왜 러시아법이 아닌 일본 법인지? 일본인도 아닌 그를 일본에게 넘긴 러시아의 입장은 무엇인지? 궁금해한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차이나는 클라스라는 교양과 예능을 합친 장르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한철호 교수의 안중근 편을 못봤고, 뮤지컬계에서 유명한 그를 소재로한 뮤지컬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궁금함이 증폭되었어요.


사실, 류은 작가의 말대로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안중근을 일제 강점기의 인물로 알고 있다는 것처럼 저도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이에요. 안중근은 일제 강점기 즉, 한일 병합(합방으로 배웠는데 요즘은 다른 용어로 배우나봅니다 허...) 으로 강제로 일본에 속국이 되었다는 사건 직전에 이미 사형장의 이슬이 되셨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일찍이 우리의 자주적인 힘으로 동아시아의 평화와 발전을 도모하고 일본의 야욕을 알아차리자 동아시아의 평화를 방해하는 일본, 특히 그 핵심인물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함으로써 중국이나 일본 등의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동등한 나라로 자주적으로 인정받기를 바란 것이죠.


그렇다면 110년 여년 전 동아시아 정세를 들여다보고, 그리고 지금의 우리가 각국의 관계를 제대로 정립하고 미래에 대한 해답을 찾기를 저자의 바람대로 해봤으면 합니다.



1800년대 말 전세계의 힘의 균형이 달라지고 통상을 요구하는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 그리고 한.중.일 삼국에 불어닥친 변화는이들의 지도층과 일반 국민들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을까요? 조선 침략의 첫걸음을 내디닌 일본/ 흔들리는 조선의 주권, 그리고 이에 저항한 이들의 등장 1부에서 살펴보고, 2부는 구체적으로 이토 히로부미의 역할과 우리나라에 행한 만행에 대해, 3부는 안중근의 좌절과 치열한 싸움 끝에 생을 마감하게 된 결과와 의의에 대해 알아보아요.


일본이 일으킨 청(중국)과 러시아와의 전쟁, 두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조선의 조정에 두 나라의 간섭을 걷어내고자 했으나 국모였던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흥선대원군이 반역을 꾀했다는 누명을 씌우려한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미국인 교관이나 러시아 건축가 등의 목격자의 증언으로 일본이 관여했다는 사실, 서양 강대국에서 비난 여론이 일자 일본은 당시 미우라 공사를 해임하는 선에서 끝났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을미년 을미사변입니다.


이토가 조선 공사로 미우라를 보냄으로써 계획한 잔인한 공모였고 훗날 의거를 일으킨 안중근이 법정에서 이토를 배후로 지목한 사건이었기에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럼 안중근의 출생과 살아온 배경은 어떨까요? 강화도 조약 3년 후 태어난 안중근은, 그의 아버지인 안태훈은 신문물을 배우러 갈 유학생이었으나 나라 안에 개화정책으로 갈등이 심해지고 급진 개화파가 일으킨 갑신정변의 실패로 죽임이나 유배를 피해 안태훈은 가족들을 이끌고 황해남도 청계동으로 도망치게 됩니다. 안중근은 지형은 험했지만 부족함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고 어려서부터 사냥을 즐기고 공부에는 소홀했습니다. 그러나 '번개 입'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어떤 걱정의 말을 듣거나 해도 당당하게 막힘없이 대답했다고 합니다. 어딘가에 의협심이 강한 사람이 있다고 하면 멀고 가깝고 가리지 않고 찾아가 어울릴만큼 친구 사귀기도 좋아했다고 합니다. 부유한 양반 집안에 태어나 대체로 편안한 삶을 살 수도 있었으나 그가 16살이 되던 해인 1894년 일반 백성들의 어려워진 삶이 곪아터진 동학 농민 운동이 일어났고 동학을 믿었던 일부 양반과는 달리 그이 집안은 조정에 대한 반란을 한 농민들의 반대편에 서서 임금에 충성하라는 유교의 가르침을 따르고자 했다고 합니다.


그런 그의 생각과 달리하는 이들과의 만남,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었다는 소식, 일본이 속여온 속내와 이토라는 자의 계략을 깨달은 그는 청나라에 자리를 잡은 인사들을 차례로 만나 의거를 일으킬 사람들을 모으고자 했으나 실패하고 다음 세대 교육을 위해 재산을 털어 학교를 짓고 교사가 됩니다.


