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그리다 - 예술에 담긴 죽음의 여러 모습, 모순들
이연식 지음 / 시공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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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죽음을 잊고 사는 시대다. 사람들은 우울, 불안, 외로움 같은 죽음이 관장하는 감정들을 껴안고 살아가면서도 사후 세계는 믿지 않는다.

죽고 싶다, 죽을 것 같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막상 죽음 앞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갈팡질팡한다.어린아이가 노인이 되듯 시간의 섭리에 따른 일일 것이라 막연히 생각하지만 인간사는 예상치 못한 무수한 죽음과 죽음의 여러 양상으로 이루어져 왔다.그동안 죽음을 다룬 책들은 삶에 있어 죽음이 갖는 의미를 모색하거나, 죽음에만 깊은 무게를 두거나, 죽음이 주는 메시지에만 집중했다. 켜켜이 쌓기만 한 죽음의 무게와 위압에서 우리들은 자연히 그것을 마주하기보다는

회피하는 쪽을 택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저자 이연식은,서양화 를 전공하고 현재 미술사를 살펴보며 예술의 정형성과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시각으로 저술, 번역, 강연 활동을 하고 계신 분이다. 죽음이라는 무거울 것만 같은 주제를 이번에는 어떻게 다루었는지 궁금했다. 그는 죽음에 대한 생각은 '이미지'를 빌려 전승되었고, 사진이나 그림으로 조각 등으로 관련된 죽음에 관한 이미지는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라고 한다. 인간사의 죽이고 죽임을 당하는 사연, 그리고 죽음의 안팎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넘나드는 시선 속의 유령의 존재로 함께 언급할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 대혁명과 관련된 그림 중 가장 유명한 <마라의 죽음>은 프랑스 혁명 정부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이자 유명한 저널리스트의 자코뱅파의 지도자였던 장 폴 마라가 칼에 찔려 숨진 사건의 장면을 여러 화가들이 그렸는데 마라가 욕조에 널판을 놓고 서류를 검토하며 일하는 중에 방에 들어선 코드데 라는 여성이 저지른 살인 장면이다. 자코뱅파와의 정쟁에서 밀려난 지롱드파를 옹호했던 지적인 여성이었던 그녀는 '공포 정치'를 주도하고 수많은 사람을 반혁명 분자라며 단두대에서 죽였기에 코르데 그녀가 직접 처단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한다. 혁명 정부 당시의 그림인 자크 루이 다비드 이후폴 자크 에메 보드리의 <샤를로트 코르데1860>작품은 마라의 암살을 코르데의 입장을 대변하듯이 그렸다. 암살자인 그녀는 사형에 처해졌지만 말이다.

장 조제프 베르츠의 <마라의 암살,1880>또한 같은 맥락에서 누군가는 암살자, 누군가는 순교자가 되어 있는 것이다.

 상복은 검은색으로 오랜 세월 굳어져온 전통과 같은데,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죽음을 지켜보는 이들은 스스로 죽음에 벗어나기 위해 검은 천으로 한껏 가리는 이미지로 등장한다. 검은색은 덮어 가리는 행위이며 보티첼리의 <아펠레스의 비방>에서 긍정적인 가치인 진실이 알몸의 여성으로, 참회를 검은 두건을 쓴 나이든 여성으로 묘사되어 있다.


 또한 그리스 영웅 테세우스가 크레타를 향해 출발할 때부터 무시무시한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살아올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던 테세우스의 아버지이자 아테네 왕이었던 아이게우스는 아들이 죽었다면 출발할 때처럼 검은 돛을 무사하다면 흰 돛을 달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테세우스는 살아 귀환하면서도 검은 돛을 흰 돛으로 바꿔다는 것을 잊어버렸기에 아이게우스는 검은 돛을 단 배가 보이자마자 낙심하여 바다에 몸을 던져 죽었다고 한다. 검은 돛은 윌리엄 터너 <평화-수장>에서도 빛과의 선연한 대비로 위태로운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형체는 빛을 가두고 빛은 갇히다 파열하여 형태를 내부로 집어 삼키는 모습으로 데이비드 윌키라는 동료이자 친구의 죽음을 상징하고 있다.

