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귀스타브 르 봉, 그는 1841-1931에 살았고 의학박사였으나 1870년 보불전쟁에 군의관으로 참전하면서 인간의 행동에 대한 성찰하는 글을 썼고, 71년 파리 코뮌 이후 유럽, 아시아, 북아프리카 지역을 여행하며 인류학과 고고학에 관한 책을 썼다고 한다. 1890년대 사회심리학으로 관심을 옮겨 집단의 특성을 바탕으로 민족의 발달과정을 분석한 책과 95년에 대표작인 이 책을 출간했다. 사회심리학 연구에 선구자 역할을 한 이 책은 1년 만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고 하니 지금으로 치면 베스트셀러와 심리학계 저명인사가 되게 한 책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목차를 보면 총 3부로 이루어져 있고, 군중의 정신구조-군중의 의견과 신념-군중의 분류와 다양한 종류로 구성되어 있고, 1부 군중의 특성과 특성을 보이게 되는 인간 내면의 필연성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고, 2부 군중의 의견과 신념에 영향을 주는 간접 요인 즉, 민족, 전통, 시간, 정치제도와 사회제도, 학습과 교육에 대해 그리고 직접 요인과 '군중의 지도자와 설득 수단' 그리고 그들의 가변 한계에 대해 논했다. 3부에는 범죄자나 유권자 군중 그리고 정치를 집행하는 의회 군중에 대해 적은 분량이지만 심도있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군중은 연대를 통해 정당하지 않아도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생각하고 자신들의 힘을 이용해 조합을 결성해 모든 권력 위에 군림하고 있으며 노동조합은 경제 관련 법을 일체 무시한 채 노동과 임금 조건을 결정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저자의 오늘날은 1890년대 초중반이고 산업화의 한창인 시대였으므로 노동자들의 요구와 이익을 위한 단체 행동이 활발해지던 때였다. 그들은 조직화되고 힘이 막강해져 군중의 신성한 권리가 군주의 신성한 권리를 대체하고 있었다.

또한 유럽의 부르주아지가 애호하는 작가들의 작품에는 편협한 사고방식, 다소 진부한 견해, 피상적 회의주의 때로는 과도한 자아도취 같은 계급적 특성을 잘 표현 그리고, 사람의 정신을 어지럽히는 무질서와 싸우기 위해 경멸했던 교회의 도덕적 강제력에 호소하는 등의 흐름에 역행하는 현상에도 불구하고 '군중의 흐름' 은 거대한 강물임으로 되돌릴 수 없다고 본다.

심리적 군중의 고유한 특성- 군중을 구성하는 개인의 사상과 감정이 일정한 방향을 향하면서 각자의 개성이 사라진다-군중은 항상 무의식에 지배된다-지성적 활동이 소멸하고 무의식적 행동이 지배한다-이해력 저하와 완전히 변화된 감정... 군중은 쉽게 영웅이 될 수도,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군중의 일반적 특성: 군중의 정신을 단일화하는 심리 법칙

저자는 군중의 심리 특성을 예리하고 정확하게 분석했다고 본다. 하지만, 군중의 충동성과 변덕, 과민성이 민족의 특성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고 보았다. 즉, 모든 군중은 과민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지만, '민족'에 따른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라틴계와 앵글로색슨계 군중은 놀라울 정도로 다르다는 예를 들어보였다.

군중은 워낙 여성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라틴계 군중이 가장 여성적이다.

라틴계 군중과 함께하는 사람은 신속히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지만, 타르페아 절벽[로마 카피톨리노 언덕에 있는 수직 절벽으로 반역자나 범죄자를 여기서 떨어뜨렸다] 가장자리를 조심조심 걸으며 언젠가 자신도 거기서 내던져질 수 있다는 걸 각오해야 한다고 했다....이게 무슨 말일까?

저자는 군중의 심리나 정신구조가 여성적이며 라틴계 민족스럽게 충동적이고 과민하다고 했다. 오늘날 페미니즘이나 인문학에서는 통용되지 않을 근거와 관찰력을 보이는데, 뭐 그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에서 빈번히 반복되는 집단환각 메커니즘, 무수히 많은 사람이 목격했다고 하는 증언이 사실은 착각에 빠진 첫 목격자의 확언이 다른 사람들에게 암시를 주며 영향을 미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막연한 기억에서 비롯된 반복되는 확언은 주위로 '전염'된다. 여기서 저자의 본래 직업인 의사인 성향이 드러난다. 사람들의 정신적인 것들도 전염될 수 있다는 점 말이다.

신원확인에 오류가 나타난 예를 또 하나 들었는데,

여성과 어린아이, 상대적으로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의 증언을 절대 증거로 원용하면 안된다. 심리학의 기초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아이들이 습관적으로 거짓말한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어린아이의 증언에 기초에 판결내리는 것은 동전 던지기와 같다고 했다. 여기도 또 여성과 어린이의 정서적 결함이나 나약함 등을 언급하며, 지금의 여성계에서 반박할 만한 여지를 준다.