일본의 불법적 국권 찬탈을 알리는 헤이그특사 실패와 고종의 퇴위 소식에 안중근은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의병과 자금을 모으고,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해야 한다는 연설을 합니다. 이로서 안중근은 독립군 부대 '대한의군'을 창설하고 참모중장이 되어 일본군과 싸웁니다. 크게 패하기도 했고, 러시아 의병 활동이 여의치 않자 부끄러운 마음으로 단지 동맹을 결성하고 이토를 막을 방안을 강구하게 되었습니다.


안중근의 삶 30여년은 개항 후 열강의 침입으로 점철되었고, 31살 1909년 그가 사형되던 해는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그의 삶은 열강의 침략으로부터 조선이 망하기까지의 과정과 맞물려 있는 것이죠. 대부분의 양반들이 어리석게도 국민들의 희생을 발판 삶아 일본의 앞잡이가 되기도 하고 스스로 자멸했던 반면 안중근은 천주교와 주변의 도움으로 스스로 군인이 되고, 영웅의 삶을 개척했습니다.


안중근이 사형된 이후, 그의 동생 둘도 독립투사가 되었으며 다른 여러 의사들이 나라와 해외까지 나오게 되었기에 그의 죽음과 사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독립운동은 끊임없이 일어나게 됩니다. 전 재산을 헌납해 독립 운동을 하고, 뜻을 굽히지 않고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독립운동을 하다 숨진 여러 의사들이 있었던 와중에, 동학 농민 운동 때부터 안중근 집안과 인연이 있던 김구 선생은 안중근의 의거 이후 함께 일을 공모했다는 의심을 받아 투옥되기도 했습니다.


갖가지 차별과 공포, 압박에도 우리 민족은 1919년 3월1일 고종의 장례식을 계기로 전국적인 항일 투쟁을 이어나갔고 만세 운동은 남녀노소, 신분과 관계없이 만세를 불렀습니다. 중국 상하이에는 임시 정부가 들어서고 백성이 주인이라는 뜻의 깨달음을 반영한 '대한민국' 이 새로 태어난 것이었습니다.


안중근과 김구의 우정, 그리고 이름모를 수많은 의병의 목숨들, 어린아이들과 부녀자들 그리고 신분의 고저를 막론하고 하나가 된 대한민국인들이 우리 조상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에 감사할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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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마음챙김 - 어떤 문제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7가지 마음챙김 훈련법
마크 레서 지음, 김잔디 옮김 / 카시오페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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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바로 뒷면 저자의 이력과 배경은 평범하지는 않았고, 미국 선불교의 최고 권위자의 뒤를 이어 샌프란시스코 선원에서의 30년 생활 그후 경영자 수업(MBA) 구글과 유수의 기업과의 협업, 처음 접하는 독자는 그의 길에 대해 다시금 보게 한다. 내가 아는 불교와의 거리는 차치하고 수련(선)이 경영과 어떤 연관이 있기를 예상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책의 초반에서 그는 '주방에서' 수련 생활이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때 읽은 책,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존재의 심리학>으로 다른 사람들이 왜 이 일(선)을 하지 않는가? 라는 깨달음을 얻고 선불교에 귀의하게 되었다. '일'은 일상생활(타사하라 선원식당)과 통합적 명상 수련의 핵심이라고 보고, 처음엔 설거지 이듬해엔 빵을 굽고 주방장을 보조했으며 28살에 이 주방의 주방장이 되어 수련생 70명과 선원을 방문하는 매일 70~80명분의 식사와 식사 준비하는 사람들 15명을 감독하는 일에서 마음챙김을 수련하고 마음챙김 리더십을 구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나는 우리집의 주방장으로서 수련을 하고 있는가? 나자신에게 물었더니 '그렇다'는 긍정의 사실이 존재한다고 인식했지만, 마음의 챙김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는 못했다. 이에 방법을 저자에게서 구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협조적이고 애정이 넘치며 생산적이고 업무적인 환경을 창조하는 것,

그리고 훌륭한 식사를 제공하는 것 어느 하나 희생할 수 없는 목표였다.

그가 주방장으로 일했던 타사하라 선원식당은 세계 최고의 채식 레스토랑으로 50년의 전통을 자랑한다고 한다. 주방의 모든 인원들은 전문 요리사도 주방일을 한 적 없는 수련생들로 구성되었음에도 그 타이트한 스케줄과 요리의 수준을 유지한다는 점이, 내가 최근에 읽은 데이비드 장의 <인생의 맛 모모푸쿠>에서 어림잡아 상상했던 상황을 떠올리니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어 보였다.