 대부분의 인상주의 화가들이 자연에 검정이 없기에 피하려고 애썼던 것과 달리, 마네는 '검정으로 빛을 냈다'는 평가도 받을만큼, 신비롭고 확실하게 그 매력을 잡아내었다. <제비꽃 장식을 단 베르트 모리조>라는 작품이 그 한 예이다.(죽음은 검정)


또다른 인상주의 화가 중 지금도 사랑받는 클로드 모네는 죽음을 어떻게 그렸을까? 아내 카미유가 오래 앓다 암으로 숨을 거두자 그런 죽음의 그림자를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그리는 것이 어색했던 것일가? 모네의 붓질은 망설임 그 자체로 보인다. 당혹감과 난감함이 뒤섞여 결국 그는 자신의 작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서명을 하지 않았다. 모네 사후 그의 아들이 아버지의 서명을 도장으로 만들어 찍었지만, 그래도 혼란스러운 화가의 고심이 느껴지는 <죽은 까미유>는 그의 그림에서의 변곡점을 보여주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구스타브 클림트의 제자 에곤 실레는 젊을 때부터 죽음에 대해 그렸는데 <은둔자들>에서 그 자신과 스승을 그렸는데 그때보다 나이가 들면서, 의지하던 클림트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뜨자 실레는 공허한 죽음을 캄캄한 심정으로 그렸다고 한다. 이 책의 표지는 실레가 <죽은 클림트,1918>를 그린 것이라고 하니 그의 상실감이 어떨지 짐작이 갈 만하다.

찰스 디킨스의 단편 <크리스마스 캐럴>은 유령들의 방문을 받아 스크루지가 과거, 현재의 유령과 함께 밤새도록 돌아보고 미래의 비참한 유령을 맞닥뜨리면서 현재를 바꾸지 않으면 미래는 암담할 것이라 예고한다. 책의 삽화에 나타난 유령 말리는 스크루지처럼 탐욕스러운 삶을 살았고 천국으로 가지 못한 채 이승과 저승 사이를 방황하다 옛 동료이자 아직은 기회가 남아있을 때 개심하라는 말을 남긴다.

하지만 저자는 이는 꿈일 뿐, 유령이 우리 곁에 머물러 산 자들에게 말하고 행동하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죽은 이의 입을 빌어 산 자가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이 아닌지, 단편의 삽화 하나로 우리가 지혜를 깨닫기를 바라고 있다. 죽은 이는 돌아올 수 없고, 돌아와서도 안 되는 존재다.


내가 어린 시절부터 존경했던 파블로 피카소는 실제 여자 관계가 복잡하고 오래 살았던 열정적인 화가의 인생을 살았지만, 여성이나 주변 인물들의 자신의 세계의 부속품으로 여겼다고 한다. 수많은 여성들을 취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를거라는 공포를 담은 <상처 입은 미노타우로스>는 그림에서조차 자신같은 괴물도 손내미는 여자들로부터 구원을 받기를 원했다니...이제와서 실소가 나올 만한 일이다. 독특하고 열정적인 그림 세계와는 별개로 인간적으로는 본받을 만한 인물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할까?


자신이 곧 죽음의 세계에 있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죽음으로부터 마리아를 멀리 두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나는 온전히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사실, 나의 종교적 지식이 한없이 부족해, 예수와 관련한 그림에 대한 해석은 이해하기에 좀 어려웠고, 죽음이라는 맥락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는 성경의 설정들이 나온다. 그렇다 하더라도, 작가의 상상력을 보탠 마리아 막달레나와 예수를 그린 그림, <나를 만지지 마라> 제목의 일련의 작가들의 작품들의 해석은 꽤 믿음직했다. 부활한 예수가 마리아가 자신을 만져 반가움과 친근함을 표하려 하자, 죽음으로부터 그녀를 지키고자 했다는 해석이 그것이다.