군중은 어떤 진리나 오류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확신하고 편협한만큼 권위적이며 독선적이다.

저자는 의학자였고, 사회심리학자인 동시에, 근대 과학자였다. 그가 바라본 군중은 이성적이지 않기에 과학의 반대편에 있는 이들이다. 그러나 그 한계에도 불구하고, 역사에서 인간을 다스리는 데 이성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보았다. 이성은 철학자에게 맡기고, 명예와 희생정신, 신앙, 영예, 조국애 같은 감정들(이성의 뜻의 반해)로 오히려 문명이 일어나고 발달되어 왔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민족에 따라 나타나는 독선과 편협성은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라틴계 군중이 앵글로색슨계보다 그 정도가 무척 높다'고 관찰하였고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보아 일리는 있으나 완전히 공감은 가지 않았다.

군중의 정신에 깊은 인상을 주는 동기를 어떻게 적용하고, 누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군중의 지도자' 편이 특히 흥미로웠는데,

군중의 지도자는

사상가가 아니라 행동가이며 병적으로 신경증 환자나 성마른 사람, 광기가 폭발할 지경에 다다른

반쯤 미친 사람이 많다고 하였다.

2부 군중의 의견과 신념 : 군중의 지도자

그는 군중의 영혼을 지배하는 것은 자유를 향한 욕구가 아니라 예속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욕구이며 '예속된 상태'를 갈망하기에 지도자를 자처하는 사람에게 본능적으로 순응한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지도자의 행동 방법은 확언, 반복, 전염이라고 보았다.

이는 지금 우리 시대에 대통령을 선출하는 방법과도 연관되어 있다. 대통령 후보는 국민을 향해 무언가를 확신(공약)하고 선거 기간동안 그것을 반복(선출된 이후에는 달라질 수 있지만)하며, 이런 행동들을 대국민 토론이나 언론을 통해 전염시켜 유권자들을 사로잡고자 한다. 여론조사가 이러한 과정의 결과로 반영되고, 국민(군중)들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후보에게는 지지를, 비선호하는 후보에게는 야유를 보낸다.


제 4장 유권자 군중에서 선거 유세의 일반 현상-유권자의 의견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보통선거는 심리적 가치는 낮지만 보통선거를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는 없다-제한된 시민계증에게만 투표권을 주는데도 왜 투표 결과는 동일한가-각국에서 치르는 보통선거의 의미를 말하고 있지만,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행되는 선거와 투표에 같은 기준으로 논할 수는 없다. 환경적으로도 다르고 각국의 역사와 제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적정 선에서 고전의 지혜를 참고로만 할 것이고, 우리의 나아갈 방향을 잘 찾아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한 책이었다.


이 리뷰는 현대지성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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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센티미터 웅진책마을 113
이상권 지음, 째찌(최현진)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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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를 보고 책소개를 보고 나니, 딱 30센티짜리 플라스틱 자가 떠올랐다.

소년의 머리가 29센티를 기르기까지의 그 이유와 과정은 어땠을까? 꾹 다문 그의 입이 어떤 의지가 보이다고 할까?

웅진주니어에서 초등5~6학년 권장 어린이를 동화(웅진책마을 113)로 나온 이상권 작가님의 책, <위험한 호랑이 책>, <대한 독립 만세> 등의 다소 굵은 스토리 선과는 조금 다를 거라는 기대를 안고 첫 장, '백 살도 더 먹은 마법사의 실수' 를 펼쳤다.

요즘 아이들은 유아 때부터 동네 헤어샵 단골이 되곤 한다. 나역시 오랫동안(이 동네에 정착한 후) 특정 헤어샵의 우리 가족이 선호하는 실장님(마법사)에게 모두 아이들의 머리손질을 맡기곤 하는데, 각자 성격이 다르기도 하고 그날 기분에 따라 마음에 들고 안들고 반응이 매번 다르다.

 

 주인공 시하는 엄마의 손에 이끌려 처음 마법사 설라딘 원장님께 갔던 소년 시하는, 우연히 커트 가위에 살짝 귀를 다치게 되고 그 단순할 것 같지만 잊혀지지 않는 기억과 트라우마로 도중에 자른 비대칭의 머리로 남아있게 된다.

 그 이후에 가위에 대한 공포증은 아랑곳없이 가족들 특히나, 할아버지는 '남자아이는 머리를 길어서는 안된다. 여자처럼' 대놓고 손녀가 아닌 손주를 원한다고 하시고. ...엄마조차 트라우마에 숨어 헤어샵을 다시는 가지 못하는 시하가 답답해 아빠를 따라 이발소에 가게 하는데.