'인간은 여러모로 불가능한 존재'라는 저자의 말이 상당히 공감이 간다. 새로운 개념이 아닌 오랜 전통에서 나온 마음챙김은 큰 마음에서 나온다고 한다. '세 가지 마음- 즐거운 마음, 할머니 마음, 현명한 마음'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감사하고 조건없이 사랑해야 하며, 변화하는 현실을 철저히 받아들일 때에 성공적 경영의 핵심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질문, 고통과 가능성을 절실하게 인식하거나 의식하려다 보면 불편해지고, 이는 두렵고 파괴적인 일이라서 마음챙김과 마음챙김 리더십은 실제로 더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이 가치있는 이유는 과정 속에 효과적으로 대응, 다른 사람과 깊이 유대 관계를 맺으며 문제의 해결책을 발견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력이 생겨난다.

저자는 part1 '가치 탐색' 에서 자신의 고통과 교감해야 하고, part2 '소통'에서는 리더십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유대할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떤 문제도 '단순화'할 것이라는 것을 part3 '통합'에서 실질적 실행(practices)을 밝힌다.

'일을 사랑하라'

일을 하라

전문가가 되려고 하지 마라

자신의 고통과 교감하라

타인의 고통과 교감하라

타인에게 의지하라

단순화하라

7가지로 표현되는 그의 설법은 주로 일에 관한 자신의 마음 자세와 대응 방법(방법이라는 용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 있겠으나 지금 생각이 나지 않으므로ㅠㅠ), 즉 수련의 '이름하기'였는데. 조지프 캠벨의 신화 속 영웅 그리고 '소명' 이라는 용어를 소환했다. 평범한 이가 소명을 깨닫고 드넓은 목표, 유동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존재로 상상할 수 없는 고통에 맞서 초인적 행위를 추구하는 영웅을.

저자는 일을 사랑하는 것은 이런 소명과 일맥상통한다 고 보았다.

누구나 타인의 삶을 응원하는 동시에 자기다운 삶을 살기를,

자신의 존재가 다른 이와 세계를 치유하는데 힘이 되기를 열망한다.

명상이 고독한 행위가 아니라 '호흡을 맞춘다'라는 의미의 타인과 함께 하는 행위라고 설파하고 있다.

리더는 사람들이 자신과 공동체를 형성하고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전문가가 되려고 하지 마라'고 조언하고 있는데, 당장 남편이 조직에서 수행하는 역할에 대해 이 책에서 조언받기를 원한다.

우리 시대의 대표적 인문학자인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 의 저서를 포함해 그가 추천한 도서목록이 책 에필로그 뒤에 수록되어 있는데, 함께 읽어볼 만한 리스트라 반가웠다.

명상, 구도정신 불교에서 핵심 사상은 고통(번민) 과 자비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의 종교에 대한 깊이가 없기에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삶에 자리잡고 있는가를 알지 못했다. 아마도 타인의 삶에서 그리고 지혜로운 이들의 책을 통해 나 자신만의 고통을 위로받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공감'하고 '연대'함으로써 자비에 다가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리뷰는 카시오페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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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은이 민윤기_시인, 문화비평가, 저널리스트.

‘시의 대중화 운동’을 펼치기 위한 시인시민단체 ‘서울시인협회’ 창립에 참여하시고, 시집 『시는 시다』 『꿈에서 삶으로』 『서서, 울고 싶은 날이 많다』 『사랑하자』 『홍콩』 등이, 엮은 시집에 『박인환 전시집』 『노천명 전시집』 등과 문화비평서 『그래도 20세기는 좋았다』 『일본이 앞에서 뛰고 있다』 『소파 방정환 평전』 등이 있다. 현재 서울시인협회 회장, 시전문지 ‘월간시’ 편집인으로 있다고 한다.

'윤동주'라는 이름을 제목으로 아주 크게 그리고 별과 밤하늘, 제목을 홀로그램으로 처리한 것으로 보아, 책 내용은 그를 위한 그에 의한 오로지 그만의 시와 감성을, 전세계에 펼쳐진 그의 이상과 그 당시 사회상, 그리고 그의 작지만 큰 저항정신을 시로 전해져온 것에 대한 찬사로 채워져있을거라고 예상했다. ​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일제식민지 상황에서 일본으로 유학을 가게 된다. 일본 대학에서 일본 젊은이들을 벗으로 삼고 우정을 나누기도 했고 그를 기억하는 일본 여학생의 증언에 의해 당시 그의 조용한 성정과, 동행한 그의 송별 여행에서 일본인 학우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리랑을 불렀다는 것을 저자는 밝혀내었다.