공교롭게도, 남편의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지방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오늘 날씨도 꾸물한 가운데 책을 읽다가 나는 뭔가 작은 파문을 느꼈다. 누군가의 죽음, 그것도 피가 섞이지 않은 자의 죽음이지만, 마음속으로 애도하게 되고그래도 죽음이 삶의 일부라는 깨달음 말이다. 20대에 피붙이가 돌아가셨을 때의 모습이 소환되기도 했고, 지금 40대에 받아들일 수 있는 죽음의 무게가 결코 삶이라는 무게보다 그리 무겁지 않다는 것이라는 깨달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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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희열 - 우리에게는 좋은 대화가 필요하다
KBS &대화의 희열> 제작진 외 지음 / 포르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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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좋은 대화가 필요하다_

송해, 한혜진, 서장훈, 안정환, 표창원, 천종호, 인요한, 호사카 유지, 강수진 님이 유희열이 진행하는 KBS교양프로그램에 나온 인터뷰와 대화를 엮어낸 책이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모델로서 살아온 한혜진, 그녀는 사실 여러 예능프로그램에 모습을 비추고 있고 대중들에게 친숙한데...그녀가 털어놓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궁금했다. ‘지금까지 이 일을 하고 있을지 몰랐다’며, ‘힘들어도 내가 모델을 하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국회의원의 출마와 당선, 그리고 짧은 정치 경력을 스스로 끝내고 본업인 프로파일러로 돌아온 표창원은, 그가 왜 철밥통 경찰대 교수직을 그만두고 갑자기 정치를 하게 되었는지,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차분하게 전한다. 그의 성정이 불같아서 안티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과거를 이야기하며 가족들에게 미안함도 함께 이야기 한다.

타고난 재능과 더불어 노력을 통해 자신만의 성과를 일구어낸 농구인 서장훈과 축구인 안정환, 발레리나 강수진은 운동선수, 무용수의 숙명인 ‘부상’이라는 인생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역경 앞에서 어떻게 견디고 극복했는지 경험을 들려준다. 특히 강수진은 타 유명무용수들과는 달리 중학교1학년 때 시작한 한국무용과 발레가 그녀의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고, 훌륭한 스승에 의해 발탁되어 유학길에 올랐으나 언어장벽, 실력에 대한 회의와 고민으로 긴 세월을 무명으로 지내야 했다. 그러나 끊임없는 연습, 노력이 뒷받침 없는 재능은 무용하다고 이야기한다. 지금의 남편과 함께 한국 유니버셜발레단 단장을 오랜기간 해오며 차근차근 그녀가 쌓아온 가치들로 후배들을 이끌고 있음에 감사하고, 큰 울림을 주었다.

청소년을 위하는 만사소년 판사로 유명한 천종호 판사,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이 분에 대해서는 몰랐다. 대화의 희열 프로그램을 찾아보지도 않았기에 그의 행보와 가치관이 더 새롭고 희망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 최초의 앰뷸런스를 만들어 수많은 목숨을 구한 의사 인요한은1895년 전라도 중심의 선교활동을 전개했던 진외증조부님 때부터 한국과의 인연을 맺었는데,그의 할아버지는 교육자이면서 항일운동가였으며 태어나면서부터 한국말을 배우고 영어는 따로 홈스쿨링을 해야했다. 순천에서 자라온 그는 외국인 학교에서의 부적응 외국문화가 한국과는 달라 오히려 문화충격이었다고. 의예과에 다니던 때는 1980년 민주항쟁으로 휴학을 했어야 했고 직접 광주로 가서 시민군을 도와 통역을 맡아 외신기자회견에서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으니, 한국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은 사람 중의 하나였고 남북관계에 대화가 필요하다는 한국의 미래까지도 언급할 정도로 뿌리깊은 애정을 보였다.

각 분야의 명사 9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세대와 성별, 직업을 뛰어넘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성인들과 독자들에게 깊은 사유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에 실린 KBS <대화의 희열> 출연자들의 인세는 아동학대피해예방기금으로 기부됩니다 라는 문구가 표지에 자그마하게 표시되어 있는데, 이는 출간의 목적이 이익에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대화의 테이블에 앉아 내가 경험해 보지 않은 삶에 대해 들여다보고, 또 나와 닮았거나 전혀 다른 이야기들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란 연출자 신수정 PD와 작가들, 참여한 명사들의 한바탕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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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데 파나지아 정치학과 교수는 이 책에 대해 국민과 정치인이 단절되어 민주주의가 신음하고 일자리가 부족한 사회에서 국민들은 선동 정치가들의 먹이가 되고 책임있는 정부가 되도록, 현대 민주주의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 것인지에 대해 '시민공동체'가 그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캐나다의 철학과