 시하의 머린 여전히 그대로다 아니, 계절이 바뀌고... 한여름에도 꾸준히 길어져가고 머리가 앞을 가려 엄마의 조언에 따라 머리띠를 하게 된 소년. 그를 본 동네 아이들도 언니라고 하거나, 동년배 여자친구 그리고 믿었던 리라조차 긴머리에 핑크색 머리띠를 한 시하를 멀리한다.

병원에 입원하실 때 시하의 긴 머리를 보고 화를 냈던 할아버지와 병간호를 하시던 고모를, 가족들 모임에서 다시 뵐 때는 오히려 시하는 '자신의 선택에 당당하게' 다른 사람등의 생각에 너무 신경쓰지 말라는 엄마의 말에 안도하게 된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나이가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하도록 강요해서는 안된다.

시하 할아버지처럼 남자는 멀리를 기르면 안된다고 하시니 그는 할아버지가 미웠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경비 할아버지는 자신의 할아버지와는 다르게 남자도 머리를 기를 수 있고 시하에게 겉모습보다 무엇이 '멋' 있다는지를 일깨워주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가까운 가족이 아니어도, 핏줄이 아니어도 성별과는 상관없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게 된다...

그렇다면 29센티미터까지 자란 머리카락, 주인공은 어떤 마음으로 그만 기르게 되었을까? 어떤 계기로 변하게 되는 걸까? 새롭게 만난 이와의 교감은 시하를 얼마나 성장시킬지 궁금하다면 책을 직접 읽어보시라^^


 나이와 성별에 따른 차별, 더 나아가서 빈부,민족의 따른 차별은 '아주 오래된' 이슈지만 지금도 공공연히 계속되고 있다. 요즘 그 중요성 때문에 어린이 동화로도 많이 다루어지고 있다.예전과 지금은 수십년 사이에 많은 변화,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도 변했고 황혼에도 이혼하는 노부부, 아동과 여성학대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지는 등 사회적 변화까지 동반하고 있다.

작가님은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남녀의 고정관념 (패션이나 색깔을 이용한)이 어떻게 우리의 인식 속에 있는지도 깨닫게 해주고 있다. 그는 실제로 이를 겪은 아이의 글을 보고 시하를 만들고 주변 사람들은 허구의 인물로 설정하였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다. 모든 차별없는 곳, 세상 모든 생명에 대한 애정을 갖기를 희망하고 이를 위해 동화책이 하는 역할을 다할 것임을 다짐하고 있다.

 

 책을 읽은 내 딸 아이는 긴머리를 한동안 했다가 짧은 머리를 원해서 잘라준 상태에서 더 확고하게 짧은 머리를 고수하고 싶어했다. '머리 길이가 단순히 자신의 생각 신념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핑크색을 좋아하는 여자애들이 싫어 파랑색을 좋아한다 라고 하는 것과 똑같이 편견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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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하는 변호사로 유명한 셀럽 손수호 변호사가 책을 냈다. 사람이 싫다...라니, 제목처럼 그는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고나서 문득문득 이렇게 느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책표지를 펼쳤다.


변호사는 인간이다. 그리고 판사에 의해 주장과 변론이 평가받고 받아들여져야 한다. 까칠하게 사건을 대하고 꼼꼼하게 사건기록을 수차례 들여다 봐야하며, 매사 의심하여야 하고 대충 넘어가면 안된다고. 사건을 처리하면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다양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무조건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 가끔은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쓸 필요가 있다.

닭 잡는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잡고 보니 소였던 경우도 더러 있다.

이런 사람 꼭 변호사 돼라 중.


그는 어느 날 유언장을 작성해달라는 부탁으로 간 병원에서 죽어가는 이의 모습을 목도한 이후, 삶의 방향을 재설정하기로 한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나'그는 대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확인해야 했다. 그동안 겪은 일을 되짚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다.


그는 왕가위 감독의 빅 팬이다. 그래서 그의 유작들로 차례를 정했다. 정말 크리에이티브한 변호사이지 싶다~

세상만사 다 그렇듯 송사도 사람 사이 일이다. 변호사님 누구 편이에요? 우리 편 아닌가요?