우지 강변에서 아리랑을 부를 때 윤동주의 가슴속에서는 어떠한 생각이 오고 갔을까.부드럽고 온화한 표정 속에 감추어져 들여다볼 수조차 없는 고뇌와 고독. ...그 마음이 얼마나 착찹하였을까?

저자는 <윤동주 평전>의 저자 송우혜 씨는 "백인준 씨가 윤동주와 도쿄에서 하숙할 때 쉽게 쓰여진 시 를 1942년 이후 수십 년이 지난 1989년 3월 문익환 목사의 방북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보게 된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썼다. 이 시는 1942년 6월 3일 이라는 날짜가 윤동주의 자필로 쓰여 있다고 한다.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4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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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2연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7연

윤동주는 연희전문 재학 때 키에르케고르에 심취해 그의 많은 저서를 읽었고 신학생이었던 자신보다도 키에르케고르에 관한 이해가 더 깊었다고 문익환 목사의 증언을 들어 '시인이란'에 나오는 나의 몸, 나의 민족이 처해진 상황에 겹쳐져 공감한 것이 아니었을까하고 저자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9연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10연

'육첩방은 남의 나라'의 하숙방에 홀로 시를 썼으나 이 시는 결코 윤동주 자신의 고독이나 감상으로 씌어진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저자는 이국에서의 절망을 안고 자신이 서야하는 좌표의 축은 늦추지 않고 큰 목표를 향해 늠름하게 살아가는 시인의 조용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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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는 시대의 아침을 기다렸다 : 윤동주 일어판 시집 번역자의 취재기에서 일본어 번역으로 작성한 그의 장문의 보고서를 소개하며 윤동주 시인이 일본 유학 생활과 옥사할 때까지의 흔적을 입증하는 성과를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2010, 일본 도쿄에서 출간한 시집에서 보여주었다고 소개했다. 이 일어판 개정판에서 저자 이부키 고 씨는 수정작업에 새로운 사실들을 추가하고 오류를 바로잡고 있고 이는 국내 최초 공개라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어보였다.

윤동주의 대표작 <서시>는 원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였다는 저자의 편집자주 부분은 '월간시' 2017년12월호에 실린 것을 실었는데, 이 제목은 윤동주 본인이 아닌 출판사에서 임의로 붙인 것이라는 게 이미 학계의 정설이다. 그렇다면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이 시를 <서시>로 바꾸어놓았는지 밝히고자 했다.윤동주의 시집은 그의 옥사 후 1948년 1월30일 윤동주의 스승이었던 최현배 선생의 장남이 운영하는 정음사에서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출간되었다고 한다. 그의 3주기 추모식에서 시인의 영전에 시집을 헌정하기 위해 임시 표지를 씌워 완성하였고 그것이 최초본과 추모식 후 서점에서 정식 판매한 시집을 초판본으로 구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초판본과는 달리 제2판 증보판(1955년)에 서시 부분 괄호를 없애 서시라는 제목으로 둔갑되고 부제와 시 본문을 둘러싼 점선을 없앰으로써 서시가 마치 독립작품인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틀이 된 것이다고 밝힌다. 그러나, 이는 반론의 여지가 있고, 명확한 추가 기록이 나올 때까지는 의문으로 남아있어 시인의 작품이 시인의 뜻과는 다른 이름으로 변형된 것이라면 바로잡아야 한다는, 저자를 비롯한 후배 시인으로서의 숙제가 남아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의 어린시절 짧은 생과 옥사에서의 죽음의 수수께끼 등에 관련된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기록들을 찾아다니며 문학사적으로 의미있는 작업을 한 저자는 일본어판 오역을 소개하고, 낱낱이 그 의미를 재고함으로써 윤동주의 시를 사랑한 여러 비평가와 문학인들의 글을 싣고 있다.

윤동주의 고향에 묻힌 그의 비 그리고 생가에 중국 조선족의 애국시인으로 중국이 탐내는 시인이라는 반증은 그의 시를 사랑하는 진정한 고향의 후손들로 정말 끔찍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그가 자주 인용했던 '부끄러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우리의 몫으로 남지 않도록, 그의 시를 사랑하는만큼 관심과 이 책의 저자의 역할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자 한다.


이 리뷰는 해당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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