교수 찰스 테일러, 독일 정치이론 교수 파트리지아 난츠, 공공 비영리 단체 및 국가 재단과 전략 프로그램(사실 이에 대해 처음 들어보았고 그 영향력에 대해서도 놀랐던) 개발 및 평가하는 연구자 매들린 보비언 테일러의 공동저술인 이 책은 예상과는 달리 어떤 정치 역사나 민주주의의 허실에 대해서 깊이 파는 내용은 없다. '커다란 전제: 서구사회의 민주주의 불신과 위기 극복하기 위한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을 찾기 위한 것'에 대한 실험과 이제 막 시작되어가는 논의들과 발견된 희망적 대안에 대안에 대한 집약이다.

소셜미디어와 디지털로 인한 정보의 홍수는 민주주의 문화를 서서히 붕괴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서문에서 읽었다. 시민들이 정보에 쉽게 접근하고 견해와 행동에 주목 받으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의 긍정적 측면을 했음에도 주로 익명성을 담보로 정치적인 척하는 토크쇼나 이견을 배척하고 비난을 일삼는 미디어 등이 전자 장비에 의존하는 포퓰리즘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이는 다소 비약적이긴 하지만,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정치 엘리트와 일반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경험치는 다르기에 SNS에서 역기능은 요즘 최악으로만 느껴진다.

저자들은 또한, 환경정책에서 자동차나 석유업계의 로비와 기업의 힘은 선출직 관료들이 모르거나 무관심하도록 유지하는 장치를 사용함으로서 정치인들은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받으들일지 확신도 없고 책임지기를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파리 협정(세계경제를 친환경연료로 대체하는 각 나라의 합의) 등은 세계적 차원에서 그리고 국가적으로 지역 정치인들이 채택할 수 있는 것들을 제시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맞이해야 한다고도 이야기했다. 그래서 더욱 어떤 지역적 차원의 해결책이 등장할지가 궁금해졌다.




서문에 뒤이어 무너진 아니,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러한 버림받은 지역들의 문제와 이를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바로 세워줄 전문가들이 이 지역공동체를 어떠한 방식을 재구축할지, 그리고 재구축된 이 공동체가 논의하고 주요 결정을 함께하는 정치공동체로 만들며 재설립을 하기 위해 그리고 어떻게 유지할지에 대한 사례들이 나온다. 외국인 혐오(이민정책과 난민정책) 가 쉽게 퍼지고 보수주의가 여당으로 득세하며 정책보다 힘의 논리로 국민들의 눈을 가리고 참여를 배제하는 전세계적인 상황에 점진적인 타개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수천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미팅, 시민위원회, 합의회의 와 같은 형식까지 다양한 참여형태 ...

플래닝 셀:정책결정 도구로 사용되는 심의민주주의의 한 형태, 무작위로 선정된 다양한 배경의 참가자들이 주어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고 그 결과를 관련 정책결정자들에게 권고안 형식으로 전한다.

정당, 사회운동 고도로 정보화되고 헌신적인 지역공동체 및 헌신적 기관들이 잘 부합되어야만(점진적이고 어느 국가나 지역에 적용될 법한 공통과제) 민주주의를 올바로 세울 수 있다. 경기 침체와 실업과 저출산 문제를 정치적 선동으로 이끌지 않고 건전한 민주주의를 부활시킬 힘이 우리 안에 존재한다고 믿게 하고, 이를 전문적인 의사결정 도출 과정을 확보해 이를 대의제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반영할 수 있게 해야한다는 의무감이, (거창하다고 말할지는 모르겠으나) 시민으로서의 '나의 권리, 최근에 읽은 헌번의 주권적 권리와 행복추구할 권리'를 가능하게 할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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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온 마음으로 사랑해 사랑해 보드북 3
캐롤라인 제인 처치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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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는 With all my heart I love you 이고 번역 일명 '사랑해' 책 시리즈로 찰떡같이 해주셨다.