의뢰인이 서운해하면 돈 받고 일하는데 어찌 고객 편이 아닐 수 있겠는가. 하지만 진정 중요한 건 의뢰인을 위해 '어떻게' 일하느냐라고 한다. 법은 계속 바뀌고 새로운 판례가 매일 쏟아지는 법조계에서 이 직업은 언제까지 긴장하며 노력해야 하는 건지, 가슴이 답답해진다는 손 변호사. 변호사로 성공하려면 이러한 판례를 공부만 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하나의 '사업' 이고 변호사는 학자가 아니라 '기업경영인' 이라고 말한다. 법무법인을 이끌고 있는 그는 시행착오를 겪고, 사무실 임대료, 직원 월급, 퇴직금, 식비, 청소비... 사무실을 운영하기 위한 각종 세금과 지출 항목을 꾀고 끊임없이 일거리(수임)를 받아와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고 세상이 무서웠다는 걸 깨달은 그는 많은 것을 배웠고 느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와 사람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미드에서 많이 본 미국 법정은 판사의 절대적 권한보다 배심원 제도로 인해 변호사의 역량에 따라 뻔히 피고 유죄이었던 것도 무죄로 바꾸어 놓는다. 우리는 옳고그름의 회색지대가 있음을 안다. 저자인 손변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재판은 이겨야 한다. 일단 이겨놔야 한다. 그래야 욕 안먹는다.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고, 금전적 보상도...

승소율, 한번도 져본 적 없는 변호사 승률 100% 변호사는 드라마나 영화에만 존재하는 캐릭터이다. 내가 즐겨봤던 미드 <슈츠Suits> 의 하비 스펙터는 자잘한 곤경에 처할지언정 마지막에는 상대방을 제압하고 모든 일을 해결하는 비현실적 슈퍼맨임을 저자는 인정하며 예를 들고 있다.

그건 완벽한 허구의 세계다.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승소율은 변호사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진지한 자료가 아니다. 야구에서도 타율, 홈런 등 고전적 수치로 선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 보니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해 따진다고 한다. 내가 야구의 문외한이라 완벽한 이해는 할 수 없지만 재미있는 비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소송의 승패는 이미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의뢰인만 그걸 모를 뿐이다. ...이길 사건은 변수 없이 처리하고 패배의 피해를 최소화해주는 사람이 좋은 변호사다. ...여기 놀라운 비결이 있다. 이길 사건만 맡으면 된다.

천하제일 무술대회, 예전에 인기를 끌었던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만화 <드래곤볼>에서는 이 무술대회를 위해 갖가지 싸움꾼이 나와 겨룬다. 저자는 이 무술대회가 재판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단다..

아무리 존경받는 성직자라도 돈 문제로 송사에 걸리면 교묘한 눈속임을 넘어 거리낌 없이 거짓말한다. 법정에 서는 사람은 모두 거짓말을 한다. 돈 앞에서 모두의 인간성과 도덕관념은 평등해진다. 법정은 공인된 거짓말 경연장이다.

변호사 역시 이 거짓말 대회의 훌륭한 참여자로서 의뢰인의 거짓말을 포장하고 가리는... 진실하게 보이도록 그럴듯하게 만들어 내 가끔 의뢰인에게 먼저 거짓말을 제안하는 정시 나간 변호사도 있다고 한다. 상대방의 거짓말이 최대한 두드러지게 노력하고 양쪽 모두 돈 받고 하는 일이기에 씁쓸하지만 어쩔 수 없는 재판 현실이라고 한다. 이 때 판사의 판단은 중요하고 재판이 거짓말 경연임을 잘 알고 누구의 말도 그대로 믿지 않는다. 판사도 이 대회의 필수 참여자다.

인간은 완벽할 수 없다. 하지만 실수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하나씩 고쳐나가야 계속 발전할 수 있다. 기형도의 시나 박찬욱의 영화 제목에도 쓰였듯 '질투는 나의 힘' 인 것처럼, 실수도 내게는 힘이 될 수 있다.

나도 박찬욱 감독 영화를 좋아하는 면이 있어, 저자의 인용을 긍정하려고 보니 감독 이름에 오타가...어쨌거나 실수를 통해 배운다는 힘을 얻는다는 저자의 인생길에 화이팅을 외쳐주고 싶었다...

챕터를 넘기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말을 인용하는 부분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2015년 신입 법관 임명식에서 했던 :

"재판을 함에 있어 법관이 따라야 할 양심은 보편적인 규범의식에 기초한 법관의로서의 직업적이고 객관적인 양심을 뜻하는 것이지 개인의 소신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여야 합니다." 그는 이 말을 지키지 못했고, 재판에 불법 개입을 해 법관의 양심을 져버렸다.

왜 그의 말을 특히 인용했을까?

법이 법관에 우선한다. 법관의 직업적 양심은 막 나가는 법관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일 뿐이다.

국민이 쉬지 않고 감시해야할 법관도 사람이다. ...실제로 판사 그만두자마자 정당에 들어가 정치를 시작한 사람도 있고 국회의원 당선되는 사람도 있다. 염치들이 없다.


법관은 그렇고, 그럼 변호사에게는 양심이 있느냐고 하면 저자는 '없다'라고 딱 잘라 말한다. 다양한 분야와 유형의 사건을 매일매일 새롭게 접하고 용하게도 다 처리하면서 하루하루 버텨내며 성취와 수명을 맞교환한다. 변호사만 아니었으면 만날 일 없는 이상한 사람을 계속 만날 수밖에 없고 변호사 생활로 따르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부작용이란?

