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은이 민윤기_시인, 문화비평가, 저널리스트.

‘시의 대중화 운동’을 펼치기 위한 시인시민단체 ‘서울시인협회’ 창립에 참여하시고, 시집 『시는 시다』 『꿈에서 삶으로』 『서서, 울고 싶은 날이 많다』 『사랑하자』 『홍콩』 등이, 엮은 시집에 『박인환 전시집』 『노천명 전시집』 등과 문화비평서 『그래도 20세기는 좋았다』 『일본이 앞에서 뛰고 있다』 『소파 방정환 평전』 등이 있다. 현재 서울시인협회 회장, 시전문지 ‘월간시’ 편집인으로 있다고 한다.

'윤동주'라는 이름을 제목으로 아주 크게 그리고 별과 밤하늘, 제목을 홀로그램으로 처리한 것으로 보아, 책 내용은 그를 위한 그에 의한 오로지 그만의 시와 감성을, 전세계에 펼쳐진 그의 이상과 그 당시 사회상, 그리고 그의 작지만 큰 저항정신을 시로 전해져온 것에 대한 찬사로 채워져있을거라고 예상했다. ​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일제식민지 상황에서 일본으로 유학을 가게 된다. 일본 대학에서 일본 젊은이들을 벗으로 삼고 우정을 나누기도 했고 그를 기억하는 일본 여학생의 증언에 의해 당시 그의 조용한 성정과, 동행한 그의 송별 여행에서 일본인 학우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리랑을 불렀다는 것을 저자는 밝혀내었다.

우지 강변에서 아리랑을 부를 때 윤동주의 가슴속에서는 어떠한 생각이 오고 갔을까.부드럽고 온화한 표정 속에 감추어져 들여다볼 수조차 없는 고뇌와 고독. ...그 마음이 얼마나 착찹하였을까?

저자는 <윤동주 평전>의 저자 송우혜 씨는 "백인준 씨가 윤동주와 도쿄에서 하숙할 때 쉽게 쓰여진 시 를 1942년 이후 수십 년이 지난 1989년 3월 문익환 목사의 방북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보게 된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썼다. 이 시는 1942년 6월 3일 이라는 날짜가 윤동주의 자필로 쓰여 있다고 한다.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4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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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2연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7연

윤동주는 연희전문 재학 때 키에르케고르에 심취해 그의 많은 저서를 읽었고 신학생이었던 자신보다도 키에르케고르에 관한 이해가 더 깊었다고 문익환 목사의 증언을 들어 '시인이란'에 나오는 나의 몸, 나의 민족이 처해진 상황에 겹쳐져 공감한 것이 아니었을까하고 저자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9연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10연

'육첩방은 남의 나라'의 하숙방에 홀로 시를 썼으나 이 시는 결코 윤동주 자신의 고독이나 감상으로 씌어진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저자는 이국에서의 절망을 안고 자신이 서야하는 좌표의 축은 늦추지 않고 큰 목표를 향해 늠름하게 살아가는 시인의 조용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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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는 시대의 아침을 기다렸다 : 윤동주 일어판 시집 번역자의 취재기에서 일본어 번역으로 작성한 그의 장문의 보고서를 소개하며 윤동주 시인이 일본 유학 생활과 옥사할 때까지의 흔적을 입증하는 성과를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2010, 일본 도쿄에서 출간한 시집에서 보여주었다고 소개했다. 이 일어판 개정판에서 저자 이부키 고 씨는 수정작업에 새로운 사실들을 추가하고 오류를 바로잡고 있고 이는 국내 최초 공개라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어보였다.

윤동주의 대표작 <서시>는 원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였다는 저자의 편집자주 부분은 '월간시' 2017년12월호에 실린 것을 실었는데, 이 제목은 윤동주 본인이 아닌 출판사에서 임의로 붙인 것이라는 게 이미 학계의 정설이다. 그렇다면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이 시를 <서시>로 바꾸어놓았는지 밝히고자 했다.윤동주의 시집은 그의 옥사 후 1948년 1월30일 윤동주의 스승이었던 최현배 선생의 장남이 운영하는 정음사에서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출간되었다고 한다. 그의 3주기 추모식에서 시인의 영전에 시집을 헌정하기 위해 임시 표지를 씌워 완성하였고 그것이 최초본과 추모식 후 서점에서 정식 판매한 시집을 초판본으로 구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초판본과는 달리 제2판 증보판(1955년)에 서시 부분 괄호를 없애 서시라는 제목으로 둔갑되고 부제와 시 본문을 둘러싼 점선을 없앰으로써 서시가 마치 독립작품인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틀이 된 것이다고 밝힌다. 그러나, 이는 반론의 여지가 있고, 명확한 추가 기록이 나올 때까지는 의문으로 남아있어 시인의 작품이 시인의 뜻과는 다른 이름으로 변형된 것이라면 바로잡아야 한다는, 저자를 비롯한 후배 시인으로서의 숙제가 남아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의 어린시절 짧은 생과 옥사에서의 죽음의 수수께끼 등에 관련된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기록들을 찾아다니며 문학사적으로 의미있는 작업을 한 저자는 일본어판 오역을 소개하고, 낱낱이 그 의미를 재고함으로써 윤동주의 시를 사랑한 여러 비평가와 문학인들의 글을 싣고 있다.

윤동주의 고향에 묻힌 그의 비 그리고 생가에 중국 조선족의 애국시인으로 중국이 탐내는 시인이라는 반증은 그의 시를 사랑하는 진정한 고향의 후손들로 정말 끔찍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그가 자주 인용했던 '부끄러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우리의 몫으로 남지 않도록, 그의 시를 사랑하는만큼 관심과 이 책의 저자의 역할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자 한다.


이 리뷰는 해당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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