베스트셀러 그림책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은 10년 전 첫째가 아기때 이미 유명했는데 그 책으로 딸의 1살(돌잔치, 그땐 백명넘는 하객을 초대하는 돌잔치를 했었다) 선물로 준 적이 있다. 원본의 아기의 얼굴을 내 딸 얼굴로 합성을 해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동화책이 되도록 말이다. 우선 원작이 보고 싶어 작가와 작품을 구글링 해보았다~


캐롤라인 제인 처치 Caroline Jayne Church_

영국 옥스퍼드에서 태어나 런던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뒤, 20여 년 동안 다양한 일러스트 작업을 하면서 어린이책을 만들어 왔으며, ‘사우스햄튼 상’, ‘오펜하임 상’ 등을 수상했다. 그린 책으로 베스트셀러 그림책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와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 『사랑해 자장자장 사랑해』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해』 『사랑해 크리스마스에도 사랑해』 『사랑해 강아지야 사랑해』 등이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출판사에서 번역한 책들 중에, 15주년 기념 특별판이 보드북 형태로 출간되면서, 이를 제1권으로 보물창고 〈사랑해 보드북〉 시리즈가 시작되었다. 아기와 함께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고 사랑을 전하는 제2권 『사랑해 크리스마스에도 사랑해』에 이어, 제3권 『사랑해 온 마음으로 사랑해』와 제4권 『사랑해 강아지야 사랑해』가 연달아 출간되었고 서평책으로 3권을 받게 된 것이다.

마스코트와 같은 곰돌이 인형은 이번 책에서도 아기의 가까운 친구로 옆에 있고 표지를 비롯한 내용 속에는 피부색도 머리모양도 다양한 각기 다른 아기들이 등장하지만 곰돌이는 언제나 그 곰돌이~

콩콩콩콩 뛰고, 방방 뒤며 팔다리를 쭉 뻗거나 굽혔다 폈다하는 동작들을 하는 아기들은 자신의 몸을 움직여가며 컨트롤하는 법을 스스로 익히는 중인듯합니다. 친구를 만나 같이 춤추고, 즐겁게 웃으며 함께 하는 법도 배우고.하루종일 요기조기 신나게 놀고 베드타임에는 사랑해, 우리아가야 사랑해 온마음으로 사랑해~라고 말해주는 엄마의 혹은 아빠의 음성을 들으며 새근새근 잠에 빠지는 아기와 곰돌이 인형이 마지막 장면에 나온다.

그녀의 책 관련해서 너무나 많은 자료들이 있었는데 유투버 중에는 그녀의 책을 읽어주는 영상을 게재한 것이 많았지만 아기를 위한 것은 아무래도 엄마가 직접 하는게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우리말로 이 책과 함께 직접 동영상을 찍어 외국인들과 함께하는 '한국어교육' 밴드에 올렸는데 같은 아기 엄마 입장에서는 두가지 언어를 동시에 공부할 수도 있고, 연습을 목적으로 아기에게 동화책을 읽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시리즈도 함께 좋은 육아와 한국어 교육자료가 되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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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의 어원 사전 -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앨버트 잭 지음, 정은지 옮김 / 윌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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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요리사에게 바친다는 이 책은 사실 요리책이 아닌 요리책이다. 식재료와 요리에 관한 온갖 담론들이기도 하고 음식의 역사, 그리고 인간의 역사가 들어있는 인문학 사전에 가깝다. 인생의 맛 모모푸쿠라는 책의 요리사가 쓴 책(쉐프와 식당의 성공 혹은 좌절 스토리) 그리고 일상의 대부분은 백종원의 집밥레시피를 따라하느라 요리책을 읽은 적은 있었지만 이번은 정말 달랐다.

우선 작가 앨버트 잭은 음식의 이름이 어떻게 지어졌나 역사 문화와 언어를 좇아 이야기를 재조합해내는 역사가이다. 식탁의 일상식 뿐아니라 특별식, 본인이 속한 유럽사부터 아시아 음식들에 대한 애정과 지식이 녹아들도록 하는 재주를 이 어원사전에 쏟아부었다.