점점 더 사람이 무서워진다. 갈수록 세상이 두려워지고 주변 세상이 흑백 화면으로 보인다. 선명하고 화려한 총천연색 아름다움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이 싫다.

사실 이 책을 내긴 했지만,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을 잡기 위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재설정하기 위해서였지만,

그는 이 일을 한참 더해야 한다는 사실이 '가장 무섭다'고 말한다. 손변이 많이 지쳐있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에필로그에서 그는 회복이 필요했고, 원고를 쓰면서 회복의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바로 여러분들이 지금 나를 회복시켜주고 있다. 이제 결론이다. 솔직히 사람이 싫다 하지만 언젠가는 또 좋아질지도 모른다. 세상일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니까.


이 리뷰는 브레인스토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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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미국 한인 셰프가 아니다. 스타셰프~ 10년이 넘게 각 종 셰프상을 수상하고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다.

 어린 시절, 그는 요리 잘하는 어머니, 요식업에 종사하는 평범한 한인 가정에서 자랐다. 하지만 고르게 성적이 나쁜, 공부 못하는 학생이었고 졸업학점도 좋지 않아 집이랑 멀리 떨어진 주 대학을 갔다. 친할머니는 한국에서 앞장서 기독교로 개종을 했고 무시무시한 할머니 덕분에 교회에 나갔다. 장로교 교회를 다닌 할머니와 부모님, 누나들은 그를 끌고 갔다. 그는 잠자코 따라갔지만 '진짜 사후의 삶만이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면 저들은 왜 더 많은 사람을 교회로 데려오지 않는 걸까? 왜 앉아서 고기나 구워 먹을 생각을 하는 걸까?' '하지만 왜 이래야 돼?'라고 생각하고 의문을 가질만큼 자랐고 다른 가족들이 성경공부를 하고 누나는 특히 신학교에서 공부하는 진짜 신자였지만 그는 학생예배를 싫어했고 십 대로 접어들 무렵부터 거칠게 반행했다. 그는 어린 시절 골프에 재능을 보여(아버지의 골프 용품점에 숨어있기도 했다) 골프로 유명한 학교 중의 하나인 조지타운 프렙을 다녔지만 공부 잘하는 아시아계에도 속하지 못하고 비아시계 아이들처럼 뛰어나지 못해 열등감에 빠졌다고 한다. 가정에서 공부한 성경 덕분에 종교 수업만큼은 따라갔지만.

 대학에서는 종교학을 했고 유럽에서 교환학생으로 갔었고 대학을 졸업하고는 회사에 다녔다. 그러나 하찮은 일이라 세세히 기억을 못하는 일이었고 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그는 그의 솔직함에 높은 점수를 준 컨설턴트의 제안을 거절하고 요리학교에 가게 된다.

그는 대학 때 동네 술집에서 바텐더 조수로 집 근처 스테이크하우스에서 버스보이(주방에서 식탁까지 요리를 나르는 사람)로 일했고 주방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반대했다. 결국, 그는 회사를 관두고 뉴욕 맨해튼 프렌치 컬리너리 인스티튜트(6개월)를 들어가 졸업하기까지 치열하고 빡빡하게 생활했다. 평일 낮에는 수업을 밤에 장 조지 봉게리히텐의 머서 키친에서 그리고 주말에는 크래프트에서 전화 응대를 했고 스물둘에 요리를 시작한 그는 열여섯 살부터 요리를 해온 이들에 비해 엄청나게 뒤쳐져 있었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경험을 쌓으려고 발버둥 쳐야 했다. 날재료(식재료)를 손질하는 일 '미장 플라스'는 진짜 주방에서 그를 놀라게 했고, '가르드 망제' (샐러드, 애피타이저 등의 차가운 음식을 담당하는 조리부)에서 오랫동안 일하게 되었는데 아침 준비조와 저녁 식사 서비스조를 최대한 번갈아가며 크래프트에서 2년 반 동안 일했다고 한다. 근무시간이길었지만 건강이 나빠지지도 의욕이 떨어지지도 않을 만큰 의지력이 대단했다.


2003년 카페 불뤼에서 그는 매일 18시간 일하고 센트럴 파크 건너편 대학 친구집 소파 침대에서 자고 일어나면 출근 그리고 5분 만에 샤워하고 잠들거나 샤워를 하지 않고 바로 잠들거나 했다고 한다. 스파르타의 용사처럼 소수 정예의 팀의 일원이었고 음식의 조예가 깊지 않은 손님들에게 항상 최고의 요리를 냈다. 6개월 간 그의 인내심은 다 되어갔고 일하고 또 일하는 사이 주방과 실생활의 경계선도 무너졌기에, 이전부터 몇년 간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했고, 카페 불뤼에서 일하던 막바지 양극성 성격장애를 겪었고 심한 울증을 버티며 일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우울증은 울증과 조증을 반복하고 지속적인 통증과 고통에 몰아넣었고, 상담의사에게 털어놓은 이야기들....

그럭저럭 잘 보냈다고 생각한 어린 시절에도 혼자 시간을 너무 오래 보냈기에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지배했고, 아버지의 극성에 시달리고 어머니와도 갈등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우울증의 증세는 일 중독이었다.

나는 사막을 맨발로 걷거나 맹장 수술을 받거나 참전한 적이 없다.

...이 책을 읽는 당신이 내 성공의 자질구레한 이야깃거리를 훔쳐보는 한편,

그런 고통도 적나라하게 들여다보고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

나는 우울증과 그에 저항하려는 선택 덕분에 살아남아 이 책을 썼다.


 그가 언더그라운드 음식을 오버그라운드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하는 근거는 유럽, 아시아의 음악 미술 패션에서 그런 현상을 발견했고 왜 미국에서는 안될까 음식에서는 안될까 하는 의문을 품게 했고, 돈 많은 특권층만 좋은 음식점에서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공식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일본과 중국에 가서 비싸지 않은 외식과 좋은 음식을 가난한 사람들도 와서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을 열고 싶어 했다.

요리사는 내가 유일하게 가질 수 있는 직업이었다. '양아치, 전과자, 알코올의존자, 갓 이민 온 이들이 들어가는 주방' 사이에서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정직한 일을 찾아 요리사가 된 것이라고 했다. 찰스 에머슨과 소로의 철학을 읽고 학습과 토론을 신념을 시험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믿는 수단으로 요리를 선택했다.

양분된 미국의 외식문화 너무나 비싼 프렌치 레스토랑 그리고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소박한 레스토랑(소수 민족 음식점) 을 떠나, 질 좋은 식재료로 20달러쯤에 파는 중간 지점의 혁신적 레스토랑을 하는 이가 없었고. 바로 그걸 그가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중국계 미국인 셰프 알렉스 리, 말레이시아계 셰프 아니타 로, 프트리샤 여 처럼 '외식의 통념을 느슨하게 다루는 아시아권의 음식점 문화' 의 본보기였고 그렇게 모모푸쿠를 열게 된 계기가 되었다.

두 개의 공을 저글링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


정신과에서 처방한 약을 먹고, 아버지 당신이 안 된다던 요식업계에서 일하는 아들에게 도움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어렵게 꺼낸 레스토랑 이야기에 아버지는 대출과 투자금을 보태주셨다. 레스토랑 공사와 사업의 세부사항을 함께 의논하며 사과없는 화해를 했으며 치유를 경험했다. 아버지와 사업체를 만들었다.

주방에서는 상식에만 기댈 수 없다.

상식이라고 해봐야 절반의 진실과 묵은 가정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모든 발상에 마음을 열자.

누들바의 철학

인문학을 하고 요리사가 된 그는, 삶의 철학을 주방에서 실천하고 있었다. 집 주방에서 할 일에 한숨을 푹푹 쉬는 나와는 다른 사람일까?

혹은 세상만사가 그의 누들바의 철학과 같이 적용되는 것이 아닐까?

그의 오르막길(1부) 에서 그의 모든 시도, 일 중독에 빠진 그의 우울증 그리고 회복, 주변의 도움(특히 셰프), 쌈의 재발견으로 탄생한 쌈 바의 성공, 모든 것에서 배우고 훌륭한 셰프들과 함께 어려움을 이겨냈다. '요식업계의 아카데미상, 제임스 비어드 상'도 받았다.

그는 운이 좋지 않은 날들이 많았지만, 이 책을 쓰기 위해 돌아보며 '운이 좋아서' 이 모든 영광을 받은 것이라고 했지만

하늘은 스스로를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는 내리막길 그리고 다시 오르막길(2부)에서 철저히 고백하길, 온갖 약물을 다해봤고 항우울제를 먹기도 했으며 지독히도 많은 약들을 먹고 완전히 망가지고 엄청나게 슬펐고 편집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과음을 하거나 졸피젬과 클로노핀 등을 먹고 약물 중독에 빠질 뻔했다 그는 분노 조절이 되지 않아 주방에서 화를 내고 부끄러워했고 죄책감이 들어 다시 상담사를 찾았고 '정서 조절 장애'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여전히 요식업계가 치유의 산업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려고 애써야만 가능하다.

주방에서의 미투 운동

'나는 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셰프에 여성은 없는지 묻지 않았다. 솔직히 그런 생각조차 못 했다.' 그는 남성 위주의 셰프 문화에 반발하고 이 책에서 언급한 거의 모든 예술가와 작가가 남성이고 이 책에서 참고랍시고 언급한 영화들 역시 미국 대학의 남학생 동아리방에 쌓여있는 것들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게 그가 이 책에 남겨버리고 싶은 진실이지만 조금 달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는 다음 세대가 그보다 낫고 더 나은 답을 찾는 기업을 운영하길 원하다고 덧붙였다.


모든 이야기가 끝은 아니다, 다시 오르막길이 있다. 그 마지막에서 아니 책의 말미에 그는 입체파와 미술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캘리포니아와 캘리포니아 식재료에 대한 찬사를 보낸다. 2020년 3월14일 모모푸쿠 레스토랑이 전부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지구의 레스토랑 그리고 요식업계에 미친 피해와 같이 말이다.

아직 근처에도 못 왔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불가능하게 들리겠지만 우리는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다.

에필로그 중.

2035년 최악의 시나리오 와 최고의 시나리오, 그가 생각한 시나리오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않고 어떤 미래를 원하는지 생각해보고 '최고를 목표로 최악을 피하기 위해 온 힘을 들여 싸우라' 고 끝맺었다. 물론, 좋은 셰프가 되기 위한 서른 세가지 규칙도 잊지 않고 부록에 실었다. 그는 스스로도 좋은 셰프라고 말하고 있다.


이 리뷰는 푸른숲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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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6 민간잠수사회는 2014년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고 국가가 구하지 못한 생명들을 수습했던 해경공무원도 군인들도 아닌 평범하지만 '산업잠수사'라는 특별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 25인이로 이루어져 있다.

사고와 그 이후, 그들의 7년 간의 이야기를 안덕훈 작가가 2019~2021년에 걸쳐 인터뷰하고 그들의 입장 당시 사회적 분위기 등을 엮어 재발간한 책이다. 집필에 참여한 12인 외 나머지 13인 중에는 고인이 된 이들도 있고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참여하지 못할만큼 아마 심각한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잠수사들도 있으리라 짐작된다.









4월16일 세월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좌초되고, 해양경찰도 해난구조대도 모두 우왕좌왕 하는 사이 배는 점점 뒤집힌다. 사고 소식을 접하고 오보에 이어 각 일터에 있던 민간 잠수사들은 서로 동료들

을 찾고 장비를 챙겨 팽목항으로 향한다. 수백 명의 목숨이 잠겼지만 바지선도 형편없었고 시간은 점차 지체 되고 제대로 체계적 지시를 내리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4월 20일 황병주, 백인탁, 이상진, 김순종 잠수사는 오후 4시경에야 맹골수도 거센 바다에 구조를 위해 처음으로 세월호 선체로 입수해 들어갔으며 이는 구조인력 중 최초였으며 구조되지 못한 여객들 중 단원고 학생들의 안타까운 주검을 건져낸 날로 기록된다.

미안하다. 아저씨가 너무 늦어서...



침몰 3일만에 본격적인 구조를 하게 된 그들은, 하루 일분일초 희생자들의 유족들을 위해 안전수칙도 지키지 못한 채 하루에 감압없이 4~5회 수심 40미터 이상을 잠수해야 했기에, 상황은 매우 긴박하게 돌아갔다. 수많은 주검을 물 밑에 두고 적은 인력으로 수습작업을 강행하고 좁은 선원용 식당이나 크레인 운전석에 들어가 얼어붙은 몸을 녹이고 먹을 것 조차 그들이 머무르는 바지선에 닻지 못했지만, 잠수사들은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고통을 더 크게 염려했기에, 오열하는 유가족들 앞에서 아이들의 주검을 전해주며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해경과 해군이 가진 장비와 메뉴얼로는 선체 진입이 불가능했고 언론에서는 현장 상황을 잘 알지 못하고 이런 저런 추즉만을, 전문가라 자처하는 사람들은 현장에 왔다 거센 조류를 보고 발도 담그지 못한 채 입수를 포기하고 돌아갔다.

5월로 접어들며 수색작업은 계속되었고 '언딘 리베로' 라는 해경과 계약을 맺은 회사의 장비와 시설이 배치되었다.5월4일 해경책임자는 이제까지 현장에 있던 민간잠수사들 대신 장비를 갖춘 해경 잠수부를 VIP와 사진찍기 위해 언론앞에 서게 했고 정작 목숨을 걸고 수색작업한 이들을 눈에 띄지 않게 출입을 통제했다고 증언했다. VIP방문 이후, 해경은 두 명의 신규 민간잠수사를 무리하게 합류시켰다 현장 상황에 미처 적응하지 못한 한 명 이광욱 잠수사가 공기 공급 호스가 끊겨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며 그의 사망 책임을 민간잠수사에게 돌리고 민간잠수사 리더격인 공우영 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고발하게 된다.

자칫 잠수사들이 이 회사와의 결탁이 있었다, 그리고 민간잠수사들 일당이 100만원이며 시신 1구 수습 시 500만원이라는 터무니 없는 얘기가 당시 청와대 대변인에게서 나오기도 했다. 묵묵히 수습 작업에 몰입하던 잠수사들도 분노하며 장비를 챙겨 현장을 떠나고자 했으나, 해경과 해수부 고위급 인사들이 달려와 사정하며 만류했고 유족들의 간절한 마음들을 외면할 수 없어 7월까지 동료 잠수사들은 현장을 지켰다고 한다.

당신들이 우리 아이들의 마지막 희망입니다.

잠수사들이 수습작업을 벌이던 중 유가족들의 현수막 글.

7월 10일 세월호 수색 및 수습 현장은 해양경찰청에 해고 문자 통보에 그들의 3개월에 걸친 행보는 멈추었었다. 해경은 잠수 방법을 바꾸기로 했고 '끝까지 우리와 함께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7월 15일 산업재해에 준하는 치료와 보상을 약속했다 같은 달 30일 치료비 정부지원은 중단되었다.

광장에서는 세월호의 진실을 요구했고 정부는 이들을 여론으로부터 격리하고 세월호참사는 정권의 희생양으로 정치적으로 이용되었고, '민병대와 같았던' 민간잠수사들을 수색 작업에서 돌아온 후 각종 부상과 트라우마로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당시 해경과 해수부 간부들은, 노고를 잊지 않겠다 꼭 보상하겠다 공수표를 남발했지만 승진을 하거나 정권이 끝나자 자신들이 소관이 아니라며, 이들은 공무원이 아니므로 아무런 보상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았다.

2015년 2월 통증 치료 등 일부 비용 정부지원은 재개되었다 다시 3월29일 중단되고 말았으며 이광욱 잠수사 유가족과 416연대 등 해경 간부 3명을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로 고발했으나 서울중앙지검은 고발 건을 각하했고, 그 해 12월14일~16일 열린 '세월호참사 진상 규명 청문회' 에서 전광근 잠수사와 고 김관홍 잠수사는 참고인석에서

"아직까지 세월호에서 못 올라온 아홉 구의 실종자들을 아직도 가슴의 묻어두고 있습니다. ...저희가 그만큼 열심히 해드렸고 많은 유가족들한테 미안하다고 또 친구들한테 끝까지 다 못 해줘서 미안하고..."

정작 기억나지 않는다며 발뺌하던 해경 간부들과 많은 책임자들은 아무도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사과를 하지 않았고 유일하게 진심으로 사과를 전한 전광근 잠수사에게 청문회를 지켜보던 유가족들이 울음과 박수를 동시에 떠뜨렸다고 한다.

민간잠수사들은 ‘골괴사’라는 병으로 인해 천직으로만 알았던 잠수를 할 수 없게 되었고, 수습 현장에서 힘들게 사투를 보낸 일들이 불현듯 생각나면 불면, 우울, 분노 등 트라우마 증상들이 재현되어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들은 평범한 가장이며 식구들의 밥벌이를 위해 잠수를 하는 직업 잠수사이다. 일상을 살았더라면 국가가 제대로 구조 시스템 작동했다면, 위정자들에게 맡기고 자신들이 있어야 할 곳에서 일했더라면, 설사 거기에서 다치더라도 산업재해로 인한 보상금을 받을 수 있었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과연 이성을 붙잡고 다 읽을 수 있을까? 아니 심연과 같은 그 날의 기억으로 갔다가 다시 되돌아 올 수 있을까?

걱정했던 것과 달리, 세월호 잠수사 12인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사고 이후 현행 법은? 그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지?? 계속적으로 이성적이고 합리적 질문을 할 수 있었다. 2020년 항소심 끝에 공우영 잠수사의 과실치사 혐의 대법원 무죄가 선고되고(5년이 걸림), 김관홍법(4.16세월호참사 피해 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일부 개정법률안)등의 제정과 시행 그리고, 시민들의 관심과 잠수사 영화 <로그 북>, 그리고 12월 이 책의 첫 발간으로 북 콘서트와 언론의 관심 등으로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다.

2019년 1차 발간되고, 재출간되어 올해에 다시 나왔으며, 경기-안산 통합재난심리지원단이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안산온마음센터)'로 전환하여 세월호참사 피해자들의 위해 노력해 오고 있고 영화로 잠수사들의 일지가 기록되는 일들이 참 다행이다. 7년 전 멍한 채 바라보던 끔찍한 뉴스와 악몽들이 두고두고 귀감이 되어 오늘의 우리에게 경고의 메세지를 전해주고 있어 다행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 생각나눔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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