먹고 조리하는 방식에 따라, 어디에서 요리했는지에 따라, 언제 먹느냐에 따라 촘촘하게 나뉜 160개가 넘는 에피소드는 현생 음식(대중적인 음식이든 아니든)에 대해 한번즘 궁금해할 만한 뒷이야기들로 다채롭게 전개된다.

A Glass To Toast(토스트에 건배)

토스트라는 단어가 빵을 그을리다는 뜻 외에 다른 뜻을 가지는데, 영미문화에서는 건배를 할 때 외치는 대표적인 말이다. 와인잔에 토스트 조각을 넣어서 마시던 16세기의 drinking a toast 가 잔 밑바닥에 토스트 한 조각이 깔린 와인마시기와 동일한 의미가 되어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라고.

작가의 고향은 영국이고 오리지널 잉글리쉬 블랙퍼스트는 전 세계가 영국의 전형적인 식사메뉴를 즐기도록 제국의 식민지에 향수처럼 퍼뜨렸다고 한다. 스코틀랜드식, 웨일스식, 아일랜드식으로 다양한 변주를 하는 식의 구성을 보이긴 하지만 전통 잉글랜드식 아침식사의 구성은 전세계 호텔에서 기본으로 포함하는 베이컨, 계란, 소시지, 토스트 등이다 훈제 청어나 데빌드 키드니 등은 너무 생소한 구성요소라 재미있게 보았다. 그리고 다분히 아니 명백히 미국적인 시리얼, 켈로그 는 19세기 가장 유명한 아침식사로 등장했다는 사실, 그리고 수많은 시리얼의 영양소에 대한 강화 홍보에도 평범한 곡물식을 건강식으로 만드는 것은 함께 먹는 우유 때문이라는 것도.

서양 음식에서의 파이나 번, 케이크는 유구한 역사를 지녔고 언어에도 많은 영향을 주어서 함의 표현들을 배우는 것도 좋았지만, 샌드위치 경의창작품인 샌드위치가 어떻게 미국의 대표적 음식이 되었는지, 우리(아시아)에게도 일상식이 된 햄버거나 핫도그의 문화적 의미, 프렌치프라이가 벨기에사람들이 튀긴 방식인데 미국군인들이 엉뚱하게 프랑스식이라고 불렀다는 것도 흥미로운 사실이었다.

개인적으로 스위트나 디저트는 취향이 아니라서 소스와 양념(10장)부분의 모든 재료들 이야기들이 좋았다. 프랑스 요리가 이탈리아(플로렌스)지방에서 전해진 온갖 레시피에 어떤 소스와 양념으로 변주해 발전시켰는지 후추가 옛 시절의 검은 황금이었으며 얼마나 세계를 변화시켰는지 나름 상상하며 읽었다. 케첩이라는 소스는 원래 실로 오래된 어간장 소스로 아시아에서 즐겼던 것을 영국 선원드리 들여와 단맛의 향신료 후추 등을 넣어 우스터 소스와 비슷했다고 한다.이에 미국인들이 토마토를 넣어 영국의 버섯 케첩을 눌렀고 20세기에 하인즈과 대단한 광고의 힘입어서 였다고 한다.

프랑스 퀴진은 고급지고 독일이나 벨기에는 빵의 메카이며 이탈리아의 해산물 풍미로, 중국은 화려한 육식과 소스 유교적으로 건강과 도를 생각하게 하는 식단으로, 각기 다른 것들로 기억되거나 혹은 관념을 형성하고 이 책을 읽으면 그 거대한 흐름이랄까. 주방에서 읽는 맛이 좋았다. 그런데 커리가 영국 음식인가? 의문점이 생겼는데, 아마 영국은 커리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일본카레는 아예없기에,) 갖가지 변화와 발전을 거듭했으리라. 작가는 영국이 인도를 점령했을 때부터 커리라는 인도 음식이 영국 국민 요리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제국주의에 엄청난 문화적 소용돌이를 겪었지만 우리 고유의 식문화를 지켜내고 오히려 김치는 일본에 영향을 준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조금 엉뚱한 상상을 했다. 앨버트 잭 작가라면 내가 한 김치의 역사도 한번 실어줄 